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오라..


카페 오라..

피아노 옆에서.. 사람도.. 시간도 그만 흘러가 버렸습니다.. 바다를 오롯이 보기 위해서.. 쥔 양반이 세웠다는 카페.. <오라>.. 피아노 음율과 파도소리는.. 힘이 겹게.. 다닥다닥 가로막은 콘크리트 담을 오릅니다..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검은 눈빛의 피아노 하나.. 잔뜩 흐린 저 하늘을 닮았는지.. 청회색 물빛을 닮았는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 깊은 곳.. 어디쯤의 망설임인지.. 어디 확연한 경계도 없이.. 꽉 찬 풍경입니다.. 나도 이처럼 분명하지 않은 생을.. 흔적도 없이.. 살아갑니다.. 회색의 안도감 속에 묻혀.. 점으로 사라질 겁니다.. 멀리 왕산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보입니다.. 카페의 우람함 속에.. 오히려 왜소해 보이기도 하지만.. 카페는 단지.. 바다를 위한 장식품에 불과합니다.. 누군가가.. 겨울바다를 등지고.. 삶을 등지고서.. 흘러가는.. 텅 비어가는.. 바람 같은 시간을 바라봅니다.. 그래요.. 묶여 있으니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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