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목련


그날의 목련

안개가 자욱히 낀 아침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마치 방문을 닫고 가습기를 켜둔거 마냥 습기가 몸을 감싼다. 회사에 도착하여 일을 할 준비를 한다. 안개가 걷히고 창문 밖의 목련이 눈에 들어온다. 몇일 전만 해도 조그만하던 봉우리가 손가락 두개정도의 크기로 자랐다. 갈색빛의 나무에 하얀 촛대들이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다. 퇴근 무렵 창문 밖의 목련을 다시 확인 한다. 하루 반나절이 지났을 뿐인데.. 조금씩 조금씩 목련은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퇴근길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서둘러 집 앞 까지 와서야 비가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장대비가 되어 땅을 적시고 있었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 빌라의 현관 앞을 발견 했다. 비를 피하며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연결이 되어 수다를 떨 수 있게 되었다. 내용은 없지만 즐거운 통화에 점점 빗소리는 잊혀져만가고 핸드폰 건너의 목소리만이 내 귀에 가득 찼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빗방울은 가늘어져 갔다. 목련은 내일 또 어떤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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