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와 내복 세 벌


새엄마와 내복 세 벌

새엄마와 내복 세 벌 내가 열두살이 되던 이른 봄, 엄마는 오빠와 나를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당시 중학생인 오빠와 국민학교 5학년인 나를 아빠에게 부탁한다며 눈물짓던 마지막 길.. 내게 남겨진 건 엄마에 대한 추억과 사진 한 장. 엄마는 사진 속에서 늘 같은 표정으로 웃고 계셨다. 아빠는 그렇게 엄마의 몫까지 채워가며 우리 남매를 길러야만 했다. 그게 힘겨워서 였을까? 내가 중학생이 되던 해 여름. 아빠는 새엄마를 집으로 데려오셨다. 엄마라고 부르라는 아빠의 말씀에 우리 남매는 따르지 않았다. 결국 생전 처음 겪어보는 아빠의 매타작이 시작되었고, 오빠는 어색하게 "엄마"라고 겨우 목소리를 냈지만, 난 끝까지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니 부를 수 없었다. 왠지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돌아가신 진짜 엄마는 영영 우리들 곁을 떠나버릴 것 같았기 때문에, 종아리가 회초리 자국으로 피멍이 들수록 난 입을 앙 다물었다. 새엄마의 말림으로 인해 매타작은 끝이 났지만, 내 가슴엔 어느새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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