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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 감상] 양귀자 소설 <한계령> 인생 그 쓸쓸함에 대하여. [내부링크]

해가 바뀌고 다시 읽어본 <한계령>에는 이런 문장들이 있었나 싶게, 이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문장들이 많이 보였다. "설마 안 올 작정은 아니겠지? 고향 친구 한번 만나 보려니까 되게 힘드네. 야, 작가 선생이 밤무대 가수 신세인 옛 친구 만나려니까 체면이 안 서대? 그러지 마라. 네 보기엔 한심할지 몰라도 오늘의 미나 박이 되기까지 참 숱하게도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했으니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박은자에서 미나 박이 되기까지 그 애는 수없이 넘어지고 또 넘어진 모양이었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부천으로 옮겨 와 살게 되면서 나는 그런 삶들의 윤기 없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었다. 창가에 붙어 앉아 귀를 모으고 있으면 지금이라도 넘어져 상처 입은 원미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는 실패의 되풀이 속에서도 그들은 정상을 향해 열심히 고개를 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철도 옆 찐빵집 딸이었던 은자가 이십오 년 만에 전

불우한 천재 매월당 김시습 <금오신화>/청소년 추천 도서/ 최초의 한문소설로서의 가치 [내부링크]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은 김시습의 금오신화, 최초의 한글 소설은 허균의 홍길동전... 이런 식으로 국어 시간에 암기만 하고 넘어갔던 적이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이라는 위상은 유명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생소한 <금오신화>를 읽어 보았다. 김시습은 <금오신화>의 인물들만큼이나 극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로 유명하다. 세조의 왕위찬탈이라는 계유정난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재능과 포부를 포기하고 스스로 방랑인이 되어 떠돌게 된 비운의 인물이었다. 1453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시습은 어려서부터 신동이어서 세종에까지 이름을 떨쳐 소개되었다고 한다. 다섯 살 때에 이미 문리를 통달하였고 남들은 성인식에 즈음하여 얻은 자를 이미 얻어 이름 대신 열경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과거를 준비하던 시기에 세조의 왕위찬탈 소식을 듣고 세속을 멀리하며 방랑을 하며 스스로 방외인의 삶을 살다 59세로 입적한 생육신 중 한 사람이다. 중국 <전등신화>의 신속한 유입과 비판적 수용, 엄청난 독서를 한

이순원 소설 <말을 찾아서> 동행의 의미와 아버지의 부정. 청소년 추천도서 [내부링크]

작가 이순원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88년 '문학 사상'에 단편 <낮달>이 당선된 이래 <수색, 그 물빛 무늬>로 동인문학상을,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을, <아비의 잠>으로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그 여름의 꽃에게>,<말을 찾아서>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19세> , <강릉 가는 옛길> 등이 있다. 달이 없어도 별이 좋은 밤이었다. 아부제의 입에서 풍기는 술 냄새가 조금도 싫지 않았다. 노새는 연신 딸랑딸랑 방울을 울리고, 길옆은 온통 옥수수밭이거나 감자밭, 얼갈이 무와 배추를 뽑은 다음 씨를 뿌린 메밀 밭이었다. 꽃향기도 좋고 저녁 바람도 시원했다. 달밤을 걷는 정경을 묘사한 부분을 읽다 보면 저절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오른다. 방울 소리를 흘리며 느릿하게 걷는 노새가 등장하는 것도 비슷하다. 아버지와의 먹먹한 부정과 인생사를 담은 주제 또한 그렇다. 강원도 대관령 아래가 고향인 '나'가 사보 편집실로부터

[서평] 박완서 소설 전집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한국전쟁을 살아낸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삶 이야기. [내부링크]

박완서 작가의 유명한 자전적 소설로는 '엄마의 말뚝'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있다. 이 책은 '그 많던 싱아'의 제2부작으로 작가가 스무 살 무렵 겪은 6.25 전쟁과 그 이후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정말 어느 부분이 허구이고 어디가 실제인지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전쟁 당시의 서울 상황과 피난 과정의 묘사가 생생하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엄마를 중심으로 오빠와 올케, 친척 등 가까운 피붙이들과 삶의 터전에서 인연을 맺게 된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6.25 전쟁이라는 한국사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사람들이 치열하게 생존하는 삶의 터전을 담담하게 그린다. 전시 중에서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꽃처럼 피어오르는 삶의 생기 역시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시선이 놀랍다. 이토록 생생하게 생활 밀착형인 글을 쓸 수 있다니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 점이 박완서 작가의 저력이며 이 소설을 읽게 만드는 힘이다. 이 책은 한 편의 역사 다큐를 보는 것

[서평] 너무 늦기전에 돌아봐요, 서로를. 김초엽 SF 소설 추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내부링크]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P.181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작가는 제 2회 한국 과학 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 책은 수상작을 비롯한 7 편의 중단편들을 모은 모음집이고 대상을 수상한 <관내 분실>과 가작을 수상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수록되어 있다. 김초엽 작가의 이야기에는 여성 주인공들이 많다. 여성, 장애인, 노인, 미혼모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과학 기술이 발달한 미래는 분리와 분열의 사회 문제가 해결되어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상용화될 것만 같은 거부감 없는 과학 기술 용어들이 등장한다. 배아 디자인, 웜홀 항법, 외계인, 냉동 수면 기술 등 전통적인 SF 소설 장르의 형식과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작

[시 감상] 윤동주 &lt;바람이 불어&gt; 김수영 &lt;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gt; [내부링크]

언제 보아도 좋은 시집은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이다. 어느 날 읽어도 다 좋겠지만 유독 마음이 복잡하거나 부대낀 날에는 더욱 시구나 시어가 눈에 들어온다. 청명한 날보다는 흐린 날, 사람과 일에 끼여 마음이 뒤숭숭한 날에 읽으면 바람 불던 마음이 고요해지고 일상의 잡념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진다. 바람이 불어 - 윤동주-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 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 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중에서 부끄러움의 시인, 자아성찰의 대명사가 된 시인 윤동주. 젊은 시인의 고요한 성찰에 마음 한끝이 가닿는다. 시대를 슬퍼해 본 적이 없다니, 이 같은 겸손이 어디 있을까. 시인의 괴로움의 이유를 알고 있으니, 오늘을 사는 내가 더

[서평] 서머싯 몸 &lt;달과 6펜스&gt; 세계문학 추천 도서. 민음사. 어떻게 살것인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내부링크]

<달과 6펜스>는 천재적 기질을 가진 남자 스트릭랜드를 통해 추구하는 삶의 본질적 의미를 묻고 있다. 반짝이는 달과 6펜스는 인간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 보편적으로 달이 지향하고자 하는 이상향을 상징한다면, 6펜스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서 발을 떼고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적 속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하게 이상향을 향해 발을 뗄 수 있는 인간은 얼마나 될까? 스트릭랜드가 안온한 삶을 버리고 마음속 열정을 좇아 표류하다가 화가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고 기괴하기까지 하다. 부럽기는커녕 윤리를 저버리고 도덕적 책임감도 없는 이기적인 기행 정도로 치부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극도로 과장된 인물 설정은 오히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자기 합리화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처음 도입부만 잘 넘어가면 순식간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여러 인물을 서술하고 있어 인물의 외양 묘사가

[서평] 벌거벗은 한국사. 큰별샘 최태성. 한국사 추천도서. [내부링크]

우리나라 역사는 반만년에 해당하는 긴 역사이니만큼 전쟁과 관련된 사건도 많다. 그래서인지 한국사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단순하게 외우는 지루한 암기 과목으로 느껴진다.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겠다는 의지는커녕 호기심마저 꺾어버리는 교육 현실이다. <벌거벗은 한국사>는 반만년 한국사 속 가장 매력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시험 중심의 내용이 아니라, 사건의 전후 배경을 소개하고 그 영향이 민초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자세하고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고려 시대의 무신정권에서 시작하여 광복 후까지의 주요 사건을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학생들이 읽으면 도움을 많이 받을 좋은 책이다. 벌거벗은 무신정권 억울한 누명을 쓴 무신들 김돈중의 화살 사건 1167년 의종이 연등회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의종의 수레 옆으로 화살이 우수수 떨어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의종은 암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모진 고문을 하고 친위군

[서평] &lt;매일을 헤엄치는 법&gt; 이연 그림 에세이. 에세이 베스트셀러 추천. [내부링크]

<매일을 헤엄치는 법>이라는 제목을 보고 은유적 표현인 줄 알았다. 삶이라는 수영장 안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인가 싶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연 작가는 진짜로 수영 강습을 받았고 수영과 삶의 공통점을 조화롭게 대칭시켰다. 독특하고 신선한 내용과 구성 만화만으로 된 에세이는 봤지만 이 책은 구성이 독특하다. 만화와 에세이를 번갈아 배열하여 가독성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작가가 2018년 퇴사 후 1년 동안 백수로 생활하면서 겪은 고생과 내면의 부침, 수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과 맞지 않는 디자인 회사를 다니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해 과감히 퇴사했다. 취업, 결혼 등 사회가 정한 순서와 틀에 맞춰 살지 않고 자기로 살기로 결심한 작가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소속 없이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도 결국은 자기를 찾기 위해 도전

[서평] &lt;작별하지 않는다&gt; 한강 장편소설. 가슴 아픈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 추천. [내부링크]

이것은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작가의 말- 작가 한강은 1970년 광주 출생이며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서울의 겨울>외 4편의 시를 발표하고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라는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채식주의자>는 한국인 최초로 2016년 인터내셔널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5.18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를 발표하여 묻힌 역사를 조명하는 소설을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는 유명한 한승원 작가이시다. 사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모티브로 한 소설을 읽으려고 마음을 먹기까지 오랜 망설임이 있는 편이다. 작년 베스트셀러였던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이런 이유로 늦게 읽었고 <하얼빈>도 그랬다. 이 책도 재작년에 발표된 책인데 지금에서야 용기를 내어 열게 되었다. 앞서 두 편의 책을 읽고 조금은 예방접종 효과가 생긴 것일까. 역사를 좋아하면서도 소설은 다른 매체보다도 훨씬 강력하게 오랫동안 아프고 슬픈

[서평] &lt;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gt;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의사가 기록한 마지막 순간들. 에세이 추천 도서. 밀리의 서재 [내부링크]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말이 있다. 오늘 누군가의 죽음은 내일의 내가 닿을 시간이고, 어떤 죽음들은 분명히 아직 남아 있는 이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 -작가의 말- 이 책은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18년 차 종양내과 의사가 마주했던 숱한 죽음을 이야기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야 내게 남은 삶을, 시간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되는 무지의 반복을 어찌해야 할까. 그 누군가의 범주에 나 역시 부지불식간에 들어갈 것이다. 작년에 정말 어처구니 없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친척의 장례식에 다녀왔기에 남은 시간의 부피가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새해는 변함없이 다가왔고 오늘의 시간 역시 빠르게 지나고 있다. 일생의 큰 충격인 죽음의 순간을 매일 직업적으로 만나고 있는 의료인의 관점에서 본 삶의 의미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한국만큼 끝까지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미국은 적어도 6개월은 남은 삶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며 호스피스 병동에서 보내는

[서평] &lt;소년이 온다&gt; 한강 장편 소설. 5.18 광주 항쟁을 다룬 소설 추천. [내부링크]

아니, 언니를 만나 할 말은 하나뿐이야. 허락된다면, 부디 허락된다면, 죽지 마. 죽지 말아요. p.177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도 한참을 망설이다가 5.18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열었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감정을 추스르기가 버거워 한참을 빙빙 돌면서 기록을 남기는 것을 주저했다. '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라는 찬사는 허풍이 아니었고 '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라는 문학평론가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휘청이다 못해 꺾일 것 같은 심정이 드는 것, 꾸역꾸역 올라와 명치께부터 목울대를 누르는 묵직한 통증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이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이런 두려움으로 2014년에 발행된 이 책을 이제야 열 수 있었다. 무거운 소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구성, 시적으로 탁월하게 아름다운 문장들.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어

[서평] &lt;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gt; 50억 부자아빠가 아들에게 전해주는 경제 철학과 삶의 지혜. 자기계발 추천 도서. [내부링크]

아, 밥벌이의 지겨움! 우리는 다들 끌어안고 울고 싶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중에서 이 책은 25년 동안 정육 무역업에 종사하다가 퇴사한 50대의 아버지가 20대 청년이 된 아들에게 전해주는 편지 형식의 인생 이야기이다. 직장에서 자발적 퇴사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아버지가 그 누구도 아닌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니, 얼마나 피같이 진한 삶의 체험이 진액으로 담겨 있을까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작가는 김훈 작가의 에세이집 중 <밥 벌이의 지겨움>을 인용하고 있는데, 밥 벌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체험에 따라 보편성을 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작가는 고교 중퇴를 하고 27살에나 늦깎이 대학 생활을 시작했고 결혼 전은 물론 결혼 후 어느 정도까지도 반지하 생활을 했던 녹록지 않은 삶의 체험을 한 사람이다. 이런 그가 50억의 자산을 이루기까지 쉽지 않았던 삶의 과정을 아들에게 전해준다. 돈을 대하는 기본자세부터 삶의 철학까지 두루 담고 있는 에세이집으로 아들로

[서평] 김초엽 장편소설 &lt;지구 끝의 온실&gt; 벼랑 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 믿음에 대한 이야기. SF 소설 추천. [내부링크]

이 소설을 쓰며 우리가 이미 깊이 개입해버린, 되돌릴 수 없는,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곳 지구를 생각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마침내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김초엽 작가는 한국 SF 장르 소설계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었다. 포항공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 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 과학 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 작가가 한 대회에서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은 그녀의 존재를 빛나게 한다. 사실 나는 SF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SF 소설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괴기스럽거나 공포스러우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두려움 때움이었다. 기껏 아는 작가는 정세랑

[서평] &lt;경애의 마음&gt; 김금희 장편소설. 소중한 마음이 연결되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 [내부링크]

폐기 안 해도 돼요.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으로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습니다. P.176 아,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이 쫓기며 사는 세상에서 안해도 된다니 이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마음이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늦은 겨울밤 소리 없이 다가와 어깨를 어루만지는 것 같은 소설을 만났다. 마음의 폐기 상태로 살면서 괴로워하던 경애와 상수가 있다. 둘은 직장의 팀장과 팀원 관계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직접 만나진 않았어도 절친 은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희미하게 감지해 오던 사이였다. 외로운 섬처럼 유령처럼 학교를 다니던 고등학생 시절 그들의 공통분모인 은총이라는 친구의 존재는 말 그대로 은총이었다. 그런 은총이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갔다. 허망하게. 이 소설은 1999년에 발생한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을

[독후 감상] &lt;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gt; 남궁인 의사의 서평 모음집. 서평 잘 쓰는 방법. [내부링크]

[품위 있는 서평 쓰기] 모임에서 서평 쓰기의 예로 추천받은 책이어서 읽게 되었는데, 남궁인 작가님에 대해서는 처음 알게 되었다.(나의 무지) 응급 처치과 의사인데 이렇게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글까지 잘 쓰신다는 데 두 번 놀라고, 얼굴까지 잘 생기셨다는 데 세 번 놀라게 되는 책이다. (이슬아 작가님은 적당히 잘 생기신 얼굴이라고 했지만 -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중에서.) 매일 읽은 책 소개의 독서기록과 서평을 갈무리하여 월 단위라는 신선한 분류 기준으로 묶은 서평집이다. 보통은 책들을 작가나 주제, 장르를 기준으로 나누는데 월 단위로 정리한 작가의 방대한 독서 기록을 이렇게 쉽게 들여다봐도 되나 싶게 황송한 마음이 든다. 의사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영혼이 없는 눈동자에, 도 톤의 목소리로 무척이나 빠르게 진단을 하는 경험을 한 터라, 이렇게 감정이 풍부한 글을 쓰시는 분을 보니 신기했고 편견이 깨지는

해피빈 콩 기부 [내부링크]

블로그에 글을 써서 등록하면 소소한 콩을 받는다. 어떨 때는 주고 어떨 때는 안주는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소멸 어쩌구 하는 문구가 보이길래 잊기 전에 그동안 쌓인 콩을 기부했다. 혹한 추위에 작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어서 좋다. 지금도 바깥에서 부는 바람소리가 귀신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 추위가 더 서러운 겨울이 나는 참 싫다.

[모임 후기] &gt;&lt;품위 있는 서평 쓰기&gt; 1기 모임을 마치고. 서평 잘 쓰는 법. [내부링크]

책이 주는 효용이 얼마나 많은 지 말하려면 입이 아프다. 나는 책을 통해 주로 위로와 공감, 감동을 얻는 편이다.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렇게 힘을 얻어 나아가는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진다. 좀 더 여유 있고 다정해지는 것 같은 내적 변화가 생긴다. 그러다가 또다시 세상이 그렇지 하며 우울과 무기력이 널뛰듯 할 조짐이 보이면 나는 다시 책을 방패 삼아 감정의 기복을 피해 가곤 했다. 그렇게 고마운 책인데도 사랑이 식어가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감동이 희미해지고 내용마저 가물가물해질 때가 많다. 잊힌 기억을 붙잡아 기록을 남기려고 만든 것이 나의 블로그이다. 하루하루 책을 통해 얻는 힘과 기쁨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서. 계속 쓰는 활동을 하다가 어느 순간 좀 더 잘 쓰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이 스멀거렸다. 내용 파악과 감상 외에 나만의 시선이 담긴 비평 비슷한 한 줄을 첨가하고 싶었는데 시도할 때마다 막막하기만 하였다. 책을 읽게

[서평] &lt;하얼빈&gt; 김 훈 장편소설. 역사 소설 추천. 가난한 청년 안중근의 기개. [내부링크]

안중근 의사가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사건은 역사의 한 획을 바꾼 사건이었다. 문명개화와 동양평화라는 미명 아래 조선을 식민지화하던 이토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해서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역사가 스포인 사건을 김 훈 작가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하였다.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가난과 청춘, 그리고 살아 있는 몸이라니. 이 책은 소설인 듯도 르포인 듯도 하고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물 같기도 하다. 안중근 의사와 이토가 하얼빈에 가기까지의 여정과 동선이 나온 부분은 르포 같다. 김 훈 작가의 말처럼 안중근이라는 살아 있는 실체가 가진 고뇌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장을

[서평] &lt;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gt; 정영욱 에세이. 응원 에세이 추천. 베스트셀러 추천. [내부링크]

당신 참으로 힘들었겠다. 참 바빴을 테고, 그만큼 허겁지겁 달렸을 테고, 그래서 넘어졌을 테고, 까진 상처에 아팠을 테고, 그리고 다시 일어난대도 아주 지쳐 있을 테지. 아픈 마음 다독일 새 없이 나아가다 쓰린 곳 다시 다쳤을 테지. 며칠만 지나면 가열차게 달려왔던 한 해가 또 저문다. 매년 이맘때면 흘러가는 시간이 소중하고 절절하게 느껴지기에 새로운 새해를 계획하는 순간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해진다. 해가 바뀌는 시점의 저녁 시간이 긴 꼬리를 내리며 사라질 때 읽는, 누군가의 단상은 또 다른 상념에 잠기게 한다. 이 책은 에세이스트 정영욱 작가의 공감 베스트셀러 에세이이다. 시인 듯 산문인 듯 개인 일기인 듯한 내밀한 기록 속에는 작가가 무수히 했었을 절절한 감정들이 녹아 있다. 30대라는 어중간한 나이대의 특성 탓인지 작가의 단상에는 고민이 드리워있다. 세상일을 모르는 철부지도 아니고 관조할 만한 관록이 쌓인 것도 아닌 나이. 하긴 나이가 든다고 해서 세상살이가 어디 수월해지긴

뮤지컬 영화 &lt;영웅&gt; 감상 후기.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여정을 좇아서. [내부링크]

얼마 전 김 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을 읽고 난 여운이 묵직하게 가라앉아있던 터에 뮤지컬 영화 <영웅>까지 감상하게 되었다. 팩트인 역사를 영화로, 그것도 그냥 영화가 아닌 뮤지컬 영화로 재구성했다길래 어떤 감동을 담고 있을지 궁금하였다. 담백하고 명료한 문체로 쓰인 소설을 묵상하듯 읽어서인지 뮤지컬 영화는 좀 더 생동감 있고 임팩트 있게 느껴졌다. 소설의 이미지가 자꾸만 겹쳐지면서 영화라는 장르에 맞게 각색한 부분들이 눈에 먼저 들어와 감동을 저해한 요소로 작용한 점이 안타까웠다. 소설에서는 어머니인 조마리아와 부인의 감정 묘사가 극히 절제되어 있었다. 영화는 대중매체로의 성격상 소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유머와 개그가 살짝 더해져 있었다. 소설 속 안중근의 부인 김 아려는 말과 눈빛마저 아끼는 조심스러운 성격의 인물이었기에, 영화 속 부인이 베개를 던진다던가 하는 장면은 좀 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영화에서는 후반부에 어머니가 수의를 바느질하며 노래하는 부분에서 감정을

독후감상 &lt;아버지의 해방일지&gt; 정지아 장편소설. 아버지가 해방시키고 간 삶의 무수한 오해들과의 화해. [내부링크]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니. 한동안 '추앙한다'라는 대사로 구 씨 열풍을 일으켰던 <나의 해방일지>와 결이 비슷한 책인가 싶었다. 그렇다면 읽어야지 했었는데,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딸의 이야기라는 리뷰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서 한동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재미없을 것 같아서는 아니었다. 빨치산, 빨갱이, 공산당, 사회주의자.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본 단어인지 새삼스럽기까지 하지만 이 말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단어 안에 역사, 역사 안에 생존 여부를 가름하는 치열한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빨치산 아버지를 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니, 그들이 겪었던 격동의 세월이 얼마나 무겁게 담겨 있을까 지레 마음이 무거워졌다. 실향민의 딸로 살아왔기에 근현대사의 고통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잘 아는 나의 마음이 먼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웬걸.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아버지의 죽음을 제3자처럼 담담하게

&lt;기억 전달자&gt; 로이스 로리 소설. 인간에게 유토피아란 어떤 곳인가. 뉴베리 상 수상 청소년 추천 소설. [내부링크]

이 책은 완벽하고 안전하게 통제가 이루어지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사회를 그린 청소년 대상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나 <1984>보다는 완화되어 표현되었지만, 합의와 존중이라는 허울 아래 철저하게 감시되고 통제되는 마을은 인간 고유의 특성이 사라진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름과 직업은 물론 배우자를 비롯한 자녀까지 위원회에서 지정받아 기초 가정을 이룬다. 집안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모든 대화가 녹음되고 규칙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면 실시간으로 공개 방송되어 수정할 것을 요구당한다. 눈, 햇빛 같은 날씨, 피부색과 언어도 인위적으로 통제하여 '늘 같음 상태'가 유지된다. 이곳에는 과거와 미래는 없고 현재의 안위만 있을 뿐이다. 일반인은 책을 가질 수 없고 기억 보유자만이 소유 가능한 완벽한 통제 지역이다. 기억 보유자의 존재 이유는 역사에 관한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해 마을이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돕는 것일 뿐 발전을 위한 변화는 없다. 열두

김애란 소설집 &lt;침이 고인다&gt; 생생하고 예리하고 너무나 투명해서 더욱 아픈 현실 이야기. [내부링크]

이 책에는 <도도한 생활>, <침이 고인다>, <칼자국>을 비롯한 8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김애란 작가는 특유의 유쾌하고 위트 있는 문체로 조금은 남루한 현실 이야기를 우울하지만은 않게 그려내고 있다. 재수생, 학원 강사, 가난한 연인과 역시 가난한 오누이, 자매 등의 젊은 청춘들은 고만고만한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어머니의 헌신에 대한 부채감을 깔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내가 지나온 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외면하지 못하고 기웃대다가 결국은 공감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다. <도도한 생활>은 반어적인 제목이다. 노래만 잘하는 생활력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매일 무럭무럭 김이 쏟아지는 만두를 빚으며 '나'와 언니를 키웠고 '보통'의 삶을 갖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싶어 피아노를 들여놓았다. 만두가게 안에 들여놓은 피아노는 고단한 삶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질적인 상징물이다. 치기공을 전공한 언니는 남의 이만

독후 감상 &lt;불편한 편의점&gt; 김호연 작가 장편소설. 살만한 삶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내부링크]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의 책이 사랑받는 한 해였다. 편의점이 불편하다니, 그런데 이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편의점은 백화점도 마트도 아닌 어중간한 성격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백화점만큼 소비자가 대우받는 곳이 아니고 마트처럼 물건값이 싸지도 않다. 웬만큼 급할 때가 아닌 이상 이용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왜 사랑받는 것일까? 좁고 때로는 불편하기까지 한 편의점은 바로 복작거리며 사는 우리네 삶의 축소판이며 생활 밀착형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잊은 노숙자 사내 독고가 주인공이다. 그는 이름조차 잊고 싶을 정도로 삶 전체를 부정한다. 알코올성 치매로 기억을 잃고 살던 그가 우연히 염 여사의 파우치를 찾아주고 그녀의 편의점에서 일하게 된다. 독고는 편의점을 거쳐 가는 사람들의 관찰자가 되더니 해결사 기질을 발휘한다. 청파동 구석진 모퉁이에 있는 편의점은 오래되었지만, 정감 어린 단골 맛집을 연상시킨다. 주변에 경쟁사들이 화려한 실내 장식과 다양한 물품

[2022 마이 블로그 리포트] 올해 활동 데이터로 알아보는 2022 나의 블로그 리듬 [내부링크]

하루하루가 고이 쌓인 한 해가 저물어가네요. 출렁거리는 일상이 힘겨울 때가 많았는데 올해는 일과 감정 소모를 많이 내려놓았어요. 나를 찾아가는 한해였네요. 2022 마이 블로그 리포트 2022년 올해 당신의 블로그 리듬을 알아볼 시간! COME ON! campaign.naver.com

[서평 ] &lt;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gt; 룰루 밀러 과학 에세이. 직관의 사다리를 경계하고 진실의 커튼을 열어라. [내부링크]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제목만으로 내용을 가늠하기 어렵다. 과학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부제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연상시킨다. 저자 룰루 밀러는 방송계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한 과학 전문 기자이다. 일단 구성면에서 이 책은 기존의 어떤 책과도 다른 차별성을 띤다.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의 전기, 기사 보도, 상상이 담긴 추리 소설 형식이 모두 담겨 있어 독자로 하여금 장르마다 숨어있는 메시지 찾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프롤로그(는 에세이 형식이다.) 룰루 밀러가 평생 찾아가던 질문은 삶의 질서, 인생의 의미, 자아 정체성 찾기에 대한 것이다. 과학자인 아버지는 삶의 의미 같은 없고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열역학 법칙을 거스르며 살 수 없다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즐긴다. 그렇다면 왜 살지라는 회의와 함께 사랑의 고통을 겪은 그녀는 아버지와 같은 해답을 내지 못했다. 오랜 고민과 방

[서평] &lt;파이 이야기&gt; 얀 마텔 장편소설. 이야기와 이야기의 경합.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요? [내부링크]

파이라는 소년이 겪은 조난과 모험, 생존 이야기를 소설 작가가 듣고 전해주는 형식으로 쓰인 소설이다. 분량이 470 페이지가 넘게 길지만, 앞부분에서 약간 지루하게 이어지는 동물원 이야기만 잘 넘어가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속도감 있게 내달리며 읽을 수 있다. 아버지가 경영했던 동물원에서 동물들과 지내며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파이는 세상의 모든 신을 사랑하는 종교적 관용을 가진 소년이다. 현실주의자인 아버지와 달리 감성이 발달하고 운명을 수용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아이이다. 그렇기에 조난 생활을 견딜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 이야기는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카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바다 위 표류 생활 이야기이다. 로빈슨 크루소에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생존 투쟁이 이어진다. 세 번째 이야기는 배의 침몰 이유를 조사하러 온 일본인 조사관들이 동물 이야기를 믿지 못하자 좀 더 그럴듯하게 들리는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야기이다. 생존자들이 더 있었고 이어지는 살인과 식인 등 인간성이

[서평]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SF 장편 소설. 페미니즘 소설. 오싹한 광기 어린 디스토피아 소설 [내부링크]

이 소설은 멀지 않은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그린 SF 소설이다. <1984>나 <멋진 신세계>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여성을 가임 여부에 따라 엄격한 체계로 구분하여 국가적 자원으로 취급한다는 설정은 경악할 만하다. 앞부분과 중간 부분까지 인물이나 상황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지 않고 주인공의 회상과 현재 생활이 독백식 병렬 구조로 교차되며 나열된다. 500 페이지가 넘기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다. 중반까지 잘 따라간다면 이후는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에 의한 쿠데타로 정권이 수복되어 새로 새워진 길리어드 정부가 배경이다. 순식간에 남성 중심의 체제가 꾸려지고 여성은 철저히 부수적이고 종속적인 존재로 전락한다. 여성의 은행 계좌를 남성에게 위임시키고 직장에서 해고하는 일이 순식간에 일어남으로써 여성들은 혼란에 빠지고 연대할 시간조차 벌지 못한다. 개인의 이름은 사라지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체제를 위한 교육을 받는다. 교육

&lt;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gt; 황보름 작가님 줌 강연을 듣고 [내부링크]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쓰신 황보름 작가님의 줌 강연 소식을 듣고서 얼른 신청을 해 두었다. 책을 통해서 막연히 상상하던 생각들이 작가님의 음성을 통해 전달되니 명확하게 이해되어 신기했다. 작가님은 그동안 쓰신 책의 맥락을 소개하고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소프트 웨어 휴대폰 개발자에서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해 주셨다. 가장 궁금한 지점이 아니었나 싶다. 공학도가 이리 글을 잘 쓰면 원래 타고난 기질이 있는 거 아닌가, 어떤 방법으로 연습을 했는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30살 전까지는 사회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삶을 따라가며 사셨다고 한다. 취업이 잘 된다니 컴공과를 갔고 30을 넘으면서 한 번뿐인 인생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다른 친구들은 결혼에 대해 고민을 했다 하는데 정작 작가님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 그중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남은 인생 동안 하겠다고 결심한다. 남다른

&lt;순례 주택&gt; 우리 시대의 집과 사람들 이야기. 청소년 추천도서 [내부링크]

코로나19로 어려웠던 2020년, 오랫동안 아껴 온 이름을 꺼내 <순례 주택>을 썼다. 기성세대가 망가뜨린 지구별에서 함께 어려움을 겪는 어린 순례자들에게 미안하다.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나 브랜드로 사람을 구별 지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어린 순례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순례'라는 이름이 가진 자유가 좋다. 삶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실패보다 경험으로 여길 수 있는, 부와 명예를 위해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괴롬과 죄가 있는 곳'에서도 '빛나고 높은 저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름, 순례. p.247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 유은실 님이 쓴 <순례 주택>은 건물주 순례 할머니의 주택( 4층 빌라)에 사는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이다. 집을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 아닌 자산 가치로 보며 선을 긋는 요즘 세태에 대한 풍자인 동시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유쾌하고 통통 튀는 문체로 쓰여 있어 배꼽을 잡으며 웃다가도, 촌철살인 격인

&lt;2022 김승옥 문학상 수상 작품집&gt; 파편화된 존재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내부링크]

2022년 김승옥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이미 유명한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작가의 특성이 담긴 문체는 익숙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삶이라는 쟁반을 굴러다니는 구슬알들을 꿰어엮는 작가들의 예리한 시각이 어떠할지 궁금하여 기대하면서 읽었다. 이 책에는 대상을 차지한 편혜영 작가의 <포도밭 묘지>를 비롯하여 김연수 작가의 <진주의 결말>, 김애란 작가의 <홈 파티>, 정한아 작가의 <일시적인 일탈>, 문지혁 작가의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백수린 작가의 <아주 환한 날들>이 수록되어 있다. 우수상을 수상한 구병모 작가의 <니니코라우치푼다>는 작가의 뜻에 따라 수록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덧붙여 있다. 구병모 작가의 수상작을 만날 기회를 잃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승옥 문학상은 <무진기행>, <서울, 1964 겨울> 등의 작품을 쓴 김승옥 작가의 등단 오십 주년을 기념하고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록된 수상 작품들을 읽다 보면 물

&lt;파친코&gt; 이민진 작가님 작가와의 만남에 다녀와서 [내부링크]

올해 최고의 책으로 <파친코>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뽑고 싶다. 감동적이거나 인상적인 작품은 정말 많지만 이 두 작품만큼 어머니와 아버지의 서사가 강렬한 책은 없었다. 이민진 작가님이 부천 디아스포라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수상 후 작가와의 만남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신청해 두었다. 파친코의 뜨거운 열기는 좌석을 가득 채운 독자와 각종 언론사 기자들이 바글대는 현장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사회는 신영일 아나운서님이 보셨는데 실물이 훨씬 좋으셨고 목소리는 더더욱 좋으셔서 놀랐다. 아무나 아나운서 하는 게 아니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올해 54세라는 이민진 작가님은 탐스럽고 윤기 흐르는 검은 생머리를 휘날리며 작가 포스를 폴폴 날리면서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계셨다. 수상 감상을 아주 길게 말씀하셨는데 영어라서 다 모르겠지만 이런 독자들을 위하여 동시통역기를 주셔서 통역으로 들을 수 있었다. 동시통역을 해 주는 작가 강연회는 처음이라서 스케일이 남다른 작가님의 인기를

(공유)어린이 독서달력 [내부링크]

https://m.blog.naver.com/few24/222936592605 어린이 독자를 위한 2023 문학 달력 (전학년 초등 추천도서) 매년 11월 이 시기가 되면 자동으로 생각납니다. 내년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도서를 모아볼까. 몇 해 전부... m.blog.naver.com

영화 &lt;올빼미&gt;를 보고. 역사를 지켜내는 민초들의 힘. [내부링크]

1. 영화를 보기 전에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았다는 유해진 배우님의 유퀴즈 인터뷰를 보았다. 이름 있는 역할, 그것도 왕 역할은 처음이라 캐릭터 표현에 누가 될까 봐 무척 고심하셨다는 말에서 진정성이 묻어난다. 한해 평균 1~2편의 영화 작업을 꾸준히 해오셨다는 그의 성실성도 좋아한다. 영화의 맛을 살리는 약방의 감초 역할을 충실히 잘 하시기에 충무로의 선택을 받으시는 것이 아닐까. 류준열 배우님의 여러 표정이 담긴 얼굴도 좋아한다. 꽃미남이 아니기에 더더욱 다양한 캐릭터 표현이 가능한 장점 많은 얼굴이 좋다. 유해진, 류준열 두 배우가 펼치는 유머를 거둬낸 진지한 연기가 궁금해서 영화관을 찾았다. 2. 영화 이야기 남한산성에서의 굴욕적 항복 이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 세자가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낮에는 소경이지만 밤에는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고 있는 봉사 침술사 천경수(류준열 배우 역)는 궁에서 일하게 된다. 아픈 동생을 위해 궁에서 돈을

이문구 &lt;관촌수필&gt; 첫 번째 이야기 일락서산. 퇴색해가는 고향에 대한 연민. [내부링크]

이문구 작가의 <관촌수필>은 1972년에 발표된 8편의 중.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다. 십여 년 만에 성묘를 하러 고향을 찾은 주인공이 할아버지의 묏자리가 있던 바위와 옛집을 둘러보면서 과거의 기억을 회상한다. 1인칭 독백체이고 자전적 이야기라서 소설이지만 수필 같은 느낌을 준다.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한 문체는 토속적이고 정겹지만 뜻을 알지 못하는 말들이 많이 나와 독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주인공 '나'는 할아버지의 산소를 돌보기 위해 십여 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마을을 상징하던 왕소나무가 사라져버린 데 대한 아쉬움을 느끼는 동시에 이제는 추레해진 옛집을 바라보면서 할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를 회상한다. 할아버지는 양반 가문의 법도에 엄격하셔서 '나'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도 도련님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동네 아이들과도 어울리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이나 동몽선습을 배웠다. '나'의 근본적인 고립의 영향이 할아버지에게 있음을 알고 세월이 지나도 뿌리

&lt;알로하, 나의 엄마들&gt;이금이 장편소설 [내부링크]

젊은이들 뒤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파도를 즐길 준비가 돼 있었다. 바다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파도처럼 살아 있는 한 인생의 파도 역시 끊임없이 밀어닥칠 것이다. 버들은 홍주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저쪽에서 아이들을 따라다니는 송화를 바라보았다. 함께 조선을 떠나온 자신들은 아프게, 기쁘게, 뜨겁게 파도를 넘어서며 살아갈 것이다.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마다 무지개가 섰다. p.326 아스라이 펼쳐진 바다에서 파도가 달려오고 있었다. 해안에 부딪힌 파도는 사정없이 부서졌다. 파도는 그럴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살 것이다. 파도처럼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다. 할 수 있다. 내겐 언제나 반겨 줄 레이의 집과 나의 엄마들이 있으니까. p.386 이 소설의 마지막 화자는 버들, 홍주, 송화의 딸 진주( 펄)이었다. 펄의 대사를 읽으며 나는 이런 엄마가 되어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른들의 몬스터가 문제다! &lt;몬스터 차일드&gt; 이재문 장편동화 [내부링크]

이재문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어린이들이 훨씬 많은 학교라는 나라에서 어른이라는 이방인으로 살며 어린이들을 관찰하고 가까이 다가가기를 원한다. 이 나라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이야기로 쓰기를 좋아한다. <식스팩>으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몬스터 차일드>로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MCS(Mutant Cancerous Syndrome), 우리말로 '돌연변이 종양 증후군'이 있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증상으로 감염병이 아니다. 변이가 시작되면 손톱이 길어지고 온몸에 털이 돋고 눈동자 색깔이 바뀐다. 무시무시한 힘이 생기고 날고기를 먹는 등의 증상을 보여서 사람들은 이 증상을 가진 아이들을 혐오하고 격리시키고자 한다. 이름하여 몬스터 차일드 신드롬, 즉 괴물 아이 증후군'을 병으로 간주하여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분위기이다. 증상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억제제를 먹이면서 증상을 감추고 사람들에

&lt;알로하, 나의 엄마들&gt; 미주 이민 한인들의 삶 조명. 이금이 장편소설. 청소년 추천도서. [내부링크]

흰 무명 치마저고리를 입은 세 여성이 각기 양산과 꽃, 부채를 든 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모습이었다. 앳돼 보이는 그들은 한마을에서 함께 떠난 사진 신부들이라고 했다. 사진 신부를 안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작가의 말- 이금이 작가님이 한인 미주 이민 100년사를 다룬 책에 실린 사진 한 장에서 영감을 받아 쓰신 작품이다. 1903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한 한인 이주민들 중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면서 얼굴이 쪼글쪼글 새카맣게 탄 그들은, 한때는 괜찮았던 젊은 시절 사진과 부풀려진 자산으로 농장주로 소개되어 조선의 여인들에게 사진 청혼을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조선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기에. 이렇게 사진 신부로 하와이로 가게 된 기구한 운명의 세 여인이 주인공이다. 시대적 배경은 일제 강점기부터 광복 전후인 듯하다. 조선 시대 여인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허락되지 않았고 일제 탄압 아래서는 더더욱 숨죽이고 살았음은 말해 뭐 하겠지

이해할 수 있는 엄마, 이해할 수 없는 엄마. 드라마 &lt;슈룹&gt;과 &lt;가짜 모범생&gt;을 통해 본 엄마들의 모습. 청소년 추천 도서. [내부링크]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슈룹>에서 중전 역할로 나오는 김혜수 배우의 엄마 연기가 눈물을 쏙 빼고 있다. 드라마 기획의도에는 왕실의 사고뭉치 왕자들을 교육하는 극한 중전 엄마의 분투기라고 되어 있어서 가벼운 코미디물 정도인 줄 알고 안 보려 했으나 중전이 김혜수 배우이기에 팬심으로 보기 시작했다. 역시 김혜수라는 말이 나올 만큼 눈빛, 말투, 눈썹을 치뜨는 세세한 표정 연기 등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길 구석 없이 숨결이 살아있는 연기력을 과시한다. 든든한 외가가 없다는 이유로 중전으로 발탁된 김혜수는 대비 김혜숙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친다. 궁궐 내의 모략과 암투로부터 자식들을 지켜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투력이 강한 엄마이다. 잘못은 회초리를 들어 엄히 교육하지만, 여장을 좋아하는 셋째 왕자의 성 정체성을 알고는 자식의 심중을 헤아리는 지혜도 갖춘 사람이다. 첫째인 세자가 죽자 오열하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고

&lt;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gt; 라헐 판 코에이 장편 소설. 청소년 추천 도서. 장애와 차별을 넘어서. [내부링크]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을 본 적이 있는가? 피카소가 44번이나 따라 그리며 찬사를 보냈다던 이 그림은 스페인의 공주 마르가리타와 시종들은 중심에 두고 공주를 바라보는 왕과 왕비의 얼굴은 거울에 비춘 모습으로 구성하였다. 그들을 그리는 화가 자신을 왼쪽 화폭 안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넣음으로써 화가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한 그림이다. 공주의 오른쪽에 성인 난쟁이 두 명이 있고 남자 난쟁이가 한 발을 큰 개의 등 위에 올려놓고 있다. <시녀들>은 이전 초상화와 달리 대담한 구성과 빛과 그림자의 명암과 색채 표현을 잘 한 그림으로 알고 있었다. 거울 안에 인물을 넣고 화가 자신도 넣었다는 정도로. 그런데 이 소설의 작가는 발밑에 깔린 충직한 갈색 개에게 초점을 맞추어 이 소설을 구상하였다니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에 경외감을 느낀다. 태어날 때부터 곱사등이에 짧은 다리, 진흙처럼 짓물러진 뭉툭한 발을 가진 열 살 소년 바르톨로메가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안의 셋째 아들이지만 있어

[책 리뷰]&lt;아들을 군대에 보내다&gt; 진동식 에세이. [내부링크]

나라 안팎으로 사고와 사건이 이어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 때 벌어진 참사로 마음이 무겁고 침통한데 며칠 전부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져 불안이 눈덩이처럼 커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다. 이처럼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희생자들이 대부분 내 자식 나이 또래인 젊은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도발로 군이 강경한 규탄 입장을 보이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의 애간장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다>라는 에세이에는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라면 깊이 공감하면서 읽을 만한 애끓는 부모의 심정이 구절구절마다 녹아있다. 자식이 신체검사를 하고 입영통지서를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거의 매일 매시간을 자식의 안전을 기원하는 아버지의 기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삼 남매 중 막내인 외아들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혹여 신검에서 현역은 제외될 것이라 기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역으로 확정된 후 국가의 부름을 받아 훈련병부터 시작

&lt;귤의 맛&gt; 조남주 장편소설. 청소년 추천도서. [내부링크]

제주도에 사는 친구는 겨울마다 귤을 보내옵니다. 알알이 맛과 향이 담뿍 담긴 귤. 열매가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는 과정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성장은 때때로 버겁고 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남들도 다 겪는 일이야." "네가 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 라는 말들에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라고,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답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이 낯설고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 인사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채 익기 전, 초록의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 모두에게 늦었지만 따뜻한 햇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의 청소년 대상 성장 소설이다. 조남주 작가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현실과 부대끼며 느끼는 갈등을 잘 그려낸다. 건조하고 간결하지만 쓰리고 아픈 통증이 느껴지는 것처럼 심리 묘사를 잘 하시는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앞, 뒤 이야기 두 파트로 나뉘고 다시 세부적으로 네 명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

보린 작가 가게 시리즈 &lt;분홍 올빼미 가게&gt; 판타지 동화 추천 [내부링크]

<해리포터 시리즈>, <사자왕 형제의 모험>, <나니아 연대기>의 공통점을 아시는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판타지, 모험 이야기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조앤 롤링은 이혼 후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성하였다. 지금까지 67개 언어로 번역, 4억 5천만 부 이상이 팔려 2004년에는 포브지 선정 억만장자 대열에 오르기도 했던 분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투고한 원고가 모두 거절당했다니 이 분의 인생 역전 스토리야말로 진짜 판타지 아닌가? 작가 보린 역시 창작의 고통을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판타지를 쓸 때 제일 힘든 점은 상상과 창작이라고 한다. 말도 안 돼!, 시시해! 등의 반응을 이기고 말이 되게 있을 법하게 그러나 이전에는 없던 이야기를 창조한다는 것은 머리를 쥐어뜯거나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이다. 이런 면에서 창작을 업으로 하는 작가들의 결과물을 대할 때 그저 재미있다는 단순한 평가로 치부해버릴 수 없고 물개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

3년 만에 가 본 학교 공개 수업. 방석 바느질 도우미 [내부링크]

코로나로 둘째는 초등학교 졸업식도 줌으로 했다. 학교 공개 수업은커녕 담임 선생님 얼굴도 졸업식 때 줌으로 처음 뵈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6년이나 보낸 초등학교 졸업식은 민숭민숭했고 친구들과 졸업 사진도 찍지 못했다. 뭔가 소중한 추억 하나를 흘려버린 아쉬운 기분이었다. 그랬던 녀석이 벌써 중 2가 되었다. 그리고 3년 만에 오프라인 학교 공개 수업을 한다고 했다. 와! 가봐야지! 신나하는 엄마에게 아들 녀석이 찬물을 끼얹는다. 신청자가 6명뿐이니 올 거 없다고. 32명 중에 꼴랑 6명이라고? 공개 수업 시간도 기가 시간이라 방석 바느질만 하니 볼 게 없다며 극구 말린다. 그럼 안 가도 되나? 숱한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가보자로 맘을 굳히고 오랜만에 장롱에서 케케묵은 정장을 꺼내본다. 입다 보니 올블랙으로 장례식장 가는 차림새이다. 하긴 우리 나이대에 가장 많이 불려가는 장소이니 장롱 안에 남은 옷은 모두 블랙뿐인데 어쩌겠는가. 큰애가 졸업한 중학교에 7년 만에 다시 들어서 보니

한밤에 깨어나는 도서관 &lt;귀서각&gt; 보린 작가 판타지 동화. 초등 고학년 추천 도서. [내부링크]

요즘 보린 작가 책을 엄청 읽고 있다. 보린 작가는 옛이야기나 설화에서 모티브를 많이 가져와 작품을 쓰는 것 같다. 눈알 귀신, 달걀귀신, 야광 귀신, 호랭이 귀신뿐만 아니라 다자구 할멈, 뒷간 각시, 부뚜막 할멈, 처용, 그슨대 등 옛날이야기와 설화에 등장하는 익숙한 이름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귀서각>은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귀신이 읽는 책을 모아둔 도서관이다. 이승도 저승도 아니어서 귀신도 사람도 드나들 수 있는 중간 세계이다. 구오의 할아버지는 헌 책을 보물처럼 여기며 만권 책방을 운영하고 아버지 역시 귀한 책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못 견뎌 집을 나가고 할아버지와 둘이서만 산다. 내면에 가득한 외로움을 주먹질로 감춰보지만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병든 할아버지 대신 만권 책방을 지키던 으스스한 겨울밤, 단골손님이 송 영감이 찾아온다. 그의 부탁으로 책 정리를 돕기 위해 귀서각으로 따라나서면서부터 구오의 모험이 시작된다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lt;아몬드&gt;독후감상. 손원평 장편소설. 청소년 추천 도서. [내부링크]

너무 멀리 있는 불행은 내 불행이 아니라고, 엄마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 그렇다 치자. 그러면 엄마와 할멈을 빤히 바라보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던 그날의 사람들은? 그들은 눈앞에서 그 일을 목도했다. 멀리 있는 불행이라는 핑계를 댈 수 없는 거리였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p.245 손원평 작가님은 주인공 선윤재의 입을 통해서 이 말을 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태어날 태부터 편도체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선윤재. 감정 표현만 어렵지 딱히 지능이 떨어지거나 성장발육이 늦지 않는 평범한 아이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감정 불능이라는 이유로 윤재를 이상한 아이, 괴물로 취급한다. 엄마는 윤재를 사회에 적응시키느라 전전긍긍하며 적절한 공감 반

명품 갖고 싶어? 먼저 챙겨야 할 올바른 소비 철학 이야기. &lt;쇼호스트 엄마와 쌍둥이 자매의 브랜드 인문학&gt; 청소년 추천 도서 [내부링크]

새로운 세대는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찾기 위해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더 가까운 물건'을 찾기 위해 브랜드를 고른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하려면 짚어봐야 할 것들이 많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작가의 말처럼 미래 사회에서 소비의 주체가 될 청소년들이 올바른 소비 철학을 갖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명품과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 소비심리에 관련된 용어를 알려준다. 착한 소비인 윤리적 소비를 설명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담은 퍼스널 브랜딩까지 사고를 확장하도록 이끈다. 쇼호스트인 엄마의 생일 선물 품목을 놓고 패션니스트이자 명품 선호자인 은서와 가성비를 따져 현명한 소비를 하는 현서의 썰전이 한바탕 펼쳐진다. 엄마는 이 가운에서 중심을 잡으며 쌍둥이 자매가 올바른 소비 철학을 갖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장점을 발견해가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은 왜 브랜드에 집착할까? 명품을 사고 싶어 하는 이유는 뭘까?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황보름 작가 에세이 &lt;매일 읽겠습니다&gt; [내부링크]

소설가들이 쓴 에세이를 좋아한다. 황보름 작가님이 쓴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불편한 편의점>만큼이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힐링 베스트셀러이다. 이 소설로 먼저 황보름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이후 <난생처음 킥복싱>을 읽었다. 소설 속에선 만날 수 없었던 모습들이 많아서 굉장히 의외였고 호기심이 생기는 작가 중 한 분이 되었다. 그래서 계속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와 <매일 읽겠습니다>도 읽었다.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저자 황보름 출판 뜻밖 발매 2020.12.15.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삶과 일, 인간관계의 균형과 조화에 대한 단상을 담담히 적어 내려간 일기 같은 에세이집이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본 적이 많은 직장인들은 읽다가 울컥하며 공감하는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매일 읽겠습니다(민트) 저자 황보름 출판 어떤책 발매 2017.11.30. 오늘은 이 책 <매일 읽겠습니다>를 읽은 감상 중심으로 리뷰를 남기려 한다. 황보름 작가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삶이지만 살아보자. 최은영 장편소설 &lt;밝은 밤&gt; 독후 감상. [내부링크]

생각거리가 많은 책 사람들은 낮과 밤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수레바퀴 안에서 생을 살아간다. 낮이 생명과 창조의 시간이라면 밤은 소멸과 침묵의 시간이다. 빛과 어둠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룬 삶을 사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그런 면에서 우주의 먼지에 불과한 인간에게 밤은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의 시간이다. 이 책은 운명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두려움을 헤쳐나갔던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녀들의 끈끈한 우정과 사랑, 짓밟아도 다시 살아나는 풀뿌리같이 악착같은 삶에의 의지를 담고 있다. 얽혀버린 실타래 같은 삶 앞에서 넋 놓고 있지 않고 억척스레 달려들어 꼬인 매듭을 풀어내는 강인한 손을 가진 여인들이 전하는 생생한 증언이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탓하며 체념하기보다는 상처로 얼룩진 삶일지라도 서로를 부축하며 힘의 원천이 되어주는 연대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지연은 이혼의 상처를 안고 희령으로 이직을 한다. 호기심과 편견의 눈으로 힐긋거리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방어하며 날카로워

&lt;위대한 유산&gt; 줄거리.인간 최고의 가치는 사랑. 찰스 디킨스 명작. 청소년 추천 책 [내부링크]

<두 도시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다. 찰스 디킨스는 12세 때 아버지가 빚으로 체포되고 학교를 중퇴한 후 공장 수공업 노동자로 일한다. 이때 겪은 최하층의 생활을 소재로 빈곤 계층과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쓰게 된다. 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아 19세기 산업화의 폐해가 나타나는 영국 사회 제도의 모순을 비판했다.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의 결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갔고 1860년에 <위대한 유산>을 발표해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 집에 얹혀사는 핍이 주인공이다. 극악스러운 누나에 비해 매형 조는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대장장이로 욕심 없이 성실하게 일하며 일관되게 핍을 사랑한다. 핍은 부자인 해비샴의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 집 양녀 에스텔라를 사랑하게 된다. 해비샴은 사기 결혼을 당한 후 남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마음을 양딸 에스텔라에게 쏟아놓는다. 에스텔라

삶은 그런 거야! &lt;몬스터 콜스&gt;를 통해 본 진실과 모순 덩어리인 삶. 청소년 성장 소설 추천 [내부링크]

"어떻게 둘 다 진실일 수가 있어?" 사람은 복잡한 짐승이니까. 어떻게 여왕이 좋은 마녀이면서 또 나쁜 마녀일 수가 있는가? 왕손이 살인자이면서 구원자일 수 있는가? 약제사가 성질이 고약하면서도 생각은 바를 수 있는가? 목사는 생각이 잘못되었으면서 선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게 되었을 때 더 외로워질 수가 있는가? p.254 삶은 말로 쓰는 게 아니다. 삶은 행동으로 쓰는 거다. 오직 네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해?" 마침내 코너가 물었다. 네가 방금 한 대로 하면 된다. 진실을 말하라. p.255 이 소설을 흥미롭고 강렬하다. 동시에 슬프고 안타깝다. 그게 우리 삶이니까. 모순된 삶의 진실을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성장 소설이다. 시몬 도우드가 구상을 하고 완성하지 못한 얼개에 패트릭 네스가 글을 써서 완성했다. <몬스터 콜스>는 단단한 시놉시스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상당하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욕망의 민낯을 보는 불편함 &lt;작은 아씨들&gt; 드라마 몰아보기 [내부링크]

<헤어질 결심>을 쓴 정서경 작가 극본으로 만든 드라마 <작은 아씨들>을 보기까지 왠지 모를 주저함이 있었지만 결국 몰아보기를 했다. <친절한 금자 씨>,< 박쥐>,<아가씨> 등 정서경 작가의 작품 활동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정다감한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는 분명 아닐 것이라는 기시감이 들었다. 예상대로 제목만 <작은 아씨들>이었고 드라마에 나오는 오인주, 인경, 인혜 자매는 내면이 강한 거인들이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그녀들을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시선이 교차한다. 그녀들에게는 최소한의 보호막인 부모는 이름뿐이다. 진정한 어른은 없다. 가난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로맨스도 없고 유명해지는 성장 스토리도 없다. 자본주의의 막장을 디아스포라로 규정한 서스펜스와 스릴러물에 가깝다. 돈과 권력이 최상이며 최선의 가치인 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인 박재상과 그의 부인 원상아는 최대 빌런 캐릭터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주제에 감히 "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목적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lt;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gt; 시리즈. 보린 작가. 어린이, 청소년 추천 책 [내부링크]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한 보린 작가이다.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 시리즈 외에도 <분홍 올빼미 가게> 시리즈, <귀서각> 등의 판타지 동화를 썼다. 재미있는 글을 쓰는 이야기꾼이다. 정말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것일까?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쫓으며 읽어 본 동화가 얼마 만인가 싶어 반가웠다. 이 책은 시리즈물로 1편 여우 양복점, 2편 황천 택배 헬택배, 3편 박스 시티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 없이 아빠와 주택 반지하에 세 들어 살고 있는 5학년 심메리가 주인공이다. 메리는 씩씩하고 셈에 밝고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메리에게 아빠가 말한다. 난 이제 가장 노릇 그만하고 싶어. 아빤 새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살고 싶다. 좋소이다. 이 몸이 한번 해보겠소이다. 꿈꾸던 음유시인으로 살겠다면서 딸에게 가장 노릇을 미루는 철부지 아빠의 말에 대답을 하는 건 여태껏 반려동물인 줄 알고 살았던 넙데데한 고양이 꽃님이었다. 사람처럼 걸어

운명 따윈 믿지 마. 행운의 이름으로.&lt;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gt; 이꽃님 장편소설. 청소년 추천 도서 [내부링크]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죽이고 싶은 아이>를 쓴 이꽃님 작가의 작품이다. 북토크에서 작가님은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에 대한 애정을 언급하셨고 뒤늦게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너 지금도 꽤 괜찮다고."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거다. 살을 조금 더 빼면, 키가 조금 더 크면, 말을 조금만 더 잘하면, 공부를 조금만 더 잘하면...... 끝없이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모든 것을, 그 전부를 좋아해 주는 것. 그런 것이어야만 한다. 그렇게 소년은 부모에게서 배우지 못한 사랑하는 법을, 사랑받는 법을 조금씩 배워 가고 있다." p.127 엄마의 언어폭력을 받으며 항상 주눅 들어 살던 우영에게 반장이 툭 던진 한마디는 햇살이 되어 마음속에 얼음같이 박힌 응어리를 녹인다. " 내 인생이잖아. 난 절대로 포기 안 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야." 은재는 자신을 꽁꽁 감싼 채 숨겨 온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조선가인살롱> 신현수 장편소설 [내부링크]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습니다. 학기 중에도 코로나19 4단계가 되면서 방학식도 줌으로 하고 집의 편안한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도무지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네요. 도쿄 올림픽 경기 시청하느라 TV에 빨려 들어갈 듯한 아들을 보고 있자니, 오은영 박사님을 비롯한 모든 육아 멘토들의 조언을 끌어모아도 마음을 다잡기가 힘드네요. 이러한 차에 한우리 독서논술에서 하는 올림피아드 책이 도착했습니다. 올림피아드라는 거창한 이름이 부담스러웠지만 책이라도 천천히 아이스크림 핥아먹듯이 음미하면서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지요. 그 첫 번째 책인 <조선가인살롱>은 청소년, 어린이 도서 작가인 신현수 님의 장편소설입니다. 스토리 구조와 주제는 명확합니다. 웹툰 소설을 가다듬어 소설책으로 만든 것이라서 읽는 부담이 전혀 없이 쉽게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조선가인살롱 저자 신현수 출판 자음과모음 발매 2020.12.07. 외모 콤플렉스가 조금 있지만 초긍정 조선 미녀라는 별명이 있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장편소설 [내부링크]

김애란 작가의 소설 <칼자국><바깥은 여름><비행운>을 읽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었습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 감독 이재용 출연 강동원, 송혜교, 조성목 개봉 2014. 09. 03. 읽으면서 느낀 공통점은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물음표와 아~하는 느낌표가 연달아 나오다가 다 읽고 나서는 먹먹한 여운에 말을 이을 수 없어 말 줄임표가 맴돈다는 것입니다. 물통에 떨어뜨린 물감 한 방울이 번져나가듯이 천천히, 서서히 감정 전체에 스며드는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을 하면서 한동안 책 속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열일곱 살에 부모가 된 어린 부부가 선천성 조로증 아들 아름이를 키우면서 겪는 끝이 뻔한 최루성 이야기인 줄 알면서도 집중하게 됩니다. 섬세하게 엮어낸 견고하고 아름다운 감정선에 얽혀 빠져나오기가 힘드네요. 아버지가 묻는다.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나는 큰 소리로 답한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아버지가 묻는다. 더 나은 것이 많은데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김호연 작가의 생존 글쓰기 에세이 [내부링크]

김 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재미있게 읽은 후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시나리오나 소설들도 많았지만 유독 비장한 느낌을 주는 이 에세이가 마음에 들어와 읽게 되었습니다. 매일 썼고 다시 썼고 끝까지 쓰련다로 들렸거든요. <불편한 편의점>을 읽으면서 유쾌한 어조 밑에 따스한 감정을 잘 깔아 감동을 주는 화법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역시 그냥 나온 말솜씨가 아니었어요. 오랜 시간 동안 시나리오 작가, 각색 일을 하다가 40살에서야 비로소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작가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되셨습니다. 어느덧 마흔이었다. 서른셋에 다시 전업 작가로 나섰을 때 "당신은 지금으로부터 7년 뒤 마흔에 소설이 당선되고 그제야 그나마 작가로 인정받게 됩니다."라고 누가 말해 줬다면 절대로 가지 않을 길이었다. 결국 모르니까 할 수 있는 거다. 인생은 알 수 없기에, 살아 봐야 알기에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7년의 무

하다 보면 다 되게 돼 있어요.더욱 세지는 책 <난생처음 킥복싱> by 황보름 작가 [내부링크]

난생처음 킥복싱 저자 황보름 출판 티라미수더북 발매 2020.04.02. 밀리의 서재에서 요즘 <불편한 편의점>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작가 황보름 님이 쓴 킥복싱 도전 에세이이다. <휴남동 서점>이 약간은 따뜻하고 정적인 이야기라서 작가님의 운동 취향이 킥복싱이라는 점에서 먼저 놀라고 들어간다. 에세이는 소설과는 또 다르게 굉장히 유머 있고 재미있고 활기가 가득하다. 작가님은 핸드폰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다가 오래 있을 곳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무작정 그만두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탐구하면서 여러 일을 전전하다가 30대 초반에서야 글을 쓰게 되셨다는데 어쩌면 이렇게 맛깔나게 쓸 수가 있을까? 내심 문장의 유쾌함에 감탄하면서 미소를 짓게 된다. 작가님은 집에 앉아 글을 쓰면서 30대 중반에 들어서자 급속도로 체력이 떨어짐을 고민한다. 좀 빠른 시간 안에 근육을 만들고 싶고 운동 좀 했다는 과격한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킥복싱을 선택

멀쩡한 척하는 우리를 찾아온 위로와 사랑 이야기 <괜찮아, 사랑이야> 노희경 원작 소설 [내부링크]

코로나 17만 시대라니 가슴이 철렁하고 후덜덜하다. 우리는 모두 감기와 같이 코로나를 가볍게 혹은 아프게 앓을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워서 웅크리고만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고 빠르게 흘러간다. 오늘은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용기를 내어봐라고 속삭여 주는 노희경 작가 원작 소설 <괜찮아, 사랑이야>를 읽었다. 이미 드라마로도 방영되었지만 그때는 완주를 하지 못해서 기억 속에 뜨ㅣ엄띄엄 담겨 있는 이야기. 조인성 님의 시건방과 공효진 님의 시크함이 더해져 매력적인 주인공 장재열과 지해수를 완성시킨 사랑 이야기이다. 소설 속 인물의 외모와 성격을 현실로 소환한 것 같은 빛나는 비주얼과 긴 기럭지를 가진 그들은 만화 주인공 같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과 과거는 어둡고 칙칙하다. 스릴러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 장재열 이야기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미남 작가이자 밀당의 고수이다. 청산유수인 말빨과 번드르르한 외모의 소유자이며 끝내주는 목소리로 라디오 방송도 맡고 있다. 어릴 때 의붓아버지의 폭력

찬란하고 쓸쓸한 인생을 밝히는 건 결국 사랑. 김은숙 극본 드라마 <도깨비> 소설 <도깨비 1,2> [내부링크]

잊히는 존재감을 회복하고 싶어 하기라도 하듯 겨울은 여전히 남아 늦은 눈을 뿌린다. 하늘이 검어지더니 뿌옇다. 한 주 동안의 고된 노동이 거의 끝나간다. 삭막한 세상에 달달 볶여 세상과 연을 끊고 싶어지는 나의 정신은 툭 끊겨 나갈 실처럼 늘어진다. 달달구리한 당처방이 시급하다. 간식이든, 책이든 그게 뭐든 간에 뭐라도. 이래서 다이어트는 안되나 보다. 평생. (어쩌다가 자꾸 이 대사톤으로 글을 쓰게 되는군.) 초코칩 쿠키와 초콜릿 잔뜩 붙은 돼지바로 긴급 당 공급을 마친다. 밀리의 서재를 확 밝혀주는 눈부신 공유 님의 미소를 발견하고 저절로 동공이 커진다. 아! 오늘의 책 처방은 소설 <도깨비>로 결정! 드라마 <도깨비>가 방영된 지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데 뜬금없이 모두 아는 이야기가 왜 소설로? 그러나 그런 걸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공유 님이 있으니까. 드라마는 현실감 없는 오그라는 대사의 연속이었으나 어차피 도깨비와 저승사자, 귀신들의 대화이니 현실감이 없어도 된다. 거기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운 현실 <서영동 이야기> :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 신작 소설 [내부링크]

이 소설을 쓰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수채화 물감이 번진 듯한 연둣빛 상큼한 표지를 한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길래 작가는 이런 말로 시작하고 있는 걸까?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으로 페미니즘 논쟁을 뿌린 조남주 님이다. <서 영동 이야기>도 또 다른 의미 있는 논쟁거리들을 가득 담고 있겠지 싶은 기대감이 들었다. 사실 요즘 시절이 시절인지라 아프고 무거운 이야기는 읽고 싶지 않았다. 코로나는 오래가고 하루가 멀다 하고 학원 확진 발생으로 날라오는 학원 문자 메시지에도 지쳐간다. 아이가 조금 머리가 아프다고만 해도 코로나 자가 검진 결과라도 제출하라길래 약국에 검진 키트를 사러 갔다. 다 동이 나버려 세 번이나 다른 약국을 찾아 헤매다가 3층에 위치한 다른 약국에서 간신히 구해오는 수고를 했다. 학원 보내기도 어렵군. 슬그머니 올라오는 짜증을 간신히 억누르느라 힘들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 모두가 힘들잖아 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화

<유진과 유진>이 세상 모든 유진에게 전하는 위로. 네 잘못이 아니야. 청소년 추천 소설 [내부링크]

또 다른 유진과 유진아, 네가 겪은 그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 네게 무슨 일이 있었든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야.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실을 잊지 말렴. -작가의 말-중에서 작가가 이 소설을 쓴 이유는 아동 성폭력 피해를 비롯한 일상의 폭력에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비슷한 일을 겪은 딸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소설 형식을 빌려 썼다고 해서 놀랐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쓴 이금이 작가의 작품이다. '밤티마을' 3부작과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 장편 소설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유진과 유진>은 이금이 작가가 20년 만에 쓴 첫 청소년 소설이다. 중학교 2학년인 유진은 키가 큰 꺽다리이고 성격도 활발한 편이다. 6학년 때 전학을 가서 새로 사귄 소라와 단짝이다. 아는 친구는 별로 없던 새로운 동네에서 우연히 자신과 이름이 같은 아이와 같은 반이 된다. 유진은 그 아이를 단번에 알아본다. 예전 동네에서 같

우정과 성장 이야기 &lt;너도 하늘말나리야&gt; 이금이 작가 베스트셀러#청소년 소설 추천 [내부링크]

70만 독자가 사랑한 청소년 이야기 달라진 시대 감성과 인권 의식을 반영 새롭게 개정 출간된 <너도 하늘말나리야> 중학교 교과서 수록 도서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은 지 10년도 더 지난 것 같다. 표지도 예쁘게 바뀌고 내용도 시대에 맞게 보완한 개정판이 나왔다길래 읽어보았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요즘 청소년들이 사는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자연스러웠고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동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이 소설의 인기와 독자들의 요구로 이금이 작가는 주인공 미르의 친구로 등장하는 소희와 바우 이야기를 따로 엮어 <소희의 방>과 <숨은 길 찾기>를 완성하여 시리즈 3부작을 펴냈다. 마음대로 화내고 마음대로 소리치는 철부지 같은 미르 마음속엔 우울과 슬픔이 가득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착하고 씩씩한 소희 그러나 늘 버림받을까 두렵다 어릴 적 상처로 선택적 함구증에 걸린 바우 그 아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출판사 카드 뉴스 -중에서 부모님의

넷플릭스 드라마 &lt;수리남&gt; [내부링크]

추석 연휴에 맞춰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던 <수리남>을 야금야금 조금씩 쪼개보다가 오늘에서야 다 보았다. 헬스장에서 자전거나 러닝머신을 할 때마다 20분 정도씩 보다 보니 오래 걸렸다. 드라마, 영화 전문 블로거님들이 이미 잘 올려주셨기에 따로 정보를 올리지는 않겠다. 일단 수리남이 실재하는 나라라는 사실에 놀라고 마약 왕인 전요한( 황정민 배우 역)이 실재 인물이라는 사실에 두 번 놀라고, 강인구(하정우 역)라는 민간인이 국정원과 함께 공조하여 수사에 투입되었다는 것에 세 번 놀라고, 마지막으로 구멍 없는 출연진들의 미친 연기에 네 번 놀라게 되는 드라마였다. 하정우 배우가 네모난 가방을 들고 있길래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역할이라 수리남인 줄 알았는데 세상에 이런 나라도 있구나 싶었다. 우리나라도 아직 이런 존재감일까, 아니겠지 싶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마약이라는 소재를 다루었기에 청불은 당연하고 선정성은 조금이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적인 장면이 조금 불쾌하기도 했다. 원래 폭력

&lt;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gt; 학교, 친구, 가족 관계로 받는 스트레스 지혜롭게 해결하는 방법#청소년 추천 책 [내부링크]

이 책은 걱정이 많았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작가 마리안느 머스그로브는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잘 받는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고 한다. 걱정 나무를 통해서 걱정을 해결하고 건강한 소통 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줄리엣은 열한 살 소녀이다. 동생 오프와 같은 방을 쓰지만 활달하고 장난을 잘 치고 줄리엣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는 동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화학 대학 총장이셨다가 은퇴한 할머니는 자애로우시지만, 넘어져 다친 이후 늙고 쓸모 없어지는 자신의 존재감에 까칠해진다. 심리학자인 엄마는 과학자인 아빠와 집을 치우거나 집안일을 분배하는 문제로 자주 싸운다. 학교에서는 악동 휴가 만만한 줄리엣을 괴롭힌다. 오랜 절친인 린지와 새로 전학 와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젬마는 줄리엣을 사이에 두고 우정 경쟁을 해서 줄리엣을 힘들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줄리엣은 수집 박스를 분류해

우리는 인생의 &lt;방문객&gt; [내부링크]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게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었구나를 실감하게 된 날은 역설적이게도 한 사람이 일생의 몫을 다하고 생을 마감한 날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아직도 어린 스물 몇 되는 고만고만한 나이의 조카들은 하룻밤 사이에 어른이 되어버렸다. 죽음은 한 사람의 일생이 어마어마한 부피와 공간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슬픔이 밀물과 썰물처럼 밀리고 쓸리기를 반복하는 동안 이 세상에서의 인연도 그냥 밀려나기 아쉬운 듯 감정의 파도를 타고 일렁인다. 장례식장에 다녀온 날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고 연대 병원 앞 신촌 거리는 파릇한 청춘의 생기로 가득하다. 삶과 죽음이 공존

뇌 최적화를 이용한 뇌 기능 120% 발휘법 [내부링크]

뇌의 최적화란 무엇인가? 좀 생소한 개념이다. 뇌의 최적화라니, 의도적으로 뇌 상태를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가능한가? 그럼 빨리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해 봐야겠다는 욕심으로 읽게 되었다. 저자 가바사와 시온은 정신과 의사로 15년간 뇌과학 분야를 연구했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신경전달물질 관점에서 설명하고 업무 능력에 적용시키는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인생을 바꿔줄 7가지 기적의 물질 신경 전달 물질 50여 가지 중 가장 대표적인 7가지 뇌 내 물질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많이 들어서 익숙한 이름도 있고 처음 듣는 이름도 있었었다. 이 뇌 내 물질들의 기능을 알고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적용한다면 120%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일본 만화 캐릭터를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일본 만화는 잘 몰라서...... 아무튼 과유불급이라고 하나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안되고 적절한 균형 상태를 유지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 보상 행복 물질 도파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