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편지.


아버지의 편지.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계셨다. 술을 드셨다 하면 소리를 지르시고 어머니와 다툼이 많아서 조용할 날이 없었다. 관절염이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술주정은 극에 달했고 식구들은 아버지 때문에 늘 마음을 졸여야 했다. 고등학생이 되던 해의 어느 날, 그날따라 주정을 하시는 아버지에 대한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제발 그만 좀 하세요.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사회적으로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가장으로서의 위신도 세울 수 없는 당신의 처지가 얼마나 비참할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아버지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며칠이 지난 후, 우연히 안방에서 아버지의 잠든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쩍 늘어난 흰 머리, 마른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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