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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쪼든 세상 그래도 기리버시 [내부링크]

위의 글은 곽은득 목사님이 '어이 여보게, 놀다가 밥 좀 묵고 가게 땡스 하우스'에 실었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회원들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목사님의 양해 하에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립니다. 목사님은 거의 40년 전부터 매주일 주보에 손글씨로 글을 쓰셨고 은퇴하신 후에도 계속 왕성하게 글쓰기를 하고 계십니다. 손글씨로 쓰신 글의 맛과 의미를 살리게 위해서 가급적 원문 그대로 두었습니다.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라와 있는 손글씨 '망쪼든 세상 그래도 기리버시'를 읽으면 인간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하나님이 주신 손글씨, 원래의 것을 넘어설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힘과 여백, 여유, 글과 그림의 무한한 가능성, 틀린 것 줄 죽 긋거나 갈고리 표시하고 다시 넣는 인간의 시원함을 맛볼 수 있고, 목사님이 늘 주장하시는 미학을 조금이나 맛볼 수 있습니다. 점 하나 받침 하나 맞게 하는 것은 기계(A.I)에게 넘기고 우리는 마음껏 생각과 느낌과 상상을 쓸 수 있는 세상이

좁쌀 쪼개기 [내부링크]

'생명씨갑이야기'는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토론이 필요한 주제에 대한 논의와 논박과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합니다. 이 글은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 포스트에서 갖고온 글입니다. 전제(前提)가 사람을 고민에 빠지게 할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그날, 경안노회 교회생존전략위원회에 대한 공청회(21. 07. 27)의 전제가 이러했다. 농촌지역교회 성도들의 노령화와 출산율 감소에 대하여 이 지역의 작은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였다. 적잖게 무거운 주제였다. 설상가상으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교회 예산의 현격한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뜩이나 적은 생활비로 견뎌온 교역자들인데 더 허리띠를 조여야 하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 문제에 대하여 부족한 우리 믿음으로라면 쉽게 대답할 사람이 없는 듯하다. 국가는 1인 가구 최저생계비를 월평균 190만 원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금액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생명씨갑이야기'의 지향점 [내부링크]

지난 해(2020) 12월 11일 내매교회 모임에서, 강성효 목사님의 ‘글쓰기’강의 후, 본 모임의 이름을 ‘생명씨갑이야기 모임’으로 지었습니다. 또 이제는 모임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생명씨갑이야기’모임의 지향점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생명씨갑이야기는 첫째, “우리의 이야기”여야 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우리는 이 지역(경북 북부)에서 교회를 섬기며 교역하는 목회자들이고, 이러한 우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아내는 ‘생명씨갑이야기’가 되어야 합니다. ‘카더라’식의 남의 얘기가 아니고 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여야 ‘울림’이 있고 ‘공감대’를 가집니다. 지역 목회자들의 생각, 의견, 주장을 공유하는 ‘생명씨갑이야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우리의 범주에는 평신도들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고, 그들의 일상생활과 삶이 배여 있는 신앙이야기를 담아내야 하겠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교회를 섬기고 성실하게 살아내는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들의 눈과 귀가 되는 ‘생명씨갑

안동 예안, 날미(나미, 남미) 팡골신앙공동체 [내부링크]

팡골 신앙공동체 이 사진은 과거 안동지역 선교사들의 보고 가운데 여성사역 부분을 읽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한 마을의 여성들과 아이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고 있다. 사진 속에 몇 그루의 나무가 보이고, 집도 두세 채가 있고, 집의 울타리는 수숫대나 옥수수대로 만든 것 같다. 뒷산의 능선은 아주 멀리서 부드럽게 배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 속의 사람들은 안동으로부터 70리 떨어진 ‘팡골(Pang Kol)’이란 작은 동네의 주민들이다. 이들은 예안 ‘남미(Nam Mie)’에 있는 교인들의 전도로 교인들이 되었고 작은 신앙공동체를 이루었다. 안동 선교사 오월번이 여기를 처음 방문하고 이 사진을 찍었고, 오월번의 부인이 사진을 선교부(출판사)로 보냈다. 예안 서부리를 가기 전에 큰 다리가 하나 있는데 그 다리 왼쪽의 물든 지역이 남미동이다. 원래 남미동 사람들은 산을 하나 넘어 1908년에 설립된 예안교회(만촌교회)를 다녔다. 교회를 다니다 남미동의 사람들의 신앙열심이 뜨거워졌고, 그런

십자가 재판의 위법성 [내부링크]

빌라도의 물음과 예수의 대답 대부분의 형사 사건에서 범인 스스로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실토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사기관이 집요하게 추궁하거나 어쩔 수 없는 여러 증거가 드러난 경우에야 겨우 자백하기 마련이다. 자백이 있다면 조사관으로서는 수사하기가 수월하고, 재판에서도 유죄판결을 이끌어내기가 쉽다. 그래서 자백을 ‘증거의 왕’이라 부른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범인으로부터 자백을 얻기 위해 힘쓴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사기관은 행동분석이나 심리기법에 의한 정교한 수사기법을 개발하여 범인으로부터 자백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예수는 “쉬 레게이스(네가 말하고 있다)”라고 대답하셨다(누가 23: 3). 전후 대화의 문맥을 보면 이것을 자백으로 볼 수는 없다. “너는 그렇게 말하고 있으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빌라도는 예수가 스스로 범행을 시인한 것, 다시

코로나 시대에 생각해 본 교회의 본질 [내부링크]

코로나19의 확산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방역수칙으로 교회가 직격탄을 맞았다. 세상은 교회가 모이는 것을 불편해하니 성도들은 모이지 않고 이에 교회들은 대면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예배 형태를 만들었다. 하지만 대면예배와 비대면예배에 대한 논란이 생겨 가뜩이나 어려운 교회들이 혼란스럽다. 사람은 즐거우면 위험을 감수한다. 최고의 백신이 마스크라는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모여도 좋은 것 같지만 혹시 모이기 싫어하던 사람들에게 코로나가 핑계가 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성경에 기록된 교회의 원어는 ‘에클레시아(ἐκκλεσία)’이다. 에클레시아는 구원받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즉, 교회는 구원받은 사람들의 공동체다. 모이는 무리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형제요 자매이니 가족이다. 가족이 모여도 즐겁지 않은 것은 서로를 향한 그리움 보다 무관심 내지는 미움과 원망 때문이다. 성도는 목사에게, 목사는 성도들에게 책임을 지워 너 때문에 교회가 행복하지 않다 하니 모여도 편하지 않던 차에

다시 성경 속으로, 왜? [내부링크]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위기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만 2년이 되었다. 힘든 사회경제적 여건 속에서 일상을 지내온 우리나라 국민은 빠른 회복을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해 연말에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 하자 코로나19 팬더믹 공포가 새해에도 여전한 상황이다. 모두가 피곤하고 지쳐있다. 한국 사회는 현재 피로사회이다. 코로나19감염병은 기후위기의 징조이다. 기후위기는 문명의 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생근원은 18세기이래로 진행된 산업화·도시화·세계화로 말미암은 지구촌 환경파괴,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감염병 매개체 증가(모기, 진드기 등)와 연계된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기온, 강수량, 대기오염, 해수면 상승 등) 등의 복합적 작용이라고 한다. 코로나19는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로 표출된 문명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라고 본다. 지구촌 인류와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위기이다. 현실에 질식당할 것 같아 새로운 길을 찾아

벽안의 선교사와 1918 팬데믹, 그리고 기미만세운동 [내부링크]

코로나 팬데믹은 100년의 기억을 소환했다 2020년 1월, 경자년 원단元旦을 앞둔 세모歲暮는 수상殊常했다. 정체가 모호한 돌림병이 시작됐다. 바이러스가 왕관을 닮았다 해서 코로나라 했다. 유행의 속도는 소문보다 빨랐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돌림병은 창궐했다. 마스크가 사람들을 이격離隔하는 경계로 등장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 됐다. 경자년의 기억 속에 봄꽃은 없었다. 학생들은 학기가 시작되어도 서로 만나지 못했고, 학기가 끝나도 동무의 얼굴을 몰랐다. 젊은 청춘들의 결혼식은 초라했다. 망자亡者의 장례는 쓸쓸했다. 삼복더위와 긴 장마에도 마스크는 사라지지 않았다. 서울 사는 손주들은 추석에도 내려오지 않았다. 선조先祖의 혼백魂魄은 제주로, 설악산으로 후손을 찾느라 분주했다. 추석 참배를 예약하지 않은 유족은 납골묘에 들어서지 못했다. 요양원의 면회는 교도소 면회와 다르지 않았다. 수상殊常한 시절은 끝나지 않았다. 경자년이 가고 또 한 해가 지나도, 일상으로

민족 독립의 선구적 의지로 설립한 봉화척곡교회 [내부링크]

'뉴스앤조이'에 실렸던 글을 필자가 '생명씨갑이야기'에 담고 싶어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에 뜻깊은 순례를 하였습니다. 민족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많은 고초를 겪은 봉화척곡교회를 가기 위해 3월 4일, 청량리역에서 풍기행 기차를 탔습니다. 객석은 텅텅 비어서 외진 지역으로 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신학교 시절에 이문동교회에서 고등부 전도사로 섬길 때 부목사로서 많이 도와주신 최갑도 목사님(풍기 성내교회 원로)과 이번 순례를 기획한 교회사학자 임희국 교수님(장신대 은퇴교수)을 만나 우선 천주교 우곡성지로 향했습니다. 거기서 안광덕 목사님(봉화 반야교회) 부부가 우곡성지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유학자 홍유한은 우리나라 첫 천주교인으로 기림을 받고 있습니다. 성호 이익 선생의 문하에서 공부하다가 중국에서 가져온 <천주실의>와 <칠극>에 감동받아 스스로 주일을 정하여 지키며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농은의 묘지와 순교한 그 후손 13명의 가묘가 있었

동성애는 보호할 합법적 가치가 있는가 [내부링크]

동성애 논란 우리도 예외일 수 없어 최근 인권이라는 미명하에 하나님의 창조적 질서를 파괴하므로 개인과 가정 나아가서는 나라까지 망치게 하는 동성애를 합법화하려는 자들에 대하여 기독교는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막아야 한다.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역사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유럽과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이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폐해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도 이러한 현상에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기독교적 대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동성애는 성경에도 등장한다. 가나안 사회에서는 일찍부터 갖가지 성적 도착 현상이 심했다. 그런 현상은 신을 예배하는 종교 행위에서도 적나라하게, 그 중에서도 특히 소돔에는 동성애로 유명했는데 동성애 즉 남색을 뜻하는 ‘소도미’(Sodomy)는 바로 ‘소돔’(Sdom)이라는 말에서 유래될 정도였다. 최근에 동성애자들의 인권보호라는 차원에서 법적 결혼을 허용하는

트롯 세상 [내부링크]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모든 국민들의 시선이 그곳에 있다. 그것을 모르면 대화에조차 끼일 수가 없다. 방송사마다 경쟁하듯이 그것에 몰두한다. 초등학생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예쁜 여학생들에서 들녘에서 거친 손으로 일하는 할머니들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은 이가 없다. 모두가 매료되어 있고 관심을 갖고 있고 오늘은 또 어떤 샛별이 나올까를 지켜보고 있다. 종편의 시청률이 30%가 넘으니 정말 광풍이다. 트롯에 대한 이야기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나이 먹은 총각이 지게를 지고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한스러운 사랑의 노래를 흥얼거려 무거운 삶의 짐을 털거나, 꿈도 피워보지 못하고 어릴 때 시집가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시집살이하던 아낙이 매서운 시집살이의 고생스러운 자신의 삶을 한탄하거나,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주막에 앉아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구성지게 뽑아내던 무식하거나 촌티 나는 노래가 트롯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밤늦은 시간에 하는 본 방송에 30%대의 시청률이 나오고,

말의 품위 [내부링크]

언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의 주장에 의하면 현재 지구상에는 약 6천여 종의 언어가 있는데 이 많은 말들 중에는 앞으로 100년 이내에 사라질 말이 반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종족)이 사라지면 말도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 말은 어떨까요? 현재 우리 말의 위상은 세계에서 14위 정도라 하니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민족이 얼마나 우리 말을 사랑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그 위상이 더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할 것입니다. 모든 언어에는 4가지의 특성이 있습니다.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창조성입니다. 자의성은 말소리와 의미는 우연히 맺어졌으며 필연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회성은 그렇게 맺어진 말소리와 의미를 사람들이 공유(사회적 약속)하면서 개인이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역사성은 시간이 오래 지나며 언어의 소리나 의미가 변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사라지기도 하며 새로운 언어가 생기기도 하는 현상을 이릅니

기후위기 시대,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시 태어나는 인간 [내부링크]

1. 상황 진단 이번 5월 21일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발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은 지난 70여 년 동안 이어진 한-미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이정표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한겨레신문). 한-미 동맹이 이전과 다른 ‘글로벌 동맹’으로 격상됐음을 선언했다. 이제부터 한국의 역할과 책임은 한반도와 북핵 문제뿐만이 아니라 기후위기 코로나19등 글로벌 과제를 맡아야 한다. 작년(2020) 2월부터 빠르게 확산된 코로나19 감염병이 아직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는 가운데,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에도 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의 발생 근원을 밝히는 가운데서, 18세기 이래로 진행된 산업화·도시화·세계화로 말미암은 지구촌 환경파괴,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감염병 매개체 증가(모기, 진드기 등)와 연계된 생태계

내부 수리중 [내부링크]

동네 서점에 갈 때마다 느낀 것이 있다 내가 자주 찾았던 동네서점이 있다. 갈 때마다 느낀 것이 있었는데, 책을 정리 좀 제대로 해 놓고 팔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주인은 언제나 텔레비전에 두 눈이 팔려있고 찾는 책은 제자리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뉴스는 연일 대기업이 동네 상권을 모두 장악한다고 난리인데, 서점주인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했다. 도대체 이것이 웬일인가? 인터넷서점들이 비싼 곳에 점포를 내지 않고서도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하여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게 보면 동네서점은 이제 바람 앞에 서 있는 등불과 마찬가지다. 이제 조만간 ‘점포 정리’, ‘무조건 한 권에 천 원!’이라는 문구가 쇼윈도에 나부끼는 것을 보게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신간 포스터와 각종 월간지 표지가 붙었던 자리는 어디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대신 무엇이 등장할 것인가? 동네 서점은 우리 영혼의 가로등 그동안 우리 동네 서점은 동네 사

아부지 [내부링크]

주위는 온통 초록의 향연이다. 사월의 틈 사이로 한껏 멋을 낸 작은 꽃잎들의 미소가 한껏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나는 매일 오후가 되면 홀로 계시는 아버지의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시골집을 방문한다. 오전 시간은 요양사가 돌보지만 오후는 아버지 혼자 오롯이 집을 지키고 계신다. 차에서 내려 고향집 마당을 가로지를 때면 늘 그렇듯이 고양이 무리들이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 황급히 도망을 친다. 잔디가 심어진 마당엔 민들레가 지천이다. 노란 꽃잎을 피해 조심스레 고양이 걸음을 떼다 보면 꽃잎 아래 지면에 납작 엎드린 잎들이 눈에 들어온다. 톱니바퀴 모양의 이파리에선 다가올 뜨거운 여름을 예비하듯 강인하고 진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나는 현관문에 손을 대고 조심스레 밀어본다. 어두컴컴한 거실엔 언제나 그렇듯이 바깥 날씨와는 아랑곳없이 한줄기 햇살만큼이나 고요한 정적이 머물고 있다. “아부지요!” 방문을 열며 혹시나 밤새 무슨 변고나 생기지 않았는지 마음속에 작은 물결이 인다. 어두운 물체가 그제

고난 속에 기쁨을 주신 하나님 [내부링크]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지 벌써 15일이 지났다. 어르신들의 계속되는 확진 소식과 직원들마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고 있는 참담한 현실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다. 기도하면서도 연약하고 믿음이 없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가눌 수 없었다. “주님! 도와주세요. 주님! 불쌍히 여겨 주세요.” 습관처럼 요 며칠 계속 교회에 앉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에 감염된 가족이 벌써 30명을 훌쩍 넘었고. 코호트 격리 중의 직원들은 2주가 지난 오늘까지 집에도 못 가고 시설에서 격리 중이거나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처음 시작된 2층을 차단하고 비닐로 중간중간을 막고 신관 건물과 사택으로 어르신들과 직원을 분산 격리를 하며, 코로나와 사투를 벌였으나 그런 노력도 헛수고였다. 10일 후에 3층까지 감염자가 나오면서 코호트 격리를 3층까지 추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3층까지 뚫린 상황은 절망스럽고 야속

저주는 내게로 돌리라 [내부링크]

성경 잠언 31장에 현숙한 여인은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숙한 여인은 젊은 여인이 아니라 늙은 여인이라는데, 이것은 현숙한 것을 젊었을 때 한때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보고, 경험해 보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숙한 여인은 집안을 일으키는 여인이고, 현숙한 여인은 외모가 아니라 믿음에 가치를 두는 여인이다. 이런 기준으로 리브가를 보면 리브가는 현숙한 여인인가? 리브가는 현숙한 여인이 아닌 것 같다. 남편을 속이고, 장자를 속이고, 가정에 분란을 일으킨 악한 여인 같다. 그러나 성경 흐름을 보면, 하나님은 리브가 편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한다(출 4:5). 이는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가를 보여 주고,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말한다. 본래 야곱 대신에 에서가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에서 대신에 야곱의 이름으로 대처한 사람은 바로 리브가이다. 즉, 리브가는 이스라엘 믿음의 정체성의 근간을 놓은

교회의 텃밭은 생명 텃밭, 목회의 보고寶庫 [내부링크]

봄철에 다시 시작한 교회 텃밭농사 봄비가 내렸습니다. 그동안 땅이 무척 메말랐습니다.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울진·삼척 산불도 비가 내려서 주불이 진화되었습니다. 두 주 전에 있었던 코로나 확진으로 텃밭 준비가 많이 미루어졌습니다. 4월 11∼12일 이틀 동안 밭골을 타고 비닐을 씌우고 감자를 심었습니다. 이제 텃밭농사 시작입니다. 오계교회 예배당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교회 텃밭이 300여 평입니다. 20평 하우스가 밭 중간에 있습니다. 교회 텃밭으로는 결코 작지 않은 평수입니다. 오계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텃밭농사 2019년 11월에 36여 년간의 옥방교회의 사역을 뒤로하고 오계교회로 부임했습니다. 옥방교회에서 목회사역과 함께 했던 것이 협동조합, 공동체 운동, 도농직거래, 유기농업, 환경운동 등이었습니다. 옥방교회에도 오계교회 규모 정도의 작지 않은 텃밭이 있었습니다. 그 텃밭에서 제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었고, 교인들이 결정한 농사 계획에 참여하기만 했습니다. 저는 사

별이 삼 형제 [내부링크]

크리스마스 이브, 별이네 안방입니다. 방안에는 세월의 때가 까맣게 내려앉은 등잔에 호롱불이 가물거립니다. 호롱불에 비친 방안의 살림살이는 아주 단출합니다. 시렁에는 낡은 고리짝 하나, 그 곁에 베개 세 개를 올린 이불 한 채가 얹혀 있을 뿐입니다. 방바닥에는 바늘이 꽂힌 실꾸리와 가위, 천 조각 몇이 담긴 반짇고리 하나가 달랑 놓였는데, 그것을 머리맡에 놓은 채 별이네 할머니가 앓아누워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 바람벽에는 별이네 엄마가 수놓아 만든 횃대보가 횃대를 덮고 있고, 그 맞은편에는 대통령 사진이 박힌 오래된 달력 한 장이 붙어있습니다. 별이 삼 형제는 심한 감기로 앓아누운 할머니 곁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할머니의 감기를 얼른 낫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기도를 마친 별이네 삼 형제는 할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아랫마을 교회로 성탄전야 예배를 드리러 갑니다. “조심들 하거라. 한별아, 동생들 데리고 잘 댕겨 오니라.” “걱정 마이소, 할머니. 다녀 오겠십니더.” 한별이는 할머니의

내. 그럴 줄 알았지… [내부링크]

지난 6월 15일인가 방탄소년단이(BTS) 활동을 중단한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전 일간지에 보도가 되었으니 사람들은 꽤 놀라는 모양인데, 난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얘기를 했다. 그동안 저렇게 온 몸으로 격렬하게 흔들어 됐으니 그들이 무슨 쇳덩어리도 아니고 체력 소모는 얼마나 되었고 정신적인 고뇌는 어떠했겠나? 그냥 젊은이들이 안스러웠다. 그래도 할 말은 해 보자. 중단하게 된 까닭을 저들이 몇 가지를 이야기 하던데 그 말 속에 다 들어 있어 보인다. 우선 쉬고 싶다고 했다. 쉬고 싶다고 얘기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봐 죄 짓는 것 같아서 차마 말을 못 꺼내고 지내왔다는 거다. 내가 이 말을 읽고 숨이 막힌다. 눈물이 난다. 아니 누가, 무엇이 쉬고 싶다는 말도 못 하나? 무엇 때문에... 쉬고 싶은데 차마 말도 못하는, 말도 못 했다니... 쉼이 없는 음악, 쉼이 없는 삶, 이게 무슨 짓들인가? BTS는 있는데 ‘나’는 없다고 했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나의 정체성을 묻고 찾는

안동 최초의 비행사, 조인鳥人 김동업 [내부링크]

귀를 의심하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2002년 일직면 국곡교회 현장수업이 그러했다. 구술증언에 참여한 이들이 한참 구술할 때 누군가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가 안동 국곡교회 출신”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가 안동 국곡 출신이고 국곡교회를 다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비행사 시험에 합격하고 비행사가 됐다는 것이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 모두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는 누가 뭐래도 안창남으로 알고 있기에 “그렇군요.” “대단한 일이네요.”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이 정도로 마무리했다.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 최초 비행사를 다시 알아볼 리 없고, 소설과 같은 비행사가 교회사의 중심이 될 수 없기에 최초의 비행사 이야기는 그날 밤 밤공기와 함께 아침이 되자 사라졌다. 성경의 아하수에로 왕이 잠이 오지 않아서 역대일기를 살피다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필자도 가끔 잠이 오지 않을 때 ‘그때, 그분이,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사 이야기를 했는데’ 그 말이 맞나, 틀렸을까 하는 생각

목회 단상,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내부링크]

늦게 시작한 목회가 간단하지 않았으니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교회는 성도들에 의하여 운영되는데 성도 수가 적고 온전한 헌금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개척교회 특성상 목회자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초기에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어 혼자만 고민하고 또 고민하였다. 막막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데, 마침 국민일보에서 국민일보 지국을 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두말할 것 없이 수락하여 새벽 3시에 신문을 배달하고 새벽기도를 드린 후 오후 시간에 짬을 내어 수금과 독자 확보를 하였다. 새벽시간에 신문을 배달한 덕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우리 교단 총회에서도 목회자 이중직에 대해고 연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목회자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대리운전이나 택배 등 예배에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쪼개어 경제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때문이다. 또 교회를 염려하는 분들은 목회

WCC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신학과 기여 1 [내부링크]

WCC와 다원주의 WCC와 초혼제 WCC와 동성애 WCC와 용공논쟁 아직도? 출처: http://new.pck.or.kr/bbs/board.php?bo_table=SM05_02_02&wr_id=420

WCC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신학과 기여 2 [내부링크]

wcc와 에큐메니칼 운동 에큐메니칼 신앙의 의미 에큐메니칼 복음주의 정의와 평화, 그리고 wcc wcc와 한국전쟁 wcc와 민주화운동 출처: http://new.pck.or.kr/bbs/board.php?bo_table=SM05_02_02&wr_id=420

2030청년 세대의 종교관 [내부링크]

교회 다니는 2030청년들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의 종교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종교에 대하여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종교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관심을 뜻한다. 종교를 갖지 않고도 잘 살 수 있고, 교회 다니지 않아도 별일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2030청년 세대가 갖고 있다고 한다.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좀 오래된 일인데, 1990년대에 유럽 스위스가 자국의 종교 상황을 유력한 연구소에 맡겨서 조사했다. 그 배경에는 최근 30년 동안에 전통 종교인 기독교인이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점, 구체적으로 종교세(한국 교회의 주정헌금/십일조와 유사)를 내는 교인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조사를 맡은 연구소는 전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종교관을 설문조사하고 심층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1993년 두툼한 분량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스위스는 이제 더 이상 전통 종교인

선거 하나만 잘해도 [내부링크]

선거 하나만 잘해도 박종철, 이한열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선대들의 막걸리, 고무신 선거가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을 초래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고등교육을 마칠 때까지 선거 하나만 제대로 잘 가르쳐도 상당한 성과로 볼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특정한 성 씨, 특정한 지역, 특정한 학교 출신 등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일은 이 땅의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매우 큰 해악적 요소이다. 오죽하면 지난 선거 과정에서 “잡성雜姓도 한번 해보자!”라고 하는 구호가 나왔을까? 이런 돌아온 조선시대는 아직도 우리 곁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선거란 하나의 계약행위이다. 선거를 통하여 유권자가 한시적으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후보자에게 맡기는 계약이 이루어진다. 중세봉건제도가 무너지게 된 것은 인간 통치의 사회적 기능에 절망한 것이 결정적이다. 무한한 자기 본성적 욕망만 추구하는 인간에게 새로운 사회 질서가 요구된 된 것이다. 이른바 사회계약설로 대표되는 존 로크(John Locke

천국 대합실에 앉아서 [내부링크]

천국이 있나요? 어디에 있나요? 그러면 어떻게 가나요? 원초적인 질문이다. 전도할 때 날리던(?) 기본 멘트이기도 했다. 혹은 교회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한 설교나 공과 시간에 가르치던 주제이다. 그러나 인간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면서 목사에게 하는 마지막 질문들이다. 말기 암 환자, 치매 환자, 뇌졸중, 뇌출혈 환자, 중풍 환자, 고혈압, 편마비, 파킨슨, 알츠하이머 등등 우리 병원에 입원하신 환자분들이 가지고 있는 이름표 같은 병명들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질병부터 온통 외래어로 부르는 병명까지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환자들이다. 병원 원목으로 청빙 되어 수많은 환자를 대하며 처음에는 그들의 삶과 질병을 통한 고통을 상담하고 신앙으로 이끌어주는 목사의 역할이 낯설고 생소하였다. 이제는 많이 친해졌고, 출퇴근 시간이면 “안녕하세요?”, “잘 가세요!” 하면서 마중과 배웅을 하는 분들이 있다. 우리 병원 환자분들을 보면 천국에 가는 차를 타기

Once upon a time, there were three ESTHERS in Andong -에스더, 근대 안동 세 명의 신여성 2- [내부링크]

1919년의 운명... 그들은 예정된 길을 걸었다. 조선이 망국의 길로 치달아 가던 19세기의 끝자락, 미국 남북장로회와 감리교단은 조선에 대한 해외선교를 결정했다. 선교사들을 잇따라 조선으로 오고 있었다. 미국 선교사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은, 조선 땅 여성들의 가치관을 격동시켰다. 남성에게 속박되지 않는 독립된 인격체로서, 모두가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는 인권의식이 싹텄다. 선교사들은 조선 각지에 학교를 세웠다. 근대식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장차 조선의 미래를 짊어질 시대의 일꾼으로 성장했다. 세기말을 앞둔 1890년대 후반, 인천과 황해도 개성, 그리고 전라북도 금산에서 각각 기독교의 가풍을 이어받은 세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최금봉(1896년, 인천)과 권애라(1897년, 황해도 개성) 그리고 임영신(1899년, 전라북도 금산)이었다. 이들 역시 기독교계열의 학교에서 근대식 교육을 받았다. 최금봉은, 인천에서 태어나 열 살 때 평안남도 진남포로 이주했다. 진남포에서 삼숭三崇소학교

Once upon a time, there were three ESTHERS in Andong -에스더, 근대 안동의 세 명의 신여성 3- [내부링크]

최금봉과 임영신의 행로는 흡사했다. 기미년 만세운동 이후 최금봉은 일본으로 떠났고, 임영신은 미국으로 떠났다. 의사와 학자가 된 그들은, 피폐한 식민지 조국에서 또 다른 독립운동을 꿈꾸고 있었다. 민족계몽운동이었다. 전주 만세운동으로 투옥된 임영신은 그해 9월, 감옥에서 나왔다. 공주 영명학교와 이화학당에서 교편을 잡았다. 일경의 감시가 계속됐다. 숨 막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인 교사를 통해 미국여행권을 얻었다. 그 때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1923년 9월 1일) 발생했다. 조선인 폭동설을 퍼트리며 6천여 명의 조선인을 학살한 일본의 만행은 참혹했다. 유학생 김낙영이 사진을 찍고, 죽은 사람의 명단을 작성해, 국내에 있는 독립운동단체에 보냈다. “미국행 준비가 끝난 어느 날, 유태영씨가 찾아와 문제의 필름과 미국에 있는 이승만박사에게 보내는 비밀문서를 주며 이박사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1972.2.23.경향신문) 그해 12월, 임영신은 부산에서 관부연락선을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관

Once upon a time, there were three ESTHERS in Andong -에스더, 근대 안동의 세 명의 신여성 4- [내부링크]

무장투쟁을 꿈꾸는 거친 사내의 얼굴에 데카브리스트가 겹쳤고, 가슴에는 톨스토이가 있었다. 권애라의 눈빛이 빛났다. 김시현의 나이는 마흔이었고, 권애라는 스물여섯. ‘동지’라는 이상이 ‘나이 차’라는 현실을 눌렀다. 톨스토이와 소피야도 그랬다. 모스크바 회의는 끝났다. 권애라는 소주로 떠났고, 김시현은 상해로 돌아갔다. 김시현과 권애라의 아들 김봉년은 1922년생이었다. 권애라가 머물렀던 톨스토이 생가 임술지추壬戌之秋 칠월기망七月旣望이었다.(1922년 음력 7월 16일, 동아일보 기사 인용). 권애라가 경성에 나타났다. 개성난봉가로 경성을 뒤집어 놓고 잠적한 지 2년 만이었다. 권애라는 그 동안 상해에서 소주로, 다시 서간도와 북간도, 이르쿠츠크를 거쳐 모스크바로 떠났다. 모스크바에서 김시현을 만났고, 소주를 거쳐 경성으로 돌아왔다. 권애라는 상해임시정부 교통국 소속 요원이었다. 임정교통국臨政交通局은 비밀 첩보조직이었다. 권애라의 드러난 언행과 실제 소임은 많이 달랐다. 그는 임정의

의미와 관계-가나안교인과 지친이들을 위로- [내부링크]

그리스 신화에 코린토스의 왕인 시지프스가 등장한다. 호머에 의하면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을 속임으로 벌을 받아 지하세계로 끌려왔는데, 이번에는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를 지상에서 3일 동안 삶을 정리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속이고는 지상으로 와서 숨어버린다. 결국,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지하세계로 다시 끌려 온 시지프스는 형벌로 지하세계의 높은 산에서 둥근 바위 하나를 산 정상까지 올려놓는 끔찍한 처벌을 받게 된다. 이 형벌이 끔찍한 이유는 힘들여 정상에 올려놓은 바위는 저절로 아래로 굴러떨어져 버리고 그는 굴러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이 바위를 다시금 정상으로 굴려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형벌은 끝이 없이 영원히 계속된다. 시지프스의 신화는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라는 철학적 에세이를 통해 실존주의적으로 재해석 되므로 더욱 유명한 신화이다. 카뮈는 자신의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통해 “

농어촌 사역의 작은 몸부림 [내부링크]

1. 들어가는 말 농촌에서 목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설교한 말씀을 현장에서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그렇게 설교하면 성도들이 농촌의 현실을 모른다고 오히려 핀잔을 준다. 예로 환경문제와 생명의 문제를 설교할 때가 그렇다. 대안의 길이 있을까? 모를 때는 성서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하나님은 뭐라고 말씀하시는가? 성서는 ‘왜’와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라는 질문은 생명의 근원과 근원에서 떠난 인간에 관한 물음이 ‘왜’라는 질문의 내용이 될 수 있다. 인간을 살리는 일과 현실에서 삶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어떻게’란 질문의 출발이 될 것이다. 현재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우리의 농촌을 살펴보려 한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영주노회의 농어촌 목회자의 작은 몸부림을 소개하려 한다. 2. 생명의 하나님 1) 생명의 근원 창세기는 생명의 책이다.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다. 창세기 1장은 생명의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내부링크]

주여! 흐릿한 눈을 맑게 해주소서. 탐욕과 허영의 가리개를 벗기고, 천국의 실상을 보게 하소서. 금송아지가 왕노릇하는, 혼돈으로 일그러진 세상에 더 나은 것을 선택하여 허둥대지 않게 하소서. 주여 ! 주는 형식적 예배보다 관계를 원하시고 기름진 제물보다 일치를 원하십니다. 고기를 먹고 다투는 것보다 채소를 먹고 화목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원하시고, 금식을 과시하는 것보다 정의의 실천을 원하십니다. 의복보다 몸을 중요하게 여기시고, 아름다운 옷과 금가락지보다 영혼의 단장을 원하십니다. 몸을 불사르는 열정보다 사랑을 원하십니다.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보다 열매를 원하시고, 마르다의 융숭한 대접보다 말씀을 알아듣기 원하십니다. 헤롯의 권세보다, 돌아온 한 마리 양을 원하십니다. 그리고 바리새인의 현란한 지식보다 어린아이의 믿음을 기뻐하십니다. 주여 ! 유혹에 흔들리는 내 영혼을 잡아주소서! 웅장한 성전보다 사랑의 교제가 낫고, 황금의 강대상보다, 진실한 설교가 낫습

개신교 초기 경북지역 선교 형태와 특징: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2> [내부링크]

I. 서론 II. 본론 1. 경북지역 선교와 시대적 배경 2. 대구•경북 지역에 설립된 교회들 3. 대구 선교지부 소속 선교사들 4. 대구 선교지부의 선교 방침과 선교사들의 활동 5. 복음 전파 경로 6. 연도별 설립된 교회 수와 직원 현황 7. 지역별 자주적•자생적 교회 분포도 8. 경북지역의 복음 전파 경로와 특징 III. 나가는 말 이 글은 2023년 3월 4일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12회 학술발표회 주제발표' 원문입니다.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립니다. 4. 대구 선교지부의 선교 방침과 선교사들의 활동 대구 선교지부는 선교의 효율화를 위하여 1902~3년부터 경북의 농촌 지역 선교지를 3개 시찰로 분할하고 동부시찰은 안의와, 서부시찰은 부해리, 북부시찰은 방위염에게 맡겼다.14) 농촌 지역은 이렇게 분할하여 담당하였지만 대구부는 필요에 따라 모든 선교사들이 수시로 분담하기도 하였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교사 개인의 사정이나 각각의 시찰 내 교회의 형편에 따라 그

유학과 나의 인연, 선비의 고장으로 돌아오다 [내부링크]

돌아보니 나는 유학과 꽤 좋은 인연이 있다. 장로회신학대학 대학 동아리 동양사상연구회에서 인도철학, 중국철학, 한국철학을 두루 섭렵할 기회가 있었고 이것이 기회가 되어 기독교교육과 학사학위 논문으로 「퇴계교육사상 연구」를 썼다. 나름대로 한국 성리학과 퇴계 유학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의는 아니지만 내가 제주도에서 육지로 목회를 옮겨 정착한 곳이 봉화·영주지역이다. 이 지역에 있는 순흥은 순흥 안씨 문중의 관향으로, 특히 순흥에서 출생하고 공부한 안향의 사당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안향은 고려시대에 중국의 성리학(유학)을 처음 도입하여 유학을 조선 건국의 동력과 통치 이념을 삼는 큰 기여를 하였다. 이 순흥에는 안향을 기리며, 또한 퇴계 이황이 유학을 발전시키고 후학을 교육 시킨 첫 사립학교로 세워진 소수서원이 있다. 가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기릴만하다. 순흥에 살던 안씨 가문은 세조가 왕위 찬탈한 것을 반대하여 순흥에 유배당한 금성대군을 중심으로 단종 복위 쿠데타에

십자가 [내부링크]

사월이면 들려오는 군중들의 고함소리 십자가에 못 박아라 천둥 치듯 요란하나 빌라도 법정에 선 반향 없는 나사렛 사람 핏빛 선연한 비아 돌로로사 걸음마다 자국마다 고난 가득 슬픔 가득 군중들의 시선은 허공에 걸린 채 십자가 사나이의 죄목만 분분하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죄 없는 어린 양 번제물로 드렸더니 하늘 보좌가 땅으로 내렸구나 공의를 넘은 사랑의 십자가 골고다 언덕에 선 저주의 형틀은 죽음이 죽음을 삼킨 승리의 깃발 가로막힌 장막을 찢어 용서와 화해를 이룬 새 하늘 새 땅의 생명나무 십자가 소금곳집 강성효(장수교회 은퇴목사)

개신교 초기 경북지역 선교 형태와 특징: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3> [내부링크]

I. 서론 II. 본론 1. 경북지역 선교와 시대적 배경 2. 대구•경북 지역에 설립된 교회들 3. 대구 선교지부 소속 선교사들 4. 대구 선교지부의 선교 방침과 선교사들의 활동 5. 복음 전파 경로 6. 연도별 설립된 교회 수와 직원 현황 7. 지역별 자주적•자생적 교회 분포도 8. 경북지역의 복음 전파 경로와 특징 III. 나가는 말 이 글은 2023년 3월 4일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12회 학술발표회 주제발표' 원문입니다.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립니다. 5. 복음 전파 경로 다음은 경북 전 지역에 복음이 언제 어떤 경로(지역)를 통하여 전파 확산 되었으며 특히 본고의 중요 주제 중 하나인 경북 북부지역(안동, 영주, 봉화, 예천 및 의성읍 이북, 영양 포함)에는 누가 어느 경로를 통하여 언제 복음을 믿고 전하고 교회 설립을 하였는가를 규명하기 위하여 278개 교회에 대하여 지역별 연도별로 교회 설립일자 순서대로 파악하여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지역별 설립된

개신교 초기 경북지역 선교 형태와 특징: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 [내부링크]

I. 서론 II. 본론 1. 경북지역 선교와 시대적 배경 2. 대구•경북 지역에 설립된 교회들 3. 대구 선교지부 소속 선교사들 4. 대구 선교지부의 선교 방침과 선교사들의 활동 5. 복음 전파 경로 6. 연도별 설립된 교회 수와 직원 현황 7. 지역별 자주적•자생적 교회 분포도 8. 경북지역의 복음 전파 경로와 특징 III. 나가는 말 이 글은 2023년 3월 4일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12회 학술발표회 주제발표' 원문입니다.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립니다. I. 서론 본고는 2021년 2월, 영주시 평은면 지곡 1리 소재 지곡교회 115년사를 집필할 때 이보다 전 먼저 알아야 할 사항들을 규명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쓰게 된 논문이다. 즉 기독교가 이 나라에 끼친 선한 영향력과 특히 필자가 나고 자란 경북지역 선교의 주체는 누구이며 복음 전파 경로와 각 지역의 교회 설립 과정, 설립된 교회들의 실상 등이 어떠하였는지 등에 관한 것이다. 연구 범위는 지역적으로는 경북지역

구슬봉이 [내부링크]

“아이쿠, 아야얏!” 개미는 발을 뻗어, 바람에 날려 온 씨앗을 받아 땅에 내려놓았다. “괜찮니?” “좀 아파. 근데 네가 도와줘서 괜찮을 거야. 고마워.” “넌 누군데, 요렇게 작니?” “나? 구슬붕이 씨앗이야.” 바람에 곧장 날아갈 것 같은 구슬붕이 씨앗을 감싸 안아주며, 개미는 “구슬붕이!”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개미는 흙으로 구슬붕이 씨앗을 땅에 살짝 묻어주었다. 구슬붕이 씨앗은 개미의 도움으로 소나무 그루터기 아래에 자리를 잡고 무사하게 겨울을 났다. 이슬이 함초롬히 내린 어느 봄날 아침이었다. 저만치 산 너머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울음소리에 구슬붕이가 잠에서 깨어났다. 구슬붕이는 몸에 묻은 이슬을 떨어내느라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 바람에 꽃봉오리가 톡 터졌다. 꽃봉오리 안에서 자주색 꽃이 앙증맞게 피어났다. 구슬붕이 꽃은 고개를 들고 세상을 둘러보았다. 동녘 산마루 위에서 자신을 비춰주는 해님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눈길을 마주친 해님이 환하게 웃어주었다. 해님 근처

우리 경안노회의 위상을 염려하며 [내부링크]

'생명씨갑이야기'는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토론이 필요한 주제에 대한 논의와 논박과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합니다. 노회는 노회 산하 여러 지교회(행 6:1-6절)들이 서로 협력하여 소속된 교단의 교리를 보전하고 행정과 권징을 위하여 존재한다고(교단헌법 제2편 제11장 72조, 노회의 의의) 분명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노회는 회원인 목사와 지교회에서 파송된 장로(총대)들이 모여 노회 산하 교회들의 어려운 문제를 나누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위로하고 교회가 대 사회적으로 해야 할 시대적인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여야 하는 데는 우리가 다 공감하는 바이다. 우리 경안노회는 자타가 인정하는 소위 법통노회이다. 그래서 총회에서도 그 위상에 걸 맞는 자리매김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작금(昨今)의 우리 경안노회를 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에 감히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말씀드리면서 더 늦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잃어가고 있는 노회의 위상을

<세기의 재판 3> 도쿄재판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내부링크]

기억하는 자와 망각하는 자 자위대를 포함한 방위성은 일본의 최대 행정기관이다. 도쿄의 이치가야市ヶ谷에 있는 주둔지에는 방위성 본부와 자위대 수뇌부가 모여 있다. 이곳은 이치가야 전철역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이 자리에 고층의 첨단 빌딩들 사이로 과거 육군사관학교 현관과 강당을 축소해서 이전한 ‘이치가야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기념관은 과거 육군사관학교 대강당으로 썼고, 전시에는 육군성 참모본부가 쓰던 건물이다. 1937년 10월 20일 일본 천황 히로히토裕仁가 참석한 가운데 이곳에서 제30회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학교를 거쳐 간 생도는 52,000명에 이르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후일 일본의 군부와 정계의 지도자가 되어 일본의 근대사를 좌지우지한 인물들이 되었다. 극동국제군사재판소 전경 1945년 육군사관학교 교직원들과 생도 전원은 연합국의 폭격에 대비해서 잠시 나가노 현으로 이동하였다가 다시 가나카와 현

망쪼든 세상 그래도 기리버시 [내부링크]

지난호(53호) 첫 페이지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는 분들이 꾀 계시네요. 늘 빽빽이 채워진 그것들만 보다가 텅 빈 하얀 종이가 낯설었던 모양이지요. 혹시 곽목사가 실수한 게 아닌가? 하기사 복사집 사장님도 전화로 혹시 원고 빠뜨린 것 아니냐며 연락이 왔더군요. 늘 쓰던 소중한 말 다 어디 가고 ‘내일은 맑습니다.’ 이 한 줄 남기고 휑그레 비워두었습니까? 그 마음 그 뜻 알만도 한데 내일은 맑다니. 그걸 대선 투표날 3월 9일 저녁 뉴스에 나오는 멘트로 했다니. 아마 그냥은 아니시겠죠. 무슨 속뜻이 있겠지요... 이렇게 생각들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렇겠지요. 그냥 해본 말은 아니겠지요. 한 무리들이 한바탕 요란 떨더니 승리의 자축을 할 때 한쪽은 견디지 못할 고요가 찾아오는데 이상한 신음을 보내는군요. 그 어디선가 신호가 나타나 어떤 덩어리가 막 깨어나겠지요. 먹구름 속에 작은 구름 조각이 움짝하며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요. 그러기 위해 이번 선거를 어떻게 해석하고 정리할 수 있을까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 [내부링크]

코로나 이후...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려고 한다... “생명씨갑이야기”(경북북부지역 신문)를 창간하면서 편집국으로부터 창간호에 실을 교회, 노회, 총회에 대한 글을 요청받았기에 이 모두를 한 번의 글에 담아내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나 방대(尨大)하여 노회나 총회에 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루기로 하고 먼저 교회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쓰려고 하는데 지금 우리는 전혀 예측조차 하지 못했던 소위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의 관심사는 post COVID-19 즉, 코로나 이후의 사회 경제적으로 변화된 새로운 일상에서 교회는 과연 어떻게 될까? 라는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에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려고 한다. 코로나 19가 더 심화시킨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겠으나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한국교회는 가나안교인 즉 기독교인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교회공동체의 합류하지 않는 교인들이 점점 늘어 왔고 여기에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대면접촉(contact)보다 비대면(

Once upon a time, there were three ESTHERS in Andong -에스더, 근대 안동 세 명의 신여성 1- [내부링크]

1968년 3월 1일이었다.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삼일여성친목회 회원들이 서울의 한 음식점에 모였다. 50년 전 반일의 선봉에 섰던 20대 신여성들은, 어느덧 일흔이 넘은 할머니로 변해 있었다. 왕조시대에 태어나 왕조의 붕괴를 목도하고, 식민통치의 고통과 서러움을 겪으며 일제에 저항했다. 체제와 사조가 밀물과 썰물처럼 진퇴를 거듭했다. 격변의 시대였다. 그들은 거센 폭풍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시대의 언덕을 넘었다. 메마르고 황량한 강토에서 불꽃처럼 살아온 겨레의 파수꾼이었다. 3·1절마다 모인 횟수만 벌써 여덟 번째, 서산에 해는 지는데 그들은 여전히 ‘나라’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들의 의식 속에 심장처럼 자리 잡은 ‘나라’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Once upon a time in Andong 매지(梅智) 최금봉과 죽치(竹峙) 권애라, 승당(承當) 임영신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들은 안동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다. 권애라의 제7대 국회의원 선거(1967년 6월 8일)가 화제로 올랐

코로나 시대에 돌아보는 이 한 장의 사진과 한 줄의 기록 1 [내부링크]

코넬리우스 베이커 기념병원(Cornelius Baker memorial hospital)/ 자료출처: 프린스턴신학대학 도서관 어떻게 이런 사진이 존재할까, 놀랐다. 목회를 하면서 늘 교회의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지만 이 사진은 처음 보는 사진이었다. 작업을 위해 가끔 인터넷을 검색하는데, 이 사진이 우연히 발견되었다. 사진을 처음 보는 순간, 어떻게 이런 사진이 존재할까, 왜 지금까지 이런 사진을 단 한 번도 못 봤을까, 어떻게 이렇게 번듯한 3층 건물이 그 당시(1914년) 안동 시내에 존재했을까 하며 사진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이 사진 가운데 큰 3층 건물은 안동 성소병원이고, 성소병원 좌측 언덕에 보이는 건물은 안동주재 선교사들의 사택이다. 성소병원 근처에 초가와 한옥이 여러 채 배치가 되어 있고, 지금의 성소병원 앞 도로보다는 시내 쪽으로 더 붙은 황톳길이 보인다. 아마 이 길이 지금의 안동교회 앞을 지나, 안동의 서문으로 연결된 도로일 가능성이 많다. 길옆에 있는 밭도

코로나 시대에 돌아보는 이 한 장의 사진과 한 줄의 기록 3 [내부링크]

위의 사진은 목회자 모임에 갔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사진을 소장했던 분은 이 사진이 너무 소중한 것이어서 긴 시간을 간직했고, 사진에 있는 분들이 누구인지 설명하기 위해 성명까지 기록해 놓았다. 사진 전체는 흐리고 지워진 부분도 있지만, 앞줄 맨 오른쪽에 정장을 하고 할리우드식 수염을 기르고 있는 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정장이 잘 어울리고 콧수염을 한 선교사는 보켈이고 한국식 이름은 옥호열이란 것 이것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 이 흐린 사진에 나온 옥호열이란 이름이 자꾸 마음에 걸려 알아보기로 했다. 간단히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놀라웠다. 옥호열은 1.4후퇴 때 군종목사로서 흥남에서 피난민을 미군의 군함에 승선시키는데 큰 역할을 감당하였다. 함흥에 남아 있던 피난민 천여 명이 추위와 굶주림 속에 있었고, 이들은 미군이 흥남에서 철수하는 시간까지 흥남에 도착할 수 없었다. 이때 옥호열이 미군과 교섭을 했고 미군 트럭 여러 대를 동원해 함흥에 남아있던 피난민들을 흥남으로 이송해 미 군

정통교회를 흔드는 실체, 근본주의를 파헤친다 [내부링크]

2022년 8월 25일 'Gospel Today'의 기사를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에 올립니다. 냉전·분단·분열의 1950년대, 한경직과 마삼락의 연합·협력의 에큐메니즘 1950년대 세계 냉전 상황에서, 6.25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의 분단을 고착시켰고, 장로교회는 세 차례 교단 분열을 했다: ‘51년(고신), ‘53년(기장), ’59년(합동, 통합). 그때 그 시절의 냉전·분단·분열을 극복하고자 힘쓴 연합·협력의 에큐메니즘을 돌이켜 보고, 이를 통해 오늘의 교회가 나아갈 새 길을 찾고자 한다. 한국 장로교회 예장통합 교단의 전통과 정체성은 성경에 증언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보수적 에큐메니즘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진보가 아니라 전통을 지키는 보수이다. “보수주의는 근본주의와 다르다”(김용준 목사). 이 글은 이 점을 역사의 사실(fact)에 근거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1. 1957년 장로교회 제42회 교단 총회의 결정 -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가” 제42회 교단 총

‘생명씨갑이야기’, 왜? [내부링크]

예배가 중단되는 사태에 당황하기만 했다 이 글은 필자의 허락으로 생명씨갑이야기 포스터에서 갖고 온 글입니다 작년(2020)부터 코로나 19 재난 속에서 움츠려 사는데, 2월 21일(주일) 오후 안동 임동면과 예천 감천면에서 산불이 발생하여서 감천면에서 발생한 불은 영주 장수까지 확산되는 사태를 우리는 초조하게 지켜보아야 했다. 이번 산불은 축구장 350여 개 정도의 면적을 한꺼번에 집어삼켰다고 한다. 재난이 겹쳤다. 프랑스 남부지역 선교사 안태영 목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매일 저녁 6시부터 통행금지 및 지역 간의 이동을 금지하는 강력한 봉쇄조치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매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관계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한다. 최근 의료관계자와 노약자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예상 보다 백신 접종의 속도가 느리고, 게다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벌써 1년 가까이 되어 가는 봉쇄 및 강력한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도 일어나고 있다

WCC를 배도의 무리라고, 이단이라고, WCC에서 나오지 않으면 지옥 간다는 이들을 위해 [내부링크]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까? 교회의 모습을 말할 수 있는 잣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국학중앙연구소의 보고서(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는 우리 교회의 외형에 대해서 잘 말해주고 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에서 교세가 큰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등이다. 이들 교단은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이끌어갈 목회자를 배출하기 위해 신학교를 두고 있는데, 한국학중앙연구소의 보고서를 참조해 각 교단의 신학교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는 신학교가 7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는 1959년 WCC 문제로 통합과 갈라진 후 12개,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는 1951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