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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필사 100 - 꽃씨 / 고형렬 [내부링크]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모든 꽃은 자신이 정말 죽는 줄로 안답니다 꽃씨는 꽃에서 땅으로 떨어져 자신이 다른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몰랐답니다 꽃들은 그것을 모르고 죽는답니다 그래서 앎대로 꽃은 사라지고 꽃들은 또다시 죽는답니다 모진 추위에 꽃들은 얼어붙는답니다 얼어붙는 꽃시들은 또 한 번 자신들이 죽는 줄로 안답니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약속과 숙지가 없었습니다 오직 죽음만 있는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꽃씨들은 꽃을 피웠지만 다시 살아난 것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꽃들은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작년의 꽃을 모릅니다 그 마지막 얼었던 꽃씨들만 소란한 꽃을 피운답니다 돌아온다는데 꽃이 소란하지 않고 어쩌겠습니까 꽃씨 - 고형렬 고형렬 시집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 창비2020

필사하기 좋은 글, 칼럼 모음 (1) [내부링크]

타이핑 웍스 'typing.works' 사이트 https://new.typing.works/ typing.works anti-stress therapy and, make the concentration for working. ritual typing service. new.typing.works 책에 좋은 구절을 보여주는 사이트이다. 타자연습 사이트로도 유명하다. 필사 시작하려면 '책을 다 읽어야하나?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하나?' 덜컥 부담이 되는데 그런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다. 간단하게 이메일 계정으로 가입 후 내가 좋아하는 글귀를 등록할 수도 있다. 광고가 없고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깔끔하다. 그리고... 일 없어서 사무실에서 한가할 때... 일하는 척 할 수 있다. 월루(월급루팡) 환영. 그동안 타이핑웍스에서 필사했던 글귀를 모았다. 출력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1.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 조수경 만일 당신이 종종 마음을 앓는 사람이라면, 아마 계절의 아름다

필사하기 좋은 글, 칼럼 모음 (2) [내부링크]

https://new.typing.works/ typing.works anti-stress therapy and, make the concentration for working. ritual typing service. new.typing.works 12.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우리가 매일 목격하듯이 일단 젊은 남녀 사이에서 애정이란 것이 생겨나면 당장은 가진 재산이 없더라도 결혼 약속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니 유혹을 받는다면, 제가 같은 처지의 다른 아가씨들보다 더 현명하게 처신할 거라는 약속을 어찌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그런 유혹을 거부하는 게 현명한 처신임을 어찌 알겠어요? 그러니 제가 드릴 수 있는 약속은 그저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뿐이에요. 그 사람이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저라고 성급하게 빋지 않을게요. 13. 사랑의 생애 / 이승우 사랑할 만한 자격을 갖춰서가 아니라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올 때 당신을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자격을 갖추고 있

접이식 거실테이블 원목 라운드테이블 [내부링크]

거실테이블이 고장...은 아니고 필름이 들떴다. 지방에 있는 남편이 숙소에서 사용하다가 버리기로 하고 가져갔다. 작은 접이식 테이블이 있지만 너무 작기 때문에 새로 사야한다. 마침 이웃님이 올리신 거실 테이블 포스팅을 보고 '오..! 이거야!!!' 하고 바로 주문을 했다. 이틀만에 왔다. https://shopping.naver.com/window-products/homeliving/4819078617?NaPm=ct%3Dlhydd85u%7Cci%3Dcheckout%7Ctr%3Dppc%7Ctrx%3Dnull%7Chk%3Dae9b01c43233825b4fa23fe6ab3c4da73b194cb3 비아 원목 접이식 거실테이블 좌식 소파 테이블 900(라운드) 화이트 레트로하우스 shopping.naver.com 비아 원목 접이식 거실테이블 1100 라운드 화이트 배송비까지 59,900 포장을 뜯었더니 스티로폼으로 꼼꼼하게 2차 포장이 되어있다. 두희가 먼저 참견한다. 스티로폼을 걷어내고 뒷

필사하기 좋은 글, 칼럼 모음 (3) [내부링크]

https://new.typing.works/ typing.works anti-stress therapy and, make the concentration for working. ritual typing service. new.typing.works 24. 제인에어 / 샬롯 브론테 나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편했다. 나는 강하고 신중하고 세련된 사람과 이야기 할 때는 남녀 상관없이 관례적 거리라는 외벽을 지나 신뢰라는 문지방을 넘어 마음이라는 난롯가에 자리를 잡은 뒤,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25.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 / 민경희 아무래도 좋다. 이미 지난 일인 것을 어쩌겠는가. 사람들은 항상 후회를 하며 자신들을 고양하는 동물들이 아니었나.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그래 다음부터는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아야겠다 싶고, 또 조심하거나 되도록 피해가거나 하자는 다짐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곤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 주는 것이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괜찮다' 라는

온라인 필사 96 - 이상한 책을 찾는 손님 (2, 完) / 윤성근 [내부링크]

05.12 (금) (중략) 그 책은 코 후비는 방법을 고찰한 제법 진지한 연구서다. 05.15 (월) 언젠가는 한 손님이 '장기이식 쉽게 하는 법'이란 책을 찾는다기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뭐라고? 장기이식? 게다가 그걸 책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나? 설마 저 사람, 요즘 뉴스에 심심찮게 나오는 무서운 범죄자는 아닐까? 나는 손님 얼굴을 쳐다보며 오만 가지 상상을 다 했다. 물론 당시엔 내가 책 제목을 잘 못 알아들은 거였다. 손님이 말한 책 제목은 '장기 쉽게 이기는 법' 이었다. 그러나 장기이식이라고 해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은 책이 아닌가. 다른 손님은 '접골(接骨)' 배우기 라는 책을 찾았다. 그런 책은 정말로 있었다. 그런데 접골이라니? 어긋난 뼈를 맞추는 기술을 애초에 책으로 배울 수 있기는 한 걸까? '포커에서 무조건 이기는 법'을 찾던 손님도 기억난다. 당연히 그 책도 실제로 존재하는 책이지만 우리 책방에는 없었다. 그런데 포커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이라니…. 내가

소마미술관,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 [내부링크]

다시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 소마미술관 1관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내 8호선 몽촌토성역 1번출구, 9호선 한성백제역 2번출구(지하 연결) 티켓(성인): 15,000 (인터파크 할인 13,500) 5월 4일, 연휴를 앞두고 오후 반차를 냈다. 냉장고 as를 받아야 했고 순희 병원도 가야했다. 오전 근무 끝내고 집에 그냥 가기엔 시간이 남아서 전시가 뭐가 있나 둘러보다가 '다시 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을 보기로 결정했다. 회사하고도 가까워서 딱 좋았다. 나는 전시회를 자주 다니지도 않았고 더구나 미술사, 근현대미술사는 전혀 모르지만(이 외에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일단 경험해보기로 한다. 가는길에 주요 작품들, 관련 내용들을 검색해서 읽어본다. 자, 말하자면 입아픈 나의 사진실력을 뽐내보쟈 1988 서울올림픽 35주년 기념 한국근현대미술전(Re_SPECT : Korean Modern Art) 국내 서양화단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1920년대부터, 문화적 대변환의 계기가 된

온라인 필사 97 - 인내의 역설 (1) / 송길영 [내부링크]

오랫동안 알아온 분이 얼마전 모임에서 저와의 만남을 공유한 문장이 잊하지 않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데이터로 사람의 마음을 캔다는 독특한 설명으로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나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기에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신중한 그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무언가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나 봅니다. 인내를 부단히 연습해온 청춘 사회 나오면 이른 퇴직과 직면 시간 축적의 가치가 중요해 기다리을 응원하는 시대 기대해 살아보면 꽤 긴 시간동안 지켜보다 더 깊은 인연을 맺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뭐든 처음 시작하면 서툴러 그런 것도 있겠습니다. 그것보다 상대가 진심으로 그 일을 사랑하고 있는지 가만히 기다려 보는 것이 복잡한 세상속에서 믿을 수 있는 교류의 안전판이라는 진리를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토록 중요한 것이 지속성이라면 우리는 견디는 분야에서는 이골이 나 있습니다. 인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혹독히 배웠기 때문이죠. '열심히

온라인 필사 98 - 인내의 역설 (2) / 송길영 [내부링크]

05.16(화) (중략) 무엇이 자아이고 누가 타아인가 심오하게 고민하며 언어의 기표와 기의의 관습적 불일치를 배웠습니다. 05.17(수) 그 과정을 온전히 견뎌도 "공부 잘하니?"라는 질문에 긍정적 답을 해도 "몇 등인데?"하고 묻는 무한 경쟁사회를 겪었습니다. 입시는 열심히 문제를 준비한 수험생들이 문제를 다 맞혀서 등수를 낼 수 없을까 봐 변별력을 위해 난이도 극상의 문제를 추가했습니다. 그마저 혹시 틀리지 않을까 문제는 더 길게, 더 많이, 그리고 푸는 시간은 더 짧게 주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틀림없이 푸는 기계적 훈련을 통과한 자들이 진학의 열매를 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참고 참는 인내의 기예를 가르쳐 주었지만 학업을 마치고 나오면 한가지 일을 좀체 지속할 수 없는 사회가 기다립니다. 최근 한 은행에서 희망퇴직 기준을 만 40세로 정했다는 기사에 서늘함을 느낍니다. 예전 학교를 마치고 20살에 입사하던 때 55세 희망퇴직도 걱정하던 시절이 그리 오래지 않은 듯한데,

마이베프 별자리 스틱 츄르 영양제츄르 후기 [내부링크]

이사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환희는 이전부터 HCM, 폐수종, 방광염, 이식증으로 여러번 고생했고, 소희는 외음부염, 순희는 각막괴사증, 두희는 방광염, 결막염으로 고생중이다. 내 마음도 무너진다. 얼마전 환희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져서 병원 갔더니 한쪽 신장 사이즈가 커졌다는 의사샘 말씀에 손이 덜덜 떨렸다. 다니던 심장 전문 병원 예약일정을 앞으로 당기고...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기다리기로 한다. 여차할 경우 응급실 갈 준비도 미리 해둔다. 약도 먹이고 아이들 컨디션 조절하려면 츄르가 최고인데 환희는 간식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떡하나 싶던 중 마이베프에서 '신장, 심장, 눈, 관절, 멀티비타민' 영양제가 함유된 츄르가 나왔다. 우리집에 최적이다. 아반강고 카페에서 체험단 신청을 했고 당첨됐다. 웬열~ 별자리 스틱이 도착했다! 신장패키지, 올인원 패키지. 엽서에 있는 고양이는 순희 닮은 것 같기도..? 신장 패키지, 올인원 패키지! 성분도 꼼꼼히 살펴본다. 츄르답

온라인 필사 99 - 인내의 역설 (3, 完) / 송길영 [내부링크]

05.17(수) (중략) 플랫폼과 자동화로 인해 상권의 변화도 하루가 달라, 동네 가게들은 하루 걸러 문을 닫고 새 간판이 붙습니다. 05.18(목) 이렇듯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생존의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와 책들이 인기를 얻습니다. 늘어난 인건비와 관리비에 지쳐 테이블에서 손님이 주문한 후 로봇이 조리하고 서빙하는 매장이 각광받는다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원가를 절감하더라도 다시 월세를 올려줘야하니 좀체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게시판에 쌓입니다. 한숨을 쉬다 보니 예전 미국에 갔을 때 인구 몇만도 되지 않는 동네의 아침밥을 파는 식당에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개업한 지 70년이 넘었다며 지역신문에 소개된 투박한 기사가 식당 입구에 자리 잡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온 어린 손자의 대화는 무척이나 정겨웠습니다. 선반 높은 곳에 자리한 이태 전 세상을 떠난 창업자의 사진은 그 동리 사람들의 사랑과 그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로 좋은 물건이 흔하게 되며 오

원적외선 맛집 고양이는 원적외선기를 좋아해 (빨간 불 주의) [내부링크]

결혼전부터 쓰던 원적외선기가 있다. 친정에 뒀다가 엄마도 안써서 가져왔는데 어디에 뒀는지도 몰랐다가 이번에 이사하면서 찾았다. 몸이 뻐근해서 원적외선기에 허리를 지지는데 냐옹이들이 하나둘 씩 옆으로 붙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 냐옹이들이 원적외선기 밑에서 냥글냥글 익어가고 있었다. 쬐어도 괜찮은건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세상에 반려동물에게 좋다네????? 디스크 치료로도 잘 쓰인다고???????? 이후로 우리집은 원적외선 맛집이 되었다. 자이언트 소희. 거의 매일 첫 손님으로 오신다. 여유로운 표정. 여유로운 표정 222 흡사 귀족 영애(부유한 공작저에서 태어나 온갖 디저트를 다 섭렵해서 살이 조오금 오른) 같다. 헛둘헛둘 큰 몸을 굴려가며 여기도 지지고 저기도 지진다. 원적외선 잘알. 놓치지 않을 거에오. 놓치지 않을거에오 2222222 왜그렇게 달라붙나 했더니 대기손님이 왔다. 대기 손님의 존재가 언짢은지 꼬리를 팡팡거린다. 놓치지 않을거에오 33333 대기손님이고 뭐고 나는

온라인 필사 91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렸했네 (5, 完) / 허지웅 [내부링크]

05.04(목) (중략) 그런 보통의 감정을 느낀 건 항암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05.08(월) 동이 트자마자 나는 병원에 갔다. 몇 가지 진찰을 하고 부작용들에 관해 약을 더 처방받았다. 이제는 내게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고 있으니 항암을 할 때마다 미리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고 평소 좋아하는 음식들 위주로 더 열심히 먹었다. 나는 살기로 결정했다. 병과 싸우는 게 거짓말처럼 수월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전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게 벌써 1년 전이다. 전보다 건강하고 전보다 긍정적이며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한 확신이 있다. 내가 그날 밤에 겪은 일 때문이 아니다. 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내가 보았던 천장과 바닥을 감당하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 어둡고 축축한 구석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정확히 뭐라고 호소해야 할지 조차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온라인 필사 92 - 약자가 약자를 혐오할 때 (1) / 박선영 [내부링크]

태권도장에 다니는 일곱 살 아들내미는 품새를 시작하기 전 구호부터 외친다. 관장님이 시켜서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문장이지만, 듣고 있으면 가끔 울컥할 때가 있다. "태권도를 배우는 이유.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용기를 길러 약한 자를 돕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태권도를 배웁니다." 살짝 비문인 상투어들 사이에서 폭포수처럼 귀에 꽂힌 구절은 바로 '약한 자를 돕고.' 새된 목소리로 목청 높여 외치는 이 세 어절을 듣고 있노라면-엄마가 보기에는 바로 니가 그 약한 자인 것 같다만-, 정신에는 촉촉히 물기가 돈다. 약한 자를 돕는다니. 이 낡고 흔해 빠진 말이 왜 이렇게 낯설고, 아름다운 걸까. 약자들의 따스한 연대를 누구나가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없는 사람들끼리 돕고 살아야죠" 같은 대사를 실생활에서도, 허구에서도 수시로 들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은 많은 문장의 주어로 곳곳에서 발화됐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같은 위대한 인문정신도 저잣

노량진 수산시장 돌도다리회 딱돔회 킹크랩 [내부링크]

4월 말이었다. 대구에서 올라온 남편과 남편의 칭구칭긔 약골(나에게는 한프로님)오빠와 오랜만에 만났다. (보름 전에도 본 것 같은데...) 간단하게 돌도다리나 먹을까? 해서 노량진으로 향했다. 왜???? 돌도다리에 꽂혔는지 모르겠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돌돔, 강담돔, 여기도 돔, 저기도 돔! 을 보니까 역시 회는 줄가자미인데(읭?) 연관성이 1도 없는 생각들을 하는 사이에 생선은 골라졌고 이미 도마위에.... 돌도다리만 먹기엔 양이 좀 아쉬울 듯 해서 고민하는데 살짝 기우뚱해 있는 딱돔을 먹어보라고 권해주셨다. 딱돔은 처음인데.. 돔?????? 그렇게 우리의 단골 모임장소 충남식당으로 올라가서 회를 기다렸따. 노량진 수산시장이 리모델링 되기 전에 충남식당은 지하 연결통로 쪽 첫번째 자리에 있었다. 노량진 중에서 몇 안되는 화장실이 깔끔한 식당이었고 매운탕이 무지하게 맛있었고 시아버지(그땐 예비 시아버지) 단골집이라 자주 갔었다. 그리고 사장님 포스가... 타노스 인피니티 건틀렛을

온라인 필사 93 - 약자가 약자를 혐오할 때 (2, 完) / 박선영 [내부링크]

05.09(화) (중략)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갑이어서 슬픈 땅. 05.10(수) 강한 것은 아름답고, 약한 것은 추하다는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우리는 너무도 성실하게 내면화했다. 약한 것은 딱하고 가여운 것이 아니라 못나고 혐오스러운 것이어서, 이제 약자조차도 약자의 마인드 따위는 필사적으로 가지려하지 않는다. 영세 자영업자지만 정치의식은 대기업 CEO인 '사장님'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노동을 착취하고, 평생을 서울내기로 살아온 중년 부인도 지배계급을 선망하며 거침없는 지역차별 발언을 쏟아낸다. 권력이라곤 가부장 권력밖에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노인들은 어버이의 이름으로 정신적 매질을 멈추지 않고, 성 권력뿐인 절망한 청년들은 칼날보다 잔인한 언어로 여성을 능멸한다. 내가 약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제물을 찾아 물고 물리는, 갑의 표식을 이마에 붙인 을들의 아귀 다툼이 벌어지는 지옥이 바로 여기다. 이것은 소수의 흉측한 사람들이 벌이는 이상행

금천구 맛집 조림조림 독산점 명태지리탕 생선요리 맛집 [내부링크]

조림조림 독산점 매일 10:00~22:00 (일요일 10:30~11:00 오픈) 21:00 라스트오더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152길 15 1층 조림조림 독산점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152길 15 1층 동네에 조림조림이라고 생선집이 있어서 다녀왔다. 코다리 조림집은 많이 봤는데 명태조림은 낯설었다. 이삿날 남편이랑 엄마랑 생선구이 백반을 먹었던 곳인데 오며가며 보면 점심이고 저녁이고 항상 손님들로 북적여서 궁금했다. 일요일도 영업을 하신다. 조림조림 메뉴판 메뉴판 옆에는 생선의 효능?? 명태의 효능??? 이었나 **(음식) 전문점이라면 항상 볼 수 있는 문구들이 있다ㅋㅋㅋ 그리고 오겹살은 미리 예약주문을 하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오겹살.... 나중에 먹어보기로 한다. 밑반찬 밑반찬 만으로도 밥 한공기 뚝딱 할 만큼 맛있다. 막걸리를 시키고... 명태지리탕 소짜 (공기밥 별도) 소짜는 작을 것 같아서 중짜 시키려 했는데 사장님이 둘이서 소짜면 충분하다고, 칼칼하게 해주냐고 하셨다.

온라인 필사 94 - 이성적인 화해 / 장 폴 뒤부아 [내부링크]

나는 내 병에 대해 말하는 걸 듣고 싶지 않아. 나는 아픈게 아니야. 다만 더 이상 똑같은 방식으로 사물이나 사람을 보지 않는 내 생의 어느 시기에 도달한 것 뿐이야. 그건 병이 아니야. 관점의 변화야. . . . 폴, 나는 아프지 않아. 다만 내가 더이상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고 살고 싶게 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 것 뿐이야. 그러니까 당신이 가는 게 좋겠어.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해. 나는 내가 돌볼 거야. 이성적인 화해 / 장 폴 뒤부아

온라인 필사 95 - 이상한 책을 찾는 손님 (1) / 윤성근 [내부링크]

헌책방은 유난히 이상한 책을 찾는 손님이 자주 온다. 새 책을 파는 서점의 사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헌책방은 역시 그렇다. 도무지 없을 것 같은 책도 찾아보면 나오는게 헌책방이다. 손님이 그런 책을 찾으면 예전엔 "에이, 손님. 그런 책이 어디 있어요?"라며 되물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헌책방에서 일하다 보니 이젠 멀쩡하게 생긴 손님이 '외계인과 인사하는 법'이나 '간단하게 만드는 타임머신' 같은 책 제목을 말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알게 됐다. 그런 책이 없다는 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일단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누군가 책방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 "코 후비는 방법에 관한 책 있어요?"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하겠는가. 만약 당신이 헌책방 주인이라면 그를 정신 나간 사람 대하듯 쫓아내면 안 된다. 세상엔 책에 빠져 살다 돈키호테처럼 정말로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도 있지만, 내 경험상 그런 손님이야말로 지극히 평범한 손님이니까. 그리고 미국 작가 롤랜드 폴

서민금융진흥원 교육포털 성인을 위한 금융교육 사이트 [내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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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필사 84 - 세이노의 가르침 무슨 일이든지 더 잘하는 방법이 있다(1) / 세이노 [내부링크]

04.24(월) 군대에서 겪었던 일이다. 자대로 배치된 바로 그 날 저녁 일등병 고참이 내게 시킨 일은 내무반 바닥에 물을 뿌리고 비로 쓸라는 것이었다. 내무반은 시멘트 바닥이어서 먼지가 잘 일어났다. 나는 물바가지에 물을 받아 와 그 물을 손으로 뿌렸다. 물론 나는 졸병이었기에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한 대라도 덜 얻어 맞고자(70년대 초는 군대 내 구타가 여전히 남아있던 시절이다) 최선을 다해, 정말 최선을 다해, 물을 조심스럽게 뿌렸다. 하지만 물뿌리개로 골고루 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뿌린 것이기에 어떤 곳은 물자국이 크게 생기고 어떤 곳은 물이 묻는 둥 마는 둥 하는 꼴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본 고참은 나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 몇 대 쥐어 박은 후 물 뿌리는 법을 설명하였다. 그것은 손을 가볍게 움켜진 뒤 바가지 물 속에 담근 뒤 재빨리 꺼내 면서 다섯 손가락을 빠르게 좍 벌리면서 물을 사방에 튀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니 시멘트 바닥에 생기는 물 입자의 크기는 모두 쌀알 만하

온라인 필사 85 - 세이노의 가르침 무슨 일이든지 더 잘하는 방법이 있다(2) / 세이노 [내부링크]

04.24(월) (중략) 당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이 실은 어리석음의 총체적 집합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04.25(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일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더 효율적으로, 더 완벽하게 일을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사람들 중 90%이상은 자신을 보통 다른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 대학 교수들의 94%는 동료보다 자신이 연구를 더 잘 수행한다고 믿는다. 미국 대학 농구 선수들 중 60% 이상은 자기가 메이져 팀에서 뛸 것으로 믿지만 실제로는 5%만 그렇다. 일본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수행 능력을 남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평균 20%이상 더 높게 생각한다. 즉, 자기 도취에 빠져 있다. 사람들이 내게 웬 책을 그렇게 읽느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준 대답은 "내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자기 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지, 내가 똥 묻은 개인데

온라인 필사 86 - 세이노의 가르침 무슨 일이든지 더 잘하는 방법이 있다(3, 完) / 세이노 [내부링크]

04.25(화) (중략) 라면 하나도 제대로 끓이려면 설명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04.26(수) 셋째 실수하지 말아라. 중국 음식점에 짜장면을 시켰는데 배달원이 단무지나 젓가락을 안 가져 오는 경우를 한 두번은 경험하였을 것이다. 당신이 배달한다면 전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글쎄다. "사람의 발이 밟는 땅은 불과 몇 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자가 넘는 다리에서도 잘 떨어진다" ('안씨가훈'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실수는 자만에서 나온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하지만 당신이 익히 알고있다고 믿는) 모든 세세한 것들을 적어놓은 체크 리스트를 반드시 만들어 책상 위에 붙여 놓고 그 일을 할 때 마다 확인하라. 그 리스트가 머리 속에서 스크린에 투영되듯 눈을 감아도 좍 비쳐질 때 까지 그렇게 하라.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체크리스트를 불필요하게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다는 자만에 빠져 있다는 말이다. 넷째

잠실 후토마키 맛집 초이다이닝 송파점 송리단길 일식당 맛집 [내부링크]

초이다이닝 송파점 매일 11:30~21: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20:15 라스트오더 (점심 라스트오더: 14:30)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21-1 2층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21-1 2층 초이다이닝 송파점 서울특별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21-1 2층 사무실 샘들과 점심 외식! 법카찬스!!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막내샘이 추천해준 후토마키(후토마키라 쓰고 김밥이라 읽는다.) 맛집으로 향했다. 매우매우 오랜만에 가보는 핫플이다... 핫플... 핫...플... 웨이팅 오래걸린다 해서 일찍 나갔는데 웬걸 우리앞에 한팀만 있어서 바로 들어갔다. (역시 먹는데는 부지런(=돼지런)을 떨어야 한다.) 오픈시간에 맞춰서 들어갔고 얼마지나지 않아 홀이 꽉 찼다. 오픈키친이었고 아담하고 깔끔했다. 연어 후토마키, 육회 후토마키, 초이 마제소바, 명이페스토 오일 파스타, 딸기음료(하이볼) 주문! 연어 후토마키 10pc 와사비 콕, 마요네즈 콕 해서 먹으면 맛있다. 사이즈가

온라인 필사 87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렷했네 (1) / 허지웅 [내부링크]

천장과 바닥에 대해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천장은 머리 끝에 있고 바닥은 발 끝에 있다. 둘 다 살면서 당연하게 스치는 공간이다. 그러나 막상 그게 뭔지 심감하게 되는 일은 많지 않다. 바닥이 있어야 세상이 땅 밑으로 꺼지지 않고 천장이 있어야 세상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지 않을 테니 천장과 바닥은 언제나 고맙고 필요한 내 편 같았다. 천장이 내려앉고 바닥에 뒹굴기 전까지는 말이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온다. 퀭한 눈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누워 천장이 천천히 내려와 내 몸을 눌러오는 것을 느끼고 꼼짝없이 잠을 설치며 그것이 얼마나 무겁고 잔인한지 알게 되는 날. 바닥에 뒹굴에 뺨에 닿았을 때 광대 깊숙이 울림을 느끼며 그게 얼마나 딱딱하고 차가웠던 것인지 깨닫게 되는 날이 말이다. 천장과 바닥이라는 것이 호시탐탐 내가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숙적처럼 느껴졌던 밤에 관해 쓰기를 나는 여러 날 동안 망설여왔다. 사실 복기하고 싶은 기억이 아니다. 고통에 대해 소란스럽게 주절거리

온라인 필사 88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렷했네 (2) / 허지웅 [내부링크]

04.28(금) (중략)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05.02(화) 처음 림프종을 진단받았을 때 나는 그게 암이라는 것만 알았지 어떤 병인지에 관해 잘 알지 못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같은 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기록을 찾아보면서 그들이 같은 진단명임에도 백혈병으로 분류되어 치료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백혈병은 들어봤으니 그런가보다 했다. 사실 지금도 정확히 안다고는 못하겠다. 아무튼 똑같이 혈액암이고 치료 방법도 같았다. 특정 부위에 암이 있는게 아니라 온 몸에 퍼져 있었다. 그러므로 수술은 불가능하고 약물로 치료해야 했다. 골수까지 병이 침범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드릴로 척추를 뚫으면서 나는 이 모든게 아마도 별거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골수 검사를 하는 장면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러번 봤는데, 그때 보면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아프지 않았다. 자신만만했다. 원래 고통에 무감각한 편이다. 참는 거라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었다. 3차 항암을 마치고 집

온라인 필사 89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렸했네 (3) / 허지웅 [내부링크]

05.02(화) (중략) 집에서 거울을 모두 치워버렸지만 씻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욕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05.03(수)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겨우 잠들때까지 구역질이 계속되었고 딸꾹질이 사흘동안 그치지 않기도 했다. 무언가를 삼키려면 한동안 노려보고 있다가 침을 여러 번 삼켜 토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 때 겨우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었다. 한번은 욕을 내뱉고 수저를 집어 던졌다. 항암중에 먹지 않으면 정말 죽는다는 협박성 조언이 떠올랐다. 살고 싶은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뒤뚱뒤뚱 걸어가 수저를 줍고 바닥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먹었다. 인간이라면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히 작동한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 삼키고 뱉고 싸고 자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아예 먹통이 되었다. 나는 내가 더 이상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처럼 생겼지만, 정확히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무언가가 되어 있었따. 변기 위에 앉아 있다가 내

온라인 필사 90 - 그 밤 폭죽소리만 또렸했네 (4) / 허지웅 [내부링크]

05.03(수) (중략) 아침 해가 밝았을 때 나는 거의 죽어있다. 05.04(목) 너무 당연한 결론이었다. 나는 어느 날 죽기로 마음먹었다. 나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낫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이 고통을 참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거창하게 유언 같은 걸 남길 생각은 없었다. 간단하게 집은 엄마에게, 현금은 동생에게 남긴다고 했다. 돈으로 돈을 버는 투자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 해볼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정리가 간단해 좋았다. 마지막으로 청소를 하고 목욕을 했다. 그리고 남아있던 마약성 진통제와 수면제를 모두 먹었다. 이불을 잘 정리하고 그 위에 바로 누웠다. 이후의 몇 시간에 관해 뭐라고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몇 시간인지 몇분인지 조차 모르겠다. 겪은대로 쓰기에는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고 무엇보다 그게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기절한 것처럼 잠들었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온라인 필사 83 - 다시, 연필로 쓰기 산문집 눈에 힘 빼라 / 김훈 [내부링크]

지난주 절에 가서 노스님을 뵈었다. 노스님은 불가의 큰 어른이신데, 주름 많은 얼굴로 웃으실 때는 어린아이 같다. 노스님 방에 소나무 그림이 걸려있다. 그림 속의 소나무는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옹이가 튀어나왔고 가지들이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다. 거친 자리에 태어나서 힘겹고 힘세게 자라나는 나무다. 노스님은 이 소나무 그림 아래 큰 물동이를 들여놓았다. 동이 속에 물이 가득차 있다. -웬 물입니까? 라고 여쭈어보았더니, -나무가 목말라 보여서 물을 주고 있다. 고 말씀하셨다. 노스님이 차를 주셨다. 차 맛이 흐리고 멀어서 아득했다. 나는 노스님께 -건더기를 좀더 넣어주세요. 라고 말했다. 노스님은 웃으시면서, -건더기가 아니다. 씹어먹는게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다. 창밖으로, 온 산에 낙엽이 내리고 있었다. 노스님은 새벽마다 젊은 스님들과 함께 낙엽을 쓴다. 며칠 전에는 어둠 속에서 낙엽을 쓰는데, 젊은 스님이 플래시를 켜고 일을 하길래, -불 꺼라. 새벽 어스름이 좋지 않느냐. 불 꺼

태화참치 구로디지털 참치맛집 참치무제한 [내부링크]

태화참치 구로공단점 15:00~01:00, 일요일 휴무 서울 관악구 시흥대로 548 02-857-9520 다시 대구로 내려가야 하는 남편이 참치 먹고싶다고 해서 찾아갔다. 나는 참치는 그냥 저냥.. 먹기는 하지만 내 돈주고 사먹지는 않고 누가 사줘도 와우 감사합니다!!! 가 아니라 하하 네.. 하는 정도이다. 왜냐면.. 참치는 먹다보면 붉은 생선 날것으로 먹을 때 나는 쇠맛?? 피맛??? 그런게 좀... (돌도 씹어먹게 생겨가지고 은근히 예민한 타입) 그러다보니 참치 외식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근데 그동안 먹은 참치들이 잘못 되었나봉가? 적당히 녹아있고 쫜득하고 맛있어서 세판이나 먹었다... 가게가 아담하고 다찌석, 홀테이블 3개, 방에도 테이블 4개 (맞나?) 정도 있었다.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니 좋았다. 태화참치 2인 주문하고 기다림. 말하면 입아픈 내 사진실력 메뉴판 무한참치=무한리필 1인1주문. 주문하고 기다리면 죽도 주시고 씹을거리도 주시고 첫번째 판, 실장님이 부위별로 친절

온라인 필사 80 - 얕을수록 좋은 생각 (1) / 홍인혜 [내부링크]

지인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이 아이는 대여섯살로 슬슬 말이 유창해지기 시작했고 더불어 이런저런 요구나 떼가 늘어나는 중이라고 한다. 때로 곧장 '안 돼' 라고 말하기 뭐했던 지인은 아이가 뭔가를 청하면 '생각해 보고' 라고 말하곤 했단다. 즉답을 미뤄 생긴 유예기간 동안 아이가 저절로 시들해지길 바라는 꼼수였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는 아이가 이따 놀이터에 가자고 했는데 재택근무로 마음이 번잡했던 지인이 습관적으로 '생각해 보고' 라고 말했단다. 그러자 우리의 꼬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게 생각까지 할 일이야?' 나는 이 에피소드를 듣고 빙긋 웃었다. 실은 나 역시 '생각해 볼게' 라는 말을 달고 살기 때문이다. 친구가 '가을부터 같이 독서모임 할래?' 하고 제안한다거나, 가족이 '아직도 운전면허가 없다니, 어서 면허를 따라!'라고 재촉하면 나는 늘 말한다. '생각해 볼게.' 이 말을 오래 들어온 가까운 벗은 웃음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얘가 생각해 본다는 건 결국 안

온라인 필사 81 - 얕을수록 좋은 생각 (2) - 홍인혜 [내부링크]

04.18(화) (중략) '얘가 생각해본다는 건 결국 안한다는 얘기야.' 04.19(수) 물론 친구의 말이 100% 옳은 것은 아니다. 드물지만 숙고 끝에 '그래, 하자!'를 외치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확실히 내가 마음속에 로딩 시간이 긴 사람인 것은 맞다. 나는 뭔가를 하고 싶다거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마음을 오래 들여다보곤 한다. 실행 버튼이 활성화되기까지 고민과 상상을 거듭한다. 문제는 많은 의욕들이 생각에 겨워 제풀에 시들해진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생각에 빠져들면 필연적으로 불안이나 걱정의 시나리오가 늘어난다. 그 빽빽한 부정적인 예감들 틈에서 태초의 욕망과 흥미에 다시 윤을 내기란 버거운 일이다. 그런 내가 요즘 주목하는 것은 몸을 쓰는 사람들이다. 올림픽 열풍에서 시작해 축구 시합을 하는 예능을 거쳐 춤으로 싸우는 경연 프로그램까지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내 부연 머릿속을 개운하게 하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 특유의 명쾌함이다. 활시위를 당기고

온라인 필사 82 - 얕을수록 좋은 생각 (3, 完) / 홍인혜 [내부링크]

04.19(수) (중략) 그래서 그들은 내가 회의나 상념에 빠져있을 시간에 '그냥' 한다. '그저' 해버린다. 04.20(목) 나는 할 일을 쌓아놓고 짓눌려 있을 때가 많다. 당장만 보아도 내일까지 광고 카피를 써야 하고, 주말 안에 일러스트 작업을 끝내야 하고, 다음주엔 칼럼 마감이 있다. 이렇게 일이 몰릴 때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최후까지 미루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의욕이 안 생긴다는 둥 푸념하면서. 일의 실체는 주먹만할 수도 있는데 나는 그것을 모닥불 앞에 두고 일렁이며 커지는 그림자를 보고 겁에 질린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연 할 수 있을지, 대체 왜 한다고 했는지 고민하고 의심하고 후회하며 시간만 죽인다. 앞으로는 이럴 때 '그냥'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상념을 덮고 노트북을 열고, 걱정을 놓고 연필을 쥐기로 했다. 생각을 백번 하면 불안만 뭉게뭉게 피어오르지만 움직이는 몸엔 불안이 깃들 새가 없다. 그리고 경험상 막상 일에 돌입하면 열에 아홉은 '걱정했던 것만

리움미술관 조선의백자, 군자지향 [내부링크]

군자는 곤궁함 속에서도 굳세지만, 소인은 궁하면 멋대로 군다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논어, 위령공편 안좋은 일을 겪었을 땐 애써 지우려 하지 말고 좋은 것으로 채워서 안좋은 일들을 흘려 보내라고, 인스타에 어떤 멋진 외쿡 언니가 알려줬다. 지난 3개월간의 안좋은 기억들을 흘려버리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너무 너무 오랜만에 전시회를 다녀왔다.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리움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도자기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라고 한다. 몇몇 후기를 보니 예약이 힘들다던데 다행히 내가 가려는 날짜에 시간이 딱 비어있었다. 미술관 입구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인파가.. 알고보니 카텔란 관람 인파였다. 캐비넷에 짐 보관하고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려는데 대기시간 1시간 걸린다고 해서 패스했는데 너무너무 아쉽다. 오디오 가이드 있었으면 더 알차게 즐겼을 것 같다. 어두운 공간에 전시된 백자들과 조명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리움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보고 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온라인 필사 71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1) / 홍인혜 [내부링크]

나는 작은 일에도 예민하다. 사소한 사건에도 마음이 제 리듬을 잃고 요동치곤 한다. 시인답게 말하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겠지만 사실 그런 지순한 성정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안달하는 성미에 가깝다고 하겠다. 내 마음을 거스르는 일들은 그야말로 소소하다. 창작물에 달린 날 선 댓글, 창틀을 울리는 윗집 실외기의 소음, 급하다기에 밤을 새워 가며 넘긴 시안을 확인조차 하지 않는 클라이언트 등등. 나는 이러한 것들을 '마음의 거스러미' 라고 부른다. 삐죽 돋아나 따끔따끔 마음이 쓰이고 종국엔 내 삶의 매끈함을 해치기 때문이다. 어떤 거스러미들은 제거가 가능하지만 어떤 거스러미들은 딱히 대처할 도리가 없다. 나는 날선 댓글에 침묵할 것이고, 윗집과는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으며, 클라이언트에게는 항의할 배포가 부족하다. 결국 이 까칠한 쓰라림들을 도리 없이 지니고 살아야 한다. 이처럼 일련의 사건들에 끙끙대며 마음을 낭비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이것이다. '신경 쓰지

온라인 필사 72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2) / 홍인혜 [내부링크]

03.27(월) (중략) 왜 마음의 쓰레기봉투들을 내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악취에 고통받는가. 03.28(화) 그러다 문득 '신경 쓰다'와 '신경 쓰이다'의 차이를 생각하게 되었다. '신경 쓰다'는 나의 의지와 닿아있다. 내가 자의적으로 내 신경을 쏟아 그것에 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경 쓰이다'는 불가항력적이었다. 나의 언어 감각으로 이것은 '가렵다'나 '마렵다'에 가까웠다. 내 일상을 흩트리는 대부분의 사태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저절로 그러했다. 내가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를 신경 쓰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의식 저 한구석이 간지러운 것처럼. 그리 생각하니 '신경 쓰지 마'라는 말은 마치 어딘가 가려운 사람에게 '가렵지 마'라고 한다거나 뭔가가 마려운 사람에게 '마렵지 마'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애초 의지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딘가가 심각하게 가려운데 긁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초엔 가려움이 복받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가,

온라인필사 73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3, 完) / 홍인혜 [내부링크]

03.29 (수) (중략) 그러다보면 느리지만 자연스럽게 거스러미는 무뎌지고 순해지고 급기야는 살에 편입되는 순간이 온다. 03.31 (금)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적어도 나는 특정 사태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자신에게 자괴감만은 갖지 않게 되었다. 가렵고 마려운 것이 의지의 문제는 아니듯 뭔가가 신경 쓰이는 것이 내 의지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건 그냥 벌어진 사건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짐했다. 누군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 괴로워 할 때 '신경 쓰지 마'라고 손쉽게 말하지 않겠다고. 그건 개인의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니까. 특정한 일에 마음을 쓰며 번민하는 당신에게 누군가 '신경 쓰지 마'라고 무심하게 말한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신경 쓰는 게 아니고 이것이 나를 신경 쓰이게 하는 거라고. 내가 집요한 게 아니고 이 사태가 집요한 거라고. 나에게는 이 손아귀에서 벗어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어떻게 신경을 안 써 (3, 完) / 홍인혜 https://v.daum.net/v/AoU

온라인 필사 74 -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 김진해 [내부링크]

나는 말이 하염없이 느리다. 사이버대학에 올린 내 강의동영상을 보다가 곧장 게시판에 항복 문서를 올렸다. '가만히 듣다 보니 어느새 졸음이 밀려 옵디다. 재생 속도를 1.25배로 하니, 졸음이 조금 늦게 오시더군요.' '보통' 속도로 보는 건 손해다. 1.25배속으로 봐도 '줄거리 파악'에 아무 어려움이 없다. 출연자의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신경질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바쁜 시간을 알뜰하게 쓴다는 실용주의자의 자부심을 심어준다. 여기에 맛을 들이면서 영상예술에 대한 감각이 변질되더군. 내용과 형식이 분리될 수 있으며,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착각 말이다. 속도를 높일 수록 우리 귀는 내용(메시지)만을 쫓는다. 조각난 작품을 읽고 재빨리 주제를 파악하는 걸로 국어 실력을 가늠하는 것처럼, 줄거리만 간추리면 영상을 다 본 것 . 목소리나 말의 속도, 음색 같은 건 선물을 싼 포장지일 뿐. 우리는 줄거리, 핵심 내용, 주제를 뽑기 위해 영상을 보는 게 아니다. 작품 자체가 갖는 고

온라인 필사 75 -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1) / 신형철 [내부링크]

어쩌다 작품 합평을 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권장한다. '한 가지를 비판하고 싶으면 다섯가지를 칭찬하라.' 김연수 작가의 책에서 '인간은 긍정적 신호보다 부정적 신호를 다섯 배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다. 물론 기계적 균형을 맞추라는 뜻은 아니다. 동료의 잠재력을 찾아내 보려는 태도의 가치를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인위적으로 상처를 입혀야 누군가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낡은 생각일 수 있다. 성장은 자신을 알게 되는 체험인데, 그가 제 작품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자기도 잘 아는' 단점이 아니라 '자기는 잘 모르는' 장점이다. 예술가로 성장한다는 것은 단점을 하나씩 없애서 흠 없이 무난한 상태로 변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와도 다른 또렷한 장점 하나 위에 자신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합평 대상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만은 아니다. 합평 주제들의 흔한 경향성을 견제해보겠다는 취지가 더 중요하다. 때로 어떤 학생들은 평가란 곧 비판일 뿐이며

온라인 필사 76 -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2) / 신형철 [내부링크]

04.10(월) (중략) 잉여 쾌락에는 몇가지 측면이 있다. 04.11(화) 첫째, 절약의 쾌락. 프로이트의 말대로라면 쾌락은 절약의 결과다. 어떤 대상(사람 혹은 사건)의 진실을 온전히 파악하려면 섬세해져야 하는데 거기엔 에너지가 투자될 수 밖에 없다. 어떤 비판은 그 투자를 절약함으로써 홀가분한 잉여 쾌락을 가져간다. 근래 나는 어떤 선배 문인으로부터 "풍문에 듣자 하니 네가 '조빠'라던데 부끄러운 줄 알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으며 그 비판에 전제돼 있는 관심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나 좋은 비판을 받았다는 생각을 하긴 어려웠다. 나는 검찰의 수사가 비정상적이고 언론의 보도가 병리적이라고 판단한 수많은 시민들 중 하나로 어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신도'는 아니다. 나는 잘못 요약되었고, 선배는 쾌락을 얻었다.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2) / 신형철 https://m.khan.co.kr/opinion/

온라인 필사 77 -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3) / 신형철 [내부링크]

04.11(화) (중략) 나는 잘못 요약되었고, 선배는 쾌락을 얻었다. 04.12(수) 둘째, 소속의 쾌락. 나쁜 비판은 진실의 복합성을 훼손하는 데서 나아가 세상을 양분(兩分) 한다. 하나의 범주에 '그들'을 쓸어담으면 여집합으로 '우리'가 생겨난다. 문제는 이런 나쁜 비판들 주변에도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다. 그 비판에 동참하는 일이 뿌듯한 소속감을 제공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비판한다, 고로 소속된다.' 안타깝게도 소속감에 대한 이런 갈망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진영 논리를 비판하며 자유자재한 지식인임을 과시하는 칼럼니스트도 제 글에 달린 '좋아요'의 개수를 확인하며 자신이 혼자가 아님에 전율할 수 있다. 우리의 이 한심한 본성을, 거스르긴 어려워도 부츠켜선 곤란하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3) / 신형철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007230300035#c2b [신형철의 뉘앙스]

온라인 필사 78 -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4) / 신형철 [내부링크]

04.12 (수) (중략) 우리의 이 한심한 본성을, 거스르긴 어려워도 부츠켜선 곤란하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04.14 (금) 셋째, 쌤통(샤덴프로이데)의 쾌락. 정파적인 언론들이 반대 진영 인사를 공격하는 기사를 분별없이 쏟아낼 때 '비판'이라는 것은 언론의 사명이 아니라 변명처럼 보인다. 검찰이 선별절으로 흘리는 피의사실을 보도하고, 확인된 사실 자체가 아니라 '의혹이 제기 됐다는 사실'을 중계하고, 가족을 뒤쫓고 주거지를 포위하여 나온 기사들의 행간에는 타인의 불행을 즐기자는 권유가 섞여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인의 잘못을 나무랄 때도 우리들의 비판은 쉽게 조롱과 혐오로 번져나간다. '응보적 정의'를 넘어서는 '회복적 정의'를 사유하는 일각의 흐름이 무색하게도, 누군가를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까지 절멸시켜야만 종결된 것처럼 보이는 일부 나쁜 비판의 목소리들은 이미 그들 자신의 쾌락을 위한 것이지 대의나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https://m.kha

온라인 필사 79 - 나쁜 비판의 잉여 쾌락 (5, 完) / 신형철 [내부링크]

04.14(금) (중략) '응보적 정의'를 넘어서는 '회복적 정의'를 사유하는 일각의 흐름이 무색하게도, 누군가를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까지 절멸시켜야만 종결될 것처럼 보이는 일부 나쁜 비판의 목소리들은 이미 그들 자신의 쾌락을 위한 것이지 대의나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04.17(월) 이 글도 비판이다. 비판에 대한 비판. 그러므로 위에서 늘어놓은 말들은 고스란히 내게 되돌아온다. 이 글은 대상에게 무언가를 선물하는가 아니면 그로부터 무언가를 탈취하는가. 어떤 잉여 쾌락을 누리기 위해 쓰인 글인가. 고백하자면 나는 위의 다섯 단락을 씀으로써 지금 나를 향하는 저 질문들에 '지면관계상' 답 할 수 없게 되는 데 성공했다. 작가 제임스 볼드윈은 꼬집었다. "사람들이 그토록 집요하게 누군가를 증오하는 이유는 그 증오가 사라지면 자신의 고통을 상대해야만 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이 글의 문맥에 맞게 저 문장을 함부로 바꾸면 이렇다. "사

줄가자미 영접 가락몰 횟집 줄가자미 [내부링크]

3월 중순, 이사 마치고 대구에 내려갔던 남편이 귀환(?)하면서 그동안 고생한 보람을 미각으로 채우자는 일념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줄가자미이다. 즉 고생한 만큼 비싼걸 먹겠다는 얘기다. 가격 듣고 턱이 집나갈 뻔 했다. 줄가자미는 심해에서 서식하고 양식이 안되며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고 다음날 계속 생각나는 고급어종이라며, 혓바닥으로 보람을 느끼고 싶다는 남편의 간절함에 턱을 아물었다. (어금니 꽉) 줄가자미는 손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남편이 알려줌) 두뇌와 손가락을 풀가동하여 결정한 곳은 가락몰 '이화수산'이다. 가락몰 2층에 바로 앞에 위치한 이화 수산.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어종이 다양했다. 제일 앞 수조에 당당히 쉬고 있는 줄가자미 발견, 비싸다는 건 알았지만 예상보다 금액이 비싸서 흠칫 했다. (1.7kg 32만원) 배 색깔이 보랏빛을 띄는 걸 확인하고 결제했다. 손질시간은 40분~1시간. 줄가자미는 등껍질이 거칠고 껍질과 육을 분리하기도 힘들고 세꼬시로 썰어야

온라인 필사 65 - 우리는 불완전 하다 (2) / 김병수 [내부링크]

01.30 (월) (중략)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이 세상이 만들어낸 신화이다. 02.03 (금) "정신분석을 열심히 받으면 내가 싫어하는 내 성격도 고쳐지겠죠?" 내담자가 묻는다. "그럴 수 없어요" 담담하게 답한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되돌아 온다. "그렇다면 상담을 왜 받아야 하는거죠?" 내가 대단한 정신과 의사가 아니니 정답은 알려주지 못해도 심리치료 목표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들려줄 순 있다. "자신의 한계를 알아가는 것, 자기에게 어울리는 목표를 찾는 것, 그리고 그것을 향해 헌신하는 태도를 기르기 위함이죠." 그리고 한가지 더 덧붙이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난 안 돼, 인생은 끔찍해' 라고 원망하지 말고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기 위한거죠." 우리는 불완전 하다 (2) / 김병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648599 [김병수의마음치유] 우리는 불완전하다 아무리 애

온라인 필사 66 - 우리는 불완전 하다 (3) / 김병수 [내부링크]

02.03(금) 그리고 한가지 더 덧붙이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난 안 돼, 인생은 끔찍해' 라고 원망하지 말고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기 위한거죠." 02.20(월) 나는 어릴 때 부터 체력이 약했다. 어머니가 정체모를 보약을 챙겨주셨지만 그걸 아무리 먹어도 학교에서 달리기를 하면 번번이 꼴찌를 했다. 공부할 때도 쉽게 지치고 암기나 이해가 잘 안되면 예민해지기 일쑤였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에는 세계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척척 따오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밤새워 공부할 체력도 안 됐지만 할 만큼 했는데도 그들처럼 되진 않았다. 나는 생각했다. "서너 시간 자고도 끄떡없이 공부하는 친구들처럼 될 수는 없어. 사진 찍듯 암기하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약점을 나만의 개성으로 보완하자!" 이렇게 마음먹다 보니 학창시절부터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남다른 것을 하자!' 가 내 삶의 지침이 됐다. 억지로 드러내려고 하진 않지만 그래도

온라인 필사 67 - 우리는 불완전 하다 (4, 完) - 김병수 [내부링크]

02.20 (월) (중략) 나의 흠결을 인정하고 나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또렷해진 것이다. 02.23 (목)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올빼미형 인간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드니까 제시간에 출근하는 일은 못 해!" 라고 체념해버리는 운명론자처럼 굴면 안 된다. 지각 안하고 개근하는 건 가치 있는 행동이다. 가능하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노력만 하면 출근 세 시간 전에 기상해서 원두 갈아서 커피를 내려 마시고 책상에 앉아 고전을 읽은 뒤에 A4용지 한 장을 글로 거뜬히 채울 수 있는 종달새형으로 바뀔 거라고 믿어선 안 된다. 우리는 스스로를 단련하면 조금씩 더 성숙해질 수는 있어도 내향성이 외향형으로 바뀌거나 예민한 성격이 둔감해지지 않는다. 열심히 운동하면 물렁살이 빠지기는 해도 낮은 콧대가 뾰족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불완전 하다 (4, 完) -

온라인 필사 68 -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 (1) / 오찬호 [내부링크]

집 앞에 새끼 고양이가 왔다. 평생 고양이를 만져 본 적도 없지만, 모른 척하기엔 미안해서 급하게 물과 음식을 주니 잘 먹는다. 그 모습만으로도 울적한 기운이 잠시나마 사라졌다. 사진을 몇 장 찍어, 지친 일상에 고양이가 웃음을 준다는 글과 함께 공유했다. 그러자 밥그릇이 지저분하다, 오래된 물 같다는 등의 차가운 반응이 이어진다. 고양이를 있는 그대로 대해야지, 위로받기 위한 도구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훈계도 등장한다. 그런 말을 듣고자 한 말이 아니었는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개와 동네를 돌아다니는 이웃을 만났을 때도 그랬다. 요즘은 왜 보이질 않느냐고 물어서 며칠간 아이가 아팠고, 그러다 보니 업무가 밀려서 정신이 없었다는 근황을 전했다. 어떤 답이 돌아왔을까? 나는 '강아지 산책의 중요성'에 대한 일장 연설을 들으며 좋은 견주가 되는 교육을 일방적으로 받아야만 했다. 다 맞는 말이었지만, 그 상황에 맞는 말은 아니었다.

온라인 필사 69 -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 (2) - 오찬호 [내부링크]

03.15 (수) (중략) 다 맞는 말이었지만, 그 상황에 맞는 말은 아니었다. 개와 고양이를 대하는 바른 태도야 중요하지만, 내가 그게 궁금해서 지친 일상을 슬쩍 흘렸겠는가. 답답한 내 사정에 대한 일말의 끄덕거림을 기대해서일 거다. 하지만 무엇에 꽂힌 이들은 시야를 사람으로 넓히지 않는다. 자기 관심사와 비슷한 결이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그것만을 붙들고 대화의 맥락을 완전히 엎어버리는 무례를 일삼지만 본인은 그게 문제인 줄 모른다. 서운하다고 한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며 정색한다.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강박으로 무장되면,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는 자의식 과잉 상태에 이르게 된다. 운동에 미치면, 운동을 어떤 경우에도 전도해도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요즘 심란해서 운동을 못한다"면서 신세를 한탄하는 이를 향해 운동을 안해 심란한 거다, 투덜거릴 시간에 걷기라도 하라면서 타인'만'의 복잡한 상황을 나약한 핑계로 찌그러트려 버린다. 건

온라인 필사 70 -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 (完) - 오찬호 [내부링크]

03.16(목) (중략) 그게 햄버거나 삼각김밥이라면 정말 그런지와 상관없이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데, 또 떳떳하다. 03.17(금) 지나친 확신을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모든 것을 좋게만 생각하자는 과잉 긍정성에 빠진 이가, 사회 비판을 하는 작가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글을쓰라고 다그치면 이야기가 이어질 수 없다. 자기 연민이 지나치면 스스로에게 해롭다는 걸 누구나 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낸 자신을 너무 사랑하다보면, 타인의 한숨만 듣고도 청승떨지 말라면서 비수를 꽂는다.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라면서, 자신이 혐오를 일삼는다. 추석이다.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으로 모여드는 건 가족끼리는 대화가 이어질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어렵게 간 게 무색할 정도로 빨리 돌아오려는 건, 그런 말 들으려고 한 말이 아닌데 이상한 말을 들어서일 거다. 어렵사리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 앞에서 그런 표현은 영어에 없다면서 맥을 끊는 사람이 되지 말자. 그런 말 듣고자 한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