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600원ㅣ택배기사


잔돈 600원ㅣ택배기사

착불로 받을 택배가 있었다.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4400원 준비해 주세요. 5분 내로 갑니다." 현금을 찾아 놓지 않아서 내겐 6천 밖에 없었고 5천 원짜릴 미리 꺼내 두었다. 잠시 후 택배기사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5천 원을 드리며 말했다. "잔돈 안 주셔도 됩니다. 수고하세요." (잔돈 600원)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택배기사, 내게 90도 몸을 숙이더니 "감사합니다." 했다. 택배기사는 갔고 나는, 자꾸 가슴이 찌릿했다. 세 시간도 더 지났는데 계속 마음이 그렁댄다. 겨우 돈 600원에 그토록 정중히 고맙단 인사를. 나도 배달해 줘서 고맙다고 좀 더 살뜰하게 인사할 걸. 이 시간까지도 택배기사는 온갖 물건을 들고 배달 중이겠지. 어쩌면 누군가의 아들일 테고 어쩌면 누군가의 남편일 테고 어쩌면 누군가의 아빠일 테고 (저녁풍경) 저녁밥은 먹었을까? 다리는 아프지 않을까? 오늘 하루, 600원 곱하기 한 100정도 되어 그 젊은 택배기사의 퇴근길이 그나마 흐뭇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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