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구석, 서밤 블블 봄봄 저.


마음의 구석, 서밤 블블 봄봄 저.

...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점점 줄어들었다. 중요한 일, 해야 하는 일, 필요한 일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는 게 즐겁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떤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데 신경쓰는 건 그저 낭비였다. 내가 해내는 성취가 나의 하루하루를 대체해갔다. 사람들은 나에게 잘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잘사는 내 인생이 좋거나, 자랑스럽거나, 뿌듯하다고 느낄 여력이 없었다. 어느 순간, 마음속 깊은 한구석에서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비명이 들려왔다. 언젠가 좋은 평가 따위 받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나는 모범생이라는 이 불편한 옷을 던져버리고 진짜 내 삶을 찾고 싶었다.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와중에도 꽃꽂이가 다시 생각났다. 잠시 희망이 번득이지만 이내 수강료를 확인하고 다시 좌절한다. 그럴 때마다 나 스스로를 몇번씩 흔들어댄다. '진짜 하고 싶어 ?' ' 그 정도 돈을 쓸 만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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