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관은 괴롭혀도 되는 사람인가?


고문관은 괴롭혀도 되는 사람인가?

군(軍)시절 얘기다. 함께 일한 병사 중에 존재감이 굉장히 남다른 선임이 있었다. 전화기를 거꾸로 들어 송화기에 귀를 대고 수화기에 말을 하기 일쑤였고, 근무지 특성상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가 많았는데 포장랩 위에 짜장과 탕수육 소스를 그대로 붓는 경우도 잦았다. 업무 실수 역시 상당했고, 훈련 시 잘 따라오지 못해 상급자로부터 태도가 불량하다는 지적도 수차례 받았다. 무엇보다 영악했다. 좀 모자라 보이는 외면을 적극 활용해 더 먹고, 덜 일하고, 많이 쉬고, 적게 움직였다. 그가 해야 할 일들이 나를 비롯한 같은 부대·근무지 선후임들에게 돌아갔다. 중대장은 그를 관심병사로 분류했다. 후임인 나에게 오히려 그를 돌봐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렇다. 그는 일명 '고문관'(업무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군대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다른 병사들의 발목까지 잡는 사람)이었다. 다만, 실제 병영현장에서는 앞선 경우처럼 무능, 부적응으로 인해 고문관으로 인식되는 사례보다는 가혹행위를 일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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