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 정한모


가을에 / 정한모

가을에 정한모(鄭漢模 1923~1991)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 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끓고 모아 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낸 전설 속에 묻혀 버리는 해저(海底) 같은 그 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 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墜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의 기억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 주십시오. <감상> 이 시에는 어려운 말도, 특유의 기법의 반짝임도 없다. 그러나, 꾸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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