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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Why Fish Don’t Exist [내부링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어판 표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Why Fish Don’t Exist 룰루 밀러 지음 / 정지인 옮김 (곰출판, 2021) 부제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한때 열렬히 추앙했던 존경의 대상이 알고보니 인종차별, 우성학 논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혐오주의자였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책은 어린시절 위축된 삶을 살았던 한 여성 과학저널리스트가 한 때 우상이었던 한 과학자의 삶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기록한 책이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소중한 독자에게'란 글이 나온다. 저의 바람은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에요. 무언가가 당신을 가로막는다고 느낄 때 거기서 가능성을 볼 수 있기를, 혼란 속에서 동료애를, 한 송이 민들레에게서 당신을 향한 격려를 볼 수 있기를요. 그리고 “아빠, 이 책은 아빠를 위한 책이에요” 작가 룰루 밀러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

프리지아가 진 자리, 구근만 남았네~ [내부링크]

지난 3월 초 화분에 담겨 있는 프리지아와 베고니아를 사왔다. 2주간 꽃이 피었다가 졌다. 지난 3월초 화분에 담긴 프리지아를 처음 봤을 때, 충동 구매했다. 신기했다. 항상 꽃다발로 만들어진 프리지아를 보다가 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프리지아를 처음 봤기 때문이었다. 머리속에서는 '칵테일 사랑'이라는 노래가 흘러 나왔다. 1만 2천원.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공간을 노란빛으로 환하게 밝혀줄 뿐 아니라 진한 향기로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이십일번 그 음악을 내 귓가에 속삭여주며 아침 햇살 눈부심에 나를 깨워줄 그런 연인이 내게 있으면 나는 아직 순수함을 느끼고 싶어 어느 작은 우체국 앞 계단에 앉아 프리지아 꽃 향기를 내게 안겨줄 그런 연인을 만나봤으면..." '칵테일 사랑' 노래 가사 중에서

2023 튤립과 농사 시작! [내부링크]

못할 줄 알았는데, 이웃집 사장님 도움으로 올해 농사를 시작했다. 지난 2021년 12월 심은 튤립이 지난해 활짝 폈었는데, 올해도 4월 초 꽃대가 올라오더니 근 한달간 꽃이 폈다. 귀족적인 자태는 어떤 꽃도 따라올 수 없는 튤립만의 특색이다. 마을 사람들이 굉장히 즐거워했다. 정작 나는 4월에 너무 바빠서 농장에 오지 못했는데, 4월 마지막날 지지 않고 나를 기다려준 튤립을 드디어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 2023년 4월 15일 튤립 모습.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은 아님) 튤립이 지고 있다. 4월 30일 모습. 튤립을 마냥 볼 시간이 없었다. 이웃 사장님이 트랙터를 가지고 오셨다. 밭을 갈고, 나는 돌을 골랐다. 이웃 사장님이 두둑까지 만들어주었고, 비닐 멀칭을 끝내고 나니 하루 해가 저물었다. 종일 중노동을 하니 정신이 아득할 지경이다. 농사가 이리 힘든 일이다. 다음날 아침에 제초제를 뿌렸다. 앞으로 2주뒤 고구마 순을 심으면 된다. 지난해 10월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트라우마 이후의 삶 [내부링크]

책 표지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게일 허니먼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는 영국 소설이지만, 첫 장을 펼쳤을 때부터 국내 소설 처럼 느껴졌다. 글로벌 사회라고 하는데, 소설 배경과 등장인물에서 그런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는 지역, 국가, 인종은 달라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수성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은 서른살 미혼 여성으로 소규모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하고 있다. 주인공은 회사가 문을 열 때부터 직장에 다녔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모난 돌처럼 굴며 어울리지 못한다. 그가 회사 동료 레이먼드와 우연히 거리에서 쓰러진 할아버지를 도우면서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언제나 홀로 였던 그녀에게 큰 변화가 생긴다. 소설을 읽고 나니 드라마 한편을 본 것 같았다. 주인공이 사는 동네,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시각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보였다. 소설은 곧 영화로 곧 제작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미국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판권을 샀다고 한다. 이 책

사랑 그 모호함의 끝...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내부링크]

오랫만에 박찬욱 감독 영화 <헤어질 결심>을 봤다. 박해일과 탕웨이가 주연으로 나오는 이 영화의 주제는 사랑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단어인 '사랑'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 감정에 충실한 편이었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짝사랑하다 '채인 적'도 있었고, 좋아했던 사람에게 고백한 후 비로소 그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음을 알고 씁쓸하게 돌아선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사랑은 철저히 권력관계다...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먼저 좋아했던 사람이 그 대상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권력관계이구나라는 깨달음... 그러나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많이 아프고 힘들었음에도, 나는 계속 '사랑'했고 좋아하는 또는 좋아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그 사랑이 스스로 꾸며낸 감정의 허상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헤어질 결심>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그 단순한 구조를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아주 복잡한 감정선으로 끌어간다.

고구마꽃이 폈습니다...2022 고구마 수확 [내부링크]

바야흐로 고구마의 계절이다. 10월은 신선한 제철 고구마 맛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달이다. 지난 9월 12일 테스트로 고구마를 캔 이후 3주에 걸쳐 고구마를 수확했다. 주말마다 밭에서 흙먼지 마시며 고구마를 캤다. 농사는 결코 혼자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집안 식구들을 동원해 도움을 받았다. 고구마 꽃. 태어나 처음 봤다. 아쉬웠지만, 사진을 찍은 뒤 고구마 순을 낫으로 베어내는 과정에서 꽃이 잘려나간 순들에 묻혀 시야에서 사라졌다. 2022년 9월 18일 모습. 지난 5월 14일 고구마순을 심은 지 120일 만에 고구마를 캤다. 꿀고구마는 순을 심은 후 90일이 지나 캐면 되지만, 강화 속노랑 고구마는 꿀고구마 보다 20일 정도 뒤에 캐야 한다. 올해는 봄이 무척 가물었다. 물이 부족해 말라 죽는 순이 있어서, 한 3주간 정성들여 물을 줬더니 결과적으로 고구마순이 아주 무성해졌다. 이웃 농장 사장님이 고구마순이 무성하면 고구마가 부실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고구마 순을 베기

부끄러움은 왜 국민 몫인가 [내부링크]

2022년 10월 30일 새벽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 소식을 들었다. 몇 일이 지났지만,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서 눈 떠 있는 시간이 꿈이길 바란다. 10대, 20대 젊은 목숨을 얼마나 더 잃어야 우리나라가 괜찮은 나라가 될까? '젊은이를 떼죽음 당하게 하는 나라'의 국민임이 부끄럽다. 꽃다운 나이에 어이없이 죽어간 젊은이들을 애도한다. 동시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않은 무능한 정부에 분노한다.

사랑을 발명해야 하는 이유 [내부링크]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 기자회견 장면. 뉴스타파 화면 캡쳐. 사랑의 발명 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 했네 * 이 시에 대한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해석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요즘 세상이 무섭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꽃다운 청춘 158명이 참사로 희생됐는데, 참사에 책임이 있는 권력자들은 희생된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떤 이름으로 불렸는지 묻지 말란다. ..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한국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 아니었던가. 오직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된 '명문대 출신에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기득권'에 치가 떨린다. 이영광의 <사랑의 발명>은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

KBS1-TV 다큐온 '청년X지역 날개를 달다' [내부링크]

현재 대한민국 인구 10명 중 5명이 서울, 경기, 인천에 살고 있다고 한다. 국토 면적으로 비교하면, 전체 면적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살고 있다. 국내 1000대 기업의 80%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지방 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인구의 90%가 지역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일자리뿐 아니라 좀더 나은 문화 환경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한다. KBS1-TV 다큐온에서 12월 16일 방영하는 '청년X지역 날개를 달다' 한 장면. 지역 인구가 감소해 소멸 위기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희망을 찾는 청춘들이 있어 화제다. KBS1-TV 다큐온(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 ~ )은 광주, 전남, 울산,경남,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지역에 거주하며 희망을 찾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모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농장 터줏대감들과 과일나무, 꽃 [내부링크]

주말과 휴일에만 찾아가는 밭이다보니, 정작 이 밭의 주인은 매일 밭을 왔다갔다하는 짐승들이나 곤충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밭에서 잡초를 정리하다 마주친 청개구리 한 마리.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개구리가 나를 인식하고 죽은 체 하며 가만히 있어서 여러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앞 모습을 찍을 때는 위협적으로 보이려고 입을 커다랗게 벌려서 웃음이 나왔다. 다음은 야생 고양이.. 농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나를 보고 야옹거리며 찾아온다. 밥 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미리 사놓은 사료를 준다. 이 고양이는 먹성이 좋다. 무려 세 그릇을 한 번에 먹어치운다. 배를 채우면 잠시 쉬었다가 가차없이 뒤돌아서 밭을 떠난다. 정을 하나도 안주는 고양이다.. 그러나 차라리 그게 나은 듯하다. 자꾸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데려갈 수도 없는데 어쩌겠냐... 영리한 고양이다... 사료를 잔뜩 먹고 온몸을 부르를 떨고 비비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앞 모습을 찍으려다 참았다. 앞 모습을 보려고

전두환이 만든 대통령 별장 청남대 여행 [내부링크]

청남대 풍경. 대청댐을 흐르는 물이 주변을 감싸고 돈다. 최근 남쪽의 청와대라고 불리는 청남대를 갔다. 일요일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해 2시간 30분 정도 돌아보고 나왔는데, 무척 아쉬웠다. 아침 일찍 가서 하루종일 돌아봐도 볼 게 많은 곳이었다. 건물은 올드했다. 90년대 고급 호텔 같은 느낌?이었다. 자연 풍광이 무척 아름답고 편안해서 또 가고 싶은 곳이었다. 급경사가 없어서 길이 걷기 편안했고, 나무가 굉장히 많아서 공기가 아주 달콤했다. 특히 멋있는 소나무가 많이 눈에 들어왔다. 화재 감시를 위해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랐는데, 주변이 온통 푸르름만 가득했다. 아주 아주 멀리 고압선과 시내 건물이 살짝 보이긴 했지만, 손톱만큼만 풍경을 가렸고 대부분 하늘과 나무와 물만 보였다. 대청댐 부근이라 강물 주변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국내에서 좋다는 곳 어딜가도 전망대에 오르면 콘크리트 건물들이 보이게 마련인데, 이런 곳이 있었구나 감탄했다. 전두환이 대통령 시절 만든 별장이다. 200

고구마 잎은 무성하고 참깨는 폭풍성장 중 [내부링크]

6월 25일 참깨 밭에 지지대를 세우고 참깨를 한 줄씩 묶어주었다. 지지대를 38개나 박았다. 참깨 뒤로 고구마 잎이 무성하다. 오늘은 최근 농장 소식을 전하려 한다. 2022년 올해는 밭고랑 21개에 고구마순을 심었고 4개 반 분량 밭고랑에 참깨 모종을 심었다. 고구마순은 5월 15일에 처음 심었는데, 그 다음 주에 가보니 가뭄이 심한 탓에 절반 정도가 말라 죽었다. 그대로 두기엔 밭 모양도 좋지 않고 말라죽은 모습이 안타까워서 5월 22일, 29일 고구마순을 더 사다 기존 구멍에 다시 심었다. 총 2000여 개의 순을 심었다. 참깨 모종 심기 전과 심은 후. 5월 29일 모습 5월 29일 이웃 농장 사장님이 본인이 직접 키운 참깨 모종 400개를 가져다 주어서 정성스럽게 심었다. 이 작고 여린 녀석이 지금 폭풍 성장 중이다. 한 주 지나 밭에 갈 때마다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깜짝 놀란다. 3주차 때는 하얀 꽃도 폈다. 꽃이 진 자리에 참깨가 들어설 터이니, 이제 죽지 않고 뿌

한국 언론의 현주소...유시민과 변상욱의 대화 [내부링크]

내가 최애하는 유튜브 방송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알릴레오북스다. 최근 시즌 3 방송을 시작해 반가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58-59회 방송에서 다룬 책은 손석희 전 jtbc 사장이 쓴 <장면들>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평소 의구심을 가졌던 부분에 대해 정리할 수 있었다. 주로 유시민 전 이사장의 발언이 마음에 와닿았다. 초대손님은 변상욱 대기자였다. 변상욱 대기자는 CBS에서 30여 년 간 기자로 일했다. 정년 퇴임 후 YTN에서 저녁 메인 뉴스인 '뉴스가 있는 저녁'을 3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방송을 보면서 평소 한국 언론에 대해 신뢰가 생기지 않고 불편했던 이유를 정리할 수 있었다. 아래는 방송을 듣고 난 뒤 유시민 전 이사장과 변상욱 대기자가 나눈 대화를 듣고 정리한 글이다. - 현재 한국 언론에 대한 평가(유시민) 20세기는 신문의 역할이 컸다. 주식회사 형태로 사적 소유라 해도 언론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하며 누구

장면들 The Scenes...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내부링크]

JTBC 뉴스룸을 진행할 때 모습. 손석희.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20년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힌 인물이다. MBC 아나운서로 언론계에 입문한 뒤 MBC 뉴스 간판 앵커가 되었고 언론계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왔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관심 대상이었다. 그에 부응하듯 그는 '최선을 다해' 자기가 할 일을 했다. 매일 오전 7시에 방송됐던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하루의 중요한 이슈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였고 영향력도 컸다. 매주 1회 밤 11시에 방송됐던 MBC 백분토론의 진행자로서 손석희는 사회적으로 주요한 이슈를 공론의 장으로 끌고 들어왔다. 박근혜 정권 시절, 타의에 의해 밀려 MBC를 떠난 뒤 그는 중앙일보 계열 종편방송인 JTBC 보도 부문 사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11월 발행한 <장면들>(창비)은 그가 JTBC에 근무하면서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정리한 에세이이다. 평생 언론사에서

<어나더 라운드> [내부링크]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을 볼 때면 우리나라 대표 배우 송강호가 떠오른다. 나이도 비슷하지만, 어떤 역을 받아도 소화할 수 있는, 연기를 뛰어나게 잘하는 배우란 점 때문인 듯 하다. 그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어나더 라운드>를 봤다. 원 제목은 <DRUK>. '술에 취하다'는 의미이다. 국내에서 개봉할 때 원 제목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왜 하필 영어 제목을 달았을까 궁금했다. 영화 배급사가 한국어보다 영화의 의미를 더 잘 전달한다고 생각해 영어로 제목을 정한 것 같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아무튼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좋아서 여운이 오래 남았다. 중년이 된 남성 네 명이 겪는 일상의 권태와 좌절감, 가정에서의 갈등, 우정이 잘 버무려진 영화였다. 주인공 매즈 미켈슨은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친다. 젊을 때는 교수나 학자가 될 줄 알았지만, 결혼과 함께 고등학교 교사로 말뚝을 박고 말았다. 부인은 나이트 근무를 하기 때문에 밤에 집을 비우기 일쑤여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내가 꿈꾸는 나라...<가불 선진국>을 읽고 [내부링크]

'사회권 선진국'을 향해, 다시 시작 조국 전 법무부장관(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저서 <가불 선진국>의 표지를 넘겼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글귀였다. 한 페이지 더 넘기면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책에서 2017년 5월 10일부터 2022년 5월 9일까지 재임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와 한계를 살피면서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우리 사회가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어떤 제도와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제안한다. 독자로서 이 책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풍부한 통계 자료를 분석해 하나의 맥락으로 정리한 학자의 통찰력이 빛나는 책이었다. 저자가 제안한 '사회권이 보장된 나라'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실현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먼저 저자가 어떤 의미로 '사회권'이란 단어를 사용했는지 궁금했다. 사회권은 우리나라에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헌법학에서는 단결권, 단체교섭권,단

조용한 흥행...그대가 조국 [내부링크]

2019년부터 벌어진 조국 교수와 가족의 검찰 수사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이 관람객 31만 명을 넘기며 관객을 극장으로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 영화를 보았다. 서울 시내 500여 명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관이었는데,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이 영화는 조국 가족의 유무죄 혹은 결백을 주장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이승준 감독이 밝혔듯이, '조국 사태'라고 불렸던 이 사건이 어떻게 시작했으며 관련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고 어떤 일을 겪었는지 담담히 보여준다. 영화 포스터 법원으로 가는 길. 운전 중인 조국 전 장관. "표창장에 자신의 직인을 찍은 적이 없다"고 발언한 최성해 총장의 증언으로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2019년 7월 모습. "나는 귀향간 상태로 긴터널 속에 있다. 집밖으로 자유롭게 나오지 못한다"고 말하는 조국 전 장관. 2019년 법무부장관 지명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

강화 특산물 벤댕이 회 [내부링크]

강화도 원주민이 추천해준 벤댕이 회를 먹었다. 후포항에서 처음 접한 벤댕이회의 맛은 고소했다. 많은 이들이 강화에 오면 꽃게탕을 먹는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꽃게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비싸기도 하고 강화에서 잡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5월에 많이 잡히는 벤댕이가 진짜 특산물이라고 한다. 벤댕이는 성질이 급해서 양식을 할 수 없다. 회로 먹으려면 바다에서 잡히는 것만 먹을 수 있단다. 후포항에서 벤댕이를 주문했더니 이렇게 푸짐하게 나왔다. 꽃게탕을 먹는 비용보다 저렴했다. 참고로 나는 음식점에서 어떤 후원도 받은 적이 없다...^^ 벤댕이 회와 함께 무침도 추천한다...

무럭 무럭 자라다오~ 2022 고구마순 심기 [내부링크]

해마다 5월이면 대다수 농가에서 고구마를 심는다. 지난 주말 밭에 고구마순을 심고 물을 주었다. 속노랑 고구마순 1000개, 꿀고구마순 700개를 심었다. 심자마자 더운지 고개를 푹 숙인 순이 많았다. 땅에 뿌리를 잘 내려야 할텐데,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이다. 올해는 가뭄이 심하다. 흉년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농부들은 홍수보다 가뭄을 더 두려워한다. 물이 없으면 작물이 말라버려서 자라지 못하고 죽기 때문이다. 두둑에 고구마순을 심고 흙으로 북돋은 뒤 기념 촬영^^ 고구마순 심는 모습 비가 오는 날 고구마순을 심어야 뿌리가 잘 활착된다고 하는데, 이날 하늘이 쾌청해서 걱정이 되었다. 밭 가장자리에 심었던 튤립 꽃들이 모두 졌다. 약 3주간 아름다움을 자랑했던 튤립이 시들은 모습은 비감이 느껴질 정도로 흉칙해 보였다. 예쁜 것들이 망가지면 더 흉해보이는 이 심리는 무엇일까? 그 격차가 훨씬 크기 때문일까? 산이 높으면 그림자가 깊다는 말처럼... 튤립 꽃이 지고 난뒤 꽃대를 잘라주

꽃이 말을 건다...봄아 가지 말아다오 [내부링크]

평일에 농장에 들렀는데, 그동안 봉우리 상태에 있었던 꽃까지 활짝 피었다. 농장을 지나가던 한 여성이 꽃...

욕망이 부른 몰락...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내부링크]

부(wealth), 권력(power), 스타일(style)의 총합이라 할 수 있는 명품. 욕망의 위계질서에서 최상위에 놓여...

봄의 절정 꽃!...튤립을 보며 [내부링크]

지난 주말 밭 가장자리에 심은 튤립이 활짝 폈다. 튤립은 약 2주간 피었다가 진다고 한다. 5개월동안 지하...

꽃들에게 희망을...봄, 꽃, 밭갈이 [내부링크]

지난해 12월 밭 가장자리 땅에 깊이 30cm를 파고 심었던 튤립 12종 60개가 땅을 뚫고 올라오더니, 드디어 ...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Leadership: In Turbulent Times [내부링크]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몇 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 이전에도 여러 번 ...

길냥이와 친구가 되다 [내부링크]

지난해 가을부터 밭에 찾아와 비닐하우스를 드나드는 고양이를 볼 수 있었다. 네 마리가 왔는데, 그 중 한 ...

어쨌든 봄! 흙더미를 뚫고 고개 내민 튤립들 [내부링크]

아직은 일교차가 커서 아침, 저녁으로 &#x27;추워&#x27;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밭은 봄이 한창이다. 지...

이길 수만 있다면 악마와도 손 잡는다...영화 &lt;킹메이커&gt; [내부링크]

설경구, 이선균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lt;킹메이커&gt;는 1960년~1970년대 초반 한국 정계를 배경으로 ...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공감 Empathy [내부링크]

&#60;공감은 지능이다&#62;의 원서 제목은 &#60;The war for kindness&#62;이다. 직역하면 &#x27;친절함을 위한 투쟁&#x27;인데, &#x27;파괴된 세상에 공감 만들기(Building empathy in fructured world)&#x27;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자밀 자키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2018년 쓴 책으로 국내에는 2021년 출간됐다. 저자가 공감에 관심을 둔 이유는 공감이 &#x27;인종갈등, 혐오, 증오&#x27;로 망가진 병든 사회의 치유제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꽃 핀 우정, 예술, 공동체 건설을 포함한 적절한 치료법(공감 능력을 키우고 확산시키는 것)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공감의 근육을 더욱 튼튼히 단련할 수 있고, 그 과.......

"나는 강자에게서 존중받고 싶었다" [내부링크]

오늘 아침 무심히 틀어놓았던 라디오방송에 출연한 한 게스트가 한 말이 종일 귓가를 맴돌았다. 나는 강자에게서 존중받고 싶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었다. 한국 사회 엘리트 중 엘리트 아닌가.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발탁된 뒤 한미 FTA 타결을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으로 임명되는 등 요직을 맡았다. 현재는 쉬고 있다고. 나는 그가 &#x27;한국 사회의 주류이며 강자&#x27;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의 말이 의외로 느껴졌다. 그의 성장 배경을 듣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었던 탓에 외국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4학.......

인간이란 무엇인가, 정치란 무엇인가? [내부링크]

20대 대통령 선거 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정치학 박사이자 출판사 대표인 박상훈 씨가 쓴 &#60;정치의 발견&#62;을 꺼내 다시 뒤적인다. 책 표지에는 &#x27;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x27;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답답하다. 정치가 뭐길래, 이렇게 마음을 불편하게 할까. 이 책에 관한 서평을 2020년 올린 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vivasun5/221781249367 나는 2011년에 출간된 &#60;정치의 발견&#62;(박상훈 지음, 폴리테이아) 초판을 읽었는데, 그 뒤에도 언론에 등장하는 정치적 상황과 정치인에게 환멸이 느껴질 때마다 종종 이 책을 들여다봤었다. 정치란 무슨 뜻인지.......

서울대 법대를 나오셨다구요?! [내부링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선택하는 서울대 법대. 참고로 나는 서울대 법대 출신이 아니지만 그들과 관련한 추억은 몇 가지 있다. # 대학 때 접한 서울대 법대생 신입생 시절, 서울대 법대생과 미팅 후 돌아와 불쾌한 표정을 짓던 친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다. 강남에 사는 예쁘게 생긴 친구였다. 친구는 &#34;처음 만난 사람인데, &#x27;너는 지금 미래의 판검사와 마주 앉아 있는 거야&#x27;라고 말하며 사법고시 패스 후 자기는 어떻게 살겠다고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잘난척하는 태도가 매우 거슬렸다.&#34;고 말했다. 또래 남자 대학생의 말과 태도가 건방지게 느껴져서 에프터 신청이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않.......

사회주의 체제는 왜 실패했나...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선택' [내부링크]

산업혁명 이후 대세가 된 자본주의체제는 생산력의 발전과 함께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을 불러 일으켰다. 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들은 경제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있다고 보고 이를 폐지함으로써 &#x27;인간에 대한 인간의 착취를 끝내겠다&#x27;는 원대한 꿈을 꿨다.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하 소련)은 이런 이상을 품고 1917년 탄생한 지구상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였다. 당시에는 전세계 지식인, 노동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나 1991년 소련 연방이 해체되면서 100년도 안 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소련의 마지막 최고 권력자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가 쓴 &#60;선택&#62;은 70여 년에.......

"지금 우크라이나는 구한말 조선 신세" [내부링크]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난 2월 8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라디오 인터뷰 중 우크라이나에 관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34;구한말 조선은 강대국의 장기알이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가 장기알 신세다&#34;라며 &#34;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레버리지로 삼아 러시아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어 중국 부상을 견제하는 카드로 쓰려고 한다&#34;고 설명했다. 구한말 조선은 강대국의 장기알이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가 장기알 신세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레버리지로 삼아 러시아까지 자기편으로 만들어서 중국 부상을 견제하는 카드로 쓰려고 한다. 지금은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이.......

한해 농사 마무리...배추-무-순무의 추억 [내부링크]

11월 하순 배추, 무, 순무를 수확했다. 배추, 순무는 영하 5도까지 견디지만 무는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얼어버려서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날부터 새벽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는 뉴스를 듣고 부랴부랴 밭으로 가서 무를 들여다보았다. 팔을 걷어붙인 김에 배추, 순무도 함께 수확하고 검은 비닐을 거둬내고 밭을 정리했다. 다른 작물에 비해 가을 배추, 무, 순무는 거의 돌보지 않았는데, 잘 컸다. 수확하는 방법도 쉬웠다. 배추는 흙이 묻은 배춧잎을 떼어내고 칼로 밑동을 베었다. 무와 순무는 잎 줄기 부분을 붙잡고 살짝 잡아당기기만 하면 됐다. 이렇게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작물도 있었다니. 여름을 지나면서.......

농장의 터줏대감 혹은 손님들 [내부링크]

1년 전 처음 농장에 발을 디뎠을 때는 몇 년 간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이라 잡초가 무성했고 배수 처리를 하지 않아 이곳저곳에 물이 고여 있었다. 가끔 고양이들이 햇빛이 잘드는 곳에서 낮잠을 자다가 사람들이 다가가면 소리없이 사라졌다. 지난 가을, 해가 지고 나서 저녁식사 중 밖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나를 바라보며 애타게 울고 있었다. 밥을 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몇 달 전 준비해둔 고양이 간식을 꺼내 주었더니 남김 없이 먹고 사라졌다. 신기했다. 사람을 무조건 피하던 고양이가 말을 걸다니... 그 다음부터는 고양이 사료를 사놓고 기다리게 되었다. 두 달 정도 고양이가 보이지 않더니.......

봄을 기다리며 튤립을 심다 [내부링크]

튤립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면 풍차와 함께 네덜란드가 떠오르지만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이다. 16세기 유럽으로 들어왔다. 꽃의 자태가 섬세하고 도도해보여서 귀족층, 상류층이 좋아했다. 수요가 갑자기 늘다보니 값이 오르고 투기 대상까지 되었다. 한 때는 금 값보다 훨씬 높았다고 하니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간다. 12월 초 말로만 들었던 튤립을 심었다. 두 달 전 튤립 구근을 할인한 가격에 판다는 광고를 보고 12종을 주문했다. 한 종 당 가격은 3600원. 처음엔 일부만 사려다가 판매 중인 12종이 피어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모두 주문했다. 한 종 당 5개의 구근이 들어 있었다. 꽃은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뿌리(구근)는.......

인간의 역사는 머지않아 끝난다...거꾸로 읽는 세계사 [내부링크]

오래전 &#60;거꾸로 읽는 세계사&#62;(1판, 1988년 발간)를 읽고 유시민의 팬이 되었다. 그뒤에도 그가 쓴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그의 문장에는 애매하고 과장된 표현이 없다. 의미가 분명한 문장으로 논리적으로 담담하게 설명하고 전달한다. 단문이라 술술 읽히고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다. 최근 재발행된 &#60;거꾸로 읽는 세계사&#62;(2021)를 읽었다. 예전 기억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탓에 모든 내용이 새롭게 다가왔다. 책에서 작가는 지난 100년(1900~2000년)동안 일어난 세계사 중 의미있다고 생각한 사건과 사람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이후 역사에 미친 영향을 평가, 분석하며 미래 사회를 전망한다. 11개 사건과 사람이 소개돼 있다. 이를 키.......

겨울, 눈, 소나무, 고양이 발자국 [내부링크]

지난 주말 눈이 내렸다. 계절 따라 해의 기운이 바뀌니 풍경 느낌이 확실이 다르다. 눈 쌓인 자리를 밟고 지나간 고양이 발자국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평소에는 알 수 없었던 고양이 길을 발견했다. 고양이는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데, 추운 겨울을 잘 버텨나갈지 걱정이 되었다. 엄동설한에도 소나무는 여전히 푸르다. 눈이 그친 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떠다닌다. 그림 같은 풍경을 한 참 바라보았다. 농부로 한 해를 보냈다. 다이나믹한 한 해였다. 이 땅에서 고구마, 참깨, 오이, 토마토, 상추, 고추, 가지, 호박, 배추, 무, 순무, 페퍼민트, 바질, 루꼴라 등을 심고 키웠다. 흘린 땀이 얼마냐.. 수고했어. 올해도.. 스스로에게 위로를 보.......

시간과 노화에 관한 시 한 편 [내부링크]

&#x27;한 해의 마지막 날&#x27;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흐른다. 2021년이 몇 시간 남지 않은 지금, 정진혁의 시 &#60;시간은 사람을 먹고 자란다&#62;가 떠올랐다. 시를 읽을 때 연상되는 이미지가 너무 적나라해서 무서움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시간에 따른 노화는 아무도 피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 시는 아주 정직하다. 시에서 묘사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미래 내 모습이다. 더 나아가 유한한 생명을 지닌 모든 인간의 모습이다. 시인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럴 때 &#x27;미학적 쾌감&#x27;을 느낀다. 정진혁 시인은 사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몸담고 있다. 마흔 넘어 시인으로 데뷔했다. #######################.......

사회복지가 비즈니스 모델이 될 때...퍼펙트 케어 [내부링크]

영화 &#60;퍼펙트 케어 : 원제 I care a lot&#62;를 보게 된 이유는 로자먼드 파이크라는 여배우가 주인공이기 때문이었다. 로자먼드 파크스는 2014년 영화 &#60;나를 찾아줘 : 원제 Gone Girl&#62;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악랄한 악녀인데, 계속 눈길이 가는 캐릭터를 이 배우만큼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60;퍼펙트 케어&#62;의 여주인공 말라 그레이슨은 치매에 걸리거나 거동이 불편해 혼자 살 수 없는 노인들의 후견인이 되어 이들을 요양원에 입원시키고 수수료를 받는 요양보호회사의 대표다. 그녀가 유독 관심을 갖는 노인은 따로 있다. 돈은 많아 보이는데 가족의 왕래 없이 홀로 사는 노.......

트라우마 이후의 삶...잠든 상처를 찾아가는 정신분석 이야기 [내부링크]

사회적 재난이 자주 일어나는 우리나라에서 트라우마(trauma)는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나는 트라우마를 &#x27;재난을 경험한 사람이 겪는 정신적 후유증&#x27;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60;트라우마 이후의 삶&#62;(맹정현 지음, 책담. 2014)을 읽으면서 &#x27;트라우마&#x27;를 얼마나 얕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60;트라우마 이후의 삶&#62;은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1년뒤 출판됐다. &#x27;잠든 상처를 찾아가는 정신분석 이야기&#x27;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책 표지에는 &#x27;세월호의 아픔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x27;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어느 정신분석가의 트라우마 강의&#x27;라고 적혀 있다. 저자 맹정현씨는 정.......

무병장수의 꿈은 어떻게 우리 발등을 찍는가 [내부링크]

병 없이 오래 살기 위해,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건강식품, 건강 요법 등에 관심을 둔다.피트니스, 항산화 식품, 물품 등을 사는 데 아낌없이 돈을 쓴다. 날씬한 몸매, 젊어보이는 얼굴은 찬양의 대상이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동영상에는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얼굴, 몸매를 자랑하는 이들이 차고 넘친다.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맛이 없지만 닭가슴살만 먹는다는 사람도 있고 호르몬제 같은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섭취하는 이들도 많다. 영상을 훑어보다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 &#34;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식품을 먹고 주기적으로 보톡스를 맞는다한들, 얼굴과 몸에 자연스럽게 주름이 생기고 살이 처지는 것을 막.......

올리버 색스 자서전...온 더 무브 On The Move [내부링크]

어린 시절 장래 희망은 &#x27;글 쓰며 환자를 돌보는 의사&#x27;였다. 대학 입시에서 의대 진학에 실패하면서 꿈은 말그대로 꿈으로 남고 말았다. 대신 글을 쓰며 살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 몇 년전 한 잡지사를 퇴사할 때까지 꽤 긴 시간 마이너 매체에서 기자로 일했다. 신경과 전문의이자 성공한 작가인 올리버 색스(1933~2015)의 자서전을 읽은 이유는 &#x27;어린 시절 꿈꿨던 사람의 삶&#x27;이 궁금해서 였다. 본문만 470 페이지에 이르는 장편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자서전 장르의 장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자서전의 장점은 한 개인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도 있고,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할 수.......

구피 집사 3년째...아픈 아이 뭐가 문제일까? [내부링크]

2019년 4월 구피 세 마리를 처음 기르기 시작했다. 지금은 세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아졌다. 매일 아침 수조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언제 이렇게 늘어났을까? 왜 이렇게 번식을 잘 할까? 수조가 이 아이들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등.... 처음에 꼬물이들이 모습을 보였을 때는 정말 신기했는데, 지금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수조를 더 큰 것으로 바꿀 수도 없는 형편이니까. 주변에 분양을 하고 싶은데, 대부분 손사래를 친다. 키울 자신이 없단다... 물생활 3년째, 구피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가 있다. 구피 암컷 중 몇마리가 허리가 휘거나 옆으로 누워 유영하다가 죽는.......

'어쩌다 농부'가 되었다 [내부링크]

서울에서 태어나 한번도 떠난 적이 없는 내가 &#x27;어쩌다 농부&#x27;가 되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자치구에서 진행한 힐링체험농장 수업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서울의 서쪽 끝 김포공항과 맞닿은 강서구와 경기도 김포시의 경계지역에는 비행기 길이라 고도제한으로 건물을 지을 수도 없고, 소음이 심해서 집을 지을 수 없는 공간이 제법 있다. 비행기가 지나갈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비행기 바닥면이 아주 가깝게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비행기 엔진 소리에 귀가 먹먹해질 때도 있다. 서울시는 개발하기 애매해 사실상 공터인 민간인 소유 부지를 임대해 힐링체험농장으로 꾸몄고 강서구는 농장 체험을 희망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밭 세.......

생각나는 노래 [내부링크]

가을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걸 보내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바짝 마른 참깨 털기 [내부링크]

지난 5월말 참깨 모종 100개를 샀다.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모종을 심느라 하루가 걸렸다. 참깨를 처음 심어봤다. 키우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각종 병에 취약해서 수확하기전까지 살충제, 살균제를 5-6회 정도 뿌려줘야 한다. 안뿌려주면 말라 죽기 때문이다. 살균제를 적게 뿌렸더니 참깨가 잎마름병에 걸려서 시들시들해졌다. 농장을 환히 밝혀주었던 참깨가 시름시름 아픈 모습을 보니 마음이 한동안 좋지 않았다. 잘 돌봐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했다. 죽지는 않았지만 더 자랄 수 있는 데도 성장이 멈췄다. 8월초가 되니 참깨의 아랫쪽 주머니가 터지기 시작했다. 바닥으로 참깨가 흘러내리자 산비둘기가 밭고랑을 어슬렁 거리기 시작했다. 전.......

Loving can hurt... Photograph [내부링크]

요즘 듣는 노래.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이 부른 포토그라프다. 멜로디와 가사가 참 좋다. 목소리도 매력적이고... 이 노래는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의 오리지널 사운드였다. 몇년전 영화를 감동적으로 봤는데, 노래는 생각나지 않았다. 에드 시런은 노래를 통해 &#34;사랑은 상처를 주지만... 나에게는 사랑이 전부이다...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34;라고 한다. 가을이란 계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곡이다. Photograph song by Ed Sheeran Loving can hurt Am Loving can hurt sometimes But it&#x27;s the only thing that I know When it gets hard Am you know it can get hard sometimes it is the only thing that make.......

벼가 고개를 숙이는 시간 [내부링크]

요즘 농장 바로 앞의 논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을을 실감한다. 어느새 입가에는 어릴 때 좋아했던 동요 &#x27;노을&#x27;의 가사가 머문다. 소리내어 노래를 부른다. 어린 시절 즐거웠던 추억이 함께 떠오른다. 노을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앞집 논에서 벼를 키우는 이웃은 11년전에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다. 그분에게 들.......

깨끗하고 밝은 곳...헤밍웨이 단편소설 [내부링크]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집어들었던 소설이었는데, 읽고 나서 한참 여운이 남은 소설이 있다. &#60;무기여 잘 있거라&#62;, &#60;노인과 바다&#62;, &#60;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62;로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961)가 쓴 단편 &#60;깨끗하고 밝은 곳&#62;(2013. 민음사. 헤밍웨이 단편선1에 수록)이었다. 열 페이지 정도로 짧은 분량이라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들자마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소설 내용은 단순하다. 하루 장사를 마치고 곧 문을 닫을 시간이 된 쿠바의 식당에 한 노인이 홀로 앉아 있다. 웨이터 두 명이 대화를 나눈다. 젊은 웨이터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노인 손님이 못마땅해서 선배에게 투덜댄다. &#34;저 늙.......

고구마 수확과 curing(자기 치유) [내부링크]

농촌에서는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고구마 수확 시기이다. 고구마순을 심는 일에 비하면 고구마를 캐는 일은 아주 힘들다. 고구마순은 순심기용 호미에 순의 끝부분을 꽂아 비닐 멀칭한 두둑에 꾹 눌러 넣으면 끝이었는데, 고구마를 캐려면 호미를 들고 상체를 거의 바닥에 바짝 붙이고 땅속을 헤집으면서 캐내야 한다.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다. 자칫하면 호미로 고구마에 상처낼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마치 흙속에 파묻힌 유물을 발굴하는 느낌이다. 처음엔 조심하지만 나중에는 지쳐서 고구마 껍질이 벗겨질까 걱정하는 마음도 사라진다. 고구마 껍질은 아주 얇다, 손끝에 힘을 쥐고 고구마를 잡으면 아차 하는 순간 껍질이 벗겨진.......

네덜란드 케어팜carefarm을 가다 [내부링크]

풍차와 튤립으로 유명한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농업 강국이다. 농산물과 농기술을 비롯한 농업 관련 수출액이 세계 2위에 달한다. 세계 농업 수출 1위는 미국이다. 미국은 농업이 기업화 되어 있는 반면 네덜란드는 소농이 강한 나라란 점에서 필자에게는 매력적인 나라다. 네덜란드의 국토는 우리나라의 절반 규모이지만 농업 작물을 키우는 경작지 면적은 비슷하다. 경제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동네 도서관 서가를 돌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 있어 집어들었다. &#x27;돌봄과 복지가 농업과 만나는&#x27;이란 수식어가 붙은 &#60;네덜란드 케어팜을 가다&#62;(글 사진 조예원, 그물고 펴냄, 2020)였다. 농업 선진국가의 최근.......

인생은 살 가치가 있는가? 스토너에게 묻다 [내부링크]

소설 스토너는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다. 윌리엄 스토너라는 주인공의 이름이 소설의 제목인데, 한 사람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일생을 쭉 따라가며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묻는다. 소설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은 1910년~1960년대까지 미국의 대학 사회이다. 스토너는 영문학과 교수이다. 별탈없이 종신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위에 오르며 유명한 교수이자 학자가 되기를 꿈꿨으나, 뭔가 잘 풀릴 것 같았던 그 시기에, 권력을 지닌 동료 교수와의 불화로 승진은 조교수에서 멈춘다. 좌절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그는 늘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

찬실이는 복도 많지...마흔살 인생 분투기 [내부링크]

&#60;찬실이는 복도 많지&#62;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 독립영화상 등 3개 부문 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3월 개봉했지만 화제에 비해 관객을 모으지 못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탓이다. 나도 이 영화를 VOD서비스로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었고 살짝 눈물도 흘렸다. 영화가 끝난 뒤 감독과 배우, 스태프 이름이 주르륵 화면 위로 사라지는 엔딩 자막을 볼 때는 &#x27;후&#x27; 하고 숨을 쉬면서 마음 속 어떤 응어리가 밖으로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감정을 힐링이라고 하던가. 영화ost도 끝까지 들었다.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에 반해 인.......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을 한 가지만 고른다면? [내부링크]

누구나 예외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에게 &#x27;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을 한 가지만 고르라&#x27;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이 36세 때 만든 영화 &#60;원더풀 라이프 Wonderful life&#62;에서 관객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원 제목은 &#60;After life&#62;이다. 이를 직역하면 &#x27;삶을 끝낸 뒤&#x27;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 개봉할 때는 원더풀 라이프로 제목이 바뀌었다. 대중들의 무의식에 잠재된 &#x27;죽음에 대한 거부감&#x27; 을 고려해 &#x27;멋진 인생 Wonderful life&#x27;으로 바꾼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영화는 방금 임종한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모여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다시 &lt;조국의 시간&gt; [내부링크]

어제(8월 11일) 조국 전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항고심 판결이 있었다. 뉴스로 접한 판결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공정하지 않은 판결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2년전 조국 전장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계기가 되었던 사모펀드 관련 권력형 비리 혐의는 1심, 2심 모두 무죄로 판결이 났다. 재판부는 10여 년전 자녀 입시를 문제 삼아 정경심 교수에게 4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판사들은 검찰에 유리한 증거만 인정하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 증언들이 나왔지만 모두 배척했다. 이게 과연 정당한 재판이었나? 계속 의문이 들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 80여 억원을 준.......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When you trap a tiger [내부링크]

한국인에게 호랑이는 친근한 대상이기도 하지만 두려운 존재이다. 단군신화에는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어 곰과 함께 동굴에 들어가 마늘만 먹고 기도하다가 중간에 뛰쳐나간 존재로 등장한다. 신화 내용으로만 볼때, 호랑이는 인내심이 부족해 사람이 되지 못했기에(목표를 이루지 못했기에), 고대인들은 호랑이를 이야기를 통해서라도 얕잡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래동화에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호랑이는 분명히 두렵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호랑이의 몸길이는 180, 꼬리길이는 87에 달한다. 고양이속의 여러 가지 성질과 습관을 지니고 있는데 동작이.......

사랑스럽지만 진부한... 크루엘라 [내부링크]

covid19 확산 이후 영화관에 가는 것이 꺼려져 2020년 1월 이후 가지 않았다. 하지만 TV 영화 프로그램에서 크루엘라 예고편을 봤을 때, 이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화면을 가득채운 화려한 패션과 영상을 역동적이게 만드는 70년대 팝음악을 영화관에서 보고 듣고 싶었다. 함께 영화를 볼만한 사람을 떠올리다가 요즘 분위기에서는 대부분 영화관에 가는 것을 꺼릴 게 분명하므로 혼자 극장에 갔다. 관객석은 텅 비어있었다. 기분이 묘했다. 혼자서 100여 개 좌석의 상영관을 독차지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주변을 둘러보니 멀찍이 관객 두 명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끝까지 혼자가 아니.......

'4대강 10년의 기록'...생태계 파괴, 농산물 오염, 국민건강 위기 [내부링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이 완료된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MBC 피디수첩과 탐사언론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취재해, 지난 8월 24일 방영한 &#60;4대강 10년의 기록 : 예고된 죽음&#62;은 보는 내내 충격적이었다. 8월 31일 현재 유튜브에서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데, 조회수 11만 8000여 건, 댓글 1600여 건을 기록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주 본방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4대강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살펴보니 4대강 이슈는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수면으로 가라앉았다. 자연 생태계뿐 아니라 먹거리와 국민 건강이 걸린 중요한 4대강 이슈가 정치적인 사안들에.......

엔드 오브 타임 Until the end of time...세상의 시작과 끝 [내부링크]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은 &#34;없다&#34;고 단호히 답한다.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그린은 &#60;엔드오브타임&#62;에서 탄탄한 과학 지식을 배경으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인류도 소멸하고 지구도, 별도, 우주도 소멸을 향해 나아간다. 물론 아주 멀고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실현될 일이다. 영원을 향한 염원은 수천 년에 걸쳐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후 세계에 대한 예언과 환생의 가르침, 만다라 등은 단명한 삶에 어떻게든 의미를 부여하고 영원에 가까워지려는 몸부림의 결과였다. &#34;만물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주는 어떤 섭리를 따라 운영되고 있는가?” 그린의 설.......

사물의 본질, 본성, 참모습을 분명히 이해하려면...자연의 법칙에서 예외적 존재는 없다 [내부링크]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다. 아침에 헨리 조지의 &#60;진보와 빈곤&#62;을 읽다가 한 글귀가 기억에 남아서 인용했다. 사물과 사람의 본질, 본성, 참 모습을 이해할 때 꼭 생각해봐야 할 것을 정리한 글이다. 먼저 스스로 사물을 정의한다. 사물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고 그와 연계되어 있거나 연계될 다른 사물에도 이름을 붙인다.... 이 방법이 철학적 사고과정이다. 사물, 사람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우주, 지구, 인간이라는 큰 관계망 속에서 파악해야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홀로 존재하는 사물, 사람은 없다. 관계망 안에서만 참모습이 드러난다. 그대가 경험하는 사물의 본질과 본성과 참 모습을 분명하게 이해하려면 사물을 스스로 정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내부링크]

가을비가 내린다. 어떤 문학가는 가을비는 &#x27;생명을 죽이는 물&#x27;이라고 표현했지만, 요즘 농장에서는 배추와 무 등 가을 작물이 자라고 있다. 문학적 수사가 모두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여자는 86세, 남자는 82세라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자연의 섭리를 얼마나 이해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침부터 선선한 기운에 떠오른 시 한편이 있다.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

삶의 진정성 Sex, Money, Happiness and Death [내부링크]

&#60;삶의 진정성)&#62;(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지음, 김현정·김문주 옮김, 더블북, 2018)은 언젠가는 죽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찰하는 책이다. &#x27;Sex, Money, Happiness and Death 리더의 성, 돈, 행복 그리고 죽음에 관한 인생 탐구&#x27;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섹스, 돈, 행복, 죽음은 모든 인간의 주요 관심사이다. 행복해지려면 이 단어들을 잘 이해해야 한다. 네덜란드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저자는 가업을 돕기 위해 경제, 경영학을 선택해 공부하다가 교수가 되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학에서 정신분석학을 전공해 국제공인 정신분석가 자격을 취득했다. 유럽 최고 명문 경.......

아트 클래스8 Art class 8 [내부링크]

오랫만에 그림을 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다니던 미술학원이 잠시 문을 닫기도 했고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도 생겨서 그림을 손놓았었다. 오랜 휴식 후 처음 그린 그림이다. 일전에 소개한 적이 있었던 그림책 &#60;딸깍! 불빛을 비추면&#62;의 한 장면을 따라 그렸다. 원래 그림은 아래 참조. 좁은 공간에 그림을 그리다보니 원래 그림에 있던 동물이 빠졌다. 빠진 동물이 뭘까? ㅎㅎ 우선 검은 바탕을 살리기 위해 검은 색 도화지를 선택했다. 검은 도화지 위에 스케치를 하고 하얀색 젤리 펜으로 스케치 연필 자국 위를 덧 발랐다. 흰색 스케치북에 하얀 부분만큼 스케치하고 색을 입혔다. 각각 따로 완성한 뒤 딱풀로 검은 도화지 위에 흰색 부.......

물생활 7개월째, 구피에 대해 알게된 것들 [내부링크]

구피가 일상에 들어온지 벌써 7개월. 세 마리는 마트에서 사온 옐로우 구피, 일곱 마리는 수족관에서 사온 고정구피였다. 열흘도 안돼 고정구피 다섯 마리가 죽었다. 반면 마트에서 사온 구피들은 활발하게 헤엄쳐 다녔다. 어느날 먹이를 주다가 깜짝 놀랐다. 하얗고 작은 뭔가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서였다. 아주 어린 올챙이 새끼 같았다. 그새 옐로우 구피가 새끼를 낳은 것이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쯤 지났을 때 옐로우 구피와는 전혀 다른 색을 띤 구피 새끼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러더니 두달 전부터 대략 모습을 갖추고 어항 곳곳을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용궁 간 고정구피들이 죽기 직전 새끼를 낳.......

아트클래스 9 Art class 9 [내부링크]

한참 전에 고인이 된 할머니와 지금은 사진을 찍을 당시의 할머니 모습과 점점 비슷해지는 엄마의 비교적 젊었던 모습을 그렸다. 연필로 도화지에 그렸다. 주로 4H 연필을 사용해 원본은 매우 흐리다. 충무로에서 드럼스캔을 받았다. 할머니 이름은 이. 경. 술. 경술년에 태어났다고 해서 경술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1910년. 조선의 국권이 일본에 무너졌던 경술년에 태어난 할머니는 지상에서 104년을 사셨다. 사회, 역사적으로는 일제 식민지, 한국전쟁을 겪었고,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억압받았던 시대를 억척스럽게 살아냈다. 서른 세살에 남편이 병으로 죽은 뒤 세 아이를 홀로 키웠다. 강인했지만, 어디서도 존재감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던.......

내가 죽기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The last word [내부링크]

&#34;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다&#34;는 말도 있듯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젊으나 늙으나 살아있는 존재는 누구나 죽음이라는 사건을 피할 수 없다. &#60;내가 죽기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62;(감독 마크 펠링튼 주연, 셜리 맥클레인, 아만다 사이프리드, 2017년 작) 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인데, 몇일 전에 뒤늦게 찾아보았다. 평점이 높았지만, 웬지 뻔할 것 같아서 최근까지 볼까말까 망설였던 영화였다. 결론은 보길 잘했다는 것. 뻔한 내용이지만, 감동이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가끔씩 죽음을 생각한다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였다. 주인공 해리엇(셜리 맥클레인)은 80세 완고한 노인이다. 젊은 시절 광고 분야에서 재.......

굿바이! 알비노풀레드 Guppy's Last Appearance [내부링크]

지난 4월 동네 수족관에서 사왔던 고정 구피 중 지금까지(10월 14일) 유일하게 살았던 알비노풀레드 암컷이 오늘 죽은 채 발견됐다. 몇일 전부터 움직임도 느리고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결국 용궁으로 갔다. 알비노풀레드 암컷이 죽는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의 최후를 생각한다. 나도 구피처럼 빼빼 마르다가 기력이 모두 소진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아주 흉한 모습으로 갈 수 있겠지... 생명체의 자연사 과정이 바로 이런 것일 터. 어항 속 고정구피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기에 유달리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적자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숫컷이 연달아 죽었을때 상심이 컸었다. 그렇지만 암컷은 먹성도 좋고 움직임도.......

아트클래스 10 Art class 10 [내부링크]

흑백 시대에서 컬러 시대로. 연필로만 작업하다 오랫만에 색을 칠했다. 색을 선택하고 칠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선듯 시작하지 못했는데, 정물부터 그려보라고 해서 자두 두알을 그렸다. 시작은 잘 했는데, 명암처리 부분에서 서투른 실력이 두드러진다. 쓸일이 없을 것 같았던 색연필이 닳았다. 뾰족하게 깎은 색연필 끝이 뭉툭하게 닳은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내 시간과 노력의 흔적이 느껴져서다. 다음에는 사람을 그려보려 한다. 피부색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일단 시작해보련다. 어느새 작품이 쌓이고 있다. 처음 배울 때 그린 작품을 꺼내보니,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다는 생각에 흐뭇해진다.......

한국자생식물원 산책... Korea botanic garden [내부링크]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날 오후 한국자생식물원을 찾았다. 언론에 보도된 조각 작품 &#x27;영원한 속죄&#x27;(사진)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다. 나도 한국자생식물원의 존재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한국자생식물원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네 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개인이 소유한 이 식물원은 1999년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2004년 5월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야생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이곳은 멸종위기 지정식물 중 30여 종, 자생식물의 20%인 900여 종에 해당하는 희귀식물 종 중 500여 종, 자생식물의 10%인 450여 종의 한국 특산식물 중 250여 종을 수집, 보전하고 있다. 비가 온 탓인지 꽃 구경을 하.......

극한 도전 겨울철 구피 이사 [내부링크]

물 생활 8개월만에 이사를 했다. 이사를 앞두고 이 녀석들을 어떻게 옮겨야 하나 고심했다. 두 자 짜리 어항에 새끼들까지 한 100여 마리가 사는 것 같다. 이 예쁜 녀석들을 다치지 않게 옮겨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관련 졍보들을 찾아보았다. 수족관 직원과 상담도 했다. 수족관 직원은 절망스럽게 말했다. &#34;이렇게 추울 때 이사하면 대부분 죽어요.&#34; 그 말을 듣는 순간 오기가 생겼다. &#34;꼭 지켜주리라...&#34; 마음을 굳게 먹었다. 열대어인 구피는 15도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산소를 꼭 공급해야만 살 수 있다고 한다. 8000원짜리 휴대용 기포제를 샀다. 한자 짜리 어항을 구매했다. 겨울이므로 보온을 위해 어항을 담.......

길이 끝나면...새해 읽은 시 세 편 [내부링크]

어느덧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쓴 지 1년이 되어간다. 적어도 1주에 2회 내지 3회 이상 글을 쓸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요즘은 2주에 1회도 글쓰기가 어렵다. 1년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때그때 벌어진 일들에 대처하느라 글을 쓸 여유를 내지 못했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쓰고 싶은 일이 많았다. 올해는 의도적으로 여유 시간을 만들어가며 생활하자고 마음 먹는다. 연초 옛날 자료들을 뒤지다가 다시 접한 시 세 편을 읽어보았다. 아주 오래전에 내게 큰 힘을 준 시들이었다. 시를 읽으며 &#x27;마음의 근육&#x27;을 키우려고 한다. 주변 상황이 어떻게 바뀌어도 휘둘리지 않고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노해 시인.......

"전쟁을 반대합니다" 마음에 울림을 준 한국전쟁 제70주년 대통령 기념사 [내부링크]

2020년 6월 25일 한국전쟁 70주년 행사가 열렸다. 6·25 한국전쟁으로 전사한 국군은 13만8천 명에 달한다. 45만 명이 부상당했고, 2만5천 명이 실종되었다. 또 100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 학살, 부상으로 희생되었고 10만 명의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으며, 320만 명이 고향을 떠나고, 천만 명의 국민이 이산의 고통을 겪었다. 한국전쟁 동안 남과 북 통틀어 300만 명 이상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34;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34;면서 &#34;우리는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

&lt;오웰의 코&gt; Orwell's Nose : A Pathological Biography [내부링크]

&#60;오웰의 코&#62;(존 서덜랜드 지음, 민음사, 2020)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년)의 일생을 그가 기록한 냄새에 관한 묘사에 집중해 한 권의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온전히 존 서덜랜드라는 작가의 필력에 기대 탄생한 독특한 전기이다. 한국어판 분량은 454페이지에 달한다. 한 인간의 일생을 후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기록하다니.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해서 책을 구입해 읽었다. 작가이자 평론가인 존 서덜랜드(John Sutherland)는 1999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영문학자이다. &#60;오웰의 코&#62;를 집필한 존 서덜랜드는 글 첫머리를 오웰이 남긴 네 마디 말로 시작한다.......

물생활 4개월째...구피의 생명력 Guppy's viability [내부링크]

오늘로 물생활 4개월째. 그동안 어항에 큰 변화가 있었다. 4월 물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마트에서 사온 옐로우 구피 숫컷 1마리, 암컷 2마리, 수족관에서 사온 알비노풀레드 빅살 숫컷 2마리, 암컷 3마리, 블루글라스 암수 한 쌍이 있었다. 열흘만에 알비노풀레드 빅살 수컷 2마리와 암컷 1마리가 죽었고 뒤이어 블루글라스 암수 한 쌍이 모두 죽었다. 충격이었다. 배를 허옇게 드러내고 어항 바닥에 누워 있는 구피를 볼 때마다 후회의 감정이 밀려왔다. 사흘동안 하루에 2~3마리씩 죽어나가니, 심적으로 충격이 컸었다. 그 와중에 마트에서 온 옐로우 구피가 새끼를 낳았는지 작고 투명한 꼬무리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냈다. 슬픔은 놀라움.......

내 기억 속 박원순 시장 In memory of Mayor Park Won-soon [내부링크]

충격이었다. 지난 7월 9일 밤, 박원순 시장 실종 뉴스를 들었을 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제발 별 일 없다는 듯이 그가 웃으며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으나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스마트폰 포털은 그의 죽음을 알리는 뉴스로 도배되어 있었다. 각종 기사들에는 자극적이고 거칠고 날선 말들이 난무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새 그의 영결식까지 끝이 났다. 영결식 장면을 유튜브로 보면서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그를 주로 텔레비전에서 봤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였던 그를 보면서 속이 시원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상대방의 비상식적인 논리를 단 몇마디로 제대로.......

영국 BBC 기자가 본 한국의 4.15총선 South Korean elections, reported by the BBC [내부링크]

말많고 탈많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올해 국회의원 선거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많은 국가들이 국제 행사를 취소하거나 자국내 선거 일정을 연기했는데, 한국에서 별탈없이 선거가 치러질지 궁금했던 것이다. 미국은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특별히 한국의 선거 진행 과정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상황을 많이 참고할 듯하다. 영국은 올해 5월 예정된 지방선거를 내년으로 1년 연기했다. 코로나19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여전히 자가격리 상태이다. 로라 비커 BBC특파원은 자사 앵커.......

물고기가 아프니 주인장도 아프다 The fish is sick, and the owner is sick, too. [내부링크]

오늘은 물고기를 키우면서 처음 겪는 &#x27;충격&#x27;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오늘 물고기 한 마리가 저 세상으로 갔다. 아침부터 꼬리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걱정하며 지켜보았는데, 결국은 기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바닥에 배를 드러내고 누워있는 물고기를 보니, 내가 왜 물고기를 키우고 있는지 절망스러워졌다. &#x27;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물생활을 접는가보다&#x27; 란 생각도 들었다. 가까운 곳에서 활기차게 움직이던 녀석이 단 3일만에 아프고 기력이 다해 죽는 것을 보는 것은 예상보다 충격적이었다. 이 글은 구피가 왜 죽었는지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적는 것이다. One of my fis.......

소설 &lt;연금술사&gt; Alchemist [내부링크]

연금술은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해 아라비아를 거쳐 중세 유럽에 전해진 원시적인 화학 기술을 뜻한다. 구리, 납, 주석 등의 비금속으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제조하고 더 나아가 늙지 않는 영약을 만들려고 한 화학 기술이다. 근대 화학이 성립하기 이전까지 천년이상 대다수 사람들은 실제 연금술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연금술사는 연금술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흠모의 대상이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60;연금술사&#62;는 영혼을 금으로 만드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1988년에 발표한 &#60;연금술사&#62;는 국내에서 1990년대에 번역돼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수십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잘.......

한국전쟁 70주년, 꼭 알아야 할 역사 The 70th Korean War [내부링크]

2020년 6월 25일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폭격이나 학살 등으로 죽거나 실종된 한국인은 약 40만~48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사한 인민군 52만 명을 합하면 전쟁 중 사망한 북한 주민은 1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1949년 당시 북한 인구의 10.4%에 달한다. 전쟁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고향을 등졌다. 그리고 70년이 흘렀다. 대다수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다 불귀의 혼이 되었다. 나의 아버지는 수 많은 실향민 중 한 명이었다. 홀홀단신 월남해 남한 서울에 터를 잡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키웠다. 아버지는 2019년 6월 21일 고향에 가보고 싶다는 말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생전에 한.......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할까? What is the role of the media? [내부링크]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가적 재난 상태인 현 상황에서 언론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서울대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진행한 &#x27;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공적 주체들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60.1%가 언론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은 연구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월 25일부터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였다. 국민 10명중 6명이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 재난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 준칙이 언론사별로 마련되어 있지만.......

디디의 우산 'The umbrella of dd', a novel written by Hwang Jeong-eun [내부링크]

당신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꼭 연인 사이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자식이 될 수도 있고 형제자매, 친구, 선후배일 수 있다. Do you have someone you love? It doesn&#x27;t just mean lovers. They can be parents and children, brothers and sisters, friends and juniors.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황정은 작가의 &#60;디디의 우산&#62;(창비, 2019)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는 상실감과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소설이다. 빨간색 바탕에 그려진 보라색 우산은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낸 뒤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는 세상 모든 존재들에게 우산을 함께 쓰자고 말을 거는 것 같다. &#34;The umbrella of dd.......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착점은? [내부링크]

세계적 대유행병으로 번진 코로나19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감염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50배나 높고 전파력은 1000배나 빠르다고 한다. 무지막지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2020년 3월 16일 기준 코로나19로 146개국 16만8000명이 감염되었고 6518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는 8236명이 감염되었고 80명이 죽었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다. 확진자도 늘고 사망자도 크게 급증하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데다 식료품, 생수, 위생용품, 화장지 등 생필품 사재기로 마트가 텅텅 비는 등 일상 생활에서.......

딸깍! 불빛을 비추면 Flashlight [내부링크]

오늘은 독특한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60;딸깍! 불빛을 비추면&#62;(구성, 그림 리지 보이드 Lizi Boyd, 키즈엠)이다. 이 책은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받았다. 40쪽 남짓으로 구성된 책을 펼치면 제목외에는 글자가 나오지 않는다. 그림 그 자체가 만국 공통어니까 걱정할 이유가 없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소년이 손전등을 들고 깜깜한 숲속에 들어가 불빛을 비춘다. 불빛이 닿기 전까지는 존재하는지 몰랐던 숲속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환한 불빛 아래 등장한 동식물들이 &#34;나 살아 있어요&#34;라고 말하는 듯 하다. &#34;우리도 네가 누군지 궁금해.&#34; 숲속 동물이 전등 불빛을 소년에게.......

나는 누구인가. 살아있는 동안 꼭 생각해야 할 34가지 질문 Wer bin ich und wenn ja, vie viele? [내부링크]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누구나 한번쯤 &#x27;나는 왜 살고 있을까&#x27;를 생각해봤을 것이다. &#60;나는 누구인가 Wer bin ich und wenn ja, vie viele?&#62;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백종유 옮김/ 21세기북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이끌어주는 책이다. 독일어 원서의 제목은 &#60;Wer bin ich und wenn ja, vie viele?&#62; 인데, 한국어로 &#x27;나는 누구일까-이미 알고 있다고요? 그럼 얼마나 알고 계신지요?&#x27;의 뜻이다. 저자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는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34가지 질문을 던진다. 물론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들이다. 답은 독자가 각자 자신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

tbs 새 언론비평 프로그램 정준희의 해시태그 [내부링크]

날카로운 언론 비평, 치밀한 논리로 &#x27;갓준희&#x27;라고 불리는 정준희 한양대 교수가 진행하는 새로운 언론비평 프로그램 &#x27;정준희의 해시태그&#x27;가 지난 3월 26일 첫 방송을 탔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tbs에서 방송한다. 정준희 교수는 KBS &#x27;저널리즘 토크쇼 J&#x27;의 상징같은 존재였으나 올초 프로그램이 개편 되면서 하차했다. 나는 그의 부재가 무척 아쉬웠다. 그가 다시 언론비평 프로그램을 맡는다고 해서 기대가 컸다. &#x27;#&#x27; 모양으로 익숙한 해시태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정보 공유법이다. SNS에 글이나 게시물을 남길 때 (#)뒤에 특정 단어를 붙여 쓰면, 그 단어.......

'물멍족'이 되다 Raising fish [내부링크]

한번도 물고기를 키워 본적이 없었지만 용기를 내 새 생명과 인연을 맺었다. I began to raise Goofy in a fishtank.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평소 자주 가던 마트 몇 곳을 들려 수족관 코너에서 상담을 받았다. 가격은 천차만별. 멋진 수초에 조명까지 다 갖춘 세트가 20만원부터 40만원대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구피 가격은 1000원~4000원으로 생각보다 쌌다. 구피를 선택한 이유는 초보자들이 키우기 쉽다고 해서다. 실제로 국내에서 취미로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의 60%가 구피를 키운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 갖춰져 있는 세트 상품을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블로그와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x27;물생활&#x27;, &#x27;물멍족&#.......

"나는 투표한다 고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Pre-voting experience in the April 15 general election [내부링크]

4월 15일은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이다. 지난 4월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26.7%를 기록했다. 투표권자 4400만명 가운데 1174만 여명이 투표를 한 것이다.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투표 참여 인원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사전투표율만 보면 전체 투표율은 60%를 훨씬 웃돌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April 15 is the election day for the 21st National Assembly. Pre-voting rates, which took place on April 10-11, stood at 26.7 percent. Of the 44 million eligible voters, 11.74 million voted. It is said to be the highest ever. Concerns over the spread of Corona 19 predicted that th.......

해외 유명 언론의 '기생충' 평가 "The little engine that could" [내부링크]

2020년 2월 10일(한국시각)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받은 &#x27;기생충&#x27;이 해외에서도 큰 화제다. 뉴욕타임즈, BBC, 르몽드, CNN, Wall Street Journal, AP통신 등 유명 해외 언론은 비중있게 수상 소식을 전하고 해설 기사를 실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1면에 기생충의 비영어권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식을 게재했고 AP통신은 &#34;비영어권 영화의 수상은 세계를 위한 승리(a win for the world)&#34;라고 표현했다. CNN은 &#34;&#x27;기생충&#x27;이 경쟁작들보다 강력했다. 봉준호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라!&#34;고 보도했다. BBC는 &#34;기생충이 최우수 작.......

밸런타인데이와 신부님의 사랑 Valentine's Day & The love of Priest [내부링크]

밸런타인데이 Valentine&#x27;s Day 는 로마제국에서 유래한 성 발렌티누스 축일을 뜻한다. 당시 로마제국의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 Caludius II는 군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법으로 다스릴 수는 없는 법. 결혼을 원했던 연인들을 위해 밸런티누스 주교는 혼배성사를 집전했다. 그는 결국 처형당하는데 그의 순교일이 2월 14일이었다. 200여 년이 지난 496년, 교황 겔라시우스 1세Gelasius I는 2월 14일을 성 밸런티누스의 축일로 정했다고 전해진다. Valentine&#x27;s Day means St. Valentine&#x27;s Day, which originated from the Roman Empire. At that time, the Roman Emperor banned.......

보왕삼매론 A mind for practicing Buddhism [내부링크]

마음이 복잡할 때 사찰을 찾으면 잡념이 가라앉고 편안해진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산에 오를 때마다 등산로 입구에서 마주치는 사찰을 찾아 주변을 둘러 본다. 대다수 사찰은 그 지역에서 풍수가 가장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햇살이 밝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도 그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많은 사찰에서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이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보왕삼매론은 수행 과정에서 겪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열가지 조언이다. 기독교의 십계와 비슷하다. 불교는 인생을 &#x27;고난의 바다(苦海)&#x27;라고 정의한다. 불교이론에는 신이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없다. 고난에서 벗어나려면 스.......

아트 클래스7 Art class 7 [내부링크]

3주만에 새로운 그림을 완성했다. 간단해 보이는데 완성까지 6시간이나 걸렸다. 흰 도화지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색연필로 완성했다. 색상이 원래보다 짙게 나왔다. 아직은 색을 다루는 데 서투른 솜씨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곧아야 할 선이 삐뚤빼뚤하고 바위 색이 원본보다 무척 짙어졌다. 집 왼쪽에 서 있는 소나무 잎들이 뭉툭한 색연필로 그려져 둔탁한 느낌을 준다. 색연필을 뾰족하게 깍아서 잎들이 깔끔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신경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이 매우 아쉽다. 다시 그릴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어쨌든 또 하나 완성한 것에 의의를 둔다. 그림에서 늦봄 분위기가 느껴진다. I completed a new painting in.......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조이서가 사는 법 The female lead character in the drama 'Itaewon Class' [내부링크]

요즘 안방극장의 최강자는 jtbc 금토 드라마 &#x27;이태원 클라쓰&#x27;다. 첫 방송 시청률 4%대에서 시작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6회 11.6%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드라마의 원작은 동명 웹툰 &#x27;이태원 클라쓰&#x27;이다. 웹툰 작가인 광진이 극본을 썼다. 이 드라마는 인기 웹툰이기도 했지만 박서준이라는 잘 생긴 연예인이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회가 거듭할수록 남자 주인공보다는 여자 주인공 김다미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배우 김다미는 연기를 꽤 잘한다. 그러나 &#x27;조이서&#x27;라는 극중 독특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휘어잡고 있다. The popular drama these d.......

코로나19와 '사이비'의 만남 Corona19 meets the heresy [내부링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사이비 종교와 만나 기세를 떨치고 있다. 기독교 이단 신천지예수교회 신자들로 인해 &#x27;코로나19&#x27; 감염자가 급증하는 사태를 보면서 연상호 감독이 2013년 발표한 애니메이션 &#x27;사이비&#x27;가 떠올랐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신천지가 뭔지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서 사이비 종교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는다. 신학자들은 어떤 종교를 사이비라고 부를까? 첫째 교주가 자신을 신격화한다. 교주의 말은 곧 신의 명령으로 통한다. 둘째 조직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으며 매우 배타적이다. 은밀하게 포교 활동이 이루어진다. 셋째 신도들의 재산 헌납.......

충렬사 지키는 400년 된 동백나무 [내부링크]

봄이 와도 마음이 환해지지 않는다. 경상남도 통영시 충렬사를 찾았다. 출입구를 지나자마자 400년 된 동백나무가 반긴다. 동백나무가 이렇게 수명이 긴지 몰랐다. 충렬사 안쪽으로도 동백나무 여러 그루가 빨간 꽃을 달고 인사를 한다. 다들 수백년의 세월을 굳세게 견뎌낸 나무들이다. 동백꽃 하면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x27;춘희&#x27;가 떠오른다. 나중에 소설에 감명받은 베르디가 오페라 &#x27;라트라비아타&#x27;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하자 &#x27;춘희&#x27;는 더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고급 매춘부 마르그리트와 청년 아르망의 순수하지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마르그리트는 늘 동백꽃을 몸에 지니고 있어 &#x27;동백.......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내부링크]

오래 전에 고 신영복 선생(1941년~2016년)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60대 중반으로 성공회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얼굴 빛이 맑고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에게는 남들에게 손녀로 보일 수 있는 어린 딸이 있었다. 그날 딸을 보지는 못했지만, 자기 아이가 즐겨 탄다는 세발 자전거를 보면서 아이의 나이를 짐작했었다. 그는 1988년까지 감옥에 있었던 탓에 결혼이 늦었고, 아이도 늦게 얻었다. 신영복 선생은 시국 사범이었다. 경상남도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원 졸업 후 숙명여대에서 강의를 하다가 통일혁명당 사건에 휘말려 구속, 수감되었다. 통일혁명당 사건은 1960년대 제3공화국 시절 최대의 공안 사건.......

'1917'과 브로맨스 [내부링크]

2020년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x27;기생충&#x27;과 최우수 작품상을 두고 다퉜던 샘 멘데스 감독의 &#x27;1917&#x27;이 국내에서 개봉했지만, 예매 순위 3위까지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극장에 가는 사람들이 크게 줄긴 했지만,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야박한 편이다. 영웅적인 한 병사의 활약에 의존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줄거리가 밋밋하고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고 짝퉁 &#x27;라이언 일병 구하기&#x27;라는 혹평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다. 샘 멘데스 감독은 100년전 일어난 전쟁을 소재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제작비로 1억 달러(한화 1200억원)를 썼다고 하는데.......

턴테이블 라이프 시작, 추억의 힘 The Power of Memories [내부링크]

오랫만에 오디오샵에 들렀다가 턴테이블을 샀다. 독일에서 만든 PE4040 턴테이블이다. 집에 들고 오니, 기존 오디오들과 제법 잘 어울렸다. 눈이 즐겁다. ^^ 학창 시절, 집에 LP판이 많았었다. 식구들이 음악을 좋아해서 전축이 생활의 중심에 있었다. 인켈오디오였는데, 턴테이블이 망가질 때까지 듣다가 이사를 계기로 부모님은 턴테이블을 버렸다. 커다란 부피로 자리를 많이 차지했던 LP판도 처분했다. LP판으로 음악을 감상하려면 손이 바빴다. 음악 재생 시간이 20~30분 단위여서 사이드1이 끝나면 전축쪽으로 다가가서 카트리지를 올리고 사이드2로 뒤집어 줘야 했다. 잠깐 한눈 팔다가 바늘이 LP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망가지는 경우도 있.......

정치의 발견 What is politics? [내부링크]

정치가란 모든 폭력성에 잠재된 악마적 힘들과 기꺼이 관계를 맺기로 한 사람 오는 4월 15일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지난해 말부터 각 정당들이 인재 영입을 한다고 난리다.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전할 만한 큰 장이 열린다. 정치학박사 박상훈이 쓴 &#60;정치의 발견&#62;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만한 정치입문서이다. 저자는 진보 정치단체에서 한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2010년 초판을 냈고 2015년 개정판을 냈다. 이 글은 초판을 읽고 쓴 서평이다. April 15 is the day to elect a lawmaker. Since the end of last year, political parties have been clamoring for talent. There is a big chapter in polit.......

왜 기생충에 열광할까? Film Parasite is making headlines in the United States. [내부링크]

2월 10일(한국 시각) 오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영화 기생충의 수상 여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1월 14일 제92회 아카데미상 24개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영화상(기존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편집상, 제작디자인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세계 영화 산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아카데미 수상 후보작에 오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영예이다. 한국 영화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기생충은 이미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외에도 2020년 전미비평가협회가 주는 각본상, 할리우드 외신기자.......

걸림없이 살 줄 알라 Let's live on our own. [내부링크]

행복도 내가 짓는 것이오 불행도 내가 짓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 지은것 아니네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이 뒷걸음을 치고 있다.설이 지나야 새해가 시작했다는 것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초 입소문으로 사주명리를 잘 본다고 알려진 사람들을 찾아갔었다. 그들이 내놓는 공통적인 말이 있었다. &#34;행복도 불행도 자신이 짓는 것&#34;이라는 이야기였다.뻔하게 들렸지만 그게 답이다. 어쩌면 자신이 예언한 내용이 틀렸다해도 명리가의 잘못은 아니라는 회피성 발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철학관을 찾았다. 철학관은 모두 현금만 받았다. 30분 가량 대화를 하고 돈을 내고 철학관 문을 닫고 나.......

미술수업6 art class 6 [내부링크]

&#60;단추 단추 내 단추&#62;라는 그림책(아래 사진)에 등장한 인물을 그대로 따라 그렸다. 잃어버린 단추를 찾아 다니는 아이의 얼굴 표정과 몸짓이 귀여운 그림책.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3~4세 유아들이 보는 그림책이란다. I drew the character in the picture book &#x27;My Button&#x27; (pictured below). The book is a very cute representation of the child&#x27;s facial expressions and gestures looking for the missing button. I turned the page and smiled because it was so cute. It is a picture book for infants aged 3 to 4 years old. 비교적 따라 그리기 쉬운 그림이었지만 막상 시작하자 생각만큼.......

'남산의 부장들' 영어 제목 'The man standing next' [내부링크]

요즘 극장가의 강자는 &#x27;남산의 부장들&#x27;(우민호 감독)이다. 명절 연휴 동안 예매 1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1월 30일 현재 관객 360여 만명을 모았다. 영화 흥행에 힘입어 원작 도서 &#60;남산의 부장들&#62;(김충식 저, 폴리티쿠스)도 잘 팔리고 있다. 도서관에서도 인기다. 집근처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리려고 신청했지만 예약 초과로 세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The movie &#34;Directors of Namsan&#34; (director Woo Min-ho) is making a hit. The film drew some 3.6 million viewers as of Jan. 30. Thanks to the success of the movie, the original book &#34;Directors of Namsan&#34; (Kim Choong-shik, .......

당신의 뇌, 미래의 뇌 Brain [내부링크]

이미 오래전에 달나라도 가는 세상이 되었지만, 정작 인간의 뇌는 과학에서 가장 늦게 탐구되고 있는 영역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뇌 과학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쓴 &#60;당신의 뇌, 미래의 뇌&#62;는 뇌의 특성과 작용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시각과 인지’, ‘감정과 기억’, ‘뇌과학의 미래’ 3개 챕터로 구성됐다. &#x27;~습니다&#x27;라는 경어체로 서술된 문장과 큼직한 사진, 다양한 그림들은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34;자기 자신이란 존재하지 않거나 여러 명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이 존재한다는 일종의 착시 현상으로 살아갑니다.&#34; 저자에 따르면.......

발바닥 사랑 Love [내부링크]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도 마음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사랑은 차가운 땅과 가장 먼저 맞닿는 발바닥으로 하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의 사랑론이다. Let&#x27;s not love for profit. It&#x27;s love only when it&#x27;s sincere. This is the love theory of poet Park No-hae. 발바닥 사랑 박노해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동물 바이러스가 뭐길래~ Iinfectious disease [내부링크]

온나라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는 바이러스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하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지난 2월 2일 EBS 교육방송에서 방영한 특별 다큐멘터리 &#x27;전염병의 습격&#x27;은 바이러스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동물 바이러스를 옮기는 박쥐가 지구 전체 포유류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개체 종류와 수가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 프로그램은 &#x27;동물 바이러스는 어떤 경로로 인간에게 퍼지는가?&#x27;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묻는 이유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국제 사회는 올해 1월 초 중국발 신종 코로나.......

호주 산불과 위기의 동물들 Australian Wildfires & Endangered Animals [내부링크]

호주에서 지난 9월 발생한 산불이 6개월째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관심 밖으로 밀려났지만,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 코알라를 비롯해 1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죽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남한 면적의 60%가 넘는 지역이 불에 탔다는 보도도 있다. 특히 코알라는 멸종 위기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산불의 발생 원인을 탄소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라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로 강수량이 줄어들었고 섭씨 40도 이상 고온 현상에 바람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산불이 진압되지 않고 있다. 수십명이 화마와 싸우다 사망했고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죽거나 터전에서 쫓겨났다. 호주 대륙 전체가 사막.......

축! 봉준호 감독 기생충 2020 아카데미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수상 'Parasite' makes Osca history [내부링크]

2020년 2월 10일은 한국에서 기념비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9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x27;기생충&#x27;이 아카데미 각본상, 국제영화상(기존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뉴스에서 기생충이 무려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것을 접하고 잠시 하던 일을 멈추었다. 너무 놀라워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수상은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거둔 쾌거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계 영화로는 첫 수상이다. cnn은 기생충의 최우수작품상 수상으로 아카데미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At the 2020 Academy Awards, director Bong Joon-ho’s &#x27.......

미술수업3 Art class 3 [내부링크]

아버지의 70대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최근 쓴 &lt;아버지의 동산&gt;(비매품) 표지에 쓰였다.I drew pi...

미술수업4 Art class 4 [내부링크]

건물을 펜과 수채 물감으로 그렸다. 처음 잡는 펜. 학창시절 이후 처음 잡아보는 붓과 물감. 물과 어우러진...

미술수업 5 Art class 5 [내부링크]

다섯번째 그림 대상은 시사평론가 김어준이다. 펜만 이용해서 그렸다. 그 전에 작업했던 연필과 달리 수정...

오늘 아침 기억에 남는 말 a memorable remark this morning [내부링크]

오늘 아침(2020년 1월 16일)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도올 김용옥 선생이 한 말에 공감이 되었다. 말은 속성...

모든 것은 그 자리에 Everything in Its Place [내부링크]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 불린 올리버 색스(Oliver Wolf Sacks 1933년~2015년)의 마지막 책이다. &#x27;첫...

미술수업2 Art class 2 [내부링크]

미술 시간에 그린 그림 두 번째 작품. The second painting in art class. 두 번째 그림으로 문재인 대통...

죽여 마땅한 사람들 The kind worth killing [내부링크]

보통 인간과 다른 도덕성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The story of people who usually have different moral...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We are for discrimination [내부링크]

오늘 아침에 신문 칼럼을 읽고 이십대의 정서를 생각했다. 가장 먼저 몇년 전 읽은 &lt;우리는 차별에 찬성...

백석과 고향 Poet Baekseok, Hometown [내부링크]

명절 무렵이면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는다. 생각나는 시가 있다. 백석(본명 백기행, 1912년~1996년)이 1938...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 감상 A picture book [내부링크]

미술학원에 갔다가 풍부한 표현력과 색감이 돋보이는 그림책을 빌려왔다. 그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

천국의 발명 Heavens on Earth [내부링크]

천국이 있을까? 사후 세계가 있을까? 종교가 사람들을 지배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후 세계에 대한 믿...

'죄송하지만' & '감사합니다' I'm sorry, but... thanks [내부링크]

비교적 자주 들어 귀에 익숙한 &#x27;죄송하지만~&#x27;은 어떤 경우에 쓰는 말일까?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미술 수업1 Art class 1 [내부링크]

난생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29일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물을 그리는 수업 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