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대학교 1학년, 기숙사에 살던 나는 목요일 5시가 되면 쏜살같이 기숙사로 들어가 짐을 싸곤 했다. 악착같이 금요일 공강을 사수해 목요일 수업만 끝나면 집으로 갈 수 있도록 시간표를 맞추었다. 기숙사가 즐겁지 않거나 괴로운 공간은 아니었다. 룸메이트들은 친절하고 상냥한 친구들이었고, 기숙사에서 나오는 밥은 맛있었다. 기숙사 건물 앞에는 길게 산책길도 나있었고, 경치도 좋았다. 그런데도 목요일만 되면 빨래와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탔던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었다. 기숙사에서의 생활은 너무 외로웠다. 교양에서 만난 친구들, 친구의 친구로 소개받은 아이들, 같은 과의 동기들. 사람은 많았지만 모두가 어울려 왁자지껄 신나게 놀고 나면 이상한 외로움이 날 덮치곤 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난 뒤의 공허함이 날 힘들게 만들었다. 마음의 허기가 배로까지 옮겨간걸까. 기숙사에 있을 때는 이것저것 많이 먹었었다. 기숙사 바로 밑에 마트 같은 곳이 있어서 과자나 컵 과일 같은 군것질거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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