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에 이렇게 쉬운 방법이!

돌이켜보면 내가 마음에 깊이 남도록 행복했던 순간들은 아침 물안개를 졸면서 보았을 때 산책하다 떨어지는 벚꽃잎에 싸대기를 맞았을 때 벤치에 누워 서울의 별을 맞이했을 때 여름밤 처음으로 들려온 귀뚜라미와 개구리 소리 비가 내리고 급격하게 바뀐 가을바람을 맞이했을 때 공허하기만 할 줄 알았던 겨울, 캐롤을 처음 들은 날 누군가 길치인 나에게 정류장 지나치지 말라고 전화해줬을 때 부질없지만 잠시나마 미래를 기약했던 순간 퇴근하고 북적거리는 술집에서 마신 첫 모금 맥주 끝내주는 문장 하나를 끝장나는 노을 안에서 읽었을 때 놀이동산에 간다며 발 동동 구르며 준비하는 순간 티 안 내려던 힘듦을 누군가 알아차려줬을 때 였던 것 같다 행복은 참 별 거 아닌 곳에서 오고, 찾아내기도 참 쉽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지만 바로 옆을 돌아보면 가족이 보이고, 친구들이 보이고, 생각보다 다양한 형태로 나를 둘러싸고 있었지 가장 가까운 곳에선 그 어느 곳으로 고개를 돌려도 나를 아껴주는 존재들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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