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공방 하나:연필꽂이


나무공방 하나:연필꽂이

지하철을 타러 갈 때나 이리저리 동네 골목길을 산책하다보면 버려진 가구들이 종종 눈에 띈다. 문짝이 떨어져 나갔거나 한쪽 면이 뜯겨져 나갔거나 혹은 멀쩡해 보이거나……. 방 한편에서, 거실 모퉁이에서, 때로는 창고에서 묵묵히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손때 묻은 녀석들의 역사가 그려진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대문 앞으로 나와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는 것은 그의 수명을 다 했다는 뜻이다. 더 이상 주인이 필요로 하지 않아 허연 딱지를 붙이고서 아니면 그대로 버려 지나는 사람들에게 애꿎은 욕을 들어 먹으며 쓸쓸이 서 있는 것이다. 문득 이 녀석들로 뭘 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삐쭉 튀어나와 있는 서랍 하나 들고 왔다. 통째로 다는 가져가지 못해도 서랍 하나 만이라도 가져다가 뭔가를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서랍 하나를 가져다 내 아지트에 올려놓았다. 커피를 마시며 눈에 띄는 녀석을 보며 무엇을 만들까……. 가끔 생각했다. 역시 게으른 탓인지 그렇게 며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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