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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넷플릭스가 '삼체'를 드라마로 만드는 것에 분노하는가 [내부링크]

최근 <삼체>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티저 예고편이 여럿 공개되었고, 라인업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며 넷플릭스가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라는 사실도 공개되었다. SF 소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중국에서 직접 만든 <삼체>보다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니었고,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이 특히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삼체> 제작 정보가 올라왔을 때는 별말이 없었는데 이제 와서 화를 내길래 왜 화를 내나 잘 살펴보니까 뒤늦게 <삼체>가 중국의 소설이라는 걸 깨달아서였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중국인이 집필한 소설 원작이라는 점이 분노의 원인이다. 심지어 넷플릭스도 중국 돈에 미쳤느냐며 화를 내고 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무슨 문제가 될 법한 사상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화를 내는 걸까. 류츠신의 SF 소설 <삼체>는 휴고상을 비롯한 각종 권위 있는 상을 휩쓸고 다닌

영화 달콤한 인생 (2005)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던 선구자적 작품 [내부링크]

한국 영화계엔 제대로 된 작품이 없는 장르가 많았다. 독재 정권의 검열에서 벗어난 지 30년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좀비 장르를 들 수 있겠다.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만들기 꺼려 하던 한국 영화계의 특성 탓에 좀비 영화가 발전할 계기가 없었는데, 2010년대 들어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도 크게 성공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미술, 분장 측면의 기술력도 많이 확보가 된 덕분에 좀비 장르에 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지금 우리나라가 좀비 장르를 잘 만드는 나라 중 하나로 평가받는 걸 생각하면 우리나라 젊은 세대에겐 좀 놀라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명백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 전까지, 정확히는 <부산행>이 나오기 전까지는 좀비 장르 불모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하자면 영화 <달콤한 인생>도 <부산행>과 비슷하게 선구자적 역할을 도맡았던 작품이다. 우리나라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조직 폭력의 세계가 한 번 초기화를 겪은 이후에 영화계의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 (2016) 낙관주의적 세계관의 명백한 한계 [내부링크]

잘 만들었는데 제대로 된 흥행 성적을 내지 못하고 심지어 팬들의 반발을 사는 아이러니. 그게 리부트 된 영화 <스타트렉> 시리즈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스타트렉 비욘드>까지 흥행에 실패한 시점에서 파라마운트로선 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을까. <스타트렉 비욘드>는 그야말로 파라마운트가 '전부 다 해본 결과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미 소재가 고갈되고 작품의 성격 측면으로도 더는 어필할 수 없게 된 <스타트렉> 프랜차이즈는 2000년대 들어와선 완전히 몰락한 상태였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타난 인물이 J.J. 에이브럼스, 이른바 쌍제이라 불리는 영화 제작자였으며, 그는 마이클 베이로부터 물려받은 영상 감각으로 무장하고 21세기에 걸맞은 우당탕탕 스페이스 오페라로 시리즈를 리부트 했다. 그렇게 탄생한 첫 번째 영화가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다. 영화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상당히 괜찮은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점과 별개로 기존 <스타트렉>의 팬들에게 썩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2012) 시대적 흐름을 타고 원작을 초월 [내부링크]

하이틴과 장르 소설의 배합은 시대적 흐름에 가까웠다. 한국과 일본에서 일본의 라이트노벨이 출간되어 대세를 이루었던 것처럼 하이틴과 장르 소설이 배합된 '영 어덜트'는 그 대표작인 <트와일라잇>으로 결실을 맺었는데, 이는 일찍부터 고령화 사회가 되어 있었던 일본이 90년대부터 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어서 성공시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학가들이나 문학 비평가들은 이 영 어덜트를 장르로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문학에 대한 모독이라 여기고 있지만, 사회 비평가들은 그 '모독'과 별개로 느닷없이 몰아친 영 어덜트 소설들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실되어가는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 영 어덜트라는 장르를 유행시켰다는 의견에 큰 이해가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트와일라잇>으로 시작된 영 어덜트 장르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난 2000년대 말미에 들어서면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좀비 등의 장르와 배합되어 쏟아져 나온다. <메이즈 러너>, <뷰

중국 배우 노욱효 루위샤오, 중국의 블랙핑크 지수란 이야기에 반발 [내부링크]

노욱효(루위샤오)라고 하는 신예 배우가 핫하게 떠올랐다. 갓 데뷔한 배우는 아니고 한참 조연을 전전하다가 흥행 보증 수표가 된 우서흔(위슈신) 주연작인 <운지우>의 서브 여주를 맡아서 화제를 일으킨 배우다. 중국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의 청순함으로 무장해서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중국 배우들이 대체로 그런 것처럼 주연급으로 떠오르자마자 쉴 새 없이 작품 촬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노욱효는 중웹에서 소소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는데, 블랙핑크 지수와 닮은 꼴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던 것. 노욱효가 있으므로 중국인이 블랙핑크 지수를 좋아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선동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어처구니없었던 중국의 블링크들이 대응하기 시작했고, 대대적인 난장판이 벌어질 뻔했다. 그 타이밍에 '한국 연예인 좋아하면서 뭐가 잘났다고 나대냐'라며 소분홍들이 나타나 블링크들을 짓밟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더는 싸우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다시는 지수를 소환하지 않았고, 이후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싹

영화 정무가정 (2005) 홍콩 영화계의 최후의 실수이자 종흔동의 전성기 [내부링크]

2000년대 초반에 성룡이 한참 밀어주던 홍콩 걸그룹이 있었으니 바로 트윈스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할리우드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한 전설적 배우인 성룡이 밀어줬으니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소속사의 '푸쉬'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트윈스 푸쉬에는 성룡 본인뿐 아니라 견자단, 홍금보, 오경(우징), 황추생, 오언조 등 홍콩의 특급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트윈스를 밀어주기 위해서 만든 작품인 <화도대전>에선 견자단과 성룡의 대결씬까지 나오니 홍콩 영화계가 트윈스에 걸고 있던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영화 <정무가정> 역시 홍콩에서 트윈스를 밀어주기 위해서 제작한 기획성 프로젝트였다. 트윈스는 두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형적인 미인상인 종흔동과 귀여운 이미지의 채탁연이었다. 종흔동은 비주얼만 믿고 노력을 안 한다는 평을 얻었지만, 언제나 그런 것처럼 비주얼에 쉽게 현혹되는 대중의 습성 덕분에 '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본토에서 종흔동이 더 인기를 누렸고,

영화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2009) 지금에 와서 보면 이병헌의 실수 [내부링크]

'트랜스포머'와 함께 하스브로의 대표 완구 시리즈였던 '지아이조'의 영화화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 <트랜스포머>가 크게 성공을 거둔 이상 '지아이조'를 내버려 둘 리 없었으며, 당연하다는 듯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홍콩의 스턴트 업계 노하우를 대거 받아들여 발전한 액션과 나날이 발전해가는 VFX 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타이밍이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제작 소식은 다른 의미에서 특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었기 때문이다. '지아이조' 사가는 '트랜스포머'와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애니메이션과 코믹스로 나오는 등 상당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완구 시리즈였다. '트랜스포머'와 다르게 엄청난 규모의 VFX를 자랑할 만한 작품도 아니거니와 SF 요소를 배제한 에피소드도 충분히 있었으므로 진작에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맞았다. 그러나 문제는 '지

영화 고질라 VS 콩 (2021) 적당히 만들어놓고 다른 감독들을 디스 [내부링크]

고질라 VS. 콩 감독 애덤 윈가드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밀리 바비 브라운, 레베카 홀, 카일 챈들러, 오구리 슌, 에이사 곤살레스,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개봉 2021.03.25. 처음 <고질라 VS 콩>의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고질라와 킹콩의 팬들이 두 몬스터의 대결이라는 빅 이벤트를 다룬 영화가 2시간도 안 된다는 사실을 지적했고, 이를 포착한 언론에서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애덤 윈가드 감독은 자신은 2시간 이내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3시간짜리 영화가 되면 몬스터들의 분량이 1시간 늘어나는 게 아니라 몬스터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간들의 분량이 1시간 늘어나게 될 거란 얘기도 했다. 전작에서 인간들의 분량이 영화를 망쳐놨다고 생각했던 팬들은 옳은 생각이라며 긍정하기도 했지만, 연출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던 애덤 윈가드가 그저 쉬운 길을 선택한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팬들도 많았다. 걱정하던 팬들의 생각은 딱히 틀리지 않았다. 전작인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영화 오페라의 유령 (2004) 신예로 채워진 캐스팅에 대한 비하인드 [내부링크]

오페라의 유령 감독 조엘 슈마허 출연 제라드 버틀러, 에미 로섬, 패트릭 윌슨, 미란다 리차드슨, 사이먼 캘로우, 시아란 힌즈, 제니퍼 엘리슨, 제임스 플릿, 빅터 맥기어, 케빈 맥널리 개봉 2004.12.08. 장대하고 유구한 뮤지컬 영화의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영화라고 한다면 단연 <물랑 루즈>다. 뮤지컬 영화는 언제나 멋진 영상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갔지만, 연출 구조 측면에서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고, 덕분에 뮤지컬의 주력 매체는 영화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물랑 루즈>는 뮤지컬의 스토리텔링과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배합하는 기법을 이용했고, 작위적 편집이 가능한 데다 막대한 물량을 투입할 수 있다는 영화의 장점을 살려서 유려한 미장센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그렇게 <물랑 루즈>가 만들어낸 21세기 뮤지컬 영화의 트렌드는 <시카고>가 이어받아 크게 확산된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 역시 그렇게 제시된 새로운 트렌드를

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 기적적인 타이밍에 적당하게 마무리 [내부링크]

어벤져스: 엔드게임 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릿 조핸슨, 제레미 레너, 폴 러드, 돈 치들, 브리 라슨, 카렌 길런 개봉 2019.04.24.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덧붙이는 건 쓸데없는 사족일 것 같아서 글은 생략한다. 솔직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해서 만큼은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이 지천에 널려 있지 않나. 사소한 정보 하나하나 모조리 다 대한민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린 영화다. 14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극장에서 봤고, 해석 유튜브 영상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VOD 다운로드 수, OTT 스트리밍 수도 압도적으로 높은 이 영화에 무슨 이야기가 필요하겠나. 솔직히 나도 이 블로그는 아니어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포스팅을 각종 커뮤니티와 이전 블로그들에서 수차례 반복해서 한 터라 할 이야기도 별로 없다. 그냥 지금에 와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2010) 블록버스터의 전형성으로 이라크 전쟁을 비판 [내부링크]

한참 홍콩 영화에 빠져서 허우적대던 시절. 무협과 느와르에 치우쳐 있던 내 장르 편식에 강시 영화를 추가해 준 친구가 있었다. 비디오 가게에도 없던 강시 영화 비디오를 가지고 있어서 집에 자주 찾아갔는데, 어느 날 열심히 강시 영화를 탐독 중이던 내 뒤에서 PC로 뭔가를 하고 있는 친구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PC는 오로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급 기계 정도의 인식이었던 내게 그 광경은 매우 낯설었다. 친구에게 물었다. 뭘 하고 있느냐고. 게임이라고 한다. 무슨 게임이냐. <페르시아의 왕자>라고 한다. 나와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의 첫 만남이었다. PC로 게임을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내겐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전까지 집에서 게임을 한다면 당연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 새턴만 떠올렸는데, PC로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페르시아의 왕자>는 그때 기준으로도 매우 오래된 게임이라 콘솔 게임처럼 화려한 맛은 없었지만, 키보드로 조작하는 게임의 신선함이란 그야말로

영화 밴티지 포인트 (2008) 뻔한 킬링타임 영화에 담긴 미국의 위선 [내부링크]

대중문화 업계라고 해서 언제나 사회 비판적이거나 현실주의적인 건 아니다.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는 세상인데 대중문화가 사회 비판과 현실만을 늘어놓을 순 없는 노릇이 아닌가. 위선으로 점철하더라도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자 하는 시도는 언제나 존재해왔으며, 특히 미국은 매카시즘 당시 정치인들로부터 끔찍한 공격을 당한 후유증인지 주기적으로 자국 만세 혹은 애국주의 성향의 영화를 만들곤 했다. 영화 <밴티지 포인트>가 바로 그 애국주의 성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영화 <밴티지 포인트>는 오락적으로 상당히 괜찮은 군상극이다. 다양한 입장에 서 있는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을 향한 테러 행위에 접근하고, 이 과정에서 테러리스트의 면모가 드러나며 주인공이 쫓게 된다는 이야기다. 극에 무게감은 거의 없어도 당시 유행하던 빠른 스피드의 편집과 핸드헬드로 만들어진 액션이 기가 막히다. 특히 카체이싱 장면의 퀄리티는 <본 슈프리머시> 이후

역시나 대담무쌍했던 구리나자의 춘절 기념 사진 [내부링크]

깊게 절개된 하늘하늘한 여신 의상으로 꾸민 구리나자가 춘절을 기념하고 있다. 다들 지네 나라 전통 복장을 입거나 빨간색 계열의 의상을 입은 것과 달리 구리나자는 빨간 포인트조차 보이지 않는 의상이라 좀 신기하고 의상의 노출 수준이 장난 아니라 또 신기하고. 이제 섹시함까지 장착한 구리나자는 완전하게 비주얼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노출 의상으로 화제성을 확보하고 비주얼을 계속 알리니 확실히 예전보다 언급량이 늘었다. 역시 어느 나라나 위기에 처한 여자 연예인의 돌파구는 비슷비슷한 것 같아서 씁쓸하게 웃게 된다. 아래로 구리나자 공작소 웨이보에 올라온 춘절 기념 사진. 영상이 진짜배기인데 요새 웨이보가 영상 다운로드를 막아버린 모양.

헬보이 2: 골든 아미 (2008) 장대하고 화려해진 액션, 답습하는 단점 [내부링크]

딱 잘라 이야기해서 지금이야 영화 <헬보이>가 수작으로 취급되지만, 개봉한 당시 <헬보이>는 다소 밋밋한 액션 탓에 마냥 좋은 소리는 못 들었던 영화다. 평론가들의 호평도 대중의 악평을 막아낼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실패하는 원인이 되었다. 여러 특수한 능력을 지닌 요원이 존재하는 BPRD지만 결국 제대로 된 전투를 하는 건 헬보이 하나뿐이라 무조건 "헬보이 도와줘!"가 되어버리는 데다 액션도 지나치게 허무하다는 단점이 빈번하게 지적되었다. 그런 <헬보이>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고 평점도 크게 오른 이유는 어디까지나 길예르모 델 토로의 네임밸류가 크게 올랐다는 점, 기대 이하였던 새롭게 리부트 된 2019년 영화 <헬보이>에 대한 반작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대중으로부터 박한 평가를 받고 흥행에도 크게 실패한 영화 <헬보이>의 후속작인 <헬보이 2: 골든 아미>가 제작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헬보이>의 실패 경험은 길예르모 델 토로의 연출

영화 마약전쟁 (2013) 두기봉 감독의 마지막 불꽃 [내부링크]

영화 <마약전쟁>을 감독한 두기봉 감독은 홍콩 영화계의 최후의 희망 중 하나였다. 다작을 거듭하며 능력을 소모하던 홍콩의 감독들은 과거의 영광에 갇혀서 힘을 잃고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던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진출해버린 암흑기에도 홍콩 영화계의 보루로 굳건히 남아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며, 맥조휘, 진가신, 장문강 감독과 함께 홍콩 영화계의 일시적 재흥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검열이 홍콩 영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는 2010년대부터 두기봉 감독 역시 서서히 하락세를 겪었는데, <마약전쟁>은 그가 남긴 마지막 불꽃이라고 할 법하다. 두기봉 감독은 본래 홍콩 영화의 전성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오히려 홍콩 영화 몰락의 계기가 되는 영국의 홍콩 반환을 기점으로 치고 올라온 인물이다. 그는 감성적이고 화려한 영화를 주로 만들던 홍콩 영화계가 중국 대자본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많은 배우와 스탭이 중국 본토로 빨려 들어가는 현실 속에서 매우 독특한 포지션을 취했다

영화 잭 리처 (2012) 크리스토퍼 맥쿼리와 톰 크루즈 전설의 시작 [내부링크]

감독이 아니라 브라이언 싱어와 함께 작업한 각본가, 프로듀서로 더 이름 값이 있었던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영화 <웨이 오브 더 건>으로 감독 데뷔를 치렀다. 슬프게도 당시엔 크리스토퍼 맥쿼리 특유의 밀덕 성향이 인정을 받지 못한 데다 작품 자체도 크게 흥행할 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던 탓인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당연히 본인이든 스튜디오든 간에 이 결과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자의든 타의든 자칫 필모그래피가 단절될 위기에 처한 그의 각본 능력을 좋게 본 이들이 각본에 그를 투입시켜 필모그래피를 이어가도록 도움을 줬지만, 그가 쓴 각본들은 기획이 엎어지거나 재촬영하는 과정에서 흔적이 사라지며 약 8년 동안 공백기 아닌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 난감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주얼 서스펙트>로 영광을 함께 했던 브라이언 싱어는 기어이(?) 그에게 <작전명 발키리>의 제작과 각본을 맡겼는데, 여기서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한 사람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바로 톰 크루즈

영화 존 윅 2 - 리로드 (2017) 발동 걸린 채드 스타헬스키의 스턴트 쇼 [내부링크]

영화 <존 윅> 시리즈의 근간은 '스턴트'다. 첫 편인 <존 윅>의 감독을 맡은 채드 스타헬스키와 데이빗 레이치는 모두 스턴트맨 출신. <존 윅 2 - 리로드>부터 단독 감독을 맡기 시작한 채드 스타헬스키는 30년이 넘는 경력의 유명 스턴트맨이자 개인 스턴트 팀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의 단역들 역시 스턴트맨으로 채워졌고, 존 윅의 가장 강력한 맞상대로 설정된 킬러에 스턴트맨을 겸하고 있는 배우 다니엘 베른하르트(< 매트릭스>의 존슨 요원)가 캐스팅되었다. 이렇게 영화를 채우고 있는 스턴트맨들에 주연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까지 포함해서 이들이 뭉치게 된 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다름이 아닌 <매트릭스> 트릴로지가 튀어나온다. 특히 영화 <존 윅 2 - 리로드>부터 단독으로 연출을 하기 시작한 채드 스타헬스키는 <매트릭스>를 기점으로 본인의 인생이 뒤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전 세계에서 스턴트를 가장 잘 구성하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VFX 기술력이 발전하지

영화 갓 오브 이집트 (2016) 이집트 신화는 왜 배척당하나 [내부링크]

영화 <갓 오브 이집트>로 인해 다시 부상했던 '이집트 신화에 대한 영화는 망한다'라는 명제는 솔직히 통계 혹은 메타 분석의 영역으로 따진다면 사실로 자리 잡기 어렵다. 표본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이다. 이집트 신화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정말 극히 드물며, 그 비교 대상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작품은 어마어마하게 많으므로 이집트 신화가 무조건 망한다는 규칙을 세운다면 틀렸다. 따라서 <갓 오브 이집트>가 질적으로 비슷한 수준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화들보다 훨씬 크게 실패한 이유를 단순하게 분석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마땅하다. 이집트 신화에는 죄가 없다. 근본으로 파고 들어가 보자. 왜 이집트 신화에 대한 영화는 망하느냐가 아니라, 왜 이집트 신화에 대한 영화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가. <갓 오브 이집트>는 왜 낯설면서도 익숙한 이미지를 풍겼나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일단 먼저 서두에 언급해둔다. 나는 신을 믿지 않고, 종교를 믿지 않는다. 만약 창조주와 같은 개념의 무언가가 있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2014)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왜 크리스 카일을 미화했나 [내부링크]

전쟁 영웅이란 당연히 그 영웅의 손에 막대한 인명이 사살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전쟁 영웅이 정말로 영웅일 수 있으려면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전쟁이 반드시 필요로 했던 전쟁이냐는 것. 예를 들어서 침공해온 적국의 병력을 막아낸 인물은 영웅일 수 있다. 침공군의 입장이더라도 2차 세계대전의 연합군처럼 독일이나 일본을 향해 진군하면서 활약한 인물이라면 당연히 영웅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명분이 없는, 오로지 정복 야욕과 자존심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그 전쟁에서 활약한 병사를 영웅으로 추켜세운다면 여론이 갈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라크 전쟁에서 스나이퍼로 활약한 크리스 카일이 그런 경우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군으로 복무하며 맹활약한 인물을 영웅으로 추켜세운다면 아마 아랍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박수를 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서 활약한 미국군을 영웅으로 추대한다라. 이건 이래저래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그래서

영화 덩케르크 (2017) 위대한 패배에 대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접근법 [내부링크]

1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 유럽이 중흥기를 맞이하며 세상이 평화로워질 거라 믿었던 그 순간에 느닷없이 닥쳐온 '대공황'은 안 그래도 내적 불만이 쌓여만 가던 독일의 극단적 우경화를 불러왔고, 1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전에 그 독일에 의해 다시 거대한 전쟁이 일어났다. 2차 세계대전이다. 이전부터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던 반공주의는 파시즘이란 개념에 도달했는데, 그 극단성 탓에 그저 소수 의견에 불과했던 파시즘이 대공황 시기를 거치며 대세로 자리 잡고 유럽의 강국들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히틀러가 없었어도 처칠에 의해서 일어났을 게 2차 세계대전이라는 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때 2차 세계대전의 대체 역사물은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이 패전한 이후 처칠에 의해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거나 히틀러가 암살당하고 이탈리아, 스페인과 힘을 합친 영국이 처칠의 지휘 아래에서 미국을 공격한다는 내용이 대세를 이루기도 했다. 강대국들 사이

영화 데드풀 (2016) 라이언 레이놀즈를 울게 했던 영화의 제작 과정 [내부링크]

영화 <데드풀> 제작을 위한 라이언 레이놀즈의 진심 어린 노력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상상을 초월한다. 감독인 팀 밀러와 함께 사비로 각종 테스트 영상을 찍어서 스튜디오에 어필한 게 그가 기울인 노력의 한 사례. 그때 폭스는 <데드풀>의 무려 10년에 걸친 기획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작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영화가 엎어질까 말까 하는 타이밍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테스트 영상이 '유출'되었던 것이라던가. 그런 유출 아닌 유출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나서야 나름 확신을 가진 폭스가 제작을 결정했지만, 또 제작비를 충분히 주지 않아서 굉장한 곤란을 겪었다는 모양이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 스탭들의 개런티를 사비로 지급한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그중에서 각본가인 렛 리스와 폴 워닉에게 현장의 각본 수정에 관련된 비용을 주지 않으려 해서 라이언 레이놀즈의 사비로 충당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팀 밀러나 라이언 레이놀즈가 현장에서 직접 고칠 때도

부활한 중국 배우 류시시, 안타까운 초반부의 '일념관산' [내부링크]

드라마 <일념관산>이 초대박을 터트리면서 <유금세월>의 성공이 있었음에도 공백기가 길다는 이유로 인기를 의심하던 사람들을 입 다물게 만들었던 류시시. 어느 중드 팬이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배우와 류시시가 함께 드라마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자 '난 류시시가 예쁜 것도 모르겠고, 인기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아줌마 아니냐. 류시시가 여주인공이면 망할 것 같다.'라는 말을 해서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류시시는 그 드라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 남자 배우가 다른 여배우를 캐스팅해서 찍은 그 드라마는 처절하게 망하고 류시시 주연의 <일념관산>이 대박을 터트려서 꼴이 우습게 됐다. 류시시가 오랜만에 컴백해서 즉시 대박을 터트렸다는 소식에 괜히 기뻐서 <일념관산> 초반부를 봤다. 그리고 일단 접어뒀다. 전형적인 2010년대 무협 드라마다. 이른바 정통 소리를 들을 법한 무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다분히 유치하고 설거운 측면도 많으며, 오로지 캐릭터에만 집중하게끔 하는 전형성을 띤다.

영화 뮌헨 (2005)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 복수의 굴레에 대해 [내부링크]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많은 나라가 축하를 전하고, 약 2천 년 만에 돌아온 유대인의 국가를 환영했다. 물론, 환영만 있진 않았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제국을 건설했던 영국이 심어놓은 분쟁의 불씨는 중동의 아랍 연합을 자극했고, 이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스라엘이란 신흥 국가의 강력한 힘 앞에 먼저 노출된 건 바로 이스라엘이 건국된 자리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이었는데, 이스라엘은 이 팔레스타인을 지옥에 빠트리며 중동을 경악시켰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실상을 확인한 뒤 충격을 받은 폴케 베르나도테 백작이 UN에 이스라엘에 불리한 보고를 하자 이스라엘은 '레히'를 이용해 폴케 베르나도테를 살해해버렸다. 이 충격적인 (폴케 베르나도테 백작은 홀로코스트에서 유대인을 구해낸 종족의 은인이었다) 암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시작된 전쟁은 사공이 지나치게 많았던 아랍 연합의 패배로 끝나고 만다. 이 전쟁을 두고 1차 중동전쟁 혹은 이스라엘 건국 전쟁이라 부른다

블랙 호크 다운 (2002) 영화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오해 [내부링크]

1998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쳤고, 한동안 '돈이 안 된다'라는 인식이 있었던 전쟁 영화 기획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작자들과 감독들은 스튜디오가 긍정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사이에 재빨리 전쟁 영화의 기획을 통과시켜 막대한 숫자의 전쟁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바로 이때 <씬 레드 라인>, <진주만>,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위 워 솔져스>, <블랙 호크 다운>과 같은 작품들이 기획되었다. 결과적으로 <진주만>을 제외하면 대체로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다시 전쟁 영화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했지만, 적어도 이 시기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기술적으로 획기적인 무언가를 하나씩 남기는데 성공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의 척도가 되었고, <에너미 앳 더 게이트>는 스나이퍼 묘사에 대한 기준점이 되었으며, <진주만>은 공습씬의 레퍼런스였다. 그리고 <블랙 호크 다운>은 현대 시가전 연출의 모태가 되었다. 영화 <블랙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2018) 스티븐 스필버그니까 만들 수 있는 작품 [내부링크]

할리우드의 위대한 거장이자 다작 감독임과 동시에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정체를 알 수 없다고 하는 이유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쉬는 틈 없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을 담당할 뿐 아니라 제작하는 영화에 꽤 깊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며 지금까지 총 175개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중에 본인이 직점 감독을 맡아 연출한 작품이 58개나 된다. 한 해에 자신이 연출한 작품 두 개를 내놓은 적도 여러 차례 있으며, 가끔씩 각본도 본인이 쓴다. 대체 어떻게 스케줄을 짜길래 이렇게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 그렇다고 작품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다작 경쟁을 하고 있는 리들리 스콧은 작품마다 부침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거의 일관된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소재에 대해서 상당히 깊이 있는 이해도를 보이곤 한다. 예를 들어서 영

중국 배우 장정의, 요새 가장 핫한 듯한 여배우 [내부링크]

춘절을 맞이해서 중국 배우들이 화보를 올려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장정의가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고혹적인 개량 차이나 드레스로 관능적 비주얼을 과시한다. 최근 장정의가 입는 의상의 노출이 점점 대담해지더니 이제 차이나 드레스도 이렇게 스타일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 연예계의 노출 경쟁은 계속해서 가속화하는 중. 최근 중국 여자 연예인 중에 누가 가장 핫한가를 묻는다면 단연 장정의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20대 여배우 중에서 가장 핫한 정도가 아니라 중국 연예계를 통틀어서도 장정의 수준으로 핫한 배우가 안 보인다. 중국에서만 핫한 게 아니라 동남아나 우리나라의 중국 연예인 팬덤에서도 핫하다. 물론, 동남아와 달리 우리나라의 중국 연예인 팬덤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아무도 체감을 못하겠지만 말이다. 아래로 장정의의 웨이보에 올라온 춘절 기념 화보. 이 화보에서 장정의가 한 메이크업이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예쁘긴 오질나게 예뻐서 가져왔다.

안젤라베이비 드디어 컴백하나, 중국 정부의 사상 교육에 대하여 [내부링크]

블랙핑크 리사가 출연한 크레이지 호스 쇼를 관람하러 갔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한 이후 돌연 잠적을 했던 안젤라베이비가 돌아오려는 모양이다. 그간 중국 정부에서 내린 지침을 제외하면 크리스마스나 신년까지 모조리 패스하며 잠적 상태였던 안젤라베이비의 웨이보에 춘절 기념 사진이 올라왔다. 그간 어디서 뭘 했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지만, 대충 짐작은 가기 때문에 한숨을 쉬면서 그러려니. 애초에 블랙핑크 리사가 크레이지 호스 쇼에 출연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온갖 비판이 일었고, 해외 블랙핑크 팬덤마저도 반응이 반반으로 갈린 바 있다. 성에 아주 많이 관대한 태국, 남미에서는 뭐가 문제냐는 반응인 반면에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는 저기에 왜 리사가 나가느냐며 탈덕을 외친 팬들도 있었다. 프랑스 팬들마저도 '굳이 거기를 왜...'란 반응이었다. 즉, 나라 혹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문제를 삼는 사람이 많은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안젤라베이비와 장가예가 리사를 보

영화 닥터 슬립 (2019) 스탠리 큐브릭과 스티븐 킹을 모두 존중한 결과물 [내부링크]

책의 초반부를 넘기며 읽다가 옆으로 치워버리고 다른 책을 읽기 시작하는 스탠리 큐브릭. 이윽고 그 책마저도 옆으로 치워버리고 한숨을 내쉰 뒤 다시 다른 책을 집어 든다. 물론 그 책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초반부만 읽힌 채 가엾게 쌓여 있는 책이 갈수록 늘어간다. 차기작의 소재를 책에서 찾고자 했던 스탠리 큐브릭의 노력은 '초반부에서도 날 사로잡지 못한다면 그 책에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라는 듯한, 그의 어쩌면 오만한 사고방식으로 인해 진도가 나아가지 않았고, 인류 역사에서 둘도 없을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차기작 소식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매니저는 스탠리 큐브릭이 매일 같이 책을 내던지는 소리에 신경 노쇠에 걸릴 지경에 처했다. 이 지옥 같은 날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만둬야 하는지를 고민하던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고 스탠리 큐브릭의 희미한 읊조림만이 들리기 시작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 그리고 혹시나 고령의 스탠리 큐브릭에게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2016) 재촬영이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어낸 사례 [내부링크]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의 직전에 데스 스타 설계도를 탈취하는 과정을 그린다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제작 소식에 스타워즈 팬덤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장대하게 펼쳐져왔던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이미 다루어진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디즈니가 수십 년에 걸쳐서 쌓아왔던 장대한 세계관을 '레전드'라고 이름을 붙여서 리부트 하는 것에 불만이 굉장히 많았고, 당연히 데스 스타 설계도를 탈취하는 과정이 새롭게 꾸며지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카일 카탄'이 배제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카일 카탄은 게임 <스타워즈: 다크 포스>를 통해 데뷔한 레전드 세계관의 등장인물로, 데스 스타 설계도를 탈취한 장본인이다. 그를 등장인물로 삼은 게임은 총 다섯 편이 나왔다. 카일 카탄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타워즈> 게임의 특징이라고 하면 역시 게이머가 실제로 제다이가 되어볼 수 있다는 점이 되겠다. 지금이야 <스

영화 리포 맨 (2010) 대출에 대한 공포로 마비된 미국 사회를 직유 [내부링크]

꽤 괜찮은 기획, 꽤 괜찮은 각본. 어쩌면 더욱 대규모 프로젝트가 되어 R 등급 블록버스터로 공개되었을 수도 있던 <리포 맨>은 결국 이리저리 표류하다가 2010년에 이르러서야 개봉했다. 본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관심을 보였을 만큼 가능성 넘치던 프로젝트는 대거 축소되어 주드 로, 포레스트 휘태커를 주인공으로 삼은 성인용 근미래 SF 영화가 되어버렸으니 다소 안타깝다. 그렇다고 <리포 맨>을 제작한 유니버설이 프로젝트에 힘을 아낀 건 아니었다. 영화를 촬영하던 시기의 주드 로는 다소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뭐가 어쨌든 아카데미 위너였던 포레스트 휘태커가 공동 주연으로 배치되었고, 할리우드에 당당히 진출해서 브라질의 영웅이 되었던 앨리스 브라가를 여자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 <디파이언스>로 크게 성장한 리브 슈라이버,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블랙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캐리스 밴 허슨도 주드 로의 아내 역할을 맡아 나오는 등 나름 캐스팅에 신경을 쓴 편

중국 배우 쑨이, 살인적인 어깨 라인으로 인형 같은 비주얼 자랑 [내부링크]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쑨이의 저 어깨는 보배다. 비록 이쪽 방면에선 쥐징이가 주름을 잡고 있지만, 쑨이의 어깨 라인은 쥐징이와 다른 묘한 갸냘픔이 있다. 남성으로 하여금 포옹을 꿈꾸게 하는 그런 어깨 라인. 우리나라에선 쑨이의 매력 포인트로 보통 러블리한 이목구비만 언급하는데, 그건 쑨이가 철저하게 단련했고 지금도 단련하고 있을 몸매를 다소 무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런 쑨이가 아이가 있는 돌싱이라니 참 놀라운 시대다. 아이가 있는 돌싱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떠오른다. 지금 안젤라베이비는 연예계에서 퇴출에 가까운 상태다. 그저 블랙핑크 리사의 크레이지 호스 쇼를 보러 갔을 뿐임에도 퇴출이라니 기가 막힐 따름. 탈세를 했던 판빙빙조차 이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에 처하진 않았던 걸 생각하면 저짝 나라 정부도 보통 미친 게 아니란 생각이 막 든다. 그저 쇼를 보러 갔을 뿐인데? 함께 크레이지 호스쇼를 감상했던 장가예 역시도 긴 시간 업데이트가 없다. 이쯤되면 궁금해진다. 경계하는 게 블랙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2018) 우아하고 강렬한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연출 철학 [내부링크]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미션 임파서블 3>,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과는 많이 달랐다. <미션 임파서블 3>는 시작부터 끝까지 정신없이 몰아치는 유형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였고,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인크레더블>로 현란한 액션을 선보였던 브래드 버드의 성향과 J.J. 에이브럼스 특유의 촬영, 영상 스타일이 배합된 독특한 작품이었다. 반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다분히 고전적 첩보물에 아날로그 액션이 배합된 우아한 영화다. 이미 <웨이 오브 더 건>으로 아날로그 스타일의 액션과 밀덕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총격씬을 보여줬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톰 크루즈는 <잭 리처>로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연출력을 시험해 본 뒤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 그에게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감독을 제안했고, 영화가 매우 훌륭하게 뽑히자 계속해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맡기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걸작 영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2007) 김한민 감독의 뚝심 있는 장르 배합 [내부링크]

제목에 '미스터리 추리극'이라고 적혀 있지만, <극락도 살인사건>은 '시골' 그것도 극한의 폐쇄성을 보일 수밖에 없는 섬마을에 파견된 교사를 통해서 밀실에 가까운 시골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블랙 코미디다. 다소 허술한 측면이 여럿 보이긴 해도 <극락도 살인사건>이 시사하는 것들은 절대 얕잡아볼 수 없는데, 현실에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음지(!)의 현황을 아가사 크리스티의 영향이 엿보이는 전개 방식과 2000년대 중반 한국 호러 영화에 종종 보였던 공포 요소, 고어 요소를 곳곳에 심어 흥미롭게 표현해낸다. '작고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시골'이란 존재와 '극한의 폐쇄성과 고립되고 험난한 지형의 섬마을'이란 조합은 이미 일찍부터 크리에이터들의 눈에 들어와 있었다. 특히 인터넷에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기 이전의 영화판에서 감독들은 발로 뛰어 취재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여러 감독이 섬마을의 폐쇄성에 주목했다.

영화 최종병기 활 (2011) 저물어가던 활의 시대에 대한 로망 [내부링크]

병자호란이 일어난 시기의 전 세계는 이미 활을 접고 총을 드는 흐름에 접어들어 있었다. 유럽은 이미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식민지 개척에 나선 상태였고 '30년 전쟁'이 일어나면서 냉병기가 완전히 힘을 잃었다. 이건 조선도 마찬가지여서 청나라 군대와 전투를 벌이던 조선군은 총포를 중심으로 무장했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는 남한산성에서 조선의 애기살이 청나라군을 저격하며 큰 활약을 했다고 묘사하지만, 정작 청나라군의 홍이포를 저격해서 박살 낸 것은 천자총통이었고, 청나라 장수를 저격해서 만주족을 일시적으로 물러서게 했던 것은 조총이었다. 물론 활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고, 병자호란 시기에 활은 이미 저물어가는 냉병기였다는 뜻이다. 조선군이 조총병 중심으로 편제된 이유는 임진왜란 시기에 조선군이 일본군의 조총병에 고생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군은 조총병을 필요한 곳에 활용했을 뿐, 막대한 양의 조총을 생산해 군인들에게 쥐여주진 않았는데, 화기 사용법을 익히기가 까다로웠던

톰 크루즈 영화 미이라 (2017) 다크 유니버스 불발의 원인에 대하여 [내부링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성공한 이후에 여러 영화사가 자사의 컨텐츠를 활용해 유니버스를 구축하고자 한 성패 사례가 쌓였고, 이를 통해 유니버스 구축이 성공하는 조건을 도출해낼 수 있게 되었다. 첫 작품부터 무리하면 안 되고,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이다. 톰 크루즈의 영화 <미이라>로 다크 유니버스를 구축하고자 했던 유니버설은 두 조건을 모두 무시해서 유니버스 구축에 실패했다. MCU는 그 조건을 확립한 장본인이다. <아이언맨>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만 하더라도 MCU의 구체적인 기획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리할 일도 없었다. 또한, <아이언맨> 이후에 여러 MCU 영화들이 혹평을 받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와중에도 파라마운트와 디즈니는 <어벤져스>까지 기다려줬으며, <어벤져스>가 성공한 이후에 다시 일부 영화가 혹평에 시달리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까지도 혹평에 시달렸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까지 뚝심 있게 기다려서 성공했

영화 더 씽 (2011) '괴물'에 대한 오마주로 점철된 가벼운 즐길 거리 [내부링크]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은 존 캠벨 작가의 <거기 누구냐?>를 원작으로 삼은 호러 크리처 영화다.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었는지 1951년, 1982년에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존 카펜터의 <괴물>은 바로 1982년의 영화다. 할리우드 호러 거장 존 카펜터가 전성기에 만들어낸 영화인 데다 서스펜스가 워낙 대단해서 호러 영화나 크리처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에 <괴물>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록 최신 영화와 같은 스피디함은 없어도 아날로그 특수효과의 극한을 보여 <괴물>이 창조해낸 외계인의 이미지는 이후 바디 스내처 영화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그런 기념비적인 작품인 데다 소설 원작까지 있는 상황을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일찍부터 <괴물>의 후속편이나 리부트를 꿈꿔오던 유니버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팬들의 반발이 희미해지는 타이밍을 잡아 프로젝트를 발진했다. 제목은 <더 씽>. 우리나라에선 존 카펜터의 1982년

영화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 (2017) 극한의 화장실 유머 [내부링크]

만약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영화의 미덕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가 마음에 들 수도 있다. NBC의 드라마 <SOS 해상 구조대>의 영화판 리메이크인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는 원작 드라마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작품이며, 사실 비슷한 유형의 성인용 코미디 영화들과도 상당히 차별화되는 B스러움을 자랑한다. 아니, 차별화되었다기 보다 지나쳤다는 말이 조금 더 적당할 것 같다. 영화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를 블랙 코미디로 구분하려는 사람도 보이지만, 이 영화에 풍자적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틀린 의미를 전달한 것과 같다. 블랙 코미디란 실소에 가까운 감정을 자아내는 매우 어두운 방식의 시대상 풍자, 조롱 등을 의미한다. 봉준호 감독의 주특기다.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의 코미디는 블랙 코미디가 아니라 '화장실 유머'라 불리는 음담패설로, 원초적 본능을 이끌어내는 방식에 가

영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2009) 남녀 갈등에 재소환된 마키아벨리스트 [내부링크]

일본 드라마가 아직 전성기를 달리고 있을 때, 멜로 분야는 한국 드라마에 밀리기 시작했어도 다른 분야에선 한국 드라마를 압도하고 있었던 그 시기에 당시 일본 드라마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던 작품이 있었으니 <백야행>이다. 아야세 하루카의 연기력은 미지수였지만, 와타베 아츠로나 야마다 타카유키라는 명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잔뜩 기대를 했는데, 정작 그런 기대했던 배우들보다 아역이었던 후쿠다 마유코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했던 그 작품. 세기의 걸작이라 불리는 드라마 <백야행>. 드라마 <백야행>을 보고 감탄했던 사람들이 원작 소설에 관심을 갖고 찾아서 읽었다가 오히려 드라마 <백야행> 특유의 씁쓸한 이미지보단 추리 소설의 경향이 더 짙어서 실망했다고도 할 만큼 드라마 <백야행>은 많은 측면에서 원작과 다른 개성을 보여줬던 작품이고, 한국 드라마를 안 보고 일본 드라마만을 보던 일뽕들에겐 기괴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히가시노 게

영화 괴물 (2006) 진영 논리로 비하당하는 봉준호 감독의 선견지명 [내부링크]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대박을 터트렸던 봉준호 감독은 이후 프로젝트인 <괴물>을 기획하면서 고생을 좀 했다는 모양이다. <살인의 추억>으로 크게 성공했음에도 한국에선 생소한 장르와 풍자적 성격이 짙은 영화의 스타일 탓인지 주변에서 난색을 표했고, 그 결과 충분한 제작비를 얻지 못해 클라이맥스의 불꽃 CG가 어색해졌다던가. 그런데 정작 개봉 당시 <괴물>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봉준호가 저런 어설픈 CG를 컨펌했을 리 없다면서 나름대로의 설명을 더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생선을 실제로 불태워서 영화 속 장면과 흡사하다는 걸 증명해 내기까지 했다. 그 정도로 영화 <괴물>은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다. 영화 <괴물>이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긴 했어도 미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영화는 코엔 형제가 떠오르는 플롯 트위스트와 블랙 코미디 도배해놓은 처절한 풍자극이었으며, 2000년대 중반 한국 사회의 현실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직유에 가깝도록 비판한다

영화 캐시트럭 (2021) 가이 리치의 묵직한 변주 [내부링크]

우리에겐 액션 스타 제이슨 스타뎀이 더 익숙하지만, 그가 액션 스타로 거듭나기 전에 할리우드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계기는 가이 리치와 함께 했던 영화들이다. 가이 리치는 본인의 데뷔작 주인공에 제이슨 스타뎀을 선택했고, 두 사람은 2005년 영화 <리볼버>까지 총 세 편을 함께 작업한 확고한 동업자였다. 그러다 가이 리치가 마돈나와의 열애설로 몰락세를 걷고 제이슨 스타뎀이 액션 스타로 거듭난 뒤에는 함께 일하는 일이 없었는데, 무려 16년이나 흘러 지난 2021년에 영화 <캐시트럭>으로 다시 뭉쳤다. 이후 <스파이 코드명 포춘>까지 연달아 작업하면서 두 사람은 무려 다섯 작품을 함께한 셈이 되었다. 가이 리치의 장편 영화가 겨우 14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그렇게 가이 리치와 제이슨 스타뎀이 16년 만에 함께 작업한 영화 <캐시트럭>은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에서 아주 독특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가이 리치의 영화, 혹은 제이슨 스타뎀의 영화라고

중국 배우 구리나자,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드레스로 웨이보의 밤 참여 [내부링크]

구리나자가 지난 몇 차례의 시상식에서 대담한 드레스로 웨이보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본 덕분인지 이번에도 엄청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이 정도면 반드시 화제의 중심에 서겠노라고 다짐을 한 수준이라 봐도 될 것 같다. 구리나자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을 얼굴력에 여러 방면으로 단련을 거듭한 몸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다만 이렇게 대담한 드레스를 3종이나 입고 나왔음에도 구리나자는 그다지 화제가 되지 않았다. 이유로는 최근 중국 배우들의 드레스 노출 수위가 전체적으로 다 오른 것도 있고, 가장 주목이 집중되는 레드 카펫에 하필 가장 별로인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는 것도 있다. 또한, 이번 웨이보의 밤은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케미 중심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구리나자는 거의 따로 놀다시피 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이렇게 대담한 드레스를 입었는데도 레드 카펫 직전에 추워서 벌벌 떠는 조로사 움짤보다도 인기가 없었다. 그나저나 여전히

영화 갈증 (2014) 이게 고마츠 나나의 데뷔작이라니 [내부링크]

지난 <갈증> 일본판 블루레이 포스팅에서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에게 초점을 맞췄으니 이번에는 고마츠 나나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해 볼까. 영화 갈증 (2014) 광기와 집착의 나카시마 테츠야를 그대로 반영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특징을 얘기해 보라면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 CM 감독 출신의 영화... blog.naver.com 엄밀히 말해 영화 <갈증>은 고마츠 나나가 있었기에 성립할 수 있는 영화였다. 천진난만하고 청순한 얼굴로 마약부터 살인까지 중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다니는 후지시마 카나코는 고마츠 나나의 비주얼이었기에 성립할 수 있었다고 본다. 본래 모델로 활동하며 여러 과감한 화보를 찍기도 한 덕분에 파격적인 설정이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일이 없는 고마츠 나나의 스탠스는 후지시마 카나코를 연기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역할 자체가 워낙 파격적이라 고마츠 나나로서도 나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데뷔작부터 강한 이미지로 나가면 이후 필모그래피를 쌓기가 쉽지 않아진다

왓치맨 감독판 얼티밋 컷 (2009) 크리스토퍼 놀란도 감탄한 그 걸작 [내부링크]

코믹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을 딱 하나를 꼽으라면 일본 만화인 <데빌맨>을 꼽겠지만, '그래픽 노블'로 범위를 넓혀서 따지고 보자면 명백하게 <왓치맨>이다. 여기서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건 1980년대에 있었던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을 구분 지으려는 노력을 무시하는 태도다. 적어도 1980년대 만큼은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이 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카시즘으로 대두되었던 미국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끔찍한 차별과 압박, 검열은 코믹스에도 영향을 끼쳐서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이르러서 코믹스란 그저 어린아이들이 읽는 저급한 대중문화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본래 성인들을 위한 프로파간다로도 사용되었던 코믹스가 아둔한 미국 정치가들 탓에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만 것. 그런 와중에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각성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강타하며 재흥을 거듭하던 1970년대에 코믹스 업계에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2015) 걸작 영화여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 [내부링크]

<매드 맥스> 시리즈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다.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진 않아도 매우 가까운 미래라는 걸 암시하는 대사들, 정황들이 등장하며, 핵 전쟁, 오일 쇼크에 대한 불안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시대에 개봉했다는 점을 더해 <매드 맥스> 시리즈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유형의 아포칼립스 혹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없는 게 아니었음에도 <매드 맥스> 시리즈가 특히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조지 밀러 감독의 놀라운 연출이 결정적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지만, 분명히 가까운 미래라는 배경을 아주 잘 살려냈던 것도 분명히 어느 정도 작용했다. 지금 당장 인류가 멸망하고 세계가 황무지로 변한다면 살아남은 이들이 어떤 식으로 전투를 벌일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찰이 있었던 것. 그런데 <매드 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의 루머가 돌기 시작한 지 약 10년 정도 지나자 이 '가까운 미래'라는 영화의 설정은 조롱의 방식으로 전락하고 만다. <매드 맥스 4>는 가까운 미래에 만들어질

영화 나이브스 아웃 (2019) 라이언 존슨 감독의 명예 회복 [내부링크]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호불호가 극단으로 갈리는 바람에 <스타워즈> 팬덤으로부터는 거의 악마 취급을 받게 된 라이언 존슨이지만, 그 논란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제외하면 매우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인기를 누린 감독이 아니다 보니까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럴 뿐 <브릭>, <블룸 형제 사기단>, <루퍼>까지 거를 타선이 없었다. 크리에이터는 아니었어도 걸작 미드로 유명한 <브레이킹 배드>의 감독으로 참여해서 연출한 에피소드가 크게 호평을 받는 등 여러모로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지금 소개하는 영화 <나이브스 아웃> 역시도 라이언 존슨이 내놓은 수작 중 하나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감상하고 라이언 존슨에게 분노한 사람들은 <나이브스 아웃>이 추리극이라는 소식에 비웃었다. 라이언 존슨이 아가사 크리스티를 매우 좋아하고, <나이브스 아웃>이 그녀에 대한 헌사가 될 것이라는 정보에는 '당신의 수준으론 불가능하다'라며 비아냥거

영화 캐빈 인 더 우즈 (2012) 어쩌면 각본가 조스 웨던의 대표작 [내부링크]

영화 <캐빈 인 더 우즈>는 창고 영화였다. 작품 자체가 별로여서 창고로 들어간 게 아니라 제작사인 MGM이 3D로 변환해서 개봉하자고 요구한 게 원인이었는데, 사실 이 시점에서 MGM은 이미 파산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새로운 작품을 개봉할 만한 여력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캐빈 인 더 우즈>라는 놀라운 작품은 몇 년 동안 창고에 방치된 상태였다가 <어벤져스>의 개봉에 맞춰서 각본가인 조스 웨던의 이름값을 빌려 개봉해야만 했다. 지금이야 끔찍한 사생활과 <저스티스 리그>를 뒤엎으면서 생겨난 배우들과의 갈등, 그렇게 재촬영한 작품의 수준 문제 때문에 신랄한 비판을 받고 할리우드 활동이 쉽지 않아진 상태지만, 조스 웨던에게 재능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건 분명히 틀린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어벤져스: 에이즈 오브 울트론>마저도 분명히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기까지 인상 깊은 시퀀스가 여럿 존재했다. <저스티스 리그>로 혹평에 시달린 이후 크리에이터로 제작, 각본, 연출을 담

영화 아저씨 (2010) 한국 스턴트 업계의 혁명을 이끌어 낸 작품 [내부링크]

영화 <아저씨>는 지금에 와서 보면 흥행에 관해 신기한 측면이 많은 영화다. 클리셰에 가까운 이야기를 청소년 관람불가 수위로 풀어냈고, 대사도 유치찬란해서 어쩌면 우리나라 대중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에 해당하는 스타일이다. 작품의 전개 수준이나 동기의 리얼리즘, 대사의 수준만 따진다면 이정범 감독의 차기작이었던 <우는 남자>가 더 나았음에도 <아저씨>가 더, 아니 압도적으로 훨씬 크게 성공했다. 마약 밀매와 자금 유통의 과정을 묘사하느라 정작 마지막 액션씬이 펼쳐지는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이 상당히 간소화되었음에도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역시 이 영화가 대박을 터트린 건 상당히 신기하다. 영화 <아저씨>는 국내 관객 수 620만 명을 동원했다. 개봉 시점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중에서 3위에 해당하는 대성공이었다. <아저씨>가 대박을 터트린 이유를 굳이 찾아보자면 세 가지가 떠오른다. 제일 먼저 언급되어야 하는 이유는 역시 원빈이다. 영화 <마더>로 놀라운 연기력을

영화 산책하는 침략자 (2017) 크게 사랑을 외치는 구로사와 기요시 [내부링크]

일본 영화계가 부진에 빠져들었다고 말은 하지만, 거물 감독이 사라진 건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그 세계적으로 명성을 누리고 있는 감독들은 현재 일본 영화계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을 내린 뒤 한국을 벤치마킹해서 후배 감독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특히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예 대놓고 일본 영화계를 비판하며 후배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명박 시대의 대중문화 탄압(어느 감독은 이 시기를 두고 '한국 영화계의 냉각기'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이 다시 찾아왔다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런 거장들의 적극적인 비판과 후배 양성 계획에 밑바닥까지 털릴 수도 있다. 당장 나홍진 이후를 장식할 새로운 걸물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그런데 그렇게 후배들 교육에 힘을 다하는 시점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두 감독은 모호함을 무기로 삼아 염세주의로 일관하다가 희미한 희망을 전달하는 영화를

영화 아수라 (2016) 안산시와 한남동, 시대를 관통하는 무언가 [내부링크]

개봉 당시만 하더라도 꽤 호불호가 갈렸던 영화 <아수라>지만, 얼마 안 있어서 영화의 열성적인 팬덤이 생겨나며 이야기가 달라졌다. 모 정치인과 억지로 끼워 맞춰버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비롯된 정치 관련 이슈가 일어나기 이전의 이야기다. <아수라>는 손익분기점에 한참 미치지 못한 영화였음에도 '아수리언'이라는 팬덤이 생겨났고, 그들은 <아수라>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자신들의 소감을 남겼다. 박성배의 '박'이 이명박근혜의 '박'이라는 이야기도 아수리언들을 모아놓고 했었던 GV에서 나왔던 이야기다. 즉, 흥행에 실패한 작품임에도 GV를 진행했을 정도로 <아수라>의 팬덤은 굳건했다. 사실 영화 <아수라>를 재미없게 본 사람들이 겁을 너무 많이 줬던 것도 있다. 지나치게 잔인하다느니 클라이맥스가 비현실적이라느니 하면서 감상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선입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주장을 많이 퍼트렸다. <아수라>를 감상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영화는 피카레스크 느와르라는 장르적

영화 언피니시드 (2011) 악마는 위선 속에서 살아남고 자라난다 [내부링크]

헬렌 미렌, 샘 워싱턴,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인공을 맡았음에도 화제가 되지 않은 영화가 있다. 그 영화가 공개되었을 땐 <더 퀸>의 헬렌 미렌이 영화 <레드>로 노익장을 과시한 직후였다. 샘 워싱턴이 영화 <아바타>, <타이탄>으로 아직 핫했던 시절이며, 제시카 차스테인이 한참 미모에 물이 올랐던 시절이다. 그런 절묘한 타이밍에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서 걸작이 될 거라는 평을 얻었던 각본으로 제작되었음에도 전혀 화제가 되지 않았다. 나무위키에 단독 문서가 없는 건 당연하고 헬렌 미렌의 필모그래피 문서에는 아예 등록조차 되지 않은 영화. 바로 <언피니시드>다. 영화 <언피니시드>가 화제가 되지 않은 것, 흥행에 실패한 것은 영화의 수준과는 별개일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영화 자체는 구멍이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나쁘지 않았다. 샘 워싱턴의 무표정한 연기가 거슬리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언피니시드>의 주인공은 헬렌 미렌과 제시카 차스테인이기 때문에 단점으로 크게 부각될 부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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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자드 네이버 연동용 포스팅. 사진은 내일이나 내일모레 리뷰할 <강철비> 블루레이.

중국 배우 장정의, 당당했던 텐센트 비디오 성광대상 모먼트 [내부링크]

노출 의상으로 사방팔방 화제를 뿌리고 다니던 중국 여배우들 중에선 그나마 수수하게 입은 배우가 장정의였다. 물론 우리나라 기준이었다면 장정의의 의상도 나름 대담한 쪽에 속하겠지만, 저쪽 나라는 워낙 노출 경쟁이 심한 상황이라서. 그렇게 보수적으로 입고 나온 장정의였음에도 청순한 비주얼과 당당하고 털털한 수상 소감 덕분에 눈에 확 띄었던 게 장정의다. 처음 장정의를 봤던 게 <청춘적니>였으니 벌써 2년 가까이 되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아직 파릇파릇한 신인이었던 장정의는 지금은 당당하게 중국을 대표하는 20대 여배우 중 한 사람. 특히 한국에서 반응이 엄청나게 좋아서 중국 연예인 팬덤에선 장정의를 공주님으로 모신다. <청춘적니>가 중국 영화치곤 드물게 사회 비판적 시선을 은유하는 작품이었던 데다 대체로 민낯으로 나오던 장정의의 미모가 화제가 되었던 덕분이다. 이후에 장정의가 출연한 드라마들도 대체로 화제였고, 양조위가 주연을 맡아서 우리나라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영화 <무명>에서도

영화 강철비 (2017)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중립적이었던 1편 [내부링크]

영화 <강철비>가 개봉할 때는 남북 관계가 굉장히 민감하던 시기였다. 어떻게 해서든 남북 교류가 이어지느냐, 아니면 모든 게 실패하고 영원히 분단된 상태로 남느냐. 일종의 기로에 서 있었던 시기였다. 새로운 독재자로 등극했던 김정은은 유학파였다. 북한이 중국처럼 개방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고립되어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되어버리느냐의 선택에서 혹시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며 전 세계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많은 사람이 걱정했다. 지금 <강철비>와 같은 남북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 나오는 게 맞느냐는 이유였다. <강철비>가 북한에 우호적인 시선을 던지는 작품이든 부정적 시선을 던지는 작품이든 치우치는 순간 끝장이 나는 타이밍이었다. 양우석 감독이 스토리를 맡았던 원작 웹툰 <스틸레인>이 북한에 부정적 시선을 던지는 작품이긴 했지만, 동시에 그는 영화 <변호인>을 만드는 바람에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영화 아쿠아맨 (2018)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현실을 그 누가 예상했을까 [내부링크]

어쩌면 영화 <아쿠아맨>의 초대박 흥행은 기적이라 봐야 할지도 모른다. 영화 <아쿠아맨>이 제작되던 당시 DCEU의 분위기는 정말 좋지 않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더우먼>이 적어도 흥행만큼은 성공하면서 나름대로 고조되던 분위기는 '조스티스 리그'라고 불리는 2017년 판 조스 웨던 감독의 <저스티스 리그>가 크게 실패하는 바람에 찬물이 끼얹져졌다. 아쿠아맨 캐릭터만이라도 <저스티스 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면 모를까, 그조차도 아니었다. <저스티스 리그>의 아쿠아맨은 까칠하고 건방지기만 할 뿐 아무런 활약도 하지 않은 캐릭터다. 중반은 반전 코미디로 소소한 웃음을 주긴 했지만, 정말 어처구니없고 엉뚱한 장면이었기에 웃고 나서 오히려 씁쓸함이 치밀어 오르는 기괴한 감정을 선사했으니 좋은 감정이 남을 리 없었다. <아쿠아맨>에 대한 불안감은 <저스티스 리그>에서 비롯된 것 말고도 많이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 기자들과 제작진의 인터뷰로 유출된 정보들 엔 불안한 요소가 많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 (2016) 방치된 국경과 무너져가는 중산층 [내부링크]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는 분명히 마냥 올바르지 않다. 전 세계 사람들은 한국, 일본, 중국(사회주의라 생각할 수 있지만, 개방된 이후의 중국은 분명히 자본주의다.)을 두고 '자본주의의 병폐가 가장 심각한 나라들'이라는 평을 하지만, 그건 무의식적으로 미국을 논쟁에서 배제하기 때문이다. 종종 이런 유형의 담론을 할 때마다 미국이 배제되는 걸 보면서 자본주의의 끝판왕이자 세계의 선두를 달리는 나라라는 압박감에 일단 논외로 삼는 것 아닌가 싶어 헛웃음이 나오곤 한다. 미국의 자본주의야말로 본질적 병폐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쩐의 소용돌이가 아닌가. 테일러 쉐리던은 그런 자본주의의 병폐가 가득한 미국 안에서도 행정 시스템과 국가 자본이 집중된 동부에 비해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는 미국의 국경들에 주목했다. 테일러 쉐리던의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 <윈드 리버>를 묶어서 테일러 쉐리던의 국경 삼부작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중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는 살기 어려운 국경에도 전달된 미

영화 메카닉: 리크루트 (2016) 개성은 없지만 재미는 있는 킬러 무비 [내부링크]

<트랜스포터>를 통해 '할리우드에도 홍콩 배우들처럼 액션이 되는 배우가 있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시점으로부터 약 10년. 조금은 지지부진하던 초창기를 지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가 되어 있었던 제이슨 스타뎀이 한참 액션 영화를 양산하던 시점에 나온 영화가 <메카닉>이다. 누가 홍콩 배우의 영향을 받은 사람 아니랄까 봐 어마어마한 다작을 했기 때문에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범작이 굉장히 많다. <메카닉>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나름 이질적인 빛을 낼 수도 있는 작품이었지만, 정작 제이슨 스타뎀의 영화치고는 액션이 빈약해서 결국 범작에 머무르고 만 영화다. 그런 작품이다 보니 <메카닉>은 흥행 성적도 시원치 않았는데, 다행히 제이슨 스타뎀의 영화가 대체로 그런 것처럼 2차 판권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수익을 올린 데다 한참 주가를 올리던 제이슨 스타뎀의 흥행성을 믿고 속편이 기획되었다. <메카닉: 리크루트>가 바로 그것. 이 과정에는 제이슨 스타뎀의 <메카닉>에 대한 애정도 큰 작용을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 (2012) 실랏의 원류와 제작의 우여곡절 [내부링크]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실랏'이라는 무술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이다. 정작 우리나라에는 '브루나이 실랏'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알려졌는데, 이건 실랏이 동남아시아 남부 국가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는 무술이기 때문이다. 영화 <아저씨>가 참고했다며 유명해진 실랏은 이후 한국의 여러 영화에서 차용하며 2010년대 초반에 시스테마와 함께 한국 무술 감독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무술이 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여러 영화를 통해 실랏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지금은 인도네시아 영화의 큰 성공과 이코 우웨이스의 할리우드 진출 덕분에 이제 중국의 우슈, 태국의 무에타이, 이스라엘의 크라브마가, 브라질의 주짓수와 함께 할리우드 무술 감독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무술이다.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은 그런 실랏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이며, 같은 감독과 배우가 참여해 제작한 <메란타우>의 정서적 후속작이다.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적극적으로 이용한 무술 실

에프엑스 빅토리아 송치엔 요염한 근황, 텅쉰스핀 성광대상 [내부링크]

어려운 시기네 뭐네 해도 중국은 시상식을 치르면서 차원이 다른 수준의 명품으로 치장한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예전보다 시상식이 줄어든 덕분인지 가지고 있는 돈을 최대한 집중하는 것 같다. 중국 연예인들 사이에서 사진사를 데려다가 찍은 고화질 화보를 올리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므로 예전보다 사정이 안 좋아진 건 맞지만, 사정이 안 좋아졌어도 이 정도라는 얘기다. 전 세계의 드레스는 전부 중국에 집중되는 느낌. 에프엑스 빅토리아(송치엔)가 이날 입고 착용한 의상과 액세서리 가격을 합치면 중국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아래로 빅토리아의 텅쉰스핀 성광대상 사진들. 오랜만에 스모키 화장을 한 빅토리아를 봐서 신선하기는 한데, 그다지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예뻐 보이는 현장 사진만 들고 왔다. 참고로 송치엔은 얼마 전에 에프엑스 14주 년을 기념하는 포스팅도 올렸다. 한글까지 적어 새심하게 한국팬을 배려해줘서인지 송치엔의 팬들이 참 좋아하더라. 그러나 이에

영화 레이드 2: 반격의 시작 (2014) 핏빛 현란한 실랏 액션의 극한 [내부링크]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이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속편이 기획되었는데, <레이드: 첫 번째 습격>과 정서적인 전작인 <메란타우>가 다른 장르의 영화였던 것처럼 <레이드 2: 반격의 시작>도 <레이드: 첫 번째 습격>과 다른 장르의 영화다. 마치 <무간도> 트릴로지와 흡사하다. 언더커버 스릴러였던 <무간도>와 달리 <무간도 2>는 정통 홍콩 느와르, <무간도 3>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장르가 변주되었던 걸 되새겨 보시라. <레이드 2: 반격의 시작>은 전작과 달리 언더커버 스릴러에 느와르가 배합된 장르로 완성되었고, 여기엔 인도네시아 영화계에 만연했던 홍콩 영화와 일본 영화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레이드 2: 반격의 시작>은 시리즈의 본질을 잊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본질을 더욱 드러내는 편이다. <레이드> 시리즈가 실랏을 중심으로 하는 무술 액션 영화라는 본질. <레이드 2: 반격의 시작>은 <레이드: 첫 번째 습격>보다 훨씬 장대하

중국 배우 종초희, 파격 그 자체였던 드레스 [내부링크]

중국 연예계가 광기에 가까웠던 노출 경쟁을 다시 시작했다. 구리나자에 이어서 지난 텐센트 시상식(텅쉰스핀 성광대상)을 빛낸 인물은 종초희. 어마어마한 드레스다. 본래부터 극한으로 단련한 몸매를 거리낌없이 드러내던 종초희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 없겠지 싶은 분들은 아래 사진을 보시라. 이 정도면 한창 훌훌 벗어던지던 시기의 니니와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 두 번째 드레스는 종초희로서도 부담스러웠는지 시스루 천으로 눈 가리고 아웅을 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섹시하게 느껴진다. 왠지 당분간 시상식은 구리나자와 종초희가 화제의 중심을 붙잡고 안 놔주지 않을까 싶다. 아래로 종초희의 파격적 드레스 사진 고화질.

영화 제이슨 본 (2016) 포스트 스노든 미국의 자발적 퇴보를 비판 [내부링크]

꽤나 화려한 복귀였다. 2007년 <본 얼티메이텀>이 개봉했을 때 맷 데이먼은 제이슨 본의 차기작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하자고 하면 할 것이라고 했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다른 작품에 전념하면서 시리즈 진행은 요원한 일이 되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유니버설은 제레미 레너를 캐스팅해서 스핀오프 <본 레거시>를 만들었지만, 평가와 흥행이 시원치 않았다. 일단 유니버설은 <본 레거시>에서 작가주의에 지나치게 치중한 토니 길로이를 하차시키고 저스틴 린과 함께 오락성을 강화한 제레미 레너의 차기작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타이밍에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이 새로운 제이슨 본을 만들겠노라고 연락을 해왔다. 유니버설이 얼마나 기뻐했을지 굳이 상상해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2016년 영화가 <제이슨 본>이다. 그럼 <본 얼티메이텀>으로부터 10년 만에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가 다시 제이슨 본을 만들겠다고 한 이유가 뭘까. '주제'를 가지

영화 고백 (2010) 절제 그 자체의 새로운 나카시마 테츠야 [내부링크]

블랙 코미디 성향이 짙게 드러나던 나카시마 테츠야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고백>이다. 필름의 흔적이 거의 없던 디지털 촬영 초창기(주로 소니에서 내놓던 카메라가 그랬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살려서 놀랍도록 절제된 미장센을 자랑하고 있으며, 스토리텔링 역시도 내레이션과 영상 내러티브 중심으로 이루어져 영화 속 복수의 테마에 걸맞은 절제로 점철되어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마츠 다카코의 표정만큼이나 차가운 영화의 디지털 영상은 <고백> 이후 <갈증>, <온다>로 이어져 나카시마 테츠야 후기 영화의 전반적인 성향을 결정지었다. 주인공인 마츠 다카코는 <고백>의 첫 번째 챕터에서 집중적으로 활약한 뒤 배후 조종자로 물러서 상황을 달관하는데, 이런 부분 역시 영화를 차갑게 하는 요소다. 의중을 알 수 없는 주인공의 행태가 영화에 절제를 불러왔던 것. 이후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체 자리는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던 인물들에게 넘어가는데, 이때 영상은 학생들을

한국 영화 더 킹 (2017) 검찰의 눈으로 본 극사실주의 현대사 [내부링크]

영화 <더 킹>은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면모가 없지 않은 작품이다. 굳이 영화를 철저히 내레이션 위주로 꾸몄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 그 내레이션을 맡은 조인성의 목소리에 극을 이끌어가는 에너지가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고, 이는 개봉 당시 <더 킹>이 약간 혹평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조인성이 연기 측면에서 <모가디슈> 전까지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는 걸 생각해 보시라. 영화를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려는 의도였다면 내레이션 위주의 진행이 영화 속 블랙 코미디 요소를 희미하게 만들었으므로 오히려 악영향이라 할 수 있다. <더 킹>은 내레이션 없이도 얼마든지 진행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한재림 감독의 아쉬운 선택과 별개로 영화 <더 킹>은 관객 500만 명이 넘게 들어오는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그 정도의 작품은 아니다'라는 반응(물론, 지금에 와서 보면 이것도 선동이 섞였으리라 추측해 볼 수 있다)이 있었음에도 <더 킹>이 성공한 것은 영화가 한국 현대사를

영화 초능력자 (2010) 시대의 흐름을 투영한 인상적인 데뷔작 [내부링크]

고수와 강동원이라는 꽃미남 배우들이 출연하는 사이킥 스릴러라는 말에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영화 <초능력자>. 그러나 영화가 나오고 난 뒤의 반응을 살펴보면 기대 이하라는 말이 절대적으로 많았는데, 아무래도 영화 <전우치>로 촉발된 강동원 표 히어로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반응이 알려주는 것처럼 영화 <초능력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유쾌한 사이킥 스릴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영화는 진득하고 눌어붙어 지치게 하고 또 아프다. 정신지배 능력으로 세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초능력자(강동원 분)가 그 능력이 먹히지 않는 규남(고수 분)을 만나서 벌어지는 혈투를 그렸는데, 사회의 저편으로 밀려나서 가진 거라곤 능력 하나뿐인 두 인물이 마찬가지로 주목받을 여지가 없는 사회의 저편에서 벌이는 혈투를 그리며 영화는 끝까지 이런 이미지를 관철해나간다. '당신이 모르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 김민석 감독은 당시 막 한국에 몰려들기 시작했지만, 세상으로부터 방치당했던 외국인

중국 배우 백록, 한복이나 고려양 관련해서 은근히 유입이 있는 배우 [내부링크]

이 블로그는 근본적으로 블루레이 중심의 영화 블로그인 데다 중국 연예인에 대해서 딱히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것도 아니라서 중국 연예인 팬들이 굳이 찾아오진 않는 편이다. 그냥 가끔 심심할 때 웨이보에 들어갔다가 괜찮은 사진이 있으면 가지고 오는 정도라 최신 소식을 보려고 들어오는 사람도 없다. 다만 최근 들어서 백록과 한복, 고려양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퍼지고 백록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인기글에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해서 재미있다. 아시다시피 중국의 한복 공정은 고려양을 상세히 기술한 중국의 기록이 방해물이다. 중국인들이 소중한 자국의 기록들을 완전히 삭제하는 뻘짓을 해버리지 않는 한 한복은 중국의 것이 될 수가 없다. 중국인들도 마냥 바보는 아니라서 소분홍들의 한복 타령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소분홍들은 웨이보 트렌드에 한국 드라마나 한국 연예인이 뜨면 한국인이 돈을 주고 트렌드를 산 것이라 주장하거나 한복, 김치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며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데, 당연

영화 더 이퀄라이저 (2014) 복수극 리메이크를 요구한 시대의 흐름 [내부링크]

안톤 후쿠아가 연출하고 덴젤 워싱턴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이퀄라이저>는 사회 비판과 복수극이 난무하던 20세기 후반, 미국의 대중문화 업계에서 나름대로 흔적을 남긴 TV 드라마 <맨하탄의 사나이>를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에게 힘을 숨기고 있던 히어로가 대리로 철퇴를 내린다는 전형적인 이야기는 전제 왕권이 권력을 휘두르던 시절에도 소설이나 연극 등으로 재현되어 왔다. 그야말로 클래식 그 자체. 따지고 본다면 <춘향전>이나 <홍길동>도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이며, 모모타로나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에도 그런 성향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탐관오리나 시대적 아픔을 타파한다는 이야기는 아마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설화나 소설 등으로 내려오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극단적으로 발전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사회의 부조리가 더욱 잘 알려지게 된 현대에 들어서는 뜻밖에 이런 이야기가 억제된 적이 있었다. 현대에 들어 독재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는 공산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2017) 파워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평작 [내부링크]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한 건 사실 뜬금없었다. 스파이더맨의 등장은 '시빌 워'라는 큰 이벤트를 위해서 히어로들을 끌어모아야 하는 처지에 있었음에도 MCU의 스토리상 들어올 수 있음과 동시에 인기까지 갖춘 캐릭터가 많지 않았던 마블의 급박한 사정이 만들어낸 기적에 가까웠다. 아이작 펄머터 아래에서 진행된 마지막 프로젝트라는 걸 생각하면 더욱 기적이다. 그 짠돌이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걸 꺼려 했으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개런티에 관해서도 대단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작품의 태동부터 방해를 했다. 그런 와중에 소니 픽처스와 스파이더맨 관련 계약을 따낸 건 분명히 기적이란 말 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스파이더맨은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을 서술할 기회를 놓쳤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미 능력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로 등장했고, 한참 진지했던 영화의 정치, 사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시리즈의 부활을 기대해 보다 [내부링크]

김명민의 장대한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시네필들의 일반적인 반응은 이러하다. "믿고 거르는 김명민." 연기파 배우로 명성이 자자한 김명민에겐 매우 가혹한 반응임에 틀림이 없으나, 드라마 쪽에서 그가 누리고 있는 명성에 비해 영화 쪽의 명성은 다소 아쉬움이 있기에 나오는 말이다. 동년배의 비슷한 인기를 누리는 영화배우들이 본인들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영화를 여럿 가지고 있는 반면, 김명민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정도뿐이니 그에게 작품을 보는 눈이 없다는 주장은 잘 알아보지 않으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시작된 <조선명탐정> 시리즈 역시도 마지막 편인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서 시리즈의 미래가 불투명해졌으니 안 그래도 좋은 이야기를 못 듣던 김명민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비판이 있을 법도 하다. 다만 김명민의 영화를 '믿고 거른다'라고 말하는 건 분명히 글러먹은 태도다. 흥행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의

영화 로스트 (2012) 다작 시절 아만다 사이프리드 작품 치곤 무난 [내부링크]

영화 <로스트>의 주인공인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처음부터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배우는 아니었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주목을 받았음에도 바로 주연 배우로 올라서진 못했고, 평작의 조연으로 나오는 등 '예쁘지만 작품 운이 없는 배우'로 분류되기 직전이었다. 이때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드라마의 1회 성 조연으로 매우 빈번하게 등장해서 자신의 얼굴을 대중에 인식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독특하면서 위험천만한 전략이다. 대중에 얼굴을 알리는 것엔 성공할 수 있지만, 자칫 TV용 조연 배우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건 보진 못했어도 이름만큼은 모두가 들어봤을 영화 <맘마 미아!>다. <맘마 미아!>가 개봉하던 당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이미 20대 중반을 넘긴 상태였다. 최근 우리나라에 연기 분야 대학교와 연극 쪽에서 연기력을 쌓고 데뷔하느라 20대 중반에 이름을 알리는 배우가 많고, 한소희나 김다미처럼 모델 활동을 하거나 인스타그램의 여신으로 추앙받다가

영화 부산행 (2016) 한국 영화의 수준이 낮다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내부링크]

한국 영화 회의론자. 최근 크게 오른 영화의 표값이 한국 영화의 흥행에 악영향을 끼친 것을 두고 '한국 영화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 지금까지 흥행했던 게 신기.'라는 어처구니없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그들. 그런 그들에게 선동 당해서 '아, 한국 영화의 수준이 낮구나'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답답할 따름이다. 최근에는 <서울의 봄>이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걸 두고 '봐라, 잘 만들면 흥행하잖냐!'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을 따르면 지나치게 가혹하다. <서울의 봄>은 그야말로 마스터피스다. 이 정도의 작품이 되어야만 흥행에 성공하는 시장이 된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영화든 99% 실패한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준을 세우면 안 된다. 저런 한국 영화 회의론자들에게 낚여서 한국 영화를 안 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걸 모른다면 모를까,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찍던 당시에도

영화 크롤 (2019) 카야 스코델라리오와 알렉산드르 아야를 구원 [내부링크]

2000년대 초반, 잔혹한 예술 영화 쪽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던 프랑스 영화계는 초호화 라인업으로 유명했던 <늑대의 후예들>을 비롯한 여러 영화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지만, <늑대의 후예들>이 크게 성공했음에도 쇄신에는 실패했다. 엄밀히 말해 높으신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프랑스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스타일의 탐정물에 크리처물, 무협물을 뒤섞어서 만든 <늑대의 후예들>을 딱히 반기지 않았다. 프랑스 스타일의 블록버스터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지나치게 급진적이었다는 이유다. 프랑스인은 독일인과 함께 영화에 대한 자존심이 드높기로 유명하며, 자국의 예술 영화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프랑스에서 1위를 못 하고 있을 때 살펴보면 프랑스 예술 영화가 1위를 차지하고 안 놔주고 있어서일 때가 있을 정도다. 그토록 자국의 예술 영화를 사랑하는 프랑스인들로선 <늑대의 후예들>과 같은 퓨전이 마냥 마음에 들 리가 없다. 프랑스 영화계가 변화해야

영화 #살아있다 (2020) 원작을 뛰어넘는 각색의 좀비물 [내부링크]

영화 <#살아있다>는 <얼론Alone>이라는 제목의 맷 네일러의 원작 각본에서 비롯되었다. 개봉 직전에 나왔던 소문에 의하면, <얼론>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각본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블랙리스트란 부정적 의미의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각본가들이 영화사나 스튜디오에 제출한 각본들 중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각본을 분류해놓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각본이 무조건 좋은 작품이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참신함 정도는 갖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세이프 하우스>, <마이클 클레이튼> 등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각본으로 제작된 영화. <얼론>이 정말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각본이었다면, 현대 사회의 심리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투영했다는 사실이 작용했을 것이다. 맷 네일러는 <얼론>을 집필하면서 현대 사회 사람들은 위기를 느낄 때 자신을 외부로부터 고립시킨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좀비는 그저 소재일 뿐이고 각본의 내용물은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

영화 밀정 (2016) 냉철하고 우아한 연출로 위기를 극복한 김지운 감독 [내부링크]

공유의 공백기가 지나치게 길었던 건 전부 2016년을 위해서라는 말이 있었다. 그 정도로 공유의 2016년은 찬란 그 자체. <부산행>, <밀정>, <도깨비>까지 거를 타선이 없다. 심지어 이 세 작품은 전부 2016년 하반기에 나왔다. 짧은 기간 동안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당시 공유의 인기는 상상을 완전히 초월한 수준이었다. 역할의 이미지가 겹치는 작품도 없다. 냉정한 사회에 함몰되어 있던 가장을 연기한 <부산행>부터 일제강점기의 독립투사를 연기한 <밀정>, 자신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로맨틱함을 한껏 뽐낸 <도깨비>까지. 이 시기의 공유는 분명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음에 틀림이 없다. 개인적으로 <밀정>은 그런 공유의 출연작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한 가지를 꼽아보라면 '선택'의 비극과 '모호함'이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면 영화들이 전반적으로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체로 비극이거나 모호함이다. 이제 아련한

영화 제미니 맨 (2019) 대만 뉴웨이브 마지막 후계자의 몰락 [내부링크]

<제미니 맨>을 연출한 이안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의 마지막 주자라고 불린다. 그런데 그에게 이변이 생겨버렸으니 <제미니 맨>은 그 증거다. 80년대부터 경이로움 그 자체였던 대만 뉴웨이브는 마치 지금 한국 대중이 괴상한 선동에 휘말려서 한국 영화를 배척하고 있는 것처럼 대만 극장가와 대중의 배척을 받아 몰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대만 뉴웨이브를 홍콩의 중국 반환 시점인 1990년대 후반부터 몰락했다고 인지하는 일이 많은데, 난 이는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여긴다. 90년대 후반의 대만 영화는 그저 홍콩 영화에 빌붙어서 간신히 버티는 수준에 불과한 데다 작품의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럼 대만 뉴웨이브의 끝은 정확히 언제냐. 1995년이다. 에드워드 양이 대만 영화의 엄청난 퀄리티를 알아보지 못하던 대만 대중과 할리우드 영화만 틀어대는 극장가에 염증을 느끼고 대만을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시점. 허우샤오센 역시 정치적 논란과 대중의 외면으로 외국 자본을 끌어

구리나자 웨이보시계대회미광성전, 점점 대담해져가는 중국 연예인들 [내부링크]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전후로 의상의 수위가 얌전(?)해졌던 중국. 그러나 이 구리나자의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예전에는 눈 가리고 아웅처럼 달아놨던 시스루 천쪼가리조차 대부분 사라졌다. 이젠 대담하게 훌훌 벗어던진다. 과거 노출 경쟁이 심화되었던 중국 연예계를 보는 느낌. 그런 중국 연예인들 중에서도 구리나자는 그야말로 선두주자다. 예전에도 대담했지만, 지금은 더욱 대담. 중국인들은 구리나자를 보며 이제 노출 컨셉으로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지어 구리나자의 몸과 가슴이 따로 노는 움짤이 돌아다니면서 조롱을 당하고 있었다. 다만 조롱과 별개로 구리나자의 선택이 꼭 틀렸다고만 할 순 없을 듯하다. 30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나이임에도 대표작이 없이 예쁘기만 한 배우라는 얘기를 듣는 마당인데, 화제성까지 떨어져서 고민이 많지 않았을까 싶었던 차에 대담한 노출 화보 하나가 웨이보 인기 트렌드에 올라서 꽤 오랜 기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모양이다. 이를 보고 고민 끝에 본인의

구리나자, 대담하기 짝이 없는 착시 시스루 드레스 [내부링크]

요새 구리나자는 완전히 섹시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형 이벤트에 참여할 때만 대담한 드레스를 입는 게 아니라 예능의 프로모션에도 대담한 드레스를 입는다. 그 의상의 수위가 보통을 넘는 터라 중국인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아마 디리러바에게 계속해서 밀리는 현실 때문일 거라 본다. 작품 보는 눈이 엄청 나빠서 실패를 거듭하기도 했고, 연기력도 디리러바에 밀린다는 얘기가 많고. 이걸 커버하고 화제성을 일으키기 위해서 자신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비주얼을 강조하는 것 아닐까. 보시다시피 구리나자의 몸매는 중국 연예인 중에선 독보적인 수준이다. 구리나자는 지난 유럽의 패션위크에 참여하려고 막대한 돈을 썼다는 루머가 퍼지며 말이 많았다. 돈을 써서 패션위크에 참여하는 건 일부 중국 연예인들이 빈번하게 하는 방식이기도 하므로 딱히 특별할 것 없지만, 라이벌인 디리러바가 각종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면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패션위크에 전부 참석하고 있는 탓에 이래저래 조롱의 대상이

영화 본 레거시 (2012) 재평가가 시급한 토니 길로이의 역작 [내부링크]

제이슨 본의 이야기는 본 트릴로지로 끝났다고 여겨졌다. 속편의 여지를 안 준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성공했기 때문. 그러나 팬들은 생존한 것으로 결론이 난 제이슨 본의 이후 이야기를 원했다. 모든 걸 파멜라 랜디에게 맡기고 떠나버리는 방식은 분명히 무책임했다. CIA와 같은 국가 기관을 상대하려면 대리인이 아닌 제이슨 본 본인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고, 시리즈 내내 제이슨 본이 보였던 성격을 고려하면 <본 얼티메이텀>의 결말은 다분히 미래지향적이었다. 유니버설은 이런 팬들의 반응을 포착하고 제이슨 본 시리즈를 제임스 본드 시리즈처럼 만들고자 했다. <본 얼티메이텀>의 성공 직후 속편에 대한 의견을 타진했는데, 맷 데이먼은 "폴 그린그래스가 하자고 하면 하겠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따라서 속편 여부는 폴 그린그래스의 손에 달린 상태였지만, 폴 그린그래스는 당시 이라크 전쟁의 미국을 대놓고 비판하는 <그린 존>을 작업하느라 정신이 없던 상황이었다. 폴

영화 젠틀맨 (2020) 적극적으로 반영된 혼란의 시대상 [내부링크]

영국의 역사를 민족주의적 시각을 내포하고서 바라보면 매우 곤란하다. 통일신라 이후로 장기간 나라가 갈라지거나 다른 종족이 침투해서 지배층을 뒤바꾸는 일 없이 중세부터 이미 민족주의적 성향이 드러났던 한국과는 다르게 영국은 브리튼인의 세계에 로마 멸망 이후의 서유럽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게르만족의 침투를 겪었다. 보통 역사학자들은 게르만족이 브리튼을 무너트리고 지배층이 되는 시점부터 영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서술한다. 이 게르만족의 정체가 바로 앵글로색슨이며, 지금도 영국의 정체성이 앵글로 색슨으로 여겨진다. 인구만 따지면 피지배층인 브리튼인이 더 많았겠지만, 그들도 차츰 동화되어 스스로를 앵글로색슨이라 여기게 되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조선과 부여계 예맥인이 한반도 남부까지 집어삼킨 뒤 한인을 동화시킨 것과 흡사하다고 하겠다. 잉글랜드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언어가 달랐던 게 일상적이었다. 여타 유럽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각종 종족의 각축장이 되었기 때문으로,

영화 크로우즈 제로 (2007) 찬란했던 미이케 타카시의 전성기 [내부링크]

타카하시 히로시의 <크로우즈>는 일본의 학원 액션 만화다. 90년대에 특히 유행했던 학원 액션 만화는 사실상 미성년자들의 배틀 로얄에 가까운 형태이며, 소년지를 읽는 독자들의 연령대를 고려했을 때 다분히 그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 90년대엔 온전한 학원 액션 만화뿐 아니라 <비바 블루스>나 <상남 2인조>, <GTO>처럼 다른 장르와 융합된 형태의 작품도 잔뜩 등장했고, <마계학원>과 같은 학원 이능력 배틀 만화도 등장해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야말로 열풍이라 할 정도로 우후죽순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본의 학원 액션 만화는 하나같이 말도 안 되는 개차반 학교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많으며, 폭주족이나 야쿠자 역시 일상적으로 엮이는 편이다. 나가이 고의 <바이올런스 잭>을 학교 배경으로 한정시키고 수위를 최대한 낮춰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 봐도 꼭 틀리진 않을 정도로 막장이다. 덕분에 PTA를 비롯한 여러 시민 단체로부터 강력한 항의

류시시의 '일념관산'이 대박을 터트리다 [내부링크]

류시시의 <일념관산>이 화제다. 벌써 조회수 초대박을 터트렸을 때에만 올라오는 축전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대대적으로 대박 났다고 기뻐하는 광경은 송치엔의 <풍기낙양> 이후로 오랜만에 본다. 지금까지 한국 중국 드라마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오래간만에 볼 만한 중국 드라마가 나타났다고 좋아하고 있었다. 류시시의 팬들은 <일념관산>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자 굉장히 만족해하고 있다. 오랜 공백기로 상당히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흐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류시시의 공백기가 길었다고는 하지만, 전작인 <유금세월>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그 인기가 어디로 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잊혔을 뿐이고, 그 잊혔던 기억을 되새기게 해줄 법한 트리거가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일념관산>의 촬영 시작 소식은 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만 화제가 되었다 쳐도 며칠 전 '아이치이 함성의 밤' 행사에서 보여준 류

영화 반교: 디텐션 (2019) 그대로 반영된 장제스 독재 대만의 시대상 [내부링크]

<반교: 디텐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단은 대만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봐야 한다. 장제스의 국민당이 공산당에 밀려 대만섬으로 들어가고 얼마 안 있어서 중국 공산당이 북한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게 되어 국공내전은 끝이 났다. 포격전이 종종 이루어지긴 했어도 중국 본토 주변의 대만 영토에 그치는 정도라 대만섬 자체에 타격을 입히진 못했다. 장제스와 국민당이 눈을 부릅뜨고 본토 회복을 꿈꿨다고 하는데, 그들도 대만섬으로 밀려난 시점부터 전쟁을 통해 대만섬으로 돌아가는 게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렵다는 건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전근대가 아니다. 수만의 병력으로 십수만 병력을 단 번에 무찔러서 나라를 작살내는 방식의 전투는 성립하기 어렵다. 장제스는 한국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 등에 지원하면서 중국을 상대로 하는 포위망을 형성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그게 상황을 반전시키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당시 동맹국인 미국이 기나긴 전쟁에 지쳐있었다. 그렇게 본토

영화 헬보이 (2019) 고달팠던 닐 마샬 감독의 여정 [내부링크]

지난번에 올린 2019년작 <헬보이> 블루레이 오픈 케이스 포스팅이 부실해서 새로 작성한다. 헬보이 (2019) 한정판 블루레이, 만족감이 대단한 디자인 어설픈 VFX, 그로테스크한 묘사, 내러티브의 부재 등으로 엄청난 혹평을 들어야 했던 <헬보이 2019&g... blog.naver.com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2004년 작품 <헬보이>는 엄밀히 말해 실패작이었다. 많은 사람이 길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 시리즈를 그리워하는 바람에 지금은 컬트 영화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개봉 당시 반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인기에 갸우뚱할 거라 생각한다. 독특한 감성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평론가들과 다르게 대중의 반응은 매우 시큰둥했다. 특히 거창하게 전진하던 것에 비해서 허무한 클라이맥스가 문제라며 혹평을 내렸다. 한국에선 더 평가가 안 좋았다. <헬보이>의 개봉 당시 한국을 양분하던 포털 사이트 다음의 영화 섹션에서 4점대 평점을 기록하고 있었을 정도다. 그렇게 혹평을 받던 <헬

영화 사대명포 1, 2, 3 (2012~2014) 소설의 배경, 영화에 대한 잡평 [내부링크]

<사대명포> 트릴로지 이야기를 하려다가, 찾아보니까 한국 수입사에서 또 장난을 쳐놨다. <사대명포 4: 최후의 결전>, <사대명포 5>라는 제목을 멋대로 사용한 것. 게다가 원래 제목이 <사대명포>가 아닌 영화도 <사대명포>란 제목으로 개봉하는 등 이래저래 엉망진창이다. 본문의 내용은 영화 <사대명포> 오리지널 트릴로지 즉, 유역비가 나오는 <사대명포>, <사대명포 2>, <사대명포: 종극대결전>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유의하시길. 온서안은 중국 무협 소설의 전성기 끝 무렵을 빛낸 작가로 유명하다. 드물게 자신의 인적 사항이 드러난 무협 작가이기도 하다. 김용과 양우생이 무협의 세상을 열고, 고룡이 전성기를 보냈던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홍콩, 대만, 중국에서 쏟아져 나온 무협 소설들은 기가 막힌 퀄리티를 자랑한 반면, 중국이 경제 개방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대만에 민주화 분위기가 한껏 익어가기 시작하던 80년대 중후반부터는 그 퀄리티가 수직 하락하기 시작했다. 독재 정권의 압제

영화 써커 펀치 확장판 (2011) 잭 스나이더가 감독판에 집착하는 이유 [내부링크]

잭 스나이더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있으니 '감독판'이 되시겠다. 그는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방향과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일찍부터 인식을 했다. <300>을 제작하는 와중에 스튜디오로부터 받았던 간섭, 배우들의 부정적 반응을 통해 자신이 아무리 완벽한 그림을 머리에 그려도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비록 <300>이 크게 성공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자신을 믿기 시작했지만,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던 잭 스나이더는 스튜디오와 싸우기를 포기했다. <써커 펀치> 확장판의 존재 역시도 그가 싸우기를 포기한 증거물이다. 역시 계기는 <왓치맨>이다. 원작은 워낙 걸작인 데다 원작가인 앨런 무어가 자신의 작품에 손을 대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그런 탓에 감독들에게 있어서 <왓치맨> 프로젝트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본인의 커리어에 있어서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는 상황. 여러 감독이 프로젝트에 거쳐갔고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2014) 실제 역사와 영화의 차이 [내부링크]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다크 유니버스'라는 이름 하에 리메이크한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꽤나 독특한 포지션에 있는 영화다. 사실상 원작과는 별 관계가 없는, 어쩌면 루마니아인들이 가장 바랐을 유형의 판타지 영화였다.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이 실제 역사와 상당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라는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루마니아인들은 오랜 세월 자신들을 로마의 후예라고 자처하며 살아왔다. 실제로 루마니아의 정체성이 로마 지배기에서 비롯된 게 맞으므로 그들의 주장이 꼭 틀린 건 아니지만, 단순히 혈통적 의미로 따진다면 조금 달라진다. 루마니아에 하나의 정체성을 지닌 정치 집단이 탄생한 건 기원전 1세기 다키아 왕국이다. 처음 생겨난 왕국치고는 굉장히 조직화되어 강력한 군대를 지니고 있었고, 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체코 일대까지 장악하며 로마 제국을 위협했다. 중간에 종족끼리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기간도 있었지만, 데케발루스 시절에 재차 통합되어 로마 제국과 대

저지 드레드 (2012) 너무 오래되어 잊혀가는 걸작 만화에 대한 이야기 [내부링크]

2000 AD란 영국의 만화 잡지에는 1970년대부터 강렬한 설정의 디스토피아 SF가 여럿 연재되고 있다. 워낙에 매혹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근미래 디스토피아에 고대 역사를 엮어서 세계를 그려낸다는 방식을 정립했으며, 핵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는 고스란히 일본 만화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서 '일본 디스토피아 만화는 뭐든지 오리지널이고 우월해!'라고 외치는 일뽕들은 2000 AD의 만화들을 보고 멘탈이 박살 나거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척하곤 한다. 누가 봐도 일본 만화 역시 2000 AD에 빚을 지고 있으니 일본 만화는 반드시 오리지널이고, 우월해야 한다는 일뽕들로선 2000 AD는 눈엣가시일 뿐이다. 일뽕들로 하여금 정신승리를 하도록 할 정도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2000 AD는 이후 <듄>과 함께 SF의 뿌리가 되어서 어느 미니어처 게임의 근간이 되는데 바로 <워해머 40000>이다. <스타크래프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019) 새로운 트릴로지 썰과 밥 아이거 [내부링크]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공개되기 훨씬 전에 이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제작이 결정되어 있었고, 아직 한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직후에 공개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사망한 스파이더맨이 되살아난다는 의미이므로 '이건 실질적 스포일러 아니냐'라는 의견이 보였던 반면, 어차피 사망한 히어로들이 어떻게 돌아오느냐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주된 내용이 될 텐데 스포일러라고 할 것까진 없다는 의견도 보였다. 실제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초반에 앤트맨이 등장하면서 어떻게 블립을 해결하느냐로 가닥을 잡기 때문에 후자의 의견이 조금 더 정확했다고 봐야 하겠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으로부터 3개월 뒤에 개봉하는 거냐는 이야기도 많이들 했는데, 케빈 파이기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페이즈 4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2018) 아이디어가 빛나는 일본식 우당탕탕 [내부링크]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아이디어의 성공이자, 저예산이기에 가능했다는 독특한 구조의 성립이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아이디어가 영화 쪽에서 시도된 적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지만, 이 영화처럼 실제로 극단적인 저예산으로 촬영되어 그 한계를 있는 대로 맛볼 수 있는 작품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겠다. 당시 일본 대중문화 업계에 대한 자극적인 풍자이자, 미타니 코기 이래로 정립된 일본식 블랙 코미디의 조화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제목부터가 아이디어다. 영화의 정보를 전혀 모르고서 감상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제목과 시놉시스는 이런 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좀비 영화를 찍는 도중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고, 이 진짜 좀비에 당황한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끄고 도망치려고 하자, 카메라를 멈추지 말라고 외친 뒤 진짜 좀비를 찍는 미친 감독의 이야기가 아닐까.' 안 그래도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어떤 참신한 영화가 나왔을

영화 히트맨: 에이전트 47 (2015) 급하게 진행된 그 수준의 프로젝트 [내부링크]

히트맨: 에이전트 47 감독 알렉산더 바흐 출연 루퍼트 프렌드, 한나 웨어, 재커리 퀸토, 시아란 힌즈, 에밀리오 리베라, 댄 바케달, 안젤라베이비, 제리 호프만, 세바스찬 헐크, 롤프 카니에스 개봉 2015.09.03. 2000년 발매된 <히트맨: 코드네임 47>은 3인칭 스타일의 '암살 액션'이란 측면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게임이다. 비록 게임 자체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팬층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둔 면이 있었기에 속편 제작으로 이어졌고, 많은 게임에 영향을 끼쳤다. 속편인 <히트맨 2: 사일런트 어쌔신>에 이르러선 끔찍한 난이도를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해봐야 하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 게임의 성공적인 반응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한다. <히트맨: 컨트랙츠>까지 연달아 성공을 거둔 뒤엔 이미 영화 제작 프로젝트에 진입한 상태였고, <히트맨: 블러드 머니>가 공개된 당시엔 프리 프로덕션 중이었다. 다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영화 <히트맨>

이퀼리브리엄 (2002) 크리스찬 베일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내부링크]

이퀼리브리엄 감독 커트 위머 출연 크리스찬 베일, 에밀리 왓슨, 타이 디그스, 앤거스 맥파디언, 숀 빈, 숀 퍼트위, 매튜 하버, 윌리엄 피츠너 개봉 2003.10.02. 크리스찬 베일의 초반 연기 인생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배트맨으로 맹활약했고, 여러 작품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 끝에 한국에선 '베일신'으로 통했던 그이기에 지금의 20대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공적인 필모그래피와는 거리가 멀었던 크리스찬 베일이다. 그는 1974년생. 연기 인생의 라이벌이나 다름 없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동갑이고, 1986년 <태양의 제국>으로 데뷔했다. <배트맨 비긴즈>가 공개되던 당시 그는 이미 30대 배우였다. 기존 배우들이 할리우드 주류의 파이를 꼭 붙잡고 안 놔주는 데다 배우들의 데뷔 역시 갈수록 늦어지는 지금은 크리스찬 베일처럼 30대가 되어서 스타가 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영화 삼총사 3D (2011) 그저 화창하기 짝이 없는 근세의 프랑스라니 [내부링크]

삼총사 3D 감독 폴 앤더슨 출연 올랜도 블룸, 밀라 요보비치, 로건 레먼, 매튜 맥퍼딘, 주노 템플, 레이 스티븐슨, 매즈 미켈슨, 루크 에반스, 제임스 코든, 프레디 폭스 개봉 2011.10.12.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미국이고, 그 미국에서 탄생한 게 할리우드다 보니 할리우드엔 정말 다양한 입장의 영화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로빈 후드>를 리메이크할 때는 영국 평민인 로빈 후드가 프랑스를 적국으로 인식하고 프랑스군과 싸운다는 식의 전개가 등장하는 동시에 <삼총사>를 리메이크할 때 원작 속 프랑스와 영국의 전쟁을 고스란히 묘사하기도 한다. 즉, 국가의 입장 따위는 '어차피 픽션인데 뭐 어때'가 할리우드의 태도. 미국이 제3자기에 취할 수 있는 생각이긴 한데, 최근 점차 우경화되고 민족주의 정서가 짙어지는 영국과 프랑스라서 예전과 다르게 반발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여기에 <로빈 후드>, <삼총사> 관련 작품들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할리우드는 관련 작품을 잘 만들지 않

영화 무한의 주인: 불멸의 검 (2017) 우리나라 사람에겐 쉽지 않아 [내부링크]

무한의 주인: 불멸의 검 감독 미이케 다카시 출연 기무라 타쿠야, 스기사키 하나, 후쿠시 소우타, 이치하라 하야토, 토다 에리카, 키타무라 카즈키, 쿠리야마 치아키, 미츠시마 신노스케, 카네코 켄, 야마모토 요코 개봉 2017.12.29. 사무라 히로아키가 그린 일본 만화 <무한의 주인>은 독특한 설정과 거친 터치로 그리는 연필화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 특유의 성향 덕분에 사무라이가 관련된 작품치고는 현실성이나 고증이라곤 전혀 보이질 않음에도 일본 대중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가서 청년 만화라는 한계를 이겨내고 500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한때 <베르세르크>와 함께 청년 만화의 마지막 희망 정도로 여겨졌을 만큼 상당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5억 부를 가볍게 뛰어넘어버린 <원피스>와 같은 소년 만화들을 생각하면 인기작이라면서 겨우 500만 부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베르세르크>처럼 청년 만화의 레전드를 찍어버린 작품조차 4000만 부에 불과할 정도로 청년 만화는 취급이

에프엑스 빅토리아, 언제나 변함없는 비주얼의 송치엔 근황 [내부링크]

최근 무슨 싱글이라도 발매를 했는지 에프엑스 빅토리아 즉, 송치엔의 무대 사진이 여럿 올라왔다. 딱히 음악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상관이 없는, 그야말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송치엔이 이렇게 열심히 싱글을 내고 춤을 추는 걸 보면 댄스 가수로서의 열정이 아직 남아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럼 에프엑스를 왜 버리고 떠났느냐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눈앞에서 춤을 추는 수백억, 수천억의 돈을 생각해 보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송치엔은 거의 중국 공산당의 첨병처럼 활동한 사람이라 공산당의 눈엣가시가 되어 쫓겨나는 일도 없을 테니 미래도 쾌청하다. 넷플릭스에 <페르소나: 설리>가 공개됐길래 갑자기 뭐하나 궁금해서 웨이보에 들어가 봤더니 여전히 무시무시하게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에겐 배신자 혹은 기술 유출자 정도가 되니 그저 불쾌할 수밖에 없지만, 저렇게 성공할 수 있으니 통수를 친 거겠지. 통수를 치는 타이밍이 조금만 더 빨랐거나 그대로 한국에서 활동했다면 지금처럼

영화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 (2013) 흥미로운 배경의 B 영화 [내부링크]

헨젤과 그레텔 : 마녀 사냥꾼 감독 토미 위르콜라 출연 제레미 레너, 젬마 아터튼, 팜케 얀센, 필라 비탈라, 데릭 미어스, 조 벨, 잉그리드 볼소 베르달, 조안나 쿠릭, 토마스 만, 피터 스토메어 개봉 2013.02.14. 그림 형제의 동화가 지금까지도 세상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널리 알려진 이유가 뭘까? 단순히 서구권의 동화라서? 그럴 리가. 언제나 대중문화란 시대상을 반영해야 하는 법이고, 그렇게 시대상을 훌륭하게 반영한 대중문화는 언제나 경이로운 생명력을 지닌다. 그림 형제의 동화들은 그야말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했기 때문에 길고 긴 시간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 역시도 마찬가지다. 서로마 제국이 힘을 잃은 뒤 서유럽엔 일시적 권력 공백이 있었다. 이 틈을 타고 유럽 일대를 정주행한 종족이 바로 게르만족. 이들은 지금의 서유럽 전반에 걸쳐서 왕국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이를 전후로 서유럽은 온갖 종족의 용광로가 되어 수천 번의 전쟁을 일으켜서 수만 번의 전

영화 철마류 (1993) 흥미진진 엉망진창이었던 제작 비하인드 설화 [내부링크]

철마류 감독 원화평 출연 우영광, 견자단, 증사민, 왕정형, 임세관, 황점, 원신의, 이휘, 후요중, 장봉니 개봉 1993.07.17. 이연걸이 출연한 <황비홍> 시리즈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홍콩 영화계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속편과 스핀오프들로 극장가를 가득 채울 생각을 했다. 단순히 황비홍과 관련된 작품뿐 아니라 <황비홍> 이전까지는 딱히 볼 수 없었던 '변발 영웅'이 이연걸을 비롯한 스타 배우들을 통해 영화로 구현되었으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역시 <방세옥>과 <철마류>다. 그중에서 <철마류>는 황기영, 철마류, 황비홍이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황비홍>의 스핀오프다. 구전으로 퍼져 있는 <철마류>의 제작 관련 설화(?)를 살펴보면 조금 재미있다. 본래 황비홍을 중심으로 의적이 가세해서 탐관오리를 무찌르는 이야기가 <황비홍 4>로 기획되었으나 이연걸의 소속사와 서극 측의 이해타산이 안 맞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이연걸의 소속사는 이연걸을 '서

영화 일개인적무림 (2014) 무술 감독 견자단의 애정 어린 헌사 [내부링크]

일개인적무림 감독 진덕삼 출연 견자단, 왕바오창, 양채니, 바이 빙, 원빈, 장란신, 진위정, 방중신, 강대위, 추문회 개봉 미개봉 2008년 <엽문>으로 전설을 쓴 뒤 2009년 <8인: 최후의 결사대>로 함께 했던 진가신 감독과 마음이 잘 맞았던 견자단은 2010년에 그와 <무협>이란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전성기가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무협>이 개봉한 즈음 견자단은 그야말로 다작의 다작을 이어가는 바람에 출연작의 수준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배우였다. 한 해에만 두 편 혹은 세 편씩 출연작이 개봉할 때도 있었던 정도. <엽문 2>가 개봉한 2010년부터 <존 윅 4>가 개봉한 2023년 올해까지 14년 동안 무려 30개의 출연작이 극장에 걸렸는데, 걸출하다고 할 만한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해도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존 윅 4>, <무협> 정도뿐이라서 타율이 썩 좋지 않다. 물론 2010년대 중국 영화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탓도

세 번째 살인 (2017) 대만 뉴웨이브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내부링크]

세 번째 살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 사이토 유키, 요시다 코타로, 미츠시마 신노스케, 마츠오카 이즈미, 이치카와 미카코, 하시즈메 이사오 개봉 2017.12.14. 대만 뉴웨이브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코리아 뉴웨이브 이른바 '한류'만을 알고 있는데, 본래 한국 직전에 아시아의 뉴웨이브라고 하면 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있었던 대만 뉴웨이브 즉, 대류였다. 일베나 펨코, 디시처럼 혐오에 찌들어서 뇌가 쪼그라든 인간 쓰레기들이 주류를 이루는 사이트에선 오로지 일본 문화만 우월하다며 '한국, 대만 따위의 대중문화가 일본을 넘어 세계적 성공을 거둘 리 없다'라는 식으로 무시하지만, 한국은 분명히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고, 대만마저도 과거 아시아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적이 있으므로 그들의 의견은 사이트 성향에 걸맞은 쓰레기다. 대만과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권을 장악했던 홍콩이 끝까지 일본만은 정복하

데드풀 2 슈퍼두퍼컷 (2018) 여러 오해가 뒤섞인 비하인드 스토리 [내부링크]

데드풀 2 감독 데이빗 레이치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조슈 브롤린, 재지 비츠, 모레나 바카린, 브리아나 힐데브란드, T.J. 밀러, 빌 스카스가드, 스테판 카피식, 테리 크루즈, 줄리안 데니슨 개봉 2018.05.16. <데드풀>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둔 이후, 라이언 레이놀즈, 팀 밀러 감독은 당연하다는 듯 속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폭스로선 너무나도 고마운 이야기였다. 자신들의 멍청한 실수 탓에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데드풀을 망가트리면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중도 하차한 바 있고, 이후 라이언 레이놀즈의 지속적인 <데드풀> 제작 피드에도 시원치 않은 반응을 보였던 게 폭스다. 결국 라이언 레이놀즈가 직접 자비를 투자해 <데드풀>의 테스트 영상을 만들어 호응을 이끌어낸 끝에 영화 제작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데드풀> 1편은 대성공. 고마울 수밖에 없지 않나. <데드풀>의 성공에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한 건 분명히 라이언 레이놀즈였다. <데드풀 2>에서 그의 권한이 강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어쩌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흑역사 [내부링크]

다크 나이트 라이즈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마리옹 꼬띠아르, 조셉 고든 레빗, 모건 프리먼, 리암 니슨, 킬리언 머피 개봉 2012.07.19. 되새겨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크 나이트>의 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기적적인 일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메멘토>, <인섬니아>로 가능성이 넘쳐흐르는 감독임을 증명한 바 있지만, 영화를 잘 만드는 것과 별개로 <인섬니아>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 수준이 아니며, <배트맨 비긴즈> 역시 손익분기를 넘기긴 했어도 대박 흥행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는 <배트맨 비긴즈> 역시 걸작으로 분류되지만, 개봉 당시엔 '각본가 데이빗 고이어의 단점이 드러나는 영화'라는 평이 꽤 많아서 가볍게 즐길 만한 작품 정도로 취급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생 최초로 시도하는 블록버스터였다는 점도 <배트맨 비긴즈>를 저평가하는 이유가 되곤 했다. 물론, 성공이라

너는 여기에 없었다 (2017) 호아킨 피닉스 연기의 힘과 궁극의 한정판 [내부링크]

너는 여기에 없었다 감독 린 램지 출연 호아킨 피닉스, 예카테리나 삼소노프, 알렉스 마넷, 알렉산드로 니볼라, 존 도먼, 주디스 로버츠, 프랭크 팬도, 제이슨 배빈스키 개봉 2018.10.04. 한국어로 <너는 여기에 없었다>라는, 다소 평이한 제목으로 번역되었지만, 원제인 <YOU WERE NEVER REALLY HERE>를 직역하자면 <너는 절대 정말로 여기에 없었다>가 된다. 뉘앙스만 보자면 YOU는 여기에 있지 않았고, 있었다는 기억을 가진 자 그 자체도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듯한 강한 어조다. 이는 내내 은밀하게 움직이던 주인공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서 건물에 있던 - 기억이 있던 - 사람들을 모조리 몰살하는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직결됨을 알 수 있다. 그런 경험을 겪고 뇌리에 각인된 모든 것을 전면부정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행위는 분명히 여러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그렇다고 <너는 여기에 없었다>를 '어느 킬러가 정치, 재력가들의 아동 범죄 행위를 타

영화 월드 인베이젼 (2011) 침공당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전투 [내부링크]

월드 인베이젼 감독 조나단 리브스만 출연 아론 에크하트, 미셸 로드리게즈, 브리짓 모이나한, 레이먼 로드리게즈, 윌 로스하, 코리 하드릭트, 짐 파랙, 지노 안소니 페시, 니요, 제임스 히로유키 리아오 개봉 2011.03.10. 우리나라 제목은 <월드 인베이젼>이지만, 원제는 <배틀: 로스 앤젤레스>. 그러니까 심플하게 '로스 앤젤레스 전투'라고 제목을 지은 셈이 된다. <월드 인베이젼>이라고 하면 지구를 침공해 온 에일리언과 대대적인 전투를 벌여서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내용이 되겠지만, <배틀: 로스 앤젤레스>라고 하면 국지전으로 제한할 수 있다. 그저 에일리언에 의해서 미국 본토가 침공을 받는 사태에 직면한 미군이 에일리언을 몰아내기 위해서 치른 여러 전투 중 하나로 취급할 수 있다는 의미. 영화의 감독인 조나단 리브스만은 <월드 인베이젼>이 성공한다면 <배틀>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로스 앤젤레스를 넘어 미국 전역에서 벌이는 전투를 그리고 싶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드라마 체르노빌 (2019) 인간의 멍청함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내부링크]

체르노빌 연출 미등록 출연 자레드 해리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에밀리 왓슨, 제시 버클리, 아드리안 로우린, 샘 트로튼, 배리 케오간, 랄프 이네슨, 마크 루이스 존스, 페레스 파레스, 다비드 덴칙 방송 2019, 미국 HBO 전 세계에 원자력 발전소 폭발의 공포를 제대로 일깨워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 이 사건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 로버트 하인라인의 '인간의 멍청함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라는 문구를 증명이라도 하듯 25년 뒤 일본에 의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으로 이어졌지만, 무려 25년이나 그 멍청함을 발휘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히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이 계기였다고 본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모르는 인간의 멍청함을 같은 실수를 반복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에 한정 지으려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영화 인랑 (2018) 한국 영화에 대한 지나친 저평가에 반발해 보다 [내부링크]

인랑 감독 김지운 출연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신은수, 김법래, 이동하, 최진호 개봉 2018.07.25. 김지운 감독이 <인랑>을 리메이크하겠다고 밝히고 SNS에 각본 작업의 시작을 알렸을 때 기대의 목소리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의심은 아니었다. 당시 김지운 감독은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밀정>을 만들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감독이었으니까. 그저 원작 <인랑>의 배경 설정이 문제였을 뿐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했던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이 2차 세계대전에선 승전국이 되어 패전국인 공산당 일본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케르베로스 사가의 대체 역사 설정은 90년대 당시에는 파격적이면서 참신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현재 극도로 우경화가 진행된 일본 사회에선 '대체 역사로 독일은 승전국이 되었는데 왜 일본은 계속해서 패전국이냐. 일본이 무슨 공산주의 국가냐'라며 비난을 듣는 설정이다. 반대로 외국에

영화 아바타 (2009) 제임스 카메론의 길고 길었던 공백기의 정체 [내부링크]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미셸 로드리게즈, 지오바니 리비시, 조엘 무어, CCH 파운더, 웨스 스투디, 라즈 알론소 개봉 2009.12.17. <타이타닉>이 초대박을 터트리면서 그야말로 '세상의 왕'이 되어버린 제임스 카메론의 차기작이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했던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기 시작했다. 그러나 <타이타닉> 이후로 제임스 카메론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빙자해 본인의 해저 탐사 욕심을 채운다거나 <스파이더맨>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등 많은 사람의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였고, 너무 많은 부와 명예를 얻는 바람에 영화계를 은퇴하려고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2000년대엔 꽤 많은 사람이 은퇴설을 믿었는데, 2009년 개봉한 <아바타>까지 1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차기작 개봉이 없었으니 가십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은퇴설을 믿은 건 딱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사실, <아바타> 제작 소식이 들려온 시점에도 '정말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