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한 편] 나는 나야 - 황경신

평생. 내가 할 일은 이거라고 여겼는데 저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는 나에 대해 많은 착각을 했지. 언젠가 화실에 발을 들였을 때 나는 유화가 취향이라 생각했는데 어쩐지 데생과 판화가 좋더라. 재즈 피아노를 배우면 좋을 것 같은데 곧 시들해져 클래식으로 돌아왔어. 슈만 탄생 200주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슈만을 들으며 하아 난 왜 슈만은 별로라고 생각하지 이렇게 아리땁고 경쾌히 움직이는데 그런 생각 했어.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 이젠 그냥 작은 하늘과 조그만 파란색이 있으면 괜찮다 싶어 이 생은 그냥 이렇게 흘러가도 좋겠다 싶어 잘 알지 못하며 싫어했던 거 이유가 있을거라 믿었는데 잘 알지 못하며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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