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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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에서 아파트 사이를 걷고 있었는데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남자를 보았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산책하는 곳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는걸 낙엽이 떨어진 상황은 내가 사는곳과 비슷했지만 여긴 바닥 모두가 시멘트, 콘그리트, 아스팔트, 쇳덩어리로 되어있다 전철역까지 3천보를 걸으면서 살펴봤지만 그 어떤 곳에도 흙이 깔려있는 곳이 없었다 정말 완전한 땅은 없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되었다 푹신한 땅을 밟고 낙엽을 밟고 나무와 나무 사이에 있는 거미줄이 얼굴에 걸리고 작은 꽃들이 피어 있는 곳을 걷는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알았다 개를 보면서도 알았다 밤이는 산책을 나오면 냄새 맡는라고 정신이 없는데, 아스팔트 위에 개는 냄새를 맡을 것도 거의 없었다 매일 땅을 밟고 산책을 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환경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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