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 / 김동명


파초 / 김동명

파 초 김동명(金東鳴 1901~1968) 조국은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작품세계> 이 시에서의 파초는 시인 자신의 감정이 이입된 객관적 상관물이다. 남국이 고향인 파초가 고향을 상실한 채 가련하게도 이국 땅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조국을 빼앗기고 겨울과 같은 가혹한 식민지하의 현실을 살아야 하는 시인 자신과 닮은 것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 하겠다. 그래서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물을 붓고,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며, 즐거이 너의 종이 되기를 자처할 수 있는 것이다. '겨울'의 상징적 의미는 말할 것도 없이 시인이 처한 현실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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