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하루 - 아침편


눈 내리는 하루 - 아침편

눈 소식이 요란하더니, 진짜 눈이 내린다. 아침부터 요란스럽게도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큰아이 등굣길 배웅을 다녀오니 문을 열고 들어선 집안의 온기가 새삼스럽다. 우리 집이 이렇게 따뜻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눈이 오는 날 아니면 내린 눈이 소복이 쌓인 날은, 쌓인 눈이 생동하는 모든 소리를 잡아먹은 것처럼 온 세상이 조용하다. 이따금 들려오는 소리도 이불속에서 내지른 소리처럼 선명하지 않다. 그리고 온통 회색 아니면 하얀색으로 덮인 풍경은 그 색깔만큼이나 하루가 단조롭길 바라는 게으름이 밀려온다. 외투는 대충 털어 걸어 놓고, 멍하니 소파에 앉았다. 집이 바깥 풍경의 색에 물들었는지 더불어 우중충하다. 흐린 하늘 같은 거실 한가운데로 갈색 털 뭉치 한 마리가 걸어온다. 요란한 꼬르륵 소리를 내며 걸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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