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 남자 그 여자.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십수 년 전에 연극 그 남자 그 여자 초연을 했다. 원래는 강풀의 바보라는 작품을 하려고 모였으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중단하게 되었다. 연출은 고민을 거듭한 듯했다. 모인 배우들이 좋아서 해산하기가 아쉬웠다고 어느 술자리에서 토로했다. 그렇긴 했다. 나도 동감한다. 물론 제일 나이 많은 나와 그리고 갑인 황을 빼놓고 말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 당시 영화에 매진하다 공연을 처음 하는 상황이었다. 뭐 어찌 되었든 연출이"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을 공연화하기로 했다. 책을 읽어 봤는데 좀 간지러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에겐 역시나 선택 권이 없다. 그렇게 우리는 배역을 정하고 조연출 하마를 필두로 다 같이 대본을 쓰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나와 황의 배역은 멀티였다. 1인 10역 정도 되려나... 뭐 어이없지만 난 하나에 집중을 잘 못하니 이게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 가지를 해보니 재밌을 것 같았다. 할머니. 멋진 선배.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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