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후기


무빙 후기

간만에 드라마를 정말 신나게 봤다.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거의 별개의 장르로 만들어져 (그에 따라 에피소드별 등급도 다르다) 무모한 시도라고 할 만한 계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거의 모든 남조선 기력자들을 씹어먹을 듯 등장한 북한 능력자들은 사연이 더해지며 그 살기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임무의 완수보다는 책임의식을 통한 과거의 단절을 위한 삶의 산화를 택하였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괴물보다 더한 것도 될 수 있다고 다짐하는 이 또한 구세대 부모들의 통렬한 한방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져버리기는 했으나, 강풀의 작품이 품고 있는 온정주의와 인지상정, 인간의 따스함이 서로를 보듬으며 책임을 다할 때 폭력의 역사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소시민의 희망을 나름대로의 화법으로 봉합한 마무리이기에 미소지으며 최종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10대 시절이 그다지 파릇파릇하지 않았기에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뽀샤시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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