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업고, 먹이고, 기른 엄마에게 기저귀를 해주는 일


나를 업고, 먹이고, 기른 엄마에게 기저귀를 해주는 일

소소의 간병일기 항암 4일 만의 응급실행 일러스트레이트 장선환 “작년에 유산된 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 누구에게도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다른 사람은 ‘미친 소리’라고 욕할지 몰라도, 25년 지기는 이해해주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친구의 답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냐”며 타박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때 내 심정은 정말 그랬다. 엄마가 암 진단을 받기 1년 전, 나는 유산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은 으슬으슬하고, 구토감이 밀려왔는데 알고 보니 ‘입덧’이었다. 계획에 없던 임신인 탓에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57배쯤 더 컸지만, 유산기가 있다는 산부인과 의사의 말에 2주 동안 누워만 있었을 정도로 나는 내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했었다. 8주 만에 유산되지 않았더라면, 아기는 엄마가 암 진단을 받기 5개월 전쯤 태어났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아찔했다. 5개월밖에 안 된 아기를 데리고, 병든 엄마를 돌보는 것은 정말로 ‘미션 임파서블’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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