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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이야기 12 - 팔당역에서 [내부링크]

팔당역을 지나 북한강 쪽을 달리면 기찻길 사이로 자그마한 식당이 나온다 식당 앞 철길은 화물기차가 지나가는 길 그 길옆에 북한강은 아직 가까워지지 못한 연인들이 마주 보다 어색해지면 눈 돌릴 곳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대화가 끊길 때쯤 기차가 지나간다 아주 가끔 지나가는 기차에 용기를 얻어 그 길로 산책을 나선다 쭉 뻗은 기찻길 사이로 레일 위를 걸어가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빛 사이로 하얀색 가디건은 아직 추워 보였다 나를 보다 중심을 잃은 듯 건네받은 것에는 보드라운 손이 있다 말랑거리는 당신 손을 잡고 바라보다 어느새 깍지를 껴버린 내 손에 살구색 매니큐어가 보인다 동.......

제로 이야기 13 - 사랑한다, 안 한다 [내부링크]

사랑한다 안 한다 풀잎을 뜯어 세어봅니다 풀잎이 사랑한다 하면 사랑할 거 같고 안 한다 하면 아마 사랑한다 나올 때까지 세어볼 것 같습니다 그저 내 마음이 가르쳐준 걸 믿기 싫기 때문이겠죠 확신이 없으니 이리 애꿎은 풀잎만 괴롭힙니다 풀잎은 죄가 없습니다 아니라는 건 상처받기 싫은 보호본능인가 봅니다 사실이라면 그것만큼 달콤한 과실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순리란 주는 것만큼 갖고 올 수 있다는 거 상처 없이 그냥 얻을 수 없다는 거 단지 내가 두려워할 뿐이라는 거 그래서 용기를 내지 못한다는 걸

제로이야기 14 - 김밥, 천국 [내부링크]

아저씨 천국이 있어요 그럼 거기에는 누가 살아요 김밥이 살고 있지 아이가 웃는다 그런데 왜 그게 궁금해 엄마가 보고 싶어서요 말없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다 눈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보고 싶은가 보구나 아이는 말없이 끄덕인다 볼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언제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아주 열심히 살다 보면 다 살았다고 하늘에서 부르지 빨리 가면 안 돼요 빨리 가면 천국에 있는 분들한테 엄청 혼나요 왜 마음대로 오냐고 왜요 너 유치원에 숙제 안 하고 가면 혼나지 네 너도 나도 아주 열심히 사는 게 주어진 숙제란다 어떻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건데요 한참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넌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거 아저씬 회사.......

송파 산책 - 석촌고분, 도심 속의 30분 산책코스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제로입니다 요즘에 만보 걷기가 그렇게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뱃살도 뺄 겸 ㅠ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산책을 할만한 코스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번 주에는 석촌호수 https://blog.naver.com/handazero/222321532507 올림픽공원 https://blog.naver.com/handazero/222322445008 그리고 오늘은 석촌고분입니다 한번 송파 쪽은 싹 다 훑어봐야겠습니다 ㅎㅎ 늘보는 풍경이 카메라에 담으면 이상하게 낯선 세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이 보일 때가 있는데 걷는 매력이 아마 이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늘 무관심한 채 지나다니던 고분이 카메라를 들이대니 무슨 고분이지 라며 자세히 보게 되었습니다 누.......

송파 여행 - 석촌호수, 산책하기엔 좋은 날씨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제로입니다 요즘 날씨가 정말 완연한 봄입니다 걷기 정말 좋은 날씨죠 오늘은 송파 석촌호수를 걸어 보았습니다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아 정말 쾌적한 공간을 가지고 걸었더니 정말 좋더군요 보세요 정말 한적하죠 오늘은 정말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송파 석촌호수는 걸어보면 풍경들이 정말 하나씩 나타나고는 하지요 롯데타워는 정말 길더라구요 오리도 발견했습니다. 저 멀리 롯데월드도 보이지요 가다 보면 진달래도 보입니다 전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헷갈려서 포털에 꽃 사진으로 검색해서 알았습니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도 보이지요 서호 쪽 무대 광장입니다 무대 광장 쪽은 늘 사람들로 바글바글 한데 오늘.......

송파 여행 - 올림픽공원, 도시 속에 숲속이 있는 곳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제로입니다 오늘은 송파 여행 올림픽공원입니다 늘 같이 곁에 있으면 소중한 것을 잘 모르다가 어느 순간에 그 느낌이 다가오는 때가 있다던데 오늘은 그렇더군요 늘 집 근처에 있어서 다니던 공원이 카메라를 통해 보았던 모습은 정말 좋은 곳이구나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마음먹고 만보도 할 겸 전체를 돌아 봐야지라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평화의 광장을 지나 여기를 올 때면 느끼는 거지만 활력이라고 그럴까요 에너지라고 그럴까요 암튼 생생함이 가득 살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평화의 광장 뒤편 호숫가 사람들이 여기는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상대적으로 고즈넉함이 느껴질 정도로 조용합니다 조용조용 얘기하실.......

제로이야기 9 - 아마 사랑인가 봅니다 [내부링크]

눈길이 마주쳤을 때 그녀의 눈웃음에 가슴이 두근거리면 아마 사랑인가 봅니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는데도 계속해서 콧노래가 흘러나오고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으면 아마 사랑인가 봅니다 잠깐의 휴식시간에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셔도 이토록 달콤해지는 건 아마 사랑인가 봅니다 정말 사랑인가 봅니다 사랑이 왔나 봅니다 소년의 열병처럼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나 봅니다

제로이야기 10 - 엄마의 외출 [내부링크]

아이 셋을 데리고 버스에 타는 일은 참 지난한 일입니다 한 아이는 포대기 앞에 메고 한 아이는 손을 잡으면 짐을 들고 있는 가방의 한 손으로는 남은 아이를 추스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남은 아이는 그나마 큰애 같습니다 마치 장남인 양 자기보다 어린 동생을 챙긴다고 하지만 해보았자 네다섯 살 아이들이 졸망 졸망 엄마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버스에 몸을 맡기기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자리를 양보하나 한자리엔 아이를 앉히고 짐을 올릴까 아이 둘을 앉히고 짐을 한 손에 들까 망설이는 기색에 보다 못한 할아버지 한분이 더 자라를 양보합니다 그 할아버지에게 학생이 자리를 다시 양보하느라 버스 안은 어수선하나 훈훈한 얼굴들의 미.......

제로 이야기 11 - 그래도 사랑하고 싶습니다 [내부링크]

사무실 복도에서 저기 멀리 그녀가 걸어옵니다 어깨 선위에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씽긋 미소 짓는 모습은 나를 바보로 만듭니다 업무에 일을 집중하다가 그녀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면 내 고개는 내 의지를 배반한 채 당신을 따라갑니다 내 모습에 하도 어이가 없어 빌딩 옥상에 올라 나 자신을 자책하다가 커피 마셔요 우리 휴게실에서 문자를 보고 미친 듯이 달리는 모습은 커피 한 잔을 건네받고 착한 강아지 눈빛을 보내는 당신만의 애견이 되었습니다 냉철하고 약간 냉소적인 내 모습은 예전에 사라졌습니다 사랑을 하면 바보가 되거나 멍청해진다는 선배들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랑하고 싶습니다

제로 이야기 4 - 기사 [내부링크]

복사용지 한 박스를 들고 가는 모습이 힘겨워 보이면 말없이 나타나 대신 들어줍니다 휴게실 식수통이 무거워 어쩔 줄을 모를 때 남이 도울 세라 손이 먼저 나가고 고맙다는 인사에 미소만 짓습니다 가끔 일을 몰라 헤매다 눈치를 보는듯한 그녀를 도와주면 자기 부서일도 아닌데 넌 뭐냐, 라는 타 부서장의 눈빛에 원래 일은 다 알아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반박으로 뭐하는 놈이지, 표정을 지을 때 좀 쭈뼛거리기는 합니다 그래도 눈치껏 티 나지 않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백마 탄 왕자는 아니어도 당신만을 지켜줄 기사입니다 #첫사랑 #사무실에서 #이거혼자좋아함? #그래도좋더라

제로이야기 5 - 그렇게 시작되었다 [내부링크]

좌석버스 의자에 그녀가 내 옆에 있습니다 비록 데이트는 아닌 출장이지만 내 마음에 출장은 사라 졌습니다 차창밖에 지나는 가로수들이 버스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맞춰 흔들거리는 모습은 마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애절한 모습의 주인공 배경 같아 나만의 상상을 찍고 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이 올수록 이대로 계속 같이 갔으면 하다 일어나는 그녀의 모습이 아쉽기만 합니다 버스 좌석을 잡고 나갈 때 갑작스러운 버스의 움직임 멀어지는 그녀를 내 품에 와락 안았습니다 창졸간에 벌어진 일에 당신의 심장소리가 내 가슴을 두근거릴 때 난 알아 버렸습니다 난 이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제로이야기 6 - 사회생활 [내부링크]

어스름 해 질 녘 큰길 안쪽 조그만 길모퉁이 빨간색 의자들이 하나둘 내어온다 오늘 하루 수고한 사람들의 휴식처 주인공들이 하나둘 나타날 땐 그 거리에 네온사인도 히나 둘 도착한다 마치 좌판 벌인 시장처럼 소란스럽게 저마다 떠드는 목소리엔 그날에 억울함과 서운함이 지배하고 어느 한구석 테이블엔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다 노란색 하얀 거품을 쳐다보며 당신의 서움함은 내 억울함에 비례하고 저친 어깨의 오늘을 위로하며 두들기는 친구 여기는 세상에 삶을 노래하는 공연장 관객은 나를 쳐다보는 그대들 객석에 아무도 없는 빈자리처럼 덩그러히 놓아둔 저의자를 바라보다 드는 생각들이다 p.s 오늘 저와 우리 팀원들이 부장님 한테 탈.......

제로이야기 7 - 데이트 신청은 어렵다 [내부링크]

주저주저하다 말을 하려다 말고 저기라는 소리에 뒤돌아 보는 그녀에게 이번 주말에 시간 어때요? 이 말이 이렇게 힘든 줄을 몰랐다 심장은 계속해서 두근 되고 입안에 침은 사라져 간다 저기 이 말만 세 번째다 용기를 내란 말이다 점점 이상하게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일 때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른다 이번 주에 시간 있어요? 영화 예약을 했는데 친구가 펑크 냈어요 살짝 짓는 눈웃음에 얼빠진 소리로 "네"라고 했다 얼굴색이 잘 익은 홍시 같다 p.s 아 쪽팔려 ㅠ

제로이야기 8 - 로맨스 데이트 [내부링크]

멜로 로맨스 영화가 나에겐 보이지 않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을 보고 싶어 힐끔힐끔 쳐다보기 바쁘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이 하얗게 드러나는 치아가 나에겐 더 영화 같습니다 팝콘이 설렙니다 내손이 당신 손에 닿을 때 마치 감전이 된 거처럼 짜릿한 느낌에 영화를 볼 수 없게 합니다 둘의 사랑이 슬픔으로 맺어지며 영화는 끝이 났지만 내 영화는 시작입니다 오늘 나에겐 첫 촬영입니다 내 귀에 들려옵니다 내 머릿속에 기억됩니다 내 코끝에 묻혀 있습니다 당신의 말이 당신의 모습이 당신의 향기가 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제로이야기 1 / 만남 [내부링크]

풀을 먹인 듯 빳빳한 와이셔츠 깃 하얀색 천위에 파란 넥타이 감색 양복에 구두코가 반짝이는 게 첫 출근 모습이다 선배를 따라 부서별로 인사를 다니다 바쁘다며 가버린 그가 던진 말 총무팀에서 올 거라며 어색함만 남기고 갔다 군대 이후로 어리바리 신병 모습에 당황하며 엄마 닭을 쫓는 병아리처럼 바쁜 사람들 속에 외로운 섬 같다 하릴없어 자판기 커피맛에 품평 중일 때 누가 내 앞에 서있었다 제법 선배 모습으로 보이려는 마치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초등학교 2학년이 1학년을 데리러 온 모습의 저 작은 아가씨는 누구일까 내 이름을 부른다 난 그대 이름을 모르는데.. 안내를 해준다며 앞서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동기생이다 저라고.......

제로이야기 2(회식) [내부링크]

호기로운 사람들의 소리가 뱃심 가득 하하호호 별 웃기지도 않은 얘기에 웃긴다고 받아주는 사람들 신입 환영회는 무색하고 부서장의 건배 소리만 요란한 이곳은 회식장소다 앞의 안주를 눈치껏 먹게 되는 경력직도 신입인가? 내 생각은 사회 구성원이 신입이면 신입이다 암묵적 동의에 조용히 있어야 한다 위로가 되는 것은 회사가 크지 않아 자칭 선배라는 그녀가 있다는 거 서로를 소개해 주는 자리에서 그녀의 선배놀이는 끝이 났다 두 달 먼저 들어왔다고 업계 선배인 나한테는 밀리니까 갑자기 회사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제로이야기 #첫사랑 #회식은 지루하다 #소주는쓰다 #삼겹살은 맛있다

제로이야기 3 - 택시 안 [내부링크]

신입 환영회를 빙자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자리가 끝난 후 갈길 못 찾는 사람들 사이로 택시를 탄다 저마다 외치는 소리엔 다양한 동네의 목소리 겨우 얻어 타는 택시에 올라 내려앉은 한숨소리 옆에서 안 졸린 척 눈 부릅뜬 이는 차칭 선배에서 타칭 후배 및 동기 끄덕끄덕 고맙다고 하는 고갯짓에 내 어깨가 베개가 되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는 이동하는 작은 카페 차창밖에 지나가는 도시는 영화 스크린 화면처럼 보인다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그녀의 샴푸 냄새와 화음을 이루면 어느새 내 머릿속에 각인돼 버렸다 사람들을 피하며 가는 기사 아저씨 브레이크 박자에 맞춰 내 마음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같은 하늘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