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 : 인간의 외로움에서 파생된 사후세계의 진정한 공포


회로 : 인간의 외로움에서 파생된 사후세계의 진정한 공포

항상 공포영화를 삼시세끼 밥먹는 거 마냥 옆에다가 끼고 살지만, 공포영화라는 용어에는 미안하게도 진짜 무서워서 식은땀을 흘리고 밤에 자다가 오줌마려워서 눈을 빼꼼히 떳는데 전날 본 영화가 생각나 이불속에서 다리만 배배 꼬고 버티다가 다시 잠이 들길 바랄만큼 무서움을 느낀적은 거의 없다. 그런 영화를 꼽아본다면 악마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엑소시스트와 호쾌하게 웃어제끼는 혀가 까만 귀신이 등장했던 여우령 정도일까? 그러니까 영화를 보면서 잠깐 오싹오싹 한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무서우면서도 몇년이 지나도 가끔 그 장면이 생각나서 밤중에 빨래줄에 걸려있는 하얀빤스를 보고도 다리에 힘이 풀여 주저앉게 만들 정도로 여운을 남기는 영화가 내게는 별로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구로사와 키요시의 회로만큼은 아직도 그 여운에 발가락이 살살 떨릴 지경으로 내게 공포감을 선사한 진정한 공포영화다. 어느날 화원에서 일을 하는 미치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동료는 자살하고 사장은 실종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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