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말들, 은유 저


다가오는 말들, 은유 저

스마트폰으로 행선지인 도서관 위치를 찾던 나는 한 대목에서 귀가 번쩍 뜨였다. “그 여자가 얼마나 예쁜지 가을 고등어처럼 반짝반짝해야.” ‘가을 고등어!’ 나는 얼른 지도창을 빠져나와 검색창을 열었다. ‘가을 고등어 낚시’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가을 고등어는 다른 계절에 비해 지방이 올라 고소한 맛이 극에 달한다고 한다. 물오른 등 푸른 생명체라니. 싱그러운 말의 파동이 그대로 전해왔다. “눈 오는 날은 거지가 빨래하는 날이래.” 찬물에 손을 넣어도 될 만큼 안 춥다는 뜻이랬다. 아, 눈은 공평한 축복이구나. 눈과 거지와 빨래는 상상하지 못한 조합인데, 어쩐지 마음이 정갈하고 따뜻해지는 그 말은 눈송이처럼 몸에 스몄다. 글을 써도 고통스럽고 글을 안 써도 고통스럽다. 그러면 쓰는 게 낫다. 뭐라도 하다 보면 시간이 가니까. 슬프지만 일을 하고, 슬픈데도 밥을 먹고, 슬프니까 글을 쓴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으면 내일도 살 수 있다. 서툴더라도 자기 말로 고통을 써본다면 일상을 중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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