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지 않은 다른 사람의 비밀

나는 다른 사람의 일기나 서랍을 함부로 보지 않는다. 다른 이의 비밀을 아는 것에서 이상한 수치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데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판타지가 마치 누군가의 성적 환상을 시각적으로 목격한 듯한 기분으로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 부친의 고향은 집성촌이라 마을에 사는 사람의 대부분이 친척이었다. 친척이 아닌 경우는 대를 이어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막역한 사이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집안 행사에 동네 모든 사람들과 어울려야 했는데, 누군가의 비밀을 처음 들여다보게 된 그날의 배경도 그러했다. 삼촌 두 분, 작은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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