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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신횟집 - 방어회 진짜 잘 하는 곳(예약 필수) [내부링크]

그래도 육지에서 제주도까지 왔으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사실 제주도라고 횟집에 큰 기대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맛있다고 소문난 곳을 몇 번 찾아간 적도 있지만 '이 웨이팅을 견디고 이 가격에...? 글쎄...?' 라고 의문이 나온 적이 적지 않았던지라 어느 정도는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올해 유난히 제주도를 많이 갔었고 심심찮게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께 물어봐도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었고 실제로는 그래 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품을 좀 팔았다. 네이버 지도은 애초부터 제꼈고, 구글 리뷰가 많으면서도 별점이 높은 곳 몇 군데를 좀 검색해 보니 몇 군데 괜찮아 보이는 곳이 나왔다. 그 중 현지인이 많이 찾는다는 곳이 하나 있었는데, '와 이제 사람들이 구글에도 광고를 하네'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좋은 글이 너무 많았어서 속는 셈 치고ㅋㅋㅋ 한번 방문해 보았다. 어신횟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12길 39 그렇게 간 곳은 연동 시내에 위치한 '어신

제주 국수만찬 - 공항 근처, 고기국수 괜찮게 하는 곳. [내부링크]

붓싼이나 제주도 여행을 갈 때면 일정상 한 번 이상은 택시를 탈 일이 꼭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토박이의 감각을 훔친다는 마음으로 어디가 맛있는지 저긴 어떤지 꼬치꼬치 캐묻곤 한다. 그런데 살짝 다른 점이 있다면, 제주도 기사분들은 어딘가 뜨뜻미지근 한 부분이 있다. 붓싼 택시 기사분들의 상당수가 돼지국밥 잘 하는 곳에 대해 침이 튀겨 가며 이야기를 하시는 것과 달리, 상당수의 제주도 기사분들은 '평범해~' '그렇게 맛있는 곳은 잘 없어~' 이렇게 한 두번정도 쓱 빼신다. 그래도 또 물어보면 '입맛에 맞을려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쿠션을 한 번 깔아주고 난 뒤 여기저기를 이야기 해 주시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 횟집 : 전부 거기서 거기임. 자연산은 맛있는데 그럼 포구 앞 식당에 가야 함 - (흑) 돼지고기 : 육지와 맛이 별반 다를 것 없음 - 고기국수 : 그 가격 내고 먹을 음식이 아니다. 왜 그 돈 내고 고기국수를 먹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국수를 '나름' 괜찮게

나는 왜 네팔에 가고 싶을까. [내부링크]

이것은 어느 한적한 주말 커피를 홀짝이며 부드럽게 오후를 보내고 있다, 불현듯 스쳐 지나간 하나의 문장이었다. 당시에만 해도 ‘그르게...?’ 라고만 생각했고 동시에 그것은 일상을 스쳐가는 여러 물음 중 하나라고 여겨졌다. 수 시간이 지나면 모래알처럼 사그라지고 말 언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한 여운이 남았다. 밋밋하지만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느낌. 우산의 물기를 탁탁 털어내도 마지막 몇 방울이 떨어지지 않고 알알이 맺히는 것처럼, 그 문장은 여러 갈래의 질문이 되어 잊을 때쯤 되면 살며시 나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 덜컹이는 퇴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다, 같은 문장이 다시금 변주되고 있음을 느껴 듣고 있던 이어폰을 케이스 안으로 집어넣었다. 규칙적이고 육중한 레일의 마찰음과 함께, 생각의 바다로 잠수하며 시야가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간에, 내 삶에서 인도를 빼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공부, 병원, 일, 여행... 몇 년의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 [내부링크]

어김없이 지난 1년이 지났고, 새로운 한 해가 도래했다. 올 12월은 안 쓰던 목도리까지 꺼내 꽁꽁 싸매도 추웠는데, 1월이 되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다시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추워질지 모르고, 목이 시린 느낌이 그다지 썩 유쾌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가방 한 켠에 목도리를 가만히 놓아 두고 있다. 조금씩 보풀이 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적지 않다. 한 해의 마지막을 조개구이와 목살 바비큐 등으로 마무리했고, 남해의 한 시골집에서 새해의 첫 아침을 보냈다. 버스로도 4시간 반 이상 걸리는 거리여서 차를 끌고 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길에서 보낸 시간은 버스를 탈 때 걸리는 시간보다 더 길었고, 도로와 바다의 풍경은 어딜 가나 비슷비슷했다. 지난번의 남해는 꽤 좋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좋음 또는 나쁨 등의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올 한 해 어떤 목표나 계획 같은 것이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생각해 본 적이 없어

Travel to Sri Lanka [내부링크]

설 맞이 2주 반 휴가가 장렬하게 물거품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이 곳 이 장소를 벗어나고 싶었다. 설을 기준으로 에라 모르겠다 앞뒤 하루씩 휴가를 붙였는데 그건 아무 말 없이(?) 승인이 났고, 그 결과 5박 6일이라는 시간이 확보되었다. 행정적인 절차가 끝났으니, 이제는 어디론가 훌쩍 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다고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년에 딱 두 번 있는 황금 연휴의 특성상 남들 다 가는 곳은 티켓 가격이 미친듯이 치솟고 있었고, 경기도 다낭시를 예로 들면 가격이 80~100만원을 육박하고 있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싸게 티켓 끊었을 때 유럽이나 미주지역도 갈 수 있는 가격인데! 하지만 포기를 할 수 없었고,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항상 그래 왔듯이 손품을 팔면 팔수록 매력적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한 3일 정도 존버를 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루트는

인천공항 해피플레이스 - 무료픽업+샌딩 게스트하우스. [내부링크]

비행기 출발시간이 아침 7:45분인데, 집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 첫 출발이 6시라 버스는 탈 수 없었다. 어떻게든 공항 인근 지역에서 1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보통 아침 출발 비행기가 평균 가격보다 많이 싸기 때문에 일단 끊어놓고 뒤늦게 후회를 한다. 그런데 어쩌겠어 이미 환불 불가 옵션 티켓을 끊어놨는데! 명절 시즌이라 인천공항에 붙어있는 다락휴는 일찌감치 예약이 매진되어 이용할 수 없었고,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인천공항 주변 숙소를 알아봤는데 하나같이 만족스러운 곳이 없었다. 가격도 싸지 않았고, 돈 아끼려고 적당한 곳에 1박을 하는 것인 만큼 추가로 택시비까지 물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픽업+샌딩이 되는 숙소를 찾아보았다. 예전에는 이런 곳이 참 많았다. 새벽 비행기 타는 사람들을 위한 버젯 숙소들이 꽤나 있었는데, 코로나의 여파로 많은 곳이 문을 닫아버린 관계로ㅠ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았다. 그 와중 눈에 띈 곳이 하나 있었고, 모든 조

사이판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Q/A [내부링크]

여행을 준비하면서 국내외 다양한 사이트들을 참조했고, 여행이 끝나고 난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꽤나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 중에서 다소 이르게 해외를 나간 케이스이기도 하고, 사이판이라는 곳을 알고만 있지 실제로 가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자연스레 이런저런 질문이 오가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는 한 달 살기 장소로 어떻냐는 질문도 받았는데ㅋㅋ(들었던 질문 중에 가장 참신했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질문들+실제 받았던 질문을 한데 모아 정리해 보았다. 다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Q : 사이판 가려면 백신 맞아야 하나요? A : 필요 없습니다. 심지어 필수입국심고서(Health Declaration Form)도 폐지가 되어, 아무 서류 없이 사이판에 입국이 가능합니다. Q : ESTA는 필수인가요? A : 필수는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사이판은 미국령이기 때문에 ESTA 없이도 면제신청서를

와인을 먹는 노트북이 있다?! [내부링크]

19세기 캐임브리지 대학 종교학의 writtern test에서 영국 3대 낭만파 시인이었던 어떤 한 사람이(유명한데 이름은 까먹음) 포도주라는 예수의 기적을 논하는 물음에 대해, '물이 주인을 만나더니 얼굴을 붉히더라'라고 딱 한 줄 쓰고 나간 것이 모든 교수를 감동시키고 전설 of 레전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게 과연 레전드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는 있으나, 일개 대학 시험의 답지를 21세기에 사는 나까지 알고 있을 정도니 레전드까지는 좀 그렇고 전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레전드와 전설 사이에는 많은 상관관계가 있지만 그것을 논하기에는 입이 아프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는데, 이렇게 굳이 말장난을 하는 이유는 말장난으로 치부했으면 좋았을 법한 일이 최근에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불과 며칠 전 일어난 일이다. 불금을 맞이하야 모처럼 고등학교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을 만나 한 잔 했는데, 친구의 친척이 하는 다이닝 펍이었던지라 서비스도 좋

한 주 시원하게 말아먹은 이야기 [내부링크]

그동안 밀린 글이 많아 부지런히 손을 놀려 표현을 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었다. 주 3회 야근을 하느라 집에 돌아오면 잠자기 바빴을 뿐더러, 설상가상 글을 쓸 수 있는 장치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한 장치가 뭐가 필요해...?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핸드폰으로 자판을 놀리기가 참 쉽지 않다. 그래서 좋건 싫건 노트북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으나 지난번에 소개했던 노트북의 상태가 이 모양 이 꼬라지였다. 따릉이를 타고 용산까지 가서 액정을 교체해 왔으나, 기대했던 퀄리티가 아니었다ㅠㅠ 지난번에는 매우 깔끔히 잘 교체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화면이 전반적으로 하얀 느낌이 잘 살지 않고 결정적으로 오른쪽 부분이 노래서 한글이나 워드 파일을 불러올 때 상당히 거슬렸다. 없는 부품 끌어모아 최선을 다해주신 것은 잘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런 화면은 쓸 수 없었고 결국 환불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안면이 있는 곳이었지만 용산이라는 이미지가 그리

나도 가봤다, 신촌 도구리 팝업스토어! [내부링크]

보통 신촌은 어지간한 일이 없으면 잘 발걸음하지 않는 편인데, 예전과 다르게 어딘가 애매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힙한 것은 홍대가 더 힙하고, 맛집들은 상수나 합정에 모여 있어서 신촌은 적당히 가격이 저렴한 밥집이나 술집들이 모여 있는 것만 같은 개인적인 편견(?)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신촌에 간 이유가 딱 하나 있었다. 요런 티셔츠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저 휴-가 라고 써져 있는 도구리 티셔츠는 회사에서 입고 다닐 경우 100% 인싸가 될 수 있겠지만, 이제는 나오지 않는 한정판이어서 아쉽게도 구할 수 없다. 그래도 비슷한 친척 같은 느낌의 티셔츠는 많이 판다고 하기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셈으로 퇴근 후 신촌으로 향했다. 신촌 유플렉스 지하도에서 사거리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팝업스토어가 위치해 있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굉장히 알차고 섬세하게 스토어를 꾸며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시 반 정도 도착했는데, 퇴근한 사람들로 제법

힙한 분위기의 카페, 분카샤 충무로점을 가다. [내부링크]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결혼식을 마치고, 주변을 방황하다가 모처럼 멤버들이 모였는데 좀 뻔해보이는 스벅은 가기 싫어 여기저기 발 가는 대로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곳 지리에 좀 밝은 친구가 갑자기 괜찮은 곳이 있다며 손을 잡아 끌었는데, 충무로나 을지로는 아는 곳이 그리 많지 않아 그냥 밑지는 셈 치고 따라갔다. 물론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에서 다소 자유롭기 위해 '베스트는 아니지만 평타는 치는 곳이다' '엄청나게 괜찮은 곳은 아니지만 가볼만한 곳이다' 라는 등의 밑밥을 가는 내내 깔았는데, 오히려 그렇게 말하니까 살짝 의심이 가긴 했다. 한 5분쯤 더 걸었나?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분카샤 충무로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1길 16 우형빌딩 4층 Welcomes you! 다소 낡아 보이는 건물들 사이에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이 빛을 발하고 있어 한 눈에 봐도 '호갱님 들어오세요' 하는 것 같았다. 한자로 '문화사'라고 적혀 있는걸 보니 이걸 일본식으로 읽은 듯한데, 굳이ㅋㅋ

2022년도 커피소년x제이레빗 용인 콘서트 직관 후기. [내부링크]

지난 2019년도에 다녀온 콘서트가 마지막이었으니, 3년만에 다시 열리는 콘서트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지난번에도 표 못 구해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취소표를 잘 낚아서 다녀왔는데, 이번에도 여러 우여곡절 끝에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열리자마자 매진이었고 오만군데에 예약대기까지 걸어놓았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 이후 꾸준한 새로고침에 힘입어 결국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자리도 정중앙이라 완전 괜찮았고, 가격도 20,000원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기존과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 부분이 달랐는데, 장소도 용인이었고 가격도 대폭 저렴해졌다. 이 분들이 용인에 살고 있어서 지역주민 배려차 거의 무료 수준의 공연을 하시나...? 라는 회로도 한번 돌려봄. 3년만의 콘서트인지라 그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제이레빗 멤버 전원이 결혼을 했으며, 그 중 혜선토끼님은 커피소년과 결혼한 후 아기까지 낳으셨다!! 그래서 사이좋게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세상에 제이레빗과 커피소년이

네팔 대비 사전 등반 [내부링크]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 히말라야의 등반 환경과 가장 유사한 곳 중 하나가 제주도인지라, 실증을 위해 물 4kg를 지고 눈 덮힌 설산을 8시간 동안 오르내려 볼 예정이다. 이제 몇 시간 지나면 산을 오르고 있겠지!

다시 떠난 제주도, 한라산 등반기. [내부링크]

어쩌다 보니 1년에 두 번씩이나 한라산 등반을 하게 되었다. 사실 지난번 등반은 올해 1월이었고, 이번은 12월이니 거의 11달(그러니까 1년 터울)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이렇게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높은 산을 두 번씩이나 탄 적은 내 생에 여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하지만 올라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내년 초,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등반을 할 예정이기 때문! 나는 산 대신 물을 좋아하고 기회가 생기면 헤엄을 치는 것도 모자라 스쿠버 다이빙까지 감내하는 그런 사람이지만, 서남아시아 근무 당시 종종 갔었던 히말라야의 전경이 계속 눈에 밟혔다. 히말라야는 중국부터 시작해 네팔, 인도,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몇 개 나라에 걸쳐 있는 엄청난 규모의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네팔과 파키스탄에서는 구경만 했고 인도에서는 실제로 올라가 보기도 하였다. 뜻하지 않게 휴가를 쌓아둔 것이 있고 그 휴가가 2월 중순까지 안 쓰면 날아가는지라 갑자기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었고, 많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 '형제식당' 방문기. [내부링크]

많은 돈 들이지 않고 푸짐한 한 상이 끌릴 때가 종종 있다. 보통 이런 것을 도둑놈 심보라고 부르지만 이 골목에서는 가능할 뿐더러, 여러 가게를 막론하고 음식을 주문한 후 남기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설명하고 있는 곳은 남대문 5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칼국수 골목'으로, 칼국수 말고 다른 메뉴들도 보통 함께 곁들여 팔기 때문에 이 곳을 칼국수 골목이라고만 부르기에는 약간 애매하다. 이 골목에 위치한 어느 가게를 가도 맛에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여러번 방문해서 직접 먹어본 결과 나름 입소문 좀 타거나 많이 알려진 가게일수록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고추장을 좀 덜 넣어주거나, 아니면 음식이 생각보다 싱겁거나... 그 와중에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 곳을 발견해서 글을 써 보는데, 이번에 소개할 곳은 '형제식당'이라는 곳이다. (네이버 지도에는 뜨지 않음) 남대문시장 먹자골목 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 60-3 전화 지도 앱에는 세부적인 내용이 뜨지 않지만,

제주항공, 인천(ICN)-사이판(SPN) 노선 탑승기. [내부링크]

내가 이런 포스팅을 쓰게 될 줄 몰랐다. 아니 진짜 몰랐다. 내게 이런 순간이 과연 허락될 수 있을까 한탄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조금씩 흐르시 시작하더니 조금씩 제약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양파를 까고 까다 보면 마침내 먹기 좋은 빛깔의 속살이 나오는 것처럼, 지지부진해 보이던 여러 조건들이 하나씩 깨지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사내에서도 해외를 나가는 사례가 천천히 쌓였고, 이제는 가야 할 순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확신이 들면 행동을 해야 한다. 일주일 정도 존버해서 최적의 루트와 최적의 가격대를 찾아, 24만원 후반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에 사이판행 왕복 낚시질에 성공했다. 그 때가 출발하기 3주 전이었고, 안 하던 체크리스트까지 만들어 하나둘씩 클리어를 했다. 비행기는 아침에 출발하고 한 5시간 정도 비행을 하니, 좋은 컨디션을 위해 전날 밤 잠도 늦게 잤다. 원래 캐리어는 당일날 싸야 제맛 아닌가요? 30분만에 휙휙 한 세트 완성! 최근 몇 년간 지하철 잡아타

사이판 2박 3일 여행기 - 1일차(쇼핑, 해변, 셀프 별빛투어) [내부링크]

사이판에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으니, 하루에 하나씩 총 3개의 포스팅을 써 보려고 한다. 사이판 국제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 말하기 살짝 쑥쓰러운, 아기자기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금 타고 온 제주항공이 오늘의 마지막 손님이었던지라 모든 수속은 쾌적하고 빠르게 진행되었고, 심지어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40분 가량 일찍 도착했다. 비행기가 내리자마자 잽싸게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둔 심카드로 바꿔 끼고, 데이터에서 불이 나는 것을 확인한 후 렌트가 업체가 보내준 메시지에 따라 공항 주차장 내 지정 장소에서 차량을 픽업했다(도요타 코롤라, 60달러/일). 왜 도요타 차량을 렌트했냐면, 렌트할 수 있는 차종 중 이 모델이 가장 쌌기 때문이었다. 공항에서 차를 픽업한 후, 시내의 렌트카 사무소에서 렌트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오늘의 첫 번째 일정이었다. 만 48시간 이용이므로 120달러를 지불하였는데, 역시 렌트카 업체는 현지에서 최대한 유명한 곳으로 예약해야 좋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곧 개막합니다! (22.10.20~29) [내부링크]

1. 들어가며 영상을 잘 찍어내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하여 국내외 개봉되는 많은 한국발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미디어 산업이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기획과 자본, 그리고 배급이 합쳐져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는 것을 그동안 많이 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떤 작품이 우리의 곁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되기까지 합니다. 미디어 산업이 발달했다는 것은, 그만큼 즐길 여러 미디어 컨텐츠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지만, 각자의 기호와 선택에 따라 특정한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들을 손쉽게 감상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영화제'라고 생각하는데, 영상을 잘 찍어내는 나라랍게 한국은 영화제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영화제'라고 하면, 부산국제영화제나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 두

사이판 2박 3일 여행기 - 2일차(마나가하섬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마사지) [내부링크]

그저 그랬던 와인을 가볍게 먹고, 다음날 아침 산뜻하게 잠에서 일어났다. 산뜻하게 잠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출근을 위해 강제적으로 맞춰두는 알람보다 좀 더 늦게 잠을 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고, 속박에서 벗어나니 마치 몸이 저절로 반응하여 날아갈 듯한 컨디션을 형성한 것이 아니었을까? (아무말) 3일 중 가운데 낀 날이 오늘이니 아무래도 오늘의 일정이 이번 여정 중 핵심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은 '마나가하섬'에 가기로 했는데, 이 섬이 뭐냐하면 사이판에서 배로 약 1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섬이 되시겠다. 사이판 전체가 섬인데 왜 섬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또 작은 섬에 가냐? 고 묻는다면, 사이판에 널려있는 보통의 해변이 '깨끗'이라면 마나가하섬은 '깨끗+고운 백사장+투명하게 맑은 물'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사이판을 유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한량 같은 반나절을 보낸다기에 가지 않을 수 없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축제. [내부링크]

<어젯밤 홍대 거리. 얼굴이 너무 많이 나와 블러 처리함> 아무래도 해외에 떠돌다 한국으로 정착한 만큼, 한국에서 경험하는 무언가가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싶으면 이전의 경험 또는 타국의 사례를 좀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특히 축제 문화는 원래의 의미가 좀 많이 바뀌어 이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한데, 예를 들어 가난한 신랑신부들을 축하하고 뭐라도 챙겨주기 위해 열었던 조촐한 파티였던 '브라이덜 샤워'는 한국으로 정착하며 결혼식 전 미리 먹고 마시는 사전 파티 정도의 의미만 가지게 되었다. '할로윈 데이'는 한국에서 보다 더 의미 없고 상업적으로 바뀌었다. 유럽에서 살면서 할로윈이라고 떠들썩하게 꾸미거나 파티를 하거나 이런건 거의 본 적이 없는데, 미국은 그래도 이민자들의 축제를 다양하게 받아들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좀 더 떠들썩하게 하는 듯하다. 이 놀이의 주인동은 어린 아이들이며, 자기들이 보기에 무서운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뜯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사이판 2박 3일 여행기 - 3일차(구석구석 돌아보기, 다시 일상으로) [내부링크]

한량처럼 지내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래도 마지막 날인 만큼, 렌트도 했겠다 섬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싶어 적당한 늦잠을 자고선 다시 길을 따라 나섰다. 아무래도 태평양에 위치한 섬인 만큼, 날씨가 굉장히 변화무쌍하다. 아침에는 요렇게 비가 올랑말랑 했지만, 이내 다시 맑아졌다. 오늘 처음 방문한 곳은 사이판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는 Bird island(새섬)이었는데, 와 진짜ㅋㅋㅋㅋ 이거 경치 예쁘다고 말 한 사람은 과연 양심이 있는지 아니면 가출했는지 가슴에 손 얹고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감성으로는 제주도보다 못한 평범한 느낌이었다. 이후 사이판에서 가장 높다는 '일본군 자살 절벽'에 올라갔는데(차로 갈 수 있음), 경치는 좋았다. In honour of those who lost their lives during world war II ㅎ... 아주 지랄 나셨네 돌아오는 길은 청량하고 예뻐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차로 달리다

롸카두들 이태원 - 내쉬빌 치킨버거를 맛보다. (매콤함) [내부링크]

이태원에는 타코, 부리또, BBQ 플래터 등을 파는 집이 많지만, 이상하게 선뜻 끌리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이국적인 음식을 한 곳에 모아두고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몇몇 곳은 좀 너무하긴 했다. 당장 미국에만 가도 타코벨의 메뉴가 2달러(2,200원)를 넘는 것이 많지 않고, 튀르키예에서 먹을 수 있는 평균적인 케밥 가격이 비싸봤자 25리라(1,800원) 수준인데 이 곳에서는 무슨 메뉴 하나만 시켜도 기본적으로 만 원 이상을 받으니 아무래도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해외를 나갈 수 있을만한 상황이 되지 않으니 머뭇머뭇하면서도 지갑을 열게 된다. 이왕 지갑을 열 것이라면, 최대한 맛있는 곳을 가고 싶다. 이번 식사도 그랬는데, 이태원에 저녁 공연이 있어 뭘 먹을까 뒤적거리다 모처럼 눈길이 가는 곳이 하나 있었다. 햄버거 하나로 압도적인 평을 받고 있었는데, 수제버거 치고 가격이 그리 비싸지도 않았다. 살짝 호기심이

얕아지기 [내부링크]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깨작깨작 한 것은 많았지만, 무언가 성과가 엄청나게 났다거나 큰 변화를 이뤄냈다거나 그런 것은 거의 없는 듯하다. 열심히 써오던 블로그도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고. 그래도 여름이라고 비행기 타고 바닷물에 발 담그고 왔다. 여름을 딱히 의식하지는 않지만 내 기준에선 지하철에선 쪼리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많아질 때를 여름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주부터는 그런 사람들이 꽤 많이 줄었다. 어느덧 다가온 것이다. 조금씩 선선해지고, 이파리가 알알이 물드는 그런 계절이. 별다른 이유는 없지만 긴팔옷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를 꿋꿋이 참아가며 한여름을 버텨냈는데, 나름의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 출퇴근 지하철, 회사, 집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공간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체감온도는 봄가을 날씨 정도가 된다. 그러니 적당한 보온의 수단이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다. 물론 교통수단으로 이동하는 잠깐의 순간이야

사진으로 떠나는 제주도 2박 3일 여행기. [내부링크]

본의 아니게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은 입 아프게 말할 것 없이 코로나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데, 하루 빨리 눈치 보지 않고 세계의 구석구석을 훑어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올해만 제주도를 4번째 다녀 왔는데, 예전처럼 갔던 곳 하나하나를 쪼개서 쓸만한 체력과 에너지도 없어서 이번엔 2박 3일 일정을 퉁쳐서 한번 써보려고 한다. 주말에 월요일 오전 반차를 낀 일정으로 토요일 오후 김포공항 출발 제주 도착, 월요일 오전 제주공항 출발 김포 도착 항공편을 바탕으로 계획을 짰다. 보통 주말을 끼면 항공권이 매우 비싸지지만, 주말을 포함해 하루정도만 짬을 더 내면 항공권이 매우 저렴해진다. 덕분에 제주도 왕복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10만원이 채 되지 않게끔 티켓을 끊었고, 부담 없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제주도를 한 번에 다 보는 것은 시간도 감동도 없기 때문에 약간의 전략, 그러니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난번에는 시계방향으로 제주

제주 서귀포 천짓골식당 - 돔베고기(수육) 진짜 맛있는 곳. [내부링크]

제주도를 가로질러 서귀포 지역까지 도착한 후, 오름도 오르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어버렸다.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짧은 시간 동안 운전도 하고 산도 타고 그런 만큼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하면서 흡족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얼마나 맛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리 알아봐둔 곳이 하나 있긴 했다. 서귀포 지역만을 놓고 식당 검색을 했을 때 다른 곳 대비 압도적으로 방문자 리뷰가 많은 곳이 있었는데, 입소문을 많이 탔으니 적어도 실망은 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에 차를 몰았다. 그렇게 간 곳이 서귀포 시내 올레시장 인근에 위치한 '천짓골식당'이라는 곳이었고,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왜냐, 여행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천짓골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동 294-10 전화 식당 주변에 차를 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서 빙빙 돌다 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했고, 마감 시간이 한 1시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약

영국 여왕 사망을 바라보는 한 시선 [내부링크]

영국에는 ‘Long live the Queen’ 이라는 관용어구가 있다. 한국어로 옮겼을 때 와닿는 쫄깃한 표현이 잘 없는데, 굳이 바꿔 쓰자면 ‘여왕님 만수무강하세요’ 정도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렇기에 역사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고 그 정점에는 군주제라는 제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과거에는 왕이 말이 법이었던 절대군주제 시절도 있었지만 끊임없는 파워 게임의 결과로 적어도 영국은 법률적인 권한 내에서 제한적으로 왕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아직까지 이와 같은 시스템이 큰 문제 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다소 낡아보이기까지 하는 시스템이지만, 아무리 공화주의자들이 왕실을 때려도 영국이라는 나라는 끝까지 군주제를 고집할 확률이 매우 높다. 영국이 군주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영연방이라는 상징 또한 붕괴해버린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는데, 상징에 권위를 부여한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자면 권위에

송충이 솔잎 먹기 [내부링크]

직장에서의 나는 충분히 지쳤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모멘텀이 필요했다. 국내 여행 역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좀 더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긴장과 경험을 하고 싶은 갈증이 조금씩은 남아 있었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6개월 이상 해외를 나가지 아니한 때가 거의 없었다. 자극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생각이 들면 보통 나는 행동한다. 어느 순간부턴가 내가 가장 잘 하는 스포츠 중 하나인 '항공권 최저가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동/서남아 지역은 가고 싶지 않았다. 동남아 지역은 시간만 있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고, 서남아 지역은 내년 초 최소 2~3주 이상 갔다 올 것이기 때문이기에...! 자연스레 시선이 일본으로 갔는데, 오사카와 도쿄 지역이 20만원 초반밖에 하지 않았다. 갈까? 말까? 한 이틀정도 간을 보고 있었는데, 일본 정부에서 코로나 규제 완화의 차원에서 무비자 입국 불가능 정책을 10월부터 폐지한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코시국에

한강 나들이 [내부링크]

날씨가 조금씩 선선해지고 있고, 바깥을 돌아다녀도 끈적끈적하지 않은 쾌적함이 지속되는 계절이 도래했다. 치열하게 보냈던 일상에 대한 보상일까. 머지않아 쾌적함이 쌀쌀함으로 바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지금이기에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 순간에 손을 조금씩 더 뻗어본다. 평범하게 따릉이를 타고 주말의 한강 여기저기를 쏘다니고 있는데, 특정 구간의 느낌과 빛의 움직임이 마치 예전에 살았던 아일랜드를 닮은 것만 같아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이 조금씩 멋있어지고 있었다. 사실 한강은 언제 와도 좋다. 침잠하는 많은 것들이 붉게 물드는 노을과 함께 어둠으로 사라지고, 바깥은 수상하지만 포근한 암막이 되어버리고 만다. 요 몇 달간 계절의 운행과 공기의 미세한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일상이지 않은 일상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알 수 없는 미래, 과연 무엇이 나의 앞을 기다리고 있을까. 그저 한 발짝씩 묵묵한 걸음을 내딛을 뿐.

제주 서귀포 미영이네 - 고등어회, 그러나 아쉬운. [내부링크]

제주도 여행의 절반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래도 회를 먹어야 할 것 같아 좋은 쪽으로 인지도가 유명한 곳 중 괜찮아 보이는 가게 몇 곳을 검색해 보았다. 그 중 고등어회가 눈에 띄었고, 아무래도 육지에서는 신선한 고등어회를 먹을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지라 나름 잘 한다는 곳을 한 번 찾아 보았다. 몇 곳이 고등어회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었는데, 그 중 '미영이네'라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별 이유는 없었다. 비슷해 보이는 가게 중 가장 리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ㅋ 미영이네식당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770-29 전화 오후 2시 반? 정도에 갔는데, 점심시간이 지난 다소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었다. 약 10분 정도 기다렸으니 그리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고, 여기도 테이블링같은 앱이 있어서 주변을 좀 걷다 보니 카톡 알람이 와서 편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빽빽하게 코팅되어 있는 각종 유명인들의 사인을 보니 여기가 유명하긴 유

국제선 탑승 전 체크리스트 [내부링크]

이제 불과 몇 시간 뒤면 두둥실 몸을 싣고 바깥 공기를 쐬러 나가게 된다. 이게 대체 얼마만이람! 예전에는 이렇게 슥 나갔다 오는것이 일상이어서 별다른 준비를 한다거나 이런 개념이 아예 없었는데, 안 나간지 한 3년이 넘다보니 돌다리를 두들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메모장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할 것들을 추렸는데, 이제 불과 몇 시간 뒤면 인천공항에 있을 것이다. 쉽사리 잠에 들지 않는 밤. 잠에 들 수 없는 밤이지만 이것 역시 일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 Before flight 항공권 : 9.16 완 - 제주항공 이용 숙소 : 9.18 완 - 해외 호텔은 hotels.com / agoda.com 두 개만 비교해 보면 얼추 답이 나옴 심카드 : 9.18 완 - 보통 무제한과 비무제한이 몇 천원 차이가 안 난다. 속 편하게 무제한 선택 환전 : 9.27 완 / 1USD당 1,420원 - 토스뱅크 이용시 첫 환전에 한해 100% 환율 우대

2022 서울 퀴어퍼레이드 참석 후기 -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내부링크]

이제까지 퀴퍼는 해외에 있을때밖엔 가 본 적이 없는데, 핵인싸 친구들이 며칠 전부터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슬슬 꼬드겼다.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이름 없는 응원을 항상 보내고 있었기에 이참에 서울시청 광장 나들이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의 그날,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주섬주섬 퍼레이드장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며칠 전 검색했을때 장마가 온다 이런 이야기도 없었기 때문에, 편하게 티 하나 걸쳐입고 길을 나섰다(그때까지만 해도 날씨가 굉장히 맑아서, 비가 오거나 그럴 것같지는 않았다). 지하철에서 무지개색 가방이나 옷 등을 챙겨입고 나온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띄었는데, 목적지가 같은 것만 같아 괜사리 반가웠다. 2호선 당산대교를 건널때만 해도, 날씨가 정말 좋았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있어서 날씨가 가장 큰 변수였는데ㅠ 정말이지 오늘만큼이나 우산이 그리운 날이 없었다. 목적지인 시청역에서 하차를 했는데, 입구부터 퀴퍼 행사장까지 경찰들이 주

뒤틀림의 매력에 대하여. [내부링크]

생활과 삶, 직장과 인간관계 모든 면에 있어서 기존보다 더욱 나아진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러 이사 끝에 적당히 타협할 만한 만족스러운 집을 얻었고, 새로 둥지를 튼 기관에서는 믿을 수 없게도 3년차가 되었다. 직급은 낮지만 복잡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횟수가 점차 늘고 있고, 한달 중 야근을 하는 횟수가 손에 꼽을 만큼 워라밸도 나름 잘 챙기고 있다. 나를 지켜봐 주는 사람이 올 초에 생겼고, 국내의 여러 장소들을 함께 유랑했다. 이제껏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간다는 개념이 거의 없었기에 다소 생경한 기분이 든다. 다른 공기와 날씨가 주는 국외의 이질감은 느낄 수 없지만, 홀로 떠나는 것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특정한 장소를 점유하고 경험한다는 것은 꽤나 멋진 일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구나, 생각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말로 치열하게 살았고, 때로는 직장이든 친구든 간에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엄청

망원동 비건 식당 다이너재키 - 부담 없이 채식할 수 있는 곳. [내부링크]

지금 소개할 '다이너재키'라는 곳은 채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종 비건식을 내놓는 곳인데, 사실 얼마전 이 곳을 방문만 해 본 적이 있다. 당시 왜 방문만 했냐면... 들어가고 싶었어도 재료가 다 소진이 되었다고 입구 문을 아예 닫아버려서 주문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후 언제 다시 가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모임이 갑작스럽게 잡혔다. 채식 하는 친구와 식단 관리 하는 친구를 동시에 만나면, 함께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자연스럽게 이 곳으로 선택지가 좁혀졌다. 다이너재키 서울특별시 마포구 망원동 400-9 전화 얼마 전 갔었을 때에는 문이 아예 닫혀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열려 있어 살짝 감개무량(?)했다. 입장!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라 테이블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왔으니까 내부를 한번 찍어 보았는데(초상권 보호를 위해 일부러 손을 떨면서 찍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테이블이 대여섯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망원동

통영 항남동 '미소식당' - 로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내부링크]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마음 속 고향 같은 장소가 몇 곳 있다. 국내를 기준으로 한다면 어렵지 않게 '통영'을 꼽을 수 있는데, 여러 이유로 통영에는 거의 매년 한 번 이상씩 갔다. 이유가 있어서도 갔고, 이유가 없어서도 갔다. 그냥 그 곳이 좋으니까! 특정한 장소를 방문했을 때 좋은 친구와 좋은 장소를 모두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참 행복한 일이 아닐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통영에 방문하면 회나 조개류를 먹는데, 관광객들이나 회나 조개를 찾아가서 먹지 로컬 사람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까 회 같은 것은 일상의 별미라는 것인데, 소위 맛집이라고 이름난 곳은 얼추 거의 다 가보기도 했어서 이번엔 현지인(?)의 감각을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유명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너가 종종 밥 먹는데 한번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간 곳이 지금 소개할 '미소식당'이라는 곳인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참고로 항남동은 통영중앙시

120% K-패치 완료된 회사, 스타벅스 코리아 [내부링크]

프랜차이즈에서 엄청나게 맛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음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표준화’일 것이다. 어디를 방문해도 균일한 품질과 맛이 보장된다면, 그리고 그 맛에 이미 입이 길들여져 있다면 다른 여느 색다른 시도가 그리 썩 달갑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백종원 푸드부터 시작해 소위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내놓는 음식들이 고만고만해 보여도, 전국 어딜 가도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바가지가 심하고 맛도 약간 아리송하게 느껴지는 여행지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있으면 도박을 할 것인가, 아님 똑같은 가격에 알고 있는 맛을 선택할 것인가? 한 번은 도박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익숙한 맛을 찾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때로는 그것이 자본에 길들여진 혀라고 폄훼할지언정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쉽게 버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범위를 좀 더 넓혀 대기업 프랜차이즈 수준이 아

전통주 '강주' 1.8리터 리뷰 - 극강 가성비의 증류식 소주. [내부링크]

가급적이면 쿠X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지만, 로켓배송때문에 어쩔 수 없이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야 할 일이 종종 생긴다. 물론 쿠팡도 밑지는 장사를 하지는 않기 때문에 최소 구매비용 20,000원이라는 제한을 걸어 놓았고, 몇 천원짜리 물건을 사기 위해 가끔씩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하곤 한다. 이번의 경우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8,000원짜리 물건 하나 고르고 난 뒤 합배송할 물건이 어디 있을까 고민하다, 자연스레 종종 마시는 전통주 검색도 하게 되었다. 주류는 온라인 구매가 불가능하지만 전통주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검색도 할 수 있는데(일반 소주, 맥주 등은 불가능), 스크롤을 뒤적뒤적거리다 눈에 번쩍 띄는 상품을 발견했다. 세상에 도수 50도짜리 술을 판다니! 그동안 30~35도짜리 담금주는 종종 봤는데 50도짜리 담금주는 머리털 나고 처음이었다. 나름 독하다고 알려진 위스키도 40도인데, 위스키보다 무려 10도씩이나 도수가 높았다. 농담 반

금정역 참별난참치 - 특수부위가 계속 튀어나오는 곳. [내부링크]

이번에 소개할 곳은 1/4호선 금정역 바로 앞에 위치한 '참별난참치'라는 곳인데, 그동안 많이 갔으면서 사진을 찍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먹느라 바빠 정작 기록으로 남겨둔 적은 없었다. 일이 있어 반차를 냈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때마침 집으로 가는 동선에 이 곳이 겹쳐 자연스레 향할 수 있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에 미리 오너분의 휴대폰으로 연락을 드렸고, 덕분에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여러 부위의 참치들을 딜레이 없이 바로바로 맛볼 수 있었다. 참치를 먹으면서 술도 한 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들었으나, 여러 이유로 이날은 입맛만 다셔야 했다ㅠ 금정참별난참치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1026-10 금정삼성쉐르빌 전화 가게 정면샷. '참별난참치'라는 가게의 이름부터가 약간 특이한데, 이상한 쪽으로 특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 특별한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 입장하기 전부터 '살인냉방'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알림판이 반겨주고 있다. 입장하기 전부터 어딘가 모르게 포쓰

하고 싶은 것을 막 써보는 글 [내부링크]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 지금은 둘 다 어중간한 상황에 있는 것 같은데, 어느 하나가 확실하면 몰빵을 하면 되지만 어중간한 상태가 되면 뭘 해도 찝찝하고 뒷끝이 남는다는 사실을 쉽게 부인할 수 없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그리고 때로는 뻔뻔하게 얼추 대부분은 전부 누렸지만 그건 순전히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덧 하고 싶은 일들을 현실 가능한 영역에 맞춰 나도 모르게 기회의 범주를 축소시키는 것은 아닌가 싶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실현 불가능할지언정 목표는 항상 높게 잡아야 한다. 가능성을 처음부터 한정시킨다면, 그 이후는 필연적으로 더욱 그릇이 좁아지게 되니깐. - 밥 잘주는 호캉스 즐기기 - 여권 들고 나갔다 오기 - 차(car) 사기 - 월급 오르기 - 2주 반 이상 휴가가기 - 렌트 후 퀘백의 하이웨이를 달려보기 -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기 - 히말라야 오르기 - 좀 더 유잼인

문래동 영일분식 - 칼비빔국수로 유명한, 오래된 가게. [내부링크]

모처럼의 주말을 맞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인 거라서 내가 맛있어도 다른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모두가 선호하는 음식이어도 정작 내가 먹었을 때는 그리 맛있지 않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실패할 수 없는 음식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런건 세상 어디에도 없지만, 실패할 만한 확률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지만 있기는 하다. 방법 중 하나는, 되게 오래된 가게를 가는 것이다. 수많은 세월을 견뎌내며 많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살아남기까지 한 곳이라면 굉장히 독특한 그 집만의 비법이 있거나, 아니면 가성비가 좋거나 둘 중 하나라는 소리인데 그렇다고 너무 멀리까지는 가고 싶지 않았다. 집과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이 어디 없나 뒤적뒤적거리다, 50년 넘게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칼국수 분식집을 찾을 수 있었다. 장소도 문래동이라 그리 멀지 않았고, 지하철 문래역 또는 따릉이로도 쉽게 갈 수 있는

오랜만에 써보는 근황. [내부링크]

빨간날이 월요일에 붙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량같은 삶을 이틀씩이나 보냈는데 이런 삶을 하루 더 보낼 수 있다니! 매일이 빨간 월요일, 빨간 금요일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침대에 누워서 흐드러지게 자는 삶을 보내고 싶었지만 이번주 주말은 그래도 여기저기 빨빨거리면서 잘 다녔고, 집에 와서 한 숨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른 저녁이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한다. 모아둔 사진이 얼마 없어서 그리 재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얼마 전 부서 회식을 한정식으로 했는데, 한정식 스타일의 식사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는지라 그래도 후식은 맛있는걸 먹을테야! 싶었는데 높으신 분의 이끌림(?)으로 간 곳은 한정식 옆에 위치한 전통찻집이었다. 물론 아아를 팔기도 했으나 이런 곳의 아아는 필연적으로 맛이 없다. 뭘 먹을까 약간의 고민 끝에 절반 이상이 시킨 쌍화차로 묻어갔는데, 가슴 시원한 달달한 느낌은 느낄 수 없었으나 잣과 호두가 가

영등포/영등포시장 참치회 전문점 - '중앙참치전문' [내부링크]

서울에는 오랜 시간동안 터줏대감처럼 운영하고 있는 가게가 많다. 굳이 을지로 이런 곳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들어서는 문래/성수동 등 골목골목 묵묵히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 노포집이 재평가받고 있으며 맛 또한 평균 이상 하는 곳들이 많다. 늦었지만 재평가가 이뤄지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동안 쌓아왔던 시간에 대한 일종의 합리적인 보상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은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고, 그리고 좀 더 많은 발걸음을 하게 된다. 언급한 문래/성수동은 이미 너무 유명해진 곳이 많아서 최근에는 아직까지 발길이 닿지 않은 서울의 여러 장소들을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다니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영등포(정확히는 영등포시장) 쪽이 눈여겨볼 만한 곳이 많다. 첫 인상은 그리 썩 훌륭한 편이 아니다. 서울의 전통시장이면서도 놀랄 만큼 젊은 사람들이 없고, 무언가 낙후된 느낌이 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별점이 독보적인

오제제 서울역점 후기 - 육즙 넘치는 안심 돈까스가 있는 곳. [내부링크]

이제까지 알고 있던 지식에 의하면, 서울역 주변은 맛집의 불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유동인구가 많고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대부분이니 패스트푸드나 국밥처럼 빨리 먹고 뜰 수 있는 음식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제는 이런 말을 쓰면 안 될 듯하다. 오랜만에 눈이 번쩍 뜨일 만큼 굉장한 곳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쉐라톤 서울역 바로 앞에 '오제제'라는 돈까스집이 있는데, 이 곳을 맨 처음 점찍은 이유는 그냥 별 거 없었다. 호텔 앞에 있으니까 한 번 가볼까...? 라는 느낌이었는데, 가기 바로 전에 블로그를 뒤적여보니 웬걸 생각 이상으로 인기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호텔 체크아웃 하기 전에 가게에 미리 들려 테이블링으로 대기를 걸어놓고, 대기가 어느 정도 빠지고 난 뒤 다시 가게 앞으로 향했다. 오제제 서울특별시 용산구 동자동 43-22 1층 전화 정면만을 보면 나름 기다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ㅋㅋㅋㅋㅋ.... 저게 다 줄이다. 그나마 다

슬기로운 음주일기 [내부링크]

어그로 끌려고 한번 자극적인 제목을 써 보았다. 사실 음주행위 자체가 그다지 슬기로울 수는 없으나, 일상을 적절히 환기시키는 수단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나름 눈여겨볼 만하다. 바쁘디바쁜 현대사회를 달려오다 주말을 맞이하여 한두 잔씩 털어 넣을 때의 기쁨이 있는데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스르르 풀어진다. 그런데 너무 풀어지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으므로, 술을 좀 더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or 평상시보다 조금 더 먹는다는 생각이 들면)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꿔 놓는다. 아무래도 술이라는 것이 들어가면 조금씩 무장 해제가 되고, 그렇게 건들건들하게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면(?) 다음날 이불을 발로 빵빵 차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아무튼 슬쩍슬쩍 술을 먹고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술을 그리 잘 하지도 않는다. 그치만 콜렉터 기질이 있어 마시고 난 술병은 한 곳에 모아두곤 하는데, 보통은 흐뭇하게 쳐다보다 짱박아둔 장소가 꽉

KTX-이음 동해선 탑승 후기 +바다 전망 좌석 예약 팁 [내부링크]

서울 또는 수도권 사람들이 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부선을 타야 하고, 광주로 가기 위해서는 호남선을 타야 한다. 언급한 이 지역들은 KTX가 다니기 때문에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데, 어떨 때는 공항으로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KTX를 타는 것이 시간적인 면에서 훨씬 이득일 때가 적지 않다. 최근 들어, KTX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확대되고 있음을 느낀다. 대표적인 예로 강원도 지역을 들 수 있는데, 이전에는 새마을호 또는 무궁화호만으로 갈 수 없었던 정동진 등의 지역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고속선이 놓여지고 KTX가 다니니 확실히 접근성이 좋아졌다. 이렇게 얘기하면 라떼같긴 하지만ㅠ 새벽 일출을 보려고 내일로를 이용해서 청량리에서 정동진까지 간 적이 있다. 당시에 밤기차로 가볍게 5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절반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니 참 좋아진 듯하다. 요약하자면

네팔에 가고 싶다 [내부링크]

해외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서 악착같이 적응하다 보니 어느덧 3년 남짓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일이 참 많았지만 이러한 이벤트를 짧은 글 하나에 모두 녹여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범위를 약간 좁혀서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자 한다. 지금 속해 있는 조직은 휴가를 쓰는 것이 다소 자연스럽다. 금요일에 휴가를 쓰는 것도, 월요일에 쓰는 것도 괜찮다. 한 이틀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엄청나게 바쁘거나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는 ‘쓰고 싶으면 쓰는거지~’ 이런 분위기이지만, 기간이 늘어나면 상황이 다소 달라진다. 그동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주도 한 달 살기’나 ‘2~3주 동안 자리 비우기’ 등의 밑밥을 꾸준히 깔았는데, 이유는 외국으로 튀고 싶었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히말라야 베이스 캠프를 찍고 오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단 국외 출국을 해야 하고 네팔이라는 나라로 향해야 한다. 소싯적엔 2달에 한 번씩 네팔을 찍고 올 때도 있었는데

나의 아이맥스 영화 관람기. [내부링크]

한적한 주말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콜라를 쪽쪽 빨아 마시면서,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볼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물론 집에서도 큰 화면으로 netflix and chill을 할 수 있지만, 대형 사운드까지는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는 약간의 압박(?)만 감수한다면 귀찮음 이상의 눈+귀 호강을 얻을 수 있다. 영화 산업이 전 세계를 막론하고 크게 발전한 이유는, 가장 만만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여가생활이 영화가 아닐까 한다. 21세기 들어서는 활자 문화권에서 영상 문화권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버렸고, 지금 막 태어난 아기들이 활자의 자극보다는 영상의 자극을 먼저 받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본능적으로 익히는 문법 자체가 기존과 다르다 보니, 이들의 사고는 지금의 우리네 방식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본다. 내 생에 영화를 가장 깊이 있게 접했을 때는 중학교-고등학교 사이였고, 다작을 했을 때는 대학교 1~2학년

당산 '진심 디자인 카페' - 크로플 괜찮게 하는 곳. [내부링크]

가끔씩 별미로 단짠단짠한 음식이 끌릴 때가 있다. 앙버터, 연어 돈부리, 양념치킨 등 단짠에 어울리는 여러 음식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단짠의 최고봉은 크로플이라고 생각한다.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크로플에 시럽을 쫰 뿌려주면 안 먹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비주얼이 나오는데, 이 곳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메이플 시럽에 얇게 갈아낸 치즈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추가금이 붙긴 하지만, 충분히 그 돈을 낼 가치가 있다. 소개할 곳은 당산에 위치한 '진심 디자인 카페'라는 곳인데, 분위기도 아기자기하고 내부 소품들이 감각적이기 때문에 찬찬히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동절기 시즌이 되면 벽면 한 곳에 엄청나게 예쁜 오르골과 스노우볼을 한가득 전시해 놓는데, 지금은 안타깝게도 여름 시즌이기 때문에 전부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연차를 냈는데, 오전 2시간만에 전부 일이 끝나버려 하루 일정이 여유롭게 빌 때가 하루 있었다. 삶에서 이

주말맞이 홈메이드 타코야끼 [내부링크]

모처럼의 주말을 맞아 늦잠을 자고 일어나, 커피를 홀짝거리며 글을 쓴다. 글에서 언급될 이 친구들을 내 삶에서 만났다는 것은 정말이지 크나큰 행복이자 자부심이 아닐 수 없는데, 고등학교 당시 같은 반으로 묶인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동안 정신 나간 일도 많이 벌였지만, 그만큼 유쾌한 순간도 많았다. 대학 당시에는 해외여행에 드는 돈을 좀 아껴 보자고 배를 타고 쓰시마섬까지 갔고, 이후 다들 돈을 벌고 난 이후엔 플렉스를 해 보고 싶어 도쿄에서 수십만원 어치의 소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다. 뭐 같이 온천도 가고 결혼식도 갔으니 할 수 있는 대소사는 거의 빠짐없이 참여한 셈인데,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이라면 이들 중 내가 가장 돈을 못 번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살아서 집도 있고 직장도 있으며, 비슷한 생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한 명은 과장으로 승진도 했고(짝짝) 시간 날 때 틈틈이 보고 있지만, 나머지 한 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제법 오랜 시간

덜컹이는 지하철 2호선. [내부링크]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1호선을 타라는 이야기가 있다. 상상을 가볍게 뛰어넘는 빌런들의 묘기대행진이 펼쳐지는 열차 안은 오프 코로나를 맞이하야 마치 제2의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동안 직접 목격하거나 들은 바 없어 이러한 일들이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졸린 눈을 부여잡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방금 전 지하철에서 경험한 장면과 순간을 어떻게든 글로써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찌릿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고, 충격이라고 말하기에는 ‘충격’이라는 단어도 이 순간을 표현하는 데 있어 다소 부드러운 단어 선택이 아닐까 한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부지런히 손을 놀려본다. 주말을 맞이하여 이케아를 갔다온 뒤, 2호선으로 환승을 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밤 10시의 2호선은 사람도 거의 없는 죽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의 풍경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열차에 탑승하고 나니 서서 갈

이마트 세제 리필 자판기 - '에코 리필 스테이션' 이용 후기. [내부링크]

집에 가는 길목에 이마트가 있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때그때 들러서 사들고 오는 편이다. 얼마 전 세탁세제가 떨어져서 뭘 살까 인터넷을 두리번거리다, 이마트에서 스쳐 지나가듯 여러번 봤던 세탁세제 리필 자판기가 생각났다. 시중에서 파는 세탁용 세제보다 리필이 당연히 가격이 쌀 것이라 생각했고, 환경오염 방지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있을 때 한 번 이용해보고자 마음먹었다. 생활쓰레기를 완전히 줄일 수는 없다. 별로 먹은 것이 없어 보여도, 한 일주일 정도 쓰레기를 모아둔걸 분리수거 하려고 보면 만만치 않은 양의 비닐 또는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게 싫어서 배달 음식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굳이 거창하게 윤리적 소비, 친환경 소비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일단 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며칠 전 쇼핑백에 빈 세제통을 넣어서 출근길에 올랐다. 약간은 번거로운 일이긴 했지만,

회자정리. [내부링크]

항상 무언가를 그려 왔지만, 막상 그것이 닥치면 마치 준비가 안 된 것처럼 벌렁벌렁 가슴이 뛸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