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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소비 [내부링크]

우드 독서링&책갈피 우드 휴대폰 거치대 요즘은 무언가가 사고 싶을 때 깊이 고민하게 된다. ‘꼭 사야 할 필요가 있는가’ 에 대해 묻게 된다. 꼭 필요한게 아니더라도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가’를 꼭 살핀다. 위의 북링과 책갈피, 스마트폰 거치대가 사고 싶어서 보니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라서 구매하고 싶었다. 원목 독서대 원목 발받침대 물론 나무도 귀하지만, 일회성이 아닌 오래 쓸 수 있는가를 따져보게 되고, 자연에서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분해가 되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 불편함을 안는 노력에는 시간도 비용도 더 많이 들 것이다. 토종꿀, 유기농 양배추, 종이 박스테이프, 종이 완충제 등을 구입하는 등의 노력 말이다. 나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적인 것들을 마음껏 누려온 세대이고 지금도 그 풍요로움을 쉬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지구를 위한 노력이 정말 미미하지만, 조금씩 내가 익숙해 있는 편리성에서 벗어나 불편함을 기꺼이 안고 살아갈 수 있기

시작하자, Jin [내부링크]

내가 여러 이유들로 그림을 놓아버리려 할 때마다 신기하게도 하느님께서는 내 몇몇 지인들을 통해서 그림을 붙잡으라는 사인을 자꾸만 주신다. 오늘 거의 2년만에 신부님을 뵈었다. 다시 뵙게 되어 송구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신부님께서 이 신기하고도 흥미로운 미술놀이를 나에게 선물해주셨다. 신부님 앞에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좀 울컥했다. 나는 몇 주 전부터, 아니 꽤 오래전부터 그림과 밀당을 하고 있었다. 내가 거의 밀어내다시피 한 게 더 맞는 말인 듯 하다. 그런데 나는 싫어서 밀어낸 게 아니라는 걸 점점 깨닫기 시작했고, 나는 오늘 이 미술놀이를 선물받고 더 이상은 그림을 내 인생에서 밀어내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인생은 무 자르듯이 내 계획대로 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계속 체험해간다. 그러니 이젠 더 이상 그림을 밀어낼 게 아니라 다시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는 그림과 함께 살아야 할, 살고 싶은 운명인 것 같다. 이젠 정말 작은 것

고해성사 [내부링크]

2022. 9. 29. 수. 어제 약속 시간이 남아서 근처 성당에 잠시 앉아 있는데 성사를 한 번 더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성당으로 향했다. 상기된 얼굴과 긴장한 마음을 안고 떨리는 온 몸으로고해소 불이 켜지기만을 기다렸다. 신부님이 오시지 않아서 몇 차례 기웃거리다가 누가 올라오는 소리에 후다닥 아무도 보이지 않는 벽 옆에 딱 붙어섰다가 또 기웃거리다가 신부님이 올라오시는 소리 같아서 또 후다닥 숨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조심조심 불 켜진 고해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젯밤 기도 후에 찬찬히 적어내려간 나의 솔직한 마음을 하나하나 말씀드렸다.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목이 매였다. 건조했던 내 눈에서 한없이 눈물이 흘렀다. 옆에 있던 티슈를 몇 장이나 뽑아썼다. 낮추인 마음과 용기만 낸다면 아무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을 고해소에서는 다 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겨우겨우 내가 준비한 말과 내 마음 속에 있던 말들을 다 했다. 그랬더니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내 삶의 버킷리스트 [내부링크]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가보니 새로운 길이 펼쳐졌다. 용기를 내면 길이 보인다. 이번에 좋지 않은 일을 겪으면서 배운 게 있다. 그리고 결심한 게 있다. 내 가치는 내가 만들어가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나는 정말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억지로가 아닌 기꺼이 그 노력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4년 전부터 내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 나가고 있다. 내 첫 번째 버킷리스트는 바로 혼자서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였다. 나는 2018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36일간 걸었다. 그리고 나는 올 8월 말에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이번에 프로필 사진을 찍게 되면서 나에게 있어 버킷리스트라는 개념의 수정이 이루어졌다. 버킷리스트라고 해서 평생에 한 번 해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해 갈 때 더 빛을 발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로필 사진 작가님께서 나에게 제안한 것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 말이 나에겐 좋은

장미꽃비 [내부링크]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에.. 오랜만에 손 풀었다. 밀어내기만 하던 그림과 친해져보려 애를 썼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중해서 그리는 동안 나를 둘러싼 많은 근심과 생각들은 물러갔다. 요즘 자꾸만 새벽에 그림을 그린다. 새벽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갈색 색연필이 좋다.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분위기 있고 자연스러우며 부담이 없어서 좋다. 낙심한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데는 때로 한마디의 말이나 친절한 미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성녀 소화데레사 자서전 내가 최선을 다하여 기뻐하려고 노력하면, 나는 언제나 기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성녀 소화데레사 자서전 나는 소화데레사 자서전을 참 좋아한다. 성녀의 삶에 따르면 정말 작고 소박한 곳에 하느님이 숨어 계신다. 나라는 작은꽃 안에 크신 하느님께서 살아계신다. 아직까지 나에겐 세상의 달력보다 전례력이 더 익숙하다. 그래서 날짜만 보면 기념일이 떠오르고 내 가족이나 지인 중에서 축일

네 번의 새로운 시작 앞에서 [내부링크]

이 징검다리가 있는 이 곳에 두 번 가봤다. 첫 번째는 아로마 수업 후에 나를 기다리시는 아버지 계신 곳으로 간다고 갔더니 이곳이었다. 두 번째는 어제 아로마 수업 후에 점심먹고 선생님들과 함께 갔다. 첫 번째로 갔을 땐 다리를 건너갔다. 그리고 어제는 그냥 물이 지나가는 곳을 버티고 있는 네모진 돌들을 그저 바라봤다. 그러다 어제 집에 와서 그림을 그렸는데 이 징검다리였다. 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는데 나는 딱 네 개만 그렸다. 왜냐하면 나에겐 네 개의 돌다리가 중요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네 개의 돌다리와 그 곁을 흘러가는 물살. 그것을 보니 마치 내 인생 같았다. 내 인생에는 크게 네 개의 시작점과 네 개의 마침표가 있다. 1. 내 나이 스물 일곱에 처음 발을 내딛은 첫 번째 징검다리. 6년하고 9개월의 시간동안 나는 그 다리 위에 서 있었다. 그곳은 참 새로웠고 설렜고 행복했다. 그리고 아팠고 아팠으며 슬프고 슬펐다. 아주 큰 맘 먹고 투신한 삶이었다. 내 삶이 다하는 날

나에게 솔직하기 [내부링크]

집에서 제일 나가기 싫을 때가 운동하러 나가야 할 순간임을 매번 느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튕겨나가듯이 얼른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서 걸었다. 한 시간 좀 넘는 시간동안 빨리 걸었다. 빨리 걸으니 잡생각도 사라진다.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할까. 하긴, 집에 오래 있으면 나가기가 싫어진다. 그건 사실이기에 의지가 필요하다.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나에게 억지로 세뇌시키기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스스로에게 수고스럽더라도 이 일이 필요하다고 정직하고 담백하게 말해주면 어떨까 싶다. 나는 내가 괜찮지 않을 때 자꾸만 괜찮다고만 해 온 것만 같아서 내 안에 돌덩어리가 많이 쌓인 듯 하다. 이제는 찬찬히 바라보고 나에게 좀 더 따뜻하게, 그리고 냉철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해주어야겠다. 그 편이 오히려 낫다는 것을 오늘 소중한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걷기와 그림 그리기는 분명 수고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이것을 명심하면 나는

천천히 그렇게 [내부링크]

뭘 그린건지 모르겠다. 그냥 지금 나의 심정인 것 같다. 나는 보이지 않는 얼음집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 나가고 싶은데 나가지지 않는 얼음집 안에서 나는 초조하게 서 있다. 이 얼음집의 문은 왠지 점선이 있는 모서리 부분 같다. 거기로 걸어가기만 하면 금새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저 점선은 어쩌면 위로 솟은 게 아니라 수평으로 펼쳐진 길인 것 같다. 이쪽으로 오라는 화살표 같다. 나는 고개를 들고 조금만 방향을 틀어서 걸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고개를 살짝 드는 것도, 점선을 향해 몸의 방향을 조금만 트는 것도 쉽지가 않다. 결국 나는 또 벳자타 못 가에 38년째 누워서 지내던 병자의 이야기로 돌아가게 된다.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시다 그 뒤에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예루살렘의 ‘양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열차는 밀라노를 막 지나쳤다 [내부링크]

열차는 밀라노를 막 지나쳤다 2022. 9. 16(금)~9.18(일) 시놉시스 탈북자 혜령과 트랜스젠더 정석은 유럽행 고속 열차 안, 같은 칸에 앉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통성명을 하게 된 둘은 서로 친밀하게 솔직한 이야기를 나눈다. 안개구간에서 열차가 멈춰서자, 둘은 잠시 열차 밖으로 나간다. 열차는 다시 출발하고 혜령은 여권과 지갑을 도둑맞는다. 정석의 도움으로 혜령은 여권과 지갑을 다시 찾게 되고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홀연히 여행을 떠났던 정석은 아내의 이메일을 받게 되는데... 기획의도 인간은 서로와 완벽히 소통할 수도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상대방과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우리는 정체성과 젠더, 사랑에 대하여 관객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누군가를 사랑함에 있어서 반드시 젠더, 성적 지향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할 뿐이다. 진실된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우리 모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 [내부링크]

2주만에 공방을 찾았다. 그동안 힘든 일이 있어서 도저히 글씨를 쓸 마음의 여유가 남아있지 않았다. 처음엔 살기 위해 썼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이젠 마음을 다잡고 싶어서 용기내어 갔다.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쓸만했다. 글을 쓰고 있으면 머릿 속을 떠돌아다니던 생각들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나는 글씨 쓰는 것이 수련이라 생각한다. 어떤 것에도 쉬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찾는 연습이랄까.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이렇게 하루 가서 연습하고 오면 그날 하루는 정리가 된다. 꾸준히 연습한다면 더욱 더 내가 단단해지겠지. 아직은 공부할 게 많아서 연습을 많이 하진 못하지만 감을 잃지 않으려면 조금씩 연습을 해 나가야 하겠지. 그날의 배울 것을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후에는 책을 보고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자유롭게 쓰는 시간이 있다. 2주 전에는 진도만 나가고 자유 글귀는 쓸 수 없을만큼 힘들었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자유 글귀를 찾고 써 보았다. 나는 이 글이 마음에 와

너는.. [내부링크]

하느님께서 나에게 전하시는 사랑의 마음. 성모님께서 나에게 건네시는 위로. 내 스스로에게 하는 말. 내가 나에게 하는 위로의 말. "고생했어." "애썼어." "다시 일어서면 돼." "그렇게 다시 일어나 걸으면 돼." "괜찮아." 너는 나의 길이다. 너는 나의 행복이다.

달이 참 밝다 [내부링크]

나는 사실 우리 동네 풍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운동을 하다보니 몇 년 전의 공터같은 느낌은 좀 사라진 것 같아서 그나마 괜찮은 각도에서 사진을 남겨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뭔가 아름다운 구도를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랄까. 나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을 좋아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여기저기 공사중이고 우리 동네 풍경은 공사와는 상관없이 건물들이 온통 회색빛이라 너무 멋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썩 마음이 가진 않지만 매일 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긴 하다. 정말 오래 보아야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나보다. 오늘은 세 바퀴밖에 돌지 못했지만 어쨌든 오운완. 나의 목표는 늘 네 바퀴인데 내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게 맞는데 나는 오늘 또 그 네 바퀴에 나를 끼워맞추려 했다. 금새 다른 선택을 해서 다행이었다. 달이 참 밝아서..

길이 되다 [내부링크]

요즘 나는 까미노 블루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정말 그렇다. 나는 요즘 SNS에서 최근에 까미노를 두 번째 걸은 까미노 친구의 여행기를 읽고 있다. (까미노 덕분에 알게 되었으니 내 마음대로 까미노 친구~) 내가 바쁘거나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가도 까미노 친구가 실제로 길을 걸을 때마다 올려주는 스토리의 사진과 짧은 글을 볼 때면 힐링이 되고 내가 다녀왔던 곳을 추억하게 되면서 기다려졌다. 물론 나도 사는 게 바빠서 매일 챙겨서 보진 못했지만, 누군가가 순례길을 걷고 있는데 그 풍경을 공유해준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그 까미노 친구는 산티아고의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듯 추억을 되새기며 사진을 보고 글을 읽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흥미로워졌다. 까미노 친구의 첫 번째 여행기는 기행문이었다면, 이번 까미노 친구의 두 번째 여행기는 에세이같다. 그래서 나는 두 번째 여행기에 더 몰입이 된 것 같다. 내가 길을

하루만큼의 삶 [내부링크]

화요일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서 조금 일찍 운동을 하러 나갔다. 햇살이 눈부셨고 나는 창모자를 더 깊숙이 눌러쓰고 열심히 걸었다. 몇 바퀴를 돌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꽤 오래 걸은 것 같다. 걸으면서 햇살이 나뭇잎을 비추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나는 여전히 우리 동네 풍경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예쁜 곳을 찾아서 보려고 한다. 햇살이 내리는 곳은 참 예쁘다. 단풍이 조금씩 들기 시작하니 나도 산에 단풍을 보러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은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이곳의 작은 단풍들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어제 나는 하루종일 공부하고 밤늦게 돌아와서 새벽 한 시가 다되서 저녁을 먹었다. 나는 원래 밤에는 속이 부대껴서 물도 겨우 마시는데 이번엔 어제를 포함해서 두 번이나 늦은 밤에 저녁밥을 제대로 차려먹었다. 계란후라이까지 해서 찌개랑 맛있게 먹고 소화시키느라 새벽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물론 먹은 걸 후회하진 않는다. 배고프

부엔 까미노! [내부링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별들의 들판. 성 대 야고보 사도께서 잠들어 계신 곳. 세계 3대 성지순례 코스 중 하나. 성 대 야고보 사도를 통해 결국 예수 그리스도 당신께로 이끄는 성스러운 순례길. 그 성스러운 프랑스 길 위에는 신비가 존재하고 천사들이 존재하고 따스함이 존재한다. 마치 엄마의 품 같은 곳. 살면서 쓰게 된 여러 겹의 가면들을 내려놓게 되는 곳. 너도 나도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에 민감하게 열려있는 곳. 길을 잃거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면 뒤에서 소리쳐서 바른 길로 걷게하고, 아프면 하루고 이틀이고 더 머물게 하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며 그렇게 함께 걸어가는 곳. 그러한 따스함이 그립고 목마를 때일수록 더 생각나는 곳. 아무리 강한 뙤약볕과 추위, 비와 우박, 강한 바람을 맞더라도 미소지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곳. 우리네 삶 안에서도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세찬 풍파 속에서도 버티고 서서 미소를 잃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한 삶이

가을이다 [내부링크]

그저께 운동하러 올라가는 시작점에서 눈에 포착된 풍경이 있어서 한 컷. 요즘 공부하는데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걷고 있는데 오늘은 몸에서 신호가 왔다. 하루종일 눈이 뻑뻑하더니 온 몸에 힘도 없고 말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수업시간에 경청하는 것과 호응을 하며 미소 짓는 것도 힘들었다.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것 같다. 오늘 나의 하루는 수면부족으로 인해 멍한 날이었다. 열공은 했지만 정신력으로 애써 버틴 날이기도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부족이 쌓였다. 나는 요즘 새벽 늦게 잠드는데다 2~3시간 간격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오늘 오후 내내 공부하다가 마지막에 배탈도 나고 한기가 들어서 먼저 집으로 왔다. 시험이 두 개라는 것에서 어지간히 내 몸과 마음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날이 다가올수록 잠도 못자고 피곤해도 깨어있는 각성 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니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그래서 오늘은 반드시 새벽 한 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이제 새벽공부를

누군가 널 위하여 [내부링크]

지난 주, 기타 배우러 가는 길에 고마운 사람. 내가 저녁 미사에 들어가려고 할 때 톡이 하나 왔다. 좀처럼 울리지 않는 내 전화기가 울렸지만 미사 시간이 다 되어가서 얼른 들어갔다. 미사를 드리고 나서 확인해보니 반가운 인연으로부터 사진이 한 장 도착해 있었다. 마침 그 때 메세지도 함께 왔는데 그 당시 카카오톡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카카오톡이 안되는 상황에서 나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사진이 회색으로만 보인다고 했더니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다. 그녀는 성당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주일 복음과 사진을 보고 내 생각이 나서 보냈다고 했다. 그녀와의 인연은 15년도 넘었다. 그녀도, 나도 각자의 삶이 참 바쁘고 수고스러웠는데 그 와중에도 연락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분명 완전히 결이 다른 삶을 서로가 살아왔고, 몇 년동안 보지 못한 적도 많았지만 서로가 노력을 애써 한 것도 아닌데도 만나졌다. 아마도 작곡을 하는 그녀와는 노랫말로

선물 [내부링크]

까미노 위에서 내가 아끼던 묵주줄이 끊어져버려서 그곳에서 만난 제주도 인연으로부터 선물받은 동그란 보관함과 그 안에 있던 검정알 묵주.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시고 선물을 주셨다.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그 묵주는 다른 곳에 있고 지금은 나의 반지들이 들어있다. 내 마음의 보관함에는 지금 무엇이 들어있을까. 끊임없이 펼쳐진 구불구불한 길과 푸른 산맥과 댕댕하고 울리던 소의 목에 달린 묵직하고 맑은 종소리와 그토록 고마운 인연들과 현재 내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이 있다.

인연을 믿습니다 [내부링크]

10월 20일, 아로마테라피 시험이 있었던 날. 그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알게 되었다. 지역은 다르지만 ZOOM을 통해 한 번 뵙고 이 날 처음 뵈었다. 사는 곳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아로마라는 관심사가 같다는 것 하나로 이렇게 만남이 이루어졌다. 나와 선생님을 포함한 두 분의 선생님은 시험을 마치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약속이 있는 선생님들은 중간에 헤어지고 선생님과 나는 집으로 바로 내려가는 일정이었기에 함께 서울역으로 와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하게 빵과 음료로 저녁을 먹었다. 나는 음식 사진을 잘 안 찍는 편이고, SNS에 잘 올리지도 않는 편이지만 이번엔 찍기도 하고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이 사진을 보면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기억날 것 같다. 처음 만났고 기차 시간까지 40분 정도 남았었기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서로 자기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부를 시작할 즈음 내가 겪었던 힘들었던 이야기, 선생님이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게 된 이야기와

소박한 그 자리에 [내부링크]

Auvers-Sur-Oise. 이곳은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나는 프랑스에 갔을 때 그 유명한 파리에는 거의 머물지 않고 프랑스 외곽으로 더 발걸음을 옮겼다. 특히 이곳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곳은 그가 삶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그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는 곳이다. 나는 꽤 많이 걸으며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하나하나 찾아다녔다. 작품은 다양한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실제 그가 활동하고 살았던 지역에 와서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니 마음 한 켠이 먹먹했다. 이곳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가쉐 박사의 초상>, <오베르의 교회>, <까마귀 나는 밀밭> 등이 있다고 한다. Portrait of Doctor Gachet, oil on canvas (1890) Musée d'Orsay, Paris 나의 여행은 고흐의 흔적을 따라 한 여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붉은 산이 되었다 [내부링크]

2018. 4. 27. 프랑스 피레네 산맥 시작. 까미노를 시작하고 두 번째 숙소. 연구원이라고 하는 젊은 외국인 여성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다인실 숙소를 예약했었나보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그녀가 예약한 방에 짐을 풀려고 보니 온통 남자들이었다. 그녀 혼자 여자였다. 그녀는 표정이 심각해졌고, 나 역시 걱정이 되었다. 사실 까미노 숙소에서는 남녀 구분이 딱히 없는 환경이라는 것을 초반이라 익숙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이 작은 숙소 방에 네 명 남짓한 덩치 큰 외국 남자들 사이에 이 여성 혼자 그 공간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 나는 좀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초대를 했다. 내 방에 침대가 두개던데 괜찮으면 여기로 넘어와서 자겠냐고 물었다. 그녀는 망설이기보다 표정이 밝아지면서 그래도 되겠냐고 말했고 그녀는 내 방의 다른 침대에서 조용하게 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와 연락처를 주고 받지도 않았고 길 위에서 거의 만나지도 못했다. 한 두 번 만난게

"나 여기 있어요" [내부링크]

2018. 2. 7. 어느 겨울 어릴적에 나는 방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어머니는 언니를 업고 집안일을 일하시느라 바쁘셨고 나는 그림으로 마음 속 말을 하느라 바빴다. 온 장판과 벽지, 살색 물통 빼곡히 낙서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림으로 가득찬 장판과 벽지를 새로 갈았다고.. 요즘 다시 생각해본다. 그 시절 그 많던 낙서와 그림은 엄마를 향한 내 외침이었음을.. "엄마.. 나 여기 있어요.. 나도 엄마 품에 안기고 싶고 업혀있고 싶어요. 나와도 함께 시간을 보내주세요." 나는 그 외침이 소리 없는 메아리같아 어느 순간부터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화가 났었나보다. 나에겐 그 시간들이 상처였나보다. 이제는 그 그림이 글과 함께 나에겐 나 자신과 그대와 소통하는 소중한 도구가 되었다. 용기내어 펜을 들게 된 이유다. 난 그대와 소통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그렇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림을 놓게 되었다. 그림 자체가 내 외로움과 상처투성이인 것 같아서 꼴도 보

내가 돌고래를 좋아하는 까닭은.. [내부링크]

보면 그리울 것 같아 내가 본가에 온 이후로 한 번도 꺼내보지 않은 선물들. 앞으로 읽어도 우영우,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별똥별, 기러기 우영우가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도 돌고래 좋아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다가 문득 ‘나도 돌고래 있는데!’ 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작은 꽃봉투에 담긴 어여쁜 선물들을 꺼내보았다. 바다냄새가 물씬 나는 선물들로 가득해서 나는 순간 바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바다를 느끼고 싶었다. 정작 그곳에서 지낼 때는 더운 여름이 되면 온 몸에 땀이 마르면 소금기가 남아 피부를 따갑게 했던 기억이 뚜렷한데 지나고보니 또 바다 냄새가 그리워졌다. 물론 그 극한의 습기는 아직도 생각만하면 끔찍할만큼 찝찝했지만. 그럼에도 그 모든 불쾌함을 뛰어넘는 따스한 기억들이 돌고래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나와 함께 살았던 고마운 제주 여인은 나를 위해 한땀 한땀 돌고래 모양의 수를 놓아주었고 한 송이 한 송이 직접 따서

어여쁘소서 [내부링크]

어쩔 수 없는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도 서로의 삶을 축복하며 돌아서는 걸음이 내내 어여쁘기를 함께 있지 않아도 서로를 떠올리며 살아가다보면 언젠가는 만나지겠지요 그리움도 기도가 될 것이고 그 기도는 각자가 겪어내야 할 삶의 고비들을 잘 넘도록 도와줄 것이니 결국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함께인 것입니다 * Franjoy 쓰다

이정표 [내부링크]

내가 한 눈에 반해버린 김진성 작가의 작품. 호텔 인터불고에서 한 전시에 만난 작품인데 정말 소장하고 싶을만큼 끌렸다. 꼭 이 작가의 그림을 소장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작품..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작가의 손길과 정성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처음 본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있지만 하나씩 천천히 꺼내보고 싶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에게 접근하는 얌체같은 사람도 있지만, 자기 일인 것처럼 발 벗고 나서주는 사람도 있다. 시작점 앞에서 막연해 하는 나에게 정말 친절하고 자세하게 자신이 거쳐온 길을 아무런 대가 없이 알려주는 고마운 사람이 있다. 나의 긴 긴 글을 읽어주고 바쁜 와중에 하나 하나 답변을 해주는 그 정성에 나는 눈물 날 만큼 감동스러웠다.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들을 혼자서 안고 있기보다 조건없이, 제약없이 공유해주는 사람들에게 참 감사하다. 그들 덕분에 두려움 앞에 떨고 서 있는 내 걸음이 조금씩 앞으로 앞으로 가고 있다. 나도

있는 그대로, [내부링크]

가슴에 묻어둔 말.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말. 목구멍으로 그 모든 것을 삼켜낸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많은 말들이 내 안에서 가끔 소리치는 걸 느낀다. 억울함이 올라오기도 하고 그 억울함이 가라앉으면 슬픔이 나를 찾아오고 슬픔이 옅어지면 아주 희미하지만 희망이라는 빛이 나를 감싼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 사람과 그 모든 일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나에게 결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 상처로 인한 흔적은 나에게 깊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상처로 인해 내가 마냥 그것에 빠져 있지 않기를 내 자신도 바라고 하느님께서도 바라시리라 생각하기에 살면서 문득문득 그 일이 생각이 나더라도 앞만 보고 살아가려고 한다. 견딘다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이 견딤이라는 것은 미련스러움과 인내라는 말의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살면서 많이 느낀다. 견딤이라는 말이 미련스러움이 될 때는 나를 돌보지 않는 견딤일 때인 것 같고, 견딤이 인내가 될 때에

나만의 계절 [내부링크]

언제부턴가 아침에 미사를 가기보다 저녁에 미사를 가게 된다. 아침에 잠을 더 자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오늘도 아침엔 잠을 선택하고 저녁에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집에 있어도 날이 추워서 옷을 많이 껴입고 나갔다. 많이 입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버스가 바로 와서 탔는데 분명 방송을 제대로 듣고 벨을 눌렀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한 코스 전이었다. 내리기 전에 알았지만 벨을 누르고 안 내리면 기사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안 내릴 자신이 없어서 그냥 내렸다. 미사시간이 임박해서 서둘러 걸었다. 30분 정각에 성당문을 열었다. 좀 더 일찍 나섰어야 했는데 오늘은 좀 늦게 나와서 마음이 급했다. 강론 시간에 멕시코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계신 수녀님들 후원을 위한 영상을 보고 원로 신부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나는 주일 봉헌금만 가지고 갔는데 수녀님들의 멕시코 선교를 위한 2차 헌금도 있었다. 나는 한참 고민을 했다. 나는 현재 돈을 벌고 있지 않아서 내가 낼 수 있는 봉헌금 액수를

그런 사람이 좋다 [내부링크]

모나지 않은 사람이 좋다. 마음에 공간이 많은 사람이 좋다.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바보스러운 면이 있는 사람이 좋다. 일부러 돌아서 가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좋다. 긴장과 이완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좋다. 호흡이 긴 사람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이 좋다. 늘 얼굴에 미소가 머무는 사람이 좋다. 마음에 온기가 있는 사람이 좋다. 한 겨울 군고구마와 찐빵같이 따스한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먼저 내가 그런 사람이고 싶다.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아름다운 영혼들이여 [내부링크]

너무나 귀한 생명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이고 소중한 친구이며 잊을 수 없는 인연이었을 영혼들이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영원한 복락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곱디고운 꽃이며 사랑스러운 영혼들이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 주님,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영혼들과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