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1) _ 류시화


[필사]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1) _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작가 류시화 출판 더숲 발매 2019.03.11. 리뷰보기zz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한 시기였다. 졸업을 얼마 앞두고 있었지만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더 힘들게 느껴져,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앞이 내다보이지 않았다. 그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저 앞에서 강물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그때, 더 이상 밀려날 곳도 업는 두려움 속에서 나를 구원한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다. 낡은 창고 앞에 서서 위협하듯 불어 오르는 강물을 보며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시인이 아닌가!’ 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모든 상황이 시를 쓰고 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험해야 하는 일들로 여겨지고 삶의 의지가 다시 솟았다. 자신의 소명을 사랑하면 필시 세상도 사랑하게 된다. 그 밤에 비를 맞으면서 나는 온 영혼을 다해 소리 내어 시를 외웠다. 그리고 나 자신이 ‘오갈 데 없는 처지’ 라거나 ‘공동체에서 쫓겨난 마귀’ 가 아니라 시인이라고 생각하자 얼굴을 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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