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혼내주세요.


나를 혼내주세요.

내 나이가 80세가 되어도 날 혼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김혜자’하면 베테랑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절로 나온다. 평생 연기만 해왔고, 그분만큼 - 특히나 엄마역할을 - 연기를 잘하는 분을 찾기가 어렵다. ‘국민 엄마‘라는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릴 정도다. 그런 김혜자 배우(81)도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 를 찍으며 노희경 작가(56)에게 대본 리딩을 하다 혼났단다. 항상 하던대로 엄마역할을 연기했을 뿐인데, 부모 잃고 남편 잃고 딸까지 잃은 기구한 인생으로 거칠어야 할 캐릭터가 마냥 사랑스럽게 보인다고 말이다. 순간은 ’뭐지?‘ 라 생각했을지언정 결국 그 조언이 작품 촬영 끝까지 피와 살이 되었다고 한다. 항상 했던대로, 습관처럼 했다면 이와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었을 거라며 말이다. 웃으며서 혼난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의 태도에서 나는 배운다. 나이 80에도 혼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나이 불문하고 나를 혼내는 사람을 옆에 둔다는 것은 또 얼마나 큰 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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