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복수-1


[단편소설] 복수-1

“야, 느그 아빠 위독하단다.” 어머니가 식탁 의자에 걸친 검정 카디건을 휙 하고 신경질적으로 집어 들었다. 12년 만이다. 이미 남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소식을 듣는 것은. 열두 해 전 늦은 봄, 고등학생 2학년인 나는 매일 아침 일곱 시가 되면 도망치듯 책가방을 챙겨 들고 학교로 향했다. 매년 봄이면 학교를 끼고 돌아가는 강변 주위에 노란 유채꽃들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그 눈부신 유채꽃은 학교의 칙칙한 담장과 대비되어 학생들의 일탈을 자극했다. 학교의 정해진 등교 시간은 7시 40분까지였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학교 뒷문으로 가면 집에서 학교까지 10분이면 되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보다 두세 배는 느린 걸음으로 터벅 터벅 걷는 것이 나의 취미생활 같은 것이어서 7시에 출발해야 거의 시간 맞춰 도착하는 편이었다. 등교 후 교실에 도착하면 바로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을 했다. 그러다 담임선생님이 오시면 쭉 기지개를 켜고 앉는 것이 나의 일과였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그날은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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