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아버지 위해 대학 그만둔 김연용씨 고향 지키며 고기잡이 모습 카메라에 담아 ‘경운기를 몰고 아버지를 마중 나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무심코 경운기 뒤쪽을 돌아보았는데, 아버지가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앉아 계셨다. “아버지 뭐하세요?”“기도해.” “무슨 기도?” “경운기 사고 없이 무사히 데려다 달라고 말이야.” 난 지금까지 내가 운전을 잘해서 사고 없이 다니는 줄로만 알았다. 이제 보니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옹진반도 끝 작은 섬 선재도에 사는 김선호(63)씨는 장님 어부다. 그의 아들 김연용(29)씨는 몇 년째 아버지의 눈이 되어 외딴섬의 바닷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다니던 대학도 포기했다. 10리나 떨어진 개펄 밖 어장으로 이어진 줄에 갈고리를 걸고 혼자 바다로 나갔던 아버지를, 일이 끝날 때쯤 마중 나가 경운기에 태우고 돌아오는 일은 그의 중요한 일과가 됐다. “제가 뛰어나가서 그물을 걷어올리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을 아버지가 몇 시간씩 걸려서 하시는...
원문링크 : 눈먼 아버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