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에게 빨리 죽어버리라고 말했다.


나는 할머니에게 빨리 죽어버리라고 말했다.

한동안 나름 열심히 살았었던 내가 어제, 오늘 완전 무너졌다. 이틀동안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삶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졌다. 가까운 친구에게 우울하단 카톡을 보냈다. 친구의 대답은 또 한번 나를 좌절하게 했다. 나도 안다. 내 문제는 ADHD다. 고장난채로 태어난 뇌를 어찌해야할까.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은데. 어디서부터 잘못 된걸까. 뭐부터 바로잡아야 할까. 머릿속 비디오를 되감기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숨이 턱 막혔다. 바로 잡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게임처럼, 세상에서 리스폰 하고 싶었다. 그럴수만 있다면 좋을텐데. 서든어택은 3초만에 리스폰 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의 종착점은 손목을 긋고 싶은 마음으로 귀결됬다. 다 내려놓고 싶었다. 손목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할머니가 떠올랐다. 내 손목에는 작은 흉터가 있다. 우리 할머니의 실수로 생긴 흉터라고 했다. 나는 아주 어릴때 할머니 손에 자랐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밤낮없이 일한 우리 엄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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