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당장 할 일이 없는데 눈치를 보고 있는 그런 날이요. 그것까지는 참아보겠는데, 대놓고 '밤 12시에 노트북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면 한마디 했을 거야.'라는 말을 들은 겁니다. 음, 사실 그날은 둘째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고 저도 몸살에 시달렸던 날이긴 했어요. 그럼에도 저녁 9시부터 10시까지 줌 회의하는 것을 봤으니 남편은 저의 건강을 걱정하느라고 그런 말을 했을 테지만 제 마음속에서만큼은(!) 굉장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거죠. (feat. 지영의 세포들) 글쓰기는 게임, 음주와는 달리 장기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고 돈도 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아주 생산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글쓰기에 관한 억압의 역사가 있어왔지요. (사춘기에 쓴 나의 일기장을 엄마가 들춰보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한밤중에 불도 켜지 않고 메모하는 소리를 룸메이트가 시끄럽다 불평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누군가가 나의 일기장을 보기 전에 재빨리 ...


#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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