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극락은 어디니?


너의 극락은 어디니?

며칠 전 더 추워지기 전에 오선생에게 한번 들러야겠다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버스 안은 한가로웠고 살짝 틀어놓은 히터 덕에 따뜻한 기운이 돌았다. 친구와 나는 약간 뒤쪽의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편안하고 따스한 분위기에 차창에 자연스레 머리를 기댔다. 내 머리위로 내려앉은 햇살은 포근하게 발끝까지 온기를 전했다. 버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 금방 복잡한 시내를 지났다 확 트인 시야와 오밀조밀 자리 잡은 작은 집들은 무심한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오선생에게 크게 절을 하고 나서 늘 그렇듯 문틈에 담배를 올려 주고는 나를 닮은 사진을 잠시 보았다. 처음이자 마지막 가평에서의 가족사진도 잠시 보았다. 같은 라인에 계신 분들과도 눈을 맞추고 성질 고약한 오선생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탑 꼭대기에 올라가 담배를 꺼냈다. 짓궂은 바람에 담배를 붙이는데 애를 먹어 애꿎은 라이터를 타박했다. 큰 숨 한번 쉬고 탁 트인 아래를 내려다보니 방금 점심 공양이 끝났는지 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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