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섬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는 우리말의 ‘섬’과 프랑스어의 ‘île’란 말을 대단히 좋아한다. 그것을 종이 위에 써 놓고 보면 더욱 애잔한 정이 간다. 흔히 표의 문자인 한문에서는 글자의 생김새와 그 뜻이 상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표음 문자에서는 사물의 모습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한글의 ‘섬’과 여성 명사인 프랑스어의 ‘île’은 우연히도 섬을 그대로 표상해 주는 것 같다. 거기다가 영어의 ‘island’나, 독어인 ‘Insel'처럼 복수 음절이 아닌 단음절인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연유는 어쨌든 간에 '섬’과 ‘île’은 사물을 아주 잘 표상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대통령 이름이 ‘억쇠’, 대학 총장 이름이 ‘석두’라고 했을 때 그 이름과 직업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불일치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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