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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이후 케이팝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 관한 소고 [내부링크]

0. 우선 이 글에서 다루는 음악은 한국의 음악, 그 중에서도 케이팝 아이돌 음악에 한정한다. 왜 굳이 (1) 케이팝 (2) 아이돌 음악에 한정하냐고 묻는다면, (1) 동시대 한국에서 가장 현대적인 장르가 케이팝이기 때문이고 (2) 그렇지만 케이팝의 기준이라는 것을 구획짓기에는 매우 애매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돌로 한정한다(아이유의 [꽃-갈피]는 케이팝인가? 에픽하이의 작업들은 케이팝인가? 나는 지금 든 개별 사례 둘 모두 케이팝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논의의 편의성을 위해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으려고 한다). (1)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논의의 편의성을 위해 임의로 제한한 기준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IZ*ONE, <FIESTA>(2020) [내부링크]

1. 몇 가지 '해석'들을 연결하기 바실리 칸딘스키(Василий Кандинский)의 <구성 7(Composition VII)>과 나코. 이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은 나코와 함께 등장하는 바실리 칸딘스키의 <구성 VII>이다. 미술에는 조예가 없어 칸딘스키에 대해 찾아볼 수밖에 없었고 칸딘스키의 대표적인 이론서의 제목이 『점, 선, 면』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동그라미들. 동그라미들은 몇 가지 방법으로 등장하는데, (1) 화면을 원 모양으로 제한하거나 (2) 단순히 색채를 지닌 이미지로 등장하거나 (3) 공의 형태로 등장하거나(혜원이 들었다 내리는 노란색 공) (4) 배경으로.......

평론 읽기—은희경론들 [내부링크]

결국 쓰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걸. 그래도 읽긴 읽어야 하니깐, [빛의 과거] 이후 네 편이나 나온 작가론을 읽었는데 이상한 느낌이 있다. 소품 격인 두 편은 제외하고, 본격적인 두 편의 경우 접근 방식은 상이하지만 동일한 결론을 향해 간다. 닮은 것이 아니라 완전히 똑같다. 동일한 결론은 [빛의 과거]가 여성 연대를 그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게 가는 길]의 경우 은희경 작품 속 여성의 변천사를 훑게 되는데, 그 과정을 통해 냉소는 90년대 여성의 생존 수단이 되고, 그 생존 수단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깨닫는 과정으로 [빛의 과거]를 볼 수 있으므로(그 사이는 고독의 연대라 명명하며 매끄러.......

200623(생각으로만 남겨놓기는 싫어서) [내부링크]

에프엑스를 기준점으로 잡는다면, 그 다음의 계보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에프엑스의 등장은 '더 이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으며 트와이스의 <Heart Shaker>야말로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맥락 없이 분절된 쇼트를 그러모아 어떤 종류의 연속성을 구축하고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남는 것은 카메라가 영상과 영상 사이/영상 속의 분절된 공간 사이의 경계를 지나치며 잘린 공간/영상을 연결해보려 애쓰는 흔적 뿐이다. 예시로는 카메라가 벽을 지나치는 사이 멤버들의 행동은 지속되지만 의상은 변화하는 부분(공식 유튜브 기준 0:58~1:02 등). 이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

트와이스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건 많지만 [내부링크]

트와이스가 순종적인 여성상을 그린다고? 아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요! 그냥 이 한 마디에서 쓰기 시작한 글이니 쉐복처럼 느껴지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신 내용들일 것이므로 지나치시면 됩니다. '순종적인 여성상'이라 함은 대충 '트와이스는 여혐 그룹이다'라는 말을 함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한테는 들리는데... 여하튼 트와이스는 '순종적'이고 있지는 '페미니즘적'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분명히 트와이스는 '미소지니적'이고 있지는 '페미니즘적'이라는 대립항을 가정하고 있다고 알아들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JYP라는 소속사를 제끼고 봐도 둘은 같은 흐름 속에 놓여 있는데 그걸 대립항으로 파.......

설레임을 지속시키기 (오마이걸, [살짝 설렜어(Nonstop)]) [내부링크]

클래식만 듣던 친구가 갑자기 오마이걸의 [살짝 설렜어]가 미친 노래라고 말을 걸어왔다. 어째서 미쳤냐고 하니 (1) 다장조임 (2) 끝나는 멜로디들만 모아서 안 끝내고 잇고 있음 (3) 반복되선 안 되는 구간을 반복시킨다고 하더라. 그러니 뭔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2를 풀어 쓰자면 시작 부분에서 반복되는 세 개의 멜로디만 일단 보자. '라솔라시시라(도) / 도레미파미(라) / 라솔라시시라(도) / 도솔미레도솔'인데, 각각 음을 떠올려보라. 각각이 음악의 마무리라 하여도 충분한 멜로디이다. 하나는 라단조의 엔딩, 둘은 다장조의 엔딩. 괄호 친 부분에 의해서 멜로디는 끝나지 않고 억지로 지속된다.)오마이걸은 익히 알.......

[제로년대의 상상력] 제 1장 문제설정90년대부터 제로년대로/'잃어버린 10년'이 향하는 쪽 [내부링크]

제 1장 문제설정90년대부터 제로년대로/‘잃어버린 10년’이 향하는 쪽 1. 노트의 중앙에, 하나의 선을 긋는다 이야기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볼까. 그건, 우리들 한 명 한 명 각자와 세계와의 연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는 제로년대즉 2000년부터 2008년 정도까지의 국내문화, 그 중에서도 소설, 영화, 만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따위의 ‘이야기’에 주목해 그 상상력의 변천을 쫓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구조는 최근 10년간 큰 변화를 겪었다. 웹과 휴대전화의 침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에 의한 구조개혁이 상징하는 노동시장의 유동화, 대형 마트가 상징하는 지방도시의 교외화, 그리고 이들.......

[제로년대의 상상력] 제 2장 데이터베이스가 낳은 배제하는 사회‘동물화’의 시대와 커뮤니케이션의 회복가능성 [내부링크]

제 2장 데이터베이스가 낳은 배제하는 사회‘동물화’의 시대와 커뮤니케이션의 회복가능성 1. 단념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90년대의 ‘낡은 상상력’세계의 불투명함/무질서를 겁내 내면에 틀어박혀 ‘~인’ 것=자기상의 승인을 구하는 ‘히키코모리/심리주의’의 이카리 신지에서, 제로년대의 ‘현대의 상상력’세계의 불투명함/무질서함을 전재로 해서 받아들인 뒤 그 위에서 재구축을 목표로 하는, ‘~하는’ 것=자신들이 선택한 가치관의 정당화를 목적으로 게임에 참가해 싸우는 ‘히라키나오리1/결단주의’의 야가미 라이토로2001년을 경계선으로 해서 세계와 그 상상력은 크게 변화했다. 하지만, 이 변화에 현재 비평은 전혀.......

[회색 영역에서 무빙치기 : 박상영의 상큼발랄 퀴어 생존기] / [회색]을 비꼬기 [내부링크]

누가 읽을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텍스트. 그럼 떨어졌으니 반성의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실은 떨어졌다고 직감한 건 오래 되었고 발표가 난 것도 화요일이지만 원래 자신의 못 쓴 글을 다시 보는 건 무섭잖아요. 종강과 같은 어떤 계기가 없으면 시작하기 힘든 일입니다. 마이너한 트집들 1. 나 왜 1절에서 천 개의 고원 인용으로 장난쳤을까? 들뢰즈에 한창 취해 있을 때였긴 하지만 그래도...2. 들뢰즈-버틀러-식수 부분 연결 너무 나이브하지 않음? 이건 낼 때도 들었던 생각이긴 한데 시간이 없었다, 고 핑계를 대본다. 메이저 글을 말이 되게 다듬는 과정에서 많이 짤려나갔는데,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분열증적 인간(들뢰즈)-스키조 키즈.......

[철학 교양수업 과제] 분석철학 겉핥기 [내부링크]

a: 이름과 술어에 대한 고전적 정의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하시오. 그리고 이 경우, ‘유니콘은 존재하지 않는다.’와 관련된 역설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하시오. 그리고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기 위해 마이농과 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존재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시오. b: 문장의 겉보기 의미가 실제 의미가 아닐 수 있는 이유를 ‘이름’과 관련해서 제시하시오. ‘모든 사람은 죽는다’의 ‘이름’이 ‘사람’이 아니라 ‘변항’과 ‘양화사(모든/어떤)’을 통해 제시되는 이유를 제시하시오. 위의 논의에 기초해서, ‘격몽요결의 저자’가 이름이 아닌 이유를 ‘이율곡은 이율곡이다’와 ‘이율곡.......

20200105 [내부링크]

1.부모님과 얘기하다가 어쩌다 아이유 노래가 나와서 얘기하는데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냐고 물으셨다. 그때 나오던 노래가 [너랑 나] 였어서 아 노래는 아이유가 작사/작곡을 하지는 않았는데 언제 이후로는 작사는 모두 참여하고 작곡은 일부 참여하고 있다고 추하게 설명을 하다가 현타가 왔다. 왜 모두들 천재를 원하지? 아무튼 그렇기에 아이유에 대해서 쓸려면 이 '천재 싱어송라이터'라는 진정성을 뛰어넘어야 했고 그러면 서태지랑 BTS를 청산할 수밖에 없다. 2.아이유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아이돌 얘기를 펼 수 있다. 아이유는 아이돌과는 다른 궤에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해명이 필요하다. 아이유는 아이돌이라는 비-진정성(근본 없는.......

20200105 - 2 [내부링크]

우노 츠네히로의 『젊은 독자를 위한 서브컬처론 강의록』 읽었다. 아즈마의 경우에는 기껏해야 다루는 작품들 중 내가 접한 게 Key사의 미연시(+심지어 나는 겜은 안해보고 애니밖에 안 봤다) 정도여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고, 『게임적 리얼리즘』 이후 "이대로의 오타쿠 문화는 안된다!" 운운해서 대충 헛소리하는 꼰대가 되었구나~ 싶어서 다른 서브컬쳐 비평가들 찾아봤더니 오오츠카 에이지 등의 다른 놈들도 대부분 비슷한 꼰대가 되어 있었고1 페이트-하루히-케이온 세대인 나는 한숨 쉬며 관심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도중 트위터에서 봤던 것 같은데 암튼 그땐 학교 도서관에 없어서 관뒀던 『젊은 독자를~』이 작년 독서 예정 목.......

20200114 [내부링크]

제로년대의 상상력을 읽고 있다. 5일 동안 110페이지 가량을 읽었으니 1월 안에 완독이 가능할 듯 하다. 의외로 서브컬처 뿐만이 아니라 순문학과 영화, TV 드라마까지 넘나들며 70년대 후반~00년대 후반의 일본 문화를 통째로 읽어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기준으로 작품을 셀렉한 것 같은데, 그 때문에 한국인인 나도 접해본 것이 많고(실은 내가 씹타쿠라서 그럴 지도 모른다...) 설득력이 높다. 한국과 비교해서 느끼게 되는 점은, 한국이 일본의 10년 전이라는 농담이 여기에도 들어맞구나 하는거다. 2차 대전 패전과 6.25 전쟁 휴전이 10년 정도 차이나는 탓에 경제와 정치뿐만이 아니라 문화에서도 10년 정도의 뒤따라가.......

소녀혁명 우테나에 대해서 [내부링크]

소녀혁명 우테나가 빻은/진정한 여성서사인지에 대한 양론이 트위터에서 뜨거운데, 읽고 있는 책에서 우테나를 다루기에 옮겨본다. 나는 우테나를 보긴 봤는데 그때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흥미가 식기 시작했던 시점이기도 하고 너무 옛날 작품이라 시각적 즐거움이 부족해서(물론 시기를 감안하면 대단한 작품이지만 어쩔 수 없다) 절반쯤 보다 말았고 사실 내용도 잘 기억 안난다. 허나 인용한 부분을 참고해 흐릿한 기억을 부여잡을수록 그 뜨거운 찬반양론의 양상은 재밌기만 할 뿐이다. 급하게 직역하였으므로 번역투는 감안하시길... // 예컨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사회현상에 의해 발생한 제 3차 애니메이션 붐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답.......

[회색]과 [중2병]을 다시 쓰기—[유머]를 이겨내기 [내부링크]

OCN에서 [1987]이 방영하길래 다시 보았다. 그리고 장준환 감독의 나이가 궁금해졌고 1970년생이라는 사실은 나를 조금 실망시켰다. 나이/세대를 토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삿된 행위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삿된 인간인 나는 삿된 생각을 품어버리니, 그것을 다스리는 데 권면해야 하건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슬픔을 발견하게 된다. 허나 이러한 자기연민을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은 87년의 어떤 치세는 분명히 큰 이야기를 담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진이 "희망은 작은 고리들의 연쇄에 있다"고 말했듯이, 이 영화의 만듦새는 분명 군상극이라는 형태로 수많은 인물들이 자신만의 장소에서 진행하는 분투가 이뤄내고 있다. 허나.......

『탐구』를 완독하지 않은 채 『존재론적, 우편적』을 생각하기 [내부링크]

가라타니와 아즈마는 실은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그 같은 문제를 다른 도구로 해결해나간다는 점에서 달라질 뿐이다(가라타니 : 비트겐슈타인-크립키, 아즈마 : 데리다). 하지만 아즈마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라타니를 공격한다. 그러므로 『존재론적, 우편적』에 그의 직계 스승인 가라타니가 아니라 아사다가 추천사를 붙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오히려 『존재론적, 우편적』의 직접적 공격 대상은 아사다의 『구조와 힘』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구조와 힘』을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도주론』을 통해 파악해 보았을 때). '도주'라는 부정신학이 비판 대상인 것은 가라타니 또한 은연중에 동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았을 때 (아.......

1월 독서 일기—소설(과 만화) [내부링크]

전체적으로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을 청소한다는 기분으로 읽었다(비문학도 마찬가지). 정세랑의 [지구에서 한아뿐]으로 새해를 열었다. 작년에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고 한참 정세랑에 하-잎되어 있었을 때 [지구에서 한아뿐]이랑 [덧니가 보고싶어] 개정판이 나와서 바로 샀는데, 정작 사놓고 까먹어서 미뤄두었다.. 여담은 그만하고, 정세랑의 가장 좋은 점은 나를 곤혹케 만드는 세계를 (변증법적인) 부정적 형식이 아니라 긍정적 방식으로 대함으로써 해결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서로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 부정적/변증법적 인식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80년대-90년대-00년대의 어떤 연쇄를 끊는 10년대의 어떤 흐름.......

1월 독서 일기—비문학 [내부링크]

우노 츠네히로의 [젊은 독자를 위한 서브컬처론 강의록]을 읽었고 이에 대한 내용은 이미 썼다. 가라타니 고진의 [탐구] 또한 마찬가지다(그 이상 말할 거리는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오쓰카 에이지의 [감정화하는 사회]는 아무래도 이 책만 잡고 글 하나를 써볼 만하지 않을까 싶지만(짧은 문단으로 요약할 자신이 없다) 귀찮아서 쓰지 않을 것 같다. 암튼 화제가 되는 만큼 재밌는 책. 진태원의 [애도의 애도를 위하여]는 한 챕터씩 읽고 내버려뒀다 읽고 내버려뒀다를 반복하다 이제서야 다 읽었다. 전체적으로 최근에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들(포스트-담론)에 대한 해설 및 비판적 논조를 들을 수 있어서 선생님한테 수업 듣는 느낌으로 재밌.......

감정화하는 사회, 퀸덤, 트와이스(<CHEER UP>, <What is Love?>) [내부링크]

1. 감정화하는 사회 작가 오쓰카 에이지 출판 리시올 발매 2020.01.10. 리뷰보기 오쓰카 에이지는 현대 사회는 나이, 성별, 수입 등의 (기존의) 기준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에 올리는 짧은 글들과 나의 팔로우 목록, 유튜브 시청 기록, 심지어는 구글의 검색 기록까지도 플랫폼이 빅데이터화하여 추천 모델을 구축하는 상황 속에서, 이로 인해 거꾸로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를 표현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우리는 왓챠(플레이)에서 작품을 추천받기 위해서는 별점을 매겨야만 한다1), 그 표현의 방식이 외재적으로는 트위터의 글자 수 제한과 같이 강제적으로, 내재적으로는 자아 표출의 가장 쉬운 방식이라는 이유로 감정화되고.......

김혜순, 「벤야민의 테트리스」 [내부링크]

벤야민을 이용한 글을 읽다 보니 예전에 이 시를 읽고 급하게 벤야민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나서 올린다. 시를 한 편씩이라도 읽고 써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고 생각했었는데 귀찮아서 맘처럼 잘 되지는 않는다. 모니터를 켜고 벤야민은 테트리스를 시작한다. 등뒤로 흠칫, 누가 지나갔나? 동작 정지 버튼을 누르고 그는 잠깐 창밖을 내다본다. 20년 묵은 시영아파트를 무너뜨리고 다시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고 주민들이 모두 떠난 명일동 재개발 아파트 군단이 창 앞에 도열해 있다. 문짝이 하나도 달려 있지 않은 아파트. 문이 하나도 없으므로 열 수도 닫을 수도 없는 시영아파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문짝을 트렁크처럼 들.......

루이 알튀세르의 『비철학자들을 위한 철학 입문』을 위한 가이드 [내부링크]

루이 알튀세르는 『마르크스를 위하여』, 『자본을 읽자』 등의 저작으로 철학 활동을 시작한 프랑스의 철학자이다. 이 저작들은 당시 그가 활동하던 시대의 프랑스 공산당의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해 새로운 마르크스에 대한 독법을 제시하였다. 허나 프랑스 공산당은 자신들의 사상적 기반을 흔든다는 이유로, 혹은 마르크스에 대한 신앙으로 인해 이러한 활동들을 묵살하는데, 그 방식은 단순히 그의 저작에 대한 비판 혹은 비난을 보내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무시로 일관하는 것이었고, 그로 인해 알튀세르는 말년을 정신병원에서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알튀세르의 사상은 그의 훌륭한 제자들(대표적으로 에티엔 발리바르)에 의해 명.......

20191023 [내부링크]

1.모든 회상은 (회상에서 시작하는 글은) 진부함을 내포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나는 이 블로그를 진부하게 만들어버려야겠다는 반-강제적 인력을 거스를 수 없었다. 6년 전, 나는 블로그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6년이 지난 오늘에야 블로그를 개설했다.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보편적 (대)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나 소설 등을 급하게 보지 않는 주의이다. 그런 작품들은 묵혀두면 묵혀둘수록 끝끝내 보았을 때의 감동이 극대화된다, 고 믿고 있다. 사실 게을러서 그렇다. 어떤 이유든지 간에 핑계를 들며 (앞의 감동 운운 또한 하나의 핑계에 속할 것이다) 대단한 작품을 보는 것을 미루고, 어느 순간, 그 작품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그 순간, .......

조커(2019) - 3.5 [내부링크]

이 글의 제목은 조커(2019)이고, 물론 여기서 조커(2019)는 2019년에 개봉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가 맞다. 하지만 나는 [조커]의 내용에 대해서는 (적어도 이 글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조커]를 둘러싼 인터넷 상의 수많은 갑론을박이 있다. 나는 [조커]를 둘러싼 정치적 지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어도 이 글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조커]에 매긴 별점은 이야기할 것이다. 3.5점이다.나는 영화를 보고 왓챠 앱을 이용해 별점을 매긴다. 가끔 귀찮으면 미뤄 두지만(공지에 있지만 나는 게으르다) 몰아서라도 매기는 편이다. 이와 같이 별점을 지속적으로 매기는 행위에는 기준이 필요하다. 내 기준.......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 5.0 [내부링크]

이 글은 문학 수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게시판 활동에서 '슬픔'을 주제로 2019년 9월 19일에 작성되었다. 앞으로도 이전에 썼던 글을 적절히 수정해 올릴 계획이다. 극복할 수 없는 슬픔 앞에서 : 이와이 슌지의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번거로울지 몰라도, 주석과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슬픔을 겪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슬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족, 친구, 반려동물의 죽음과 같은 큰 죽음이 떠오르실 수도 있습니다. 9.11 테러, 대구 지하철 참사,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참사와 같이 많은 사람이 죽은 참사가 생각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슬픔에 대한 '사건'들은 아무리 큰.......

기생충(2019) - 5.0 [내부링크]

이 글은 비평 수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게시판 활동에서 영화 [기생충]의 비평을 목적으로 9월 18일에 작성되었다. 또한 게시판의 댓글을 이용한 토론에서 첨언한 내용을 적절히 추가하여 수정되었다. 기생충 : 바야흐로 해석영상의 시대 바야흐로 '해석영상'의 시대다. 모두들 영화나 뮤직비디오가 나오면 영상 속에 담겨 있는 상징을 분석하기 바쁘다.1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이런 상징을 분석하는 행위에 신물이 나버렸다. 어떤 장면에서 곧게 솟은 탑이 등장했는데, "프로이트에 따르면 곧게 솟은 탑은 남성의 페니스를 의미하며, 라캉에 따르면 그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의미로서의 페니스가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로서 팔루스를 의미한다.......

날씨의 아이(2019) - 5.0 [내부링크]

"너의 이름은 MK. 2"라는 평을 어디에선가 봤다. 적확한 지적이긴 하나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본래 신카이 마코토는 '세카이계'에 관한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인 [별의 목소리]는 세계의 위기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 포맷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남녀의 이야기'라는 부분만 떼와 변주한 작품이 [초속 5cm]와 [언어의 정원]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엄밀히 따지면 [초속 5cm]와 [언어의 정원]은 세카이계가 아니다. 그러나 [너의 이름은.]과 같은 경우에는 개인의 문제(타키와 미츠하의 연애사)가 세계의 문제(이토모리 마을을 구하자!)로 전도되고, 세계의 문제는 해결되지.......

82년생 김지영(2019) - 4.0 [내부링크]

우선, 밝혀야겠다. 내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게을리 읽었다는 사실을(그리고 내가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 남성이라는—일지도 모른다는?—사실 또한). 문학성 운운하는 그치들과 내가 다르지 않았음을. 나는 나의 이러한 감상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모두들 혐오(비단 여성혐오 뿐만이 아니라, 어떤 혐오든 간에)적인 생각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그와 같은 발상이 들었을 때, 그것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며 살아간다면, 그 또한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이러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니깐 누구든.......

러블리즈, <Wow!>(2017) [내부링크]

널 좋아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게 정말로 너인지가 확실하지 않아 "(…) 이상이 <에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지만, 그렇더라도 여기에서 '비평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새삼 지적할 것도 없이 <에어>는 보통의 관점에서는 비평적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오타쿠들의 욕망을 적당히 채워 '울게 하는 게임'으로서 소비 논리에 따라 제작되어 성공을 거둔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에어>는 아마도 어떠한 비평적 의식도 없이 제작되었고, 어떠한 비평적 의식도 필요로 하지 않은 채 소비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여기까지 논의해온 것과 같은 <에어>의 비평성을 마에다 준을 위시한 Key의 스태프가 의식하고 있.......

대안-없음의 막연한 위로—아이유의 발라드들 [내부링크]

끝없이 길었던 짙고 어두운 밤 사이로 영원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 오래 기다릴게 반드시 너를 찾을게 보이지 않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 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 멈추지 않을게 몇 번 이라도 외칠게 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 아이유, <이름에게> 중 기다려 잃어버렸던 널 되찾으러 엉키었던 시간을 견디어 미래를 찾지 않을 두 발로 숨이 차게 달려가겠어 긴긴 서사를 거쳐 비로소 첫줄로 적혀 나 두려움 따윈 없어 서로를 감아 포개어진 삶 그들을 담아 내려보는 달 여전히 만나 하고싶은 말 우리 좀 봐 꼭 하나 같아 — 아이유, <시간의 바깥.......

아즈마 히로키, [존재론적, 우편적] 읽기 (~2장) [내부링크]

그러므로 사이드나 로티에 의한 비판은 본서의 데리다 독해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만약 그것이 적절한 것이라면, 데리다의 '기묘함'은 그저 이데올로기적 돌변으로 처리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데리다 자신은 그런 종류의 비판에 대해 형이상학을 단적으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탈구축이 항상 필요하다고 답변할 것이다. 형이상학은 죽어야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 답이 철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 그것이 '탈구축'의 이데올로기적인 유통, 즉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걸친 지적 유행(포스트모더니즘으로서의 탈구축)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런.......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 5.0 [내부링크]

'홍상수의 영화에서 일어나는 여성의 도구화'라는 읽기가 역으로 여성을 비-재현하는 것에 대한 문제 이 영화는 그의 개인사가 밝혀진 뒤 '홍상수의 자전적 경험을 영화로 그린 긴 변명'으로 읽히는 모양입니다. 여자 주인공으로 김민희가 등장하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도 영화감독이고, 유뷰남의 불륜이 소재라는 점에서, 모두들 그렇게 읽는 것 같습니다(홍상수의 영화를 지난한 '자기변명'으로만 읽는 이러한 상황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면의 진실은 존재하겠지요. 이렇게만 영화를 읽으면 너무 협소해지나, 우선 그 협소함을 따지기 위해 영화를 '홍상수의 불륜기'로 한정하여 읽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거창하.......

20191107 새벽 [내부링크]

학교 과제로 논문을 요약했다. 공교롭게도 두 논문 모두 내가 좋아하는 대상들을 다뤄서... 요약을 마친 짧...

20191028 [내부링크]

나는 지금 모종의 불안을 겪고 있다. 이 불안을 초래한 근원적 원인은 나에게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불...

한국문학 XXX5년論—어느 날의 음모론 [내부링크]

(이 글은 2019년 10월 22일에 작성되었다) 오늘은 주문한 책들이 왔다. 문보영 시인의 산문집 [사람을 미워...

비평이란? [내부링크]

인아영 평론가의 「문학은 억압한다」와 「시차(時差)와 시차parallax: 2010년대의 문학성을 돌아보며」를 ...

아이유, <Love Poem>(2019) [내부링크]

나는 널 너무 좋아하지만 계속해서 이대로라면 너를 더 좋아하기는 힘들 것 같아 아이유의 커리어 하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