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찾는다 ⑨


그대를 찾는다 ⑨

9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가만히 앉아서는 아무런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뜬금 없지만 무전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분명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이미 계획되어진 일이었던 것처럼 진행되었다. 책이랑 라디오면 충분했다. 속전속결이었다. 여행코스도, 목적지도 없이 문을 나섰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막상 집을 나오고 보니 막막했다. 좋았어. 내겐 이렇 낯선 공포가 필요했어. 이 길의 끝을 보겠다는 굳은 의지가 불타올랐다. 라디오를 통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는 조용필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무작정 앞으로만 걸어 나갔다. 몇 시간 쯤 걸었을까. 주변의 낯선 풍경 그리고 낯선 사람들로 가득 찼다. 라디오로부터 흘러나오는 익숙한 음성이 귀를 자극했고, 어디하나 예측이 불가능한 불안한 시야가 눈에 들어왔다. 우주 공간에 버려지면 이런 느낌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중력도 약해진 모양이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런 페이스대로면 지구 세 바퀴 반도 불가능만은 아니었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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