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7화

오늘은 할배가 많이 늦으신다. 아까 낮에 시장에 가셨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이윽해져 하늘 가득 별이 흐드러지도록 오시지 않는다. 오늘도 우리 할배는 술을 드시고 오려나 보다. 저번에 할매 산소에 갔을 때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도 저녁이었는데 할배가 비틀비틀 몸도 못가누실 정도로 술을 드시고, 그렇게 나랑 집에 오시다가 가시동추리(가시덩쿨)에 넘어지셨다. 그래도 바로 옆 낭떠러지에 떨어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 일이 있은 후 할배가 술 드시고 늦으시면 특히 더 걱정된다. 이런저런 생각에 '아~씨! 할배는 왜이래 안오노!', 중얼중얼 한다. '저만치 한번 나가볼까?'. 막상 나가려다 캄캄한 밤이 성큼 다가와 금새 마음을 돌이킨다. 모심기 철, 온동네 가득 개구리 소리로 휘엉청 달이 참~ 밝다. 별빛조차 달빛에 숨어버리고, 흐르는 은하수에 작은 가슴이 시리다. '할배만 빨리 오면 좋을 텐데, 우리할배....'. 얼마나 지났을까? 마을 앞 쪽에서 노래소리가 들린다. 우리...


#국민학교 #시골 #어린시절 #옛날이야기 #일상 #초등학교 #추억

원문링크 : 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