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우리 동네 바로 앞에서 일어난 급발진 사고로 운전자 본인 할머니는 중태에 빠지고 같이 타고 있던 초등학생 손자는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은 손자의 부모이자 할머니의 자녀이기도 한 그분은 얼마나 절망적일까. 감히 헤아릴 수가 없다. 급발진을 밝히기 위해 여기저기 붙인 플랜카드. "급히 블랙박스를 구합니다." 출퇴근길에 차를 타고 오가며 도로 옆을 볼 때마다 미안하게도 난 감사함을 느낀다. 이렇게 내 옆에 가족이 건강하게 있으니 다행이다. 난 정말 다행이다.이렇게 생각한다. 남의 불행을 비로소 봐야 새삼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행복임을 안다. 그런데 또 인간은 참 간사한 게, 감사함을 느낄 땐 언제고 올해는 유독 풀리는 게 없었다며 불평을 한다. 뜬금없지만 올해 난생처음으로 롱패딩을 샀다.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스노우피크에서 산 베이지색 롱패딩. 이번 겨울은 왜 이렇게 춥게 느껴지는지 이제 영하의 날씨에서 짧은 패딩은 견디기 어렵다. 롱패딩 하나 샀을 뿐인데 영하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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