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 2. 아비정전


[공유]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영화 2. 아비정전

출처 옥나찰의 명월채|옥나찰 열혈남아가 여름날의 열기를 연상시키는 영화였다면, 아비정전은 무덥고 끈적끈적하고 여름날의 장마같은 영화였다. 그래서 온통 습기로 가득차 눅눅하고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감돌았다. 그런 분위기 덕분일까. 영화는 왠지 모르게 몽환적이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나는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했고, 눅눅하고 끈적한 홍콩의 여름이 화면밖까지 전달되어 온몸에 기운이 쭉 빠진듯 나른하고 우울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비가 친모를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고, 멀리서 지켜볼 그녀를 등지고 걸어 나가던 바로 그 순간. 천천히 걸어가는 아비의 등을 보고 있으려니 반쯤 취한 것처럼 몽롱하던 기분이 싹 가시고 번뜩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어둡고 우울한 숲으로 둘러싸인 길을 걸어 나가는 그의 등에 어려있던 슬픔이 가슴에 사무쳤다. 긴 백일몽에서 깨어난 듯했던 그 느낌과 가슴에 사무치던 슬픔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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