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한국, 화가, 1926-2018


김종필, 한국, 화가, 1926-2018

김종필, 한국, 화가, 1926-2018 나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아마추어적 유유자적(悠悠自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 눈에 비치는 사물의 상(象)을 그저 재현해 보기 위한 것도 아니다. 나에게 그림은 인생 여정(人生旅程)과 같다. 내 그림 곳곳에 지나온 세월의 격정과 고뇌가 녹아 있다. 내가 미국 대학에 보낸 그림이 두 점 있다. 하나는 1984년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에 보낸 ‘주먹(Fist·1984)’이라는 유화다. 2호(25.8 ×17.9) 짜리 조그만 화폭에 가득 내 주먹을 그려 넣었다. ‘힘을 수반하지 못한 정의는 무기력하고, 정의를 수반하지 못한 힘은 폭력일 뿐’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사람이 태어날 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나온다. 갓난아기의 손을 펴보면 손바닥에 손금을 따라 때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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