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옥상텃밭


2021년 4월 옥상텃밭

봄이 왔다고 느껴지는 건 따뜻한 햇빛 때문만이 아니다. 메말랐던 겨울과 다르게, 매주 한 번씩 찾아오는 촉촉한 봄비 때문이다. 따뜻해지기만 하고 비가 오지 않는다면 겨우내 웅크렸던 씨앗들이 절대 싹이 트지 않을텐데. 어떻게 자연은 이렇게 신비롭고 조화로운걸까? 땅 아래서 물을 끌어올릴 수 없는 옥상텃밭의 흙도 꼬박꼬박 찾아오는 봄비 덕에 물을 따로 챙겨주지 않아도 씨앗들이 발아하고, 싹들이 성장하고 꽃을 피운다. 단지 내가 먹을 걸 소소하게 키우고자 하는 이 과정에서 자연의 위대함에 새삼스레 감탄한다. 4월 10일. 모종들을 더 넓고 깊은 흙에다가 옮겨줬더니 갑자기 자라는게 눈에 보인다. 그 와중에 두 세개는 운명을 다 하셨다. 4월 11일. 애니시다와 삽목로즈마리, 천리향, 유주나무. 좁은 화분에서 겨우내 지냈으니 너희도 넓은 화분에서 햇빛 잔뜩 보라고 분갈이해주고 옥상에 올려줬다. 우리 집 1층 주인 토끼씨. 뭐하나 와서 지켜본다. 콘이보다도 여유롭게 햇살을 즐길 줄 아는 토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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