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은 걸까 싫은 걸까 - 비 :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한 너


네가 좋은 걸까 싫은 걸까 - 비 :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한 너

비가 오던 지난날들이 지금 내리는 이 비처럼 우수수 내게 떨어졌다. 어둡고 축축한, 무거운 너 습하고 어둡고 지치게 만드는 비를 싫어했다. 놀이터에 나가 놀지 못하게 하고, 하늘을 까맣게 만들고, 기분까지 우울해지게 만드는 비를 미워했다. 불청객인 비가 올 때면 우산을 챙기지 못한 내가 한심했고, 우산을 써도 어쩔 수 없이 젖고 마는 신발에 속이 상했다. 산성비라는 소문에 나의 머리카락이 전부 빠질까 두려웠다. 지나가고 나서 찾아오는 추위를 준비도 없이 맞이하는 것이 몹시 불쾌했다. 세차를 하고 나서 내리는 비를 맞으면 그것만큼 짜증이 나는 일이 없었다. 수많은 이재민을 만드는 많은 비를 볼 때면 화가 났다. 하지만 사실 나는 이기적이게도, 내가 싫다는 이유로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억을 만들어준 고마운 너 고등학교 시험기간, 맑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하교 시간에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아무런 준비도 못 했던 나와 친구들을 겁줬다. 우리는 함께였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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