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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대하여 10. Eunseo Hong 2022. 12. 10. 2:41 이웃추가 본문 기타 기능 이봐, 난 정말 살고싶어. 그렇게 말해도 나의 눈은 여전히 텅 비어있었고 그는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내가 살고 싶다는데 니가 어쩌겠어, 이상한 자존심에 나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았다. 그럴수록 그의 눈은 까맣게 깊어졌고 나는 울적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죽고 싶었다. 그리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화 너머로나마 한번 들었으면 했고, 좋아하는 음식도 살찔 걱정 없이 마음껏 먹어보고 싶었다.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천장이나 실컷 구경하고 싶기도 했다. 또 뭐였더라, 아, 나는 조용하게 죽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대개 어려운 일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를 멈추었다. 그러곤 계속 살았을 뿐이다. 그저 때때로 시간이 나면 인터넷에 쉽게 죽는 법을 검색했다. 어렵게 죽는 법을 찾는 것 보다야 효율적인 일로 생각되었다. 살아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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