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는 건 싫어하지만 햇볕이 남아 있는 단어들은 아껴먹으려고 남겨 둔 사탕 같은 것


물에 젖는 건 싫어하지만 햇볕이 남아 있는 단어들은 아껴먹으려고 남겨 둔 사탕 같은 것

사탕과 해변의 맛 서윤후 해변에 버려진 것 중엔 내가 가장 쓸모 있었다 버려진 사람들이 잃은 것을 대신해 다시 버려진 사람을 줍는 세계에서 우리의 수도는 어느 쪽이었을까 한 뼘의 파라솔이 그늘을 짓고 우리는 통째로 두고 간 유실물로 남겨져 하나의 관광지를 이룬다 파도의 디저트가 되네 하나밖에 모르는 맛으로 사탕처럼 둥글게 앉아 녹아 가는 연인들 철썩이는 파도가 핥아 가네 발가락부터 녹으며 조금씩 둘레를 잃어 가는 사랑이여 사랑한다는 말을 남발하던 연인들이 전투적으로 질투하고 비로소 세계는 달콤해지고 온화해지네 해변이라는 말을 좋아해 물에 젖는 건 싫어하지만 햇볕이 남아 있는 단어들은 아껴먹으려고 남겨 둔 사탕 같은 것 내가 먹어본 사탕 중엔 네가 제일 별로였어 너처럼이라는 직유가 가진 설탕과 소금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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