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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같은 코스를 달리면 좋은 점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에 점심을 먹고 동네 강변에서 10km를 조금 넘게 달렸다(지난주에 말한, 달리는 도중에 똥이 마려웠던 그 길이다). 날씨가 화창해서 달리기 좋았지만 이제 슬슬 날이 추워질 조짐이 보인다. 나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매번 같은 코스를 달린다. 같은 코스를 달리면 좋은 점은 뭘까. 바로 러닝 페이스 조절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달리면서 시야에 잡히는 풍경이나 코스의 상태에 익숙해지면 구간마다 페이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내가 매번 달리는 10km 코스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km를 조금 넘게 달리면 몸에 열이 오르면서 동네 강변의 산책로 입구가 보인다. 보수 공사를 한 지 오래 된 우리 동네 산책로는 군데군데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산책 나온 개와 자전거도 조심해야 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며 산책로 위에서 부지런히 발을 굴린다. 3km를 지나면 초등학교가 나오면서 직선 코스가 시작된다.

화성에 로켓을 쏘려는 남자, <일론 머스크> 독서 후기 [내부링크]

월터 아이작슨, <일론 머스크>, 안진환 옮김, 21세기북스, 2023 나는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biography)를 좋아한다. 그는 어떤 인물의 삶에서 극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다(그가 다루는 인물들의 삶 자체가 워낙 극적인 면도 있겠지만). 이번 책의 주인공인 일론 머스크의 삶도 제법 ‘한 드라마’ 한다. 남아공에서 태어난 그는 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열일곱 살에 미국 이민을 택했고, * 부모가 자식에게 이민을 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머스크는 부모에게 먼저 미국 이민을 제안했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이민에는 관심이 없어서 결국 머스크 혼자 미국으로 향했다. 어린 나이에 실로 대담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스물네 살이 되던 해인 1995년에 온라인 지도 데이터베이스 기업 ‘집투(ZIP2)’를 설립하고 4년 뒤 컴팩 컴퓨터(Compaq Computer)라는 기업에 3억 700만 달러(약 4,150억 원)에 매각해 사업 자금의 기반을

SF 소설의 미래,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내부링크]

한이솔 외 4명,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허블, 2023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수상한 중단편 SF소설을 모아 놓은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한국과학문학상은 김초엽(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 천선란(천 개의 파랑) 등의 SF 작가를 배출한 SF 신인문학상이다.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으면 좋은 점은, 뻔하지 않고 대담한 이야기를 짓는 신예 작가들의 글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몇 안 되는 사람만 알고 있는 원석의 반짝반짝한 면을 비밀스럽게 바라보는 느낌. 신예 작가들의 글은 가공되지 않았지만 때로는 정제된 보석보다 더 반짝거리는 면이 있다. 무언가 좋은 이야기를 짓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수상작품집이면 으레 실려 있는 심사평에 있다. 심사평에서는 작품의 선정 이유나 아쉬운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때문에 필력을 늘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수상작품집은 심사평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문학상 수

달콤쌉싸름한 달리기의 맛 [내부링크]

photo by Roberto American Bar 나는 어릴 때부터 달콤쌉싸름한 맛을 좋아했다. 어린이면 으레 좋아하는 신맛과 단맛을 풍기는 사탕이나 젤리는 좋아하지 않았다(비틀즈나 아이셔 같은 사탕을 왜 먹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였다). 대신 다크 초콜릿이나 말차 맛을 좋아했다. 덕분에 애늙은이 소리를 깨나 들으면서 자랐다. 다크 초콜릿과 말차 맛을 좋아하던 애늙은이는 지금까지 다크 초콜릿과 말차 맛을 즐기면서 순조롭게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다. 달콤쌉싸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닐까. 달리기를 취미로 삼으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해왔다. 다크 초콜릿과 말차와 마찬가지로 달리기 역시 신맛이나 단맛에 편향되지 않은 복합적인 맛이 났기 때문이다. 사실 달리기는 대부분 쌉쌀한 맛밖에 나지 않는다. 달리기를 마치면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눅눅하고, 입은 바짝 말라서 갈증이 난다. 달리기가 주는 달콤함이라면 몇 가지 있다. 달리기를 끝내고 마시는 음료수 한

신인류의 기원을 찾는 모험, <화석맨> 독서 후기 [내부링크]

커밋 패티슨, <화석맨>, 윤신영 옮김, 김영사, 2022 <화석맨>은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모험을 그린 책이다. 고인류학계 최고의 성과로 꼽히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일명 ‘아르디’ 화석은 인류학자들 사이에서도 화석에 대한 집념으로 악명 높은 고인류학자 팀 화이트(Tim D. White)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아르디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조상으로, 인류의 조상 중 가장 유명한 ‘루시’보다 약 100만 년 앞선 화석이다. 아르디는 무려 45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인 것이다. 팀 화이트(Tim D. White, 1950~) 현재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화석맨>은 신인류 발굴 과정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인류학자들의 모험과 경쟁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화석맨>을 쓴 커밋 패티슨은 이 책을 통해 신인류를 찾기 위한 인류학자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화석맨>을 읽고 있으면 마치 팀 화

운동의 본질 [내부링크]

아침에 동네 러닝 트랙에서 한 시간을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적막하고 무난한 러닝이었다. 잡생각이 없는 달리기는 명상을 하는 기분이다. 마치 머릿속을 디스크 조각 모음 하는 기분. 디스크 조각 모음이 이름을 바꿔서 이제는 드라이브 조각 모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쓰는 말로 나이가 들통 난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얼마 전에는 아는 동생에게 동사무소 간다고 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듣는 말이라고 놀림을 받았는데, 그럼 주민센터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주민센터도 옛말이고 행정복지센터라는 이름을 사용한 지 오래다. 맞다 맞아, 행정복지센터⋯. 입에 왜 이렇게 안 붙는지 모르겠다(줄여서 행복센터라고 부르기를 의도한 명칭 같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어째 그 의도에 잘 동참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잠깐 딴 길로 샜다. 아무튼 디스크 조각⋯아니, 드라이브 조각 모음 같은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개운하게 씻었다. 나는 달리기를 하면 심박수가 높게 나오는 편이다. 운동 중 평균 심박수

장거리 달리기를 완주하는 법 [내부링크]

이미지 출처: 본컬렉션 하프 마라톤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평소에 10km씩 달리던 거리를 조금 늘려서 12km를 달렸다. 바람이 강해서 달리기 조금 힘들었지만 몸에 바람을 맞는 기분이 시원해서 괜찮기도 했다. ‘역풍을 맞으며 하는 달리기에도 장점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달리는 와중에 새삼 교훈적인 분위기에 잠겼다. 처음 10km를 달리기로 했을 때가 생각났다. 10km는커녕 그 반절의 거리도 멈추지 않고 달려본 경험이 없었던 나는 달리기 전부터 ‘내가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애석하게도 걱정은 그대로 현실이 되었고 나의 도전은 실패했다. 달리기는 육체적인 운동이지만 정신적인 면 또한 분명한 영향을 끼친다. 달릴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우리는 육체적인 능력과는 별개로 어떤 벽에 부딪힌다. 그 벽의 이름은 ‘정신적 한계’이다.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달리는 이가 스스로 세운 벽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첫 1

구불구불한 어느 날의 오후 [내부링크]

사진 출처: 클리앙 십 년간 장롱면허였던 나는 얼마 전 중고차를 구입하고 운전을 시작했다. 열 시간의 운전 연수를 받고 선생님에게 운전에 소질 있다는 칭찬을 받았다. 자신감이 붙은 나는 문득 다음 주에 예약한 피부과가 생각났다. 한 달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타고 가서 턱수염 레이저 제모를 받는 곳이었다. 나는 결심했다. 다음 주에 직접 운전해서 피부과를 가보기로.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길이었는데, 차 안에서 노래를 들으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니 내가 드라이버가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베이스음이 내 몸을 둥둥 울렸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피부과 건물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입구와 출구가 같은 골뱅이 주차장이었는데, 주차장 천장이 나를 향해 무너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경사가 가팔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었다. 그때부터 차 안의 노래를 껐던 것 같다. 저 밑으로 출차하는 소리가 들려서 주차장에 진입하다 말고

카페에 놓인 스누피 피규어, 저작권법은? [내부링크]

한가로운 오후에 아내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볕이 잘 드는 전망 좋은 카페였는데, 테이블 옆 창틀에 스누피 피규어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스누피의 영원한 친구인 찰리 브라운도 있었다. 피규어는 사장님이 인테리어 목적으로 놓은 듯했다. 카페의 따뜻한 분위기와 어울려서 자꾸만 시선이 가는 매력적인 피규어였다. 나는 달콤한 밀크커피를 홀짝이면서 창틀에 다정하게 서 있는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를 말없이 바라봤다. 아내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혼자서 멍하니 피규어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이 피규어⋯⋯ 저작권법은 괜찮은 걸까? 아내가 화장실에서 돌아와 앉는 것을 보고 나는 질문을 던졌다. “여보, 카페 메뉴판에 스누피가 원작자의 허락 없이 그려져 있으면 저작권법에 걸릴까?” “괜찮을 것 같은데.” 나는 평소에도 아내에게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는 편이었기에 아내는 내 질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빠르게 대답했다. “나는 저작권법에 걸릴 것 같은데, 당신은 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꿈 일기를 쓰고 있다 [내부링크]

요즘 꿈 일기를 쓰고 있다. 꿈 일기는 말 그대로 꿈의 내용을 적은 일기이다. 잠에서 깬 후 꿈이 머릿속에서 휘발되기 전에 꿈의 내용을 적으면 일상의 아이디어를 붙잡는데 효과적이라는 글을 읽고(게리 베이너 척의 자기계발서였나) 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존 레논이 꿈에서 이름 모를 노래를 듣고 잠에서 깨자마자 멜로디를 기록했는데 그 곡이 <Yesterday>가 되었다는 전설적인 일화를 생각하면 꿈 일기에 대한 효용성은 그럴듯해 보인다. 그런 일화를 보며 다짐했다. 나도 꿈 일기로 팔딱팔딱 살아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캐치해야지. 아무튼 그래서 요즘 꿈 일기를 쓰고 있다. 마침 꿈도 자주 꾼다. 꿈을 자주 꾸는 편은 아니었던 내게 오랜만에 찾아온 ‘꿈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최근 꿈 일기에 기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7월 6일 목요일 좁은 집에서 끊임없이 바퀴벌레를 잡는 꿈을 꿨다. 주방 싱크대에도, 침대 위에도, 환풍구 안에도 바퀴벌레가 있었다. 바퀴벌레가 많은 것에 비해

달리다가 개를 마주쳤을 때 대처하는 법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공기가 제법 선선해졌다. 야외 활동을 산뜻하게 할 수 있는 계절이 다시 찾아와서 반갑다. 선선한 바람을 느끼기 위해 오랜만에 러닝화를 신고 밖을 나섰다. 내가 달릴 때 주로 이용하는 동네 강변의 트랙이 있다. 견주들이 개와 함께 산책하는 길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지면 그곳은 개와 산책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날이 좋은 오늘도 여지없이 동네 강변은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힘든 줄도 모르고 발을 굴렸다.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 사이를 뚫고 달리고 있는데, 멀리서 하얀 개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오는 게 보였다. 큰일 만드는 걸 싫어하는 나는(누군들 안 그러겠냐마는) 개와 견주에게 위험하지 않은 러너라는 걸 어필하기 위해 그들이 다가오는 방향과 거리를 벌려 트랙의 오른쪽으로 바짝 붙었다. 하얀 개는 주인과 함께 그대로 얌전히 걸어가나 싶었는데, 나와 거리가 좁혀지자 우렁찬 소리로 짖으며 내게 덤

러너스 하이를 처음 느낀 순간 [내부링크]

오후에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기록은 51분 38초. 달리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요즘 달릴 때마다 기록이 만족스럽다. 이십대 초반, 운동과 멀찍이 거리를 두는 초식형 인간이었던 나는 해군에 입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몸 쓰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땀 흘리는 재미를 알고부터는 근력과 유산소 가리지 않고 골고루 운동을 해오고 있다. “니, 러너스 하이라고 아나?” 해군 훈련소에서 연병장 구보를 마치고 숨을 고르던 중에 옆에 있던 동기로부터 러너스 하이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동기의 말에 따르면, 장거리 달리기를 훈련한 사람은 삼십 분에서 한 시간 정도 달리기를 지속하면 호흡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러너스 하이’ 모드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흔히들 심심풀이로 하는 구라라는 게 이런 거구나’ 동기의 말을 들으며 든 생각이었다. 몸을 굴리면 힘들어야 마땅하거늘, 달릴수록 기분이 좋아진다니. 당시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그래서 동기의 말을 가볍

달리는 도중에 똥이 마려우면⋯?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도중에 배가 아프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런 상황이 내게 예기치 않게 와버렸다. 주말에 약속이 잡혔다. 나는 주말 오후에 달리는 루틴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약속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달리기가 귀찮아질 것 같아서 오전에 짬을 내어 달리기로 했다. 숙제를 일찍 해치우는 느낌으로 말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아침 일찍 러닝화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느리게 달리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느리게 달리면 몸에 가벼운 자극이 들어가서 근육의 모세혈관이 발달하고 근지구력이 성장하는 데 좋다고 한다. 1km에 5분 20초 페이스였던 것을 5분 50초로 낮추자, 평소 달릴 때는 180 정도였던 심박수가 150까지 떨어지면서 달리는 내내 안정된 자세와 호흡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안정을 했다보다. 달리는 도중에 편안해진 아랫배가 꾸르륵, 꾸르륵 하고 비둘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화장실

자산 관리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내부링크]

로버트 기요사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안진환 옮김, 민음인, 2018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1997년에 초판을 출간한, 생각보다 오래된 자산 관리 베스트셀러이다. 다르게 말하면 오랜 기간 독자를 통해 검증받은 책이라는 뜻이다. 유명세가 너무 있는 책은 섣불리 읽지 않는 이상한 심보가 있는 나는 이 책을 의식적으로 멀리 했는데, 얼마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0주년 특별판>을 우연히 보고는 문득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펼치게 되었다.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 1947~) 이 책의 핵심은 ‘자산’을 소유하라는 것이다. 자산의 사전적 의미는 과거 거래의 결과로 미래에 효익이 예상되는 현재의 권리이다. 즉 미래에 가치가 올라가는 것들을 소유하라는 말이다. ‘말은 쉽군’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솔직한 생각이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자산을 소유하라’는 자명한 경제 진리를 실생활에 응용할 수

[97번째 헌혈]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신청 후기 [내부링크]

97번째 헌혈을 마쳤다. 나는 헌혈을 항상 왼팔로 한다. 헌혈의자에 누워있으면서 수혈 중인 왼팔을 보고 있으니 문득 이 팔에 바늘이 97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는 사실에 기이한 기분을 느꼈다. 같은 부위에 바늘을 97번 꽂으면 이렇게 영광의 상처(?)를 얻을 수 있어요 이번에 헌혈을 하면서 예전에 아내의 반대로 무산되었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신청을 하게 되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주로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되어 백혈병 완치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아주 귀중한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예전에 골수 기증이라고 부르던 것을 이제는 조혈모세포 기증이라고 부르고 있다. 과거에는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만 채취할 수 있어서 골수 기증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오늘날에는 골수 외에도 말초 조혈모세포와 제대혈 등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명칭을 바꾼 거라고 한다. 조혈모세포 기증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HLA 항

[엽편 소설] 바다에 대가리를 꽂는 새 [내부링크]

“바다에 대가리를 꽂는 새를 찾고 있다고요?” 이름 모를 행성에서 외계인이 홀로 지구를 찾아왔다. 급하게 고용한 우주인 통역사가 전달해준 말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네. 그는 지구에 서식하는 어떤 조류를 찾으러 온 것 같습니다.” 바다에 대가리를 꽂는 새. 통역사가 전달한 은유적인 문장을 해석해 보자면 외계인은 바다에 뛰어들어 물고기를 사냥하는 새를 찾고 있는 모양이었다. 통역사의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새는 물수리였는데, 외계인이 찾는 동물의 세부 정보를 전해 들었을 때(날개 길이 4~5미터, 검고 반질거리는 깃털 등) 날개 길이가 기껏해야 1.5미터에 지나지 않는 물수리는 후보선상에서 바로 제외되었다. 물수리가 아니더라도 현존하는 새 중 4미터가 넘는 날개 길이에 바다에 대가리를 꽂으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새는 없었다. 인간이 아는 한 말이다. 그가 찾는 동물은 척삭동물문 신조상목에 속하는 물수리의 오랜 조상인 듯 보였다. 우리는 외계인이 찾는 새를 자료로

[엽편 소설] 독서 모임의 러시아 요원 [내부링크]

도피 생활을 한 지 어느덧 3주가 지났다. 친구가 보낸 메시지 하나로 나의 도피 생활은 시작됐다. “Как поживаешь в последнее время?” (요즘 어떻게 지내?) 나는 러시아 연방 보안청(구 KGB)의 한국 파견 임무에 지원한 요원이었다. 3년 전 서울로 파견되고 얼마 후 이곳 독서 모임에 녹아들었다. 나는 뿌리가 한국인인, 이른바 고려인이었기 때문에 한국 현지인들과 위화감이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오랫동안 억양과 발음을 갈고 닦아서 이곳의 표준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에 내가 한국 사회에 ‘녹아들었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의 임무는 스파이가 하는 일과 다를 바 없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빼내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언론사의 객원 기자활동과 논평, 댓글공작 등으로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하고 러시아의 적국에 대해서는 악의적인 글을 퍼뜨리는 임무를 맡고 나는 이 땅을 밟았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국가보안법

[엽편 소설] Alive Note [내부링크]

그 날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아버지는 죽음은 너무도 갑작스레 일어났다. 아버지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 난동에 희생당한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아버지는 왼쪽 가슴에 세 방의 칼을 맞아 잔인하고 허무하게 죽었다. 어느덧 30년이 지난 일이었지만 그날의 충격은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아버지를 죽인 살인마가 30년의 형기를 채우고 출소했고, 같은 날 얼라이브 노트(Alive Note)는 내게 찾아왔다. 얼라이브 노트는 얇은 두께에 매트한 질감의 노트였다. 검은색 표지에는 투박하고 하얀 글씨체로 ‘ALIVE NOTE’라고 적혀 있었다. 이거 완전 데스 노트잖아? 거리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노트를 주우며 주변에 기괴한 옷차림을 하고 사과를 들고 있는 사신은 없는지 둘러봤지만 거리에는 나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조용히 노트를 펼쳤다. 노트 앞장에 적혀 있는 규칙에 따르면, 죽은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같은 사람의 이름을 노트에 적으면 그 사람을 되살릴 수 있었다. 노

[엽편 소설] 색을 잃은 갤러리 [내부링크]

미술품 갤러리에 근무하는 나는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내리고 의자에 몸을 묻었다. 그 모습을 본 동료 A군이 슬쩍 다가와 물었다. “오늘도 신호등이 헷갈렸어요?” “아니요. 오늘은 출근하기 전에 휴대폰을 못 찾아서 좀 늦었어요. 이불에 파묻혀 있는데 이불이랑 색이 어쩜 그리 똑같던지⋯. 요즘 회사 분위기도 뒤숭숭한데 이러다가는 잘리게 생겼어요.” 인류가 색을 잃은 지 6개월째였다.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색맹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상이 흑백이 되어도 잘만 사는 거 같은데 나만 적응하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지각이었다. “그러니까 전에 말한 상담 서비스 받아보라고 했잖아요. 원래 색맹이었던 사람들이 해주는 거라서 꽤 쓸만하다니까요.” “안 그래도 조만간 한번 받아야겠어요.” 색맹 생활의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면 적응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우리 회사에 있었다. 우리 회사는 나의 커리어 인생 전부를 바

[엽편 소설] 사이코(Psycho) [내부링크]

“레드벨벳 노래 ‘사이코(Psycho)’ 알아?” “알지.” “너희 커플 보면 그 노래가 생각나. 어쩜 그렇게 맨날 싸우면서 6년이나 만나는지 신기해.” 노래 가사는 자세히 몰랐던 나는 인터넷 창을 열어 검색했다. 우린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야 서로를 부서지게 그리곤 또 껴안아 ⋯ 우릴 보고 말해 자꾸 자꾸 다시 안 볼 듯 싸우다가도 붙어 다니니 말야 친구 말대로 노래 가사가 꼭 애인과 나 사이를 말하는 것 같았다. 캠퍼스에서 만난 우리는 장거리 연애를 한 지 1년 째였다. 집이 가까워 꼭 붙어 다닐 때 싸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까지 이렇게 싸울 줄은 몰랐다. 애인은 대학을 졸업하더니 전공을 살려 취업하겠다면서 자신의 고향 전주로 내려갔고 나는 신촌에 있는 작은 회사의 마케팅팀에 들어갔다. 거리가 멀어지자 애인은 서운한 게 많아지는 모양이었다. 내가 무던한 성격이어서 비교적 까다로운 애인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런 성격이어서 애인의

디스토피아 소설 <스테이션 일레븐> 추천 [내부링크]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스테이션 일레븐>, 북로드, 2016 <스테이션 일레븐>은 치사율 99%에 육박하는 ‘조지아 독감’이라는 전염병이 전세계를 휩쓴 이후의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다. 사건마다 중심인물이 바뀌고 시점 역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게 요즘 소설의 유행인가보다. <스테이션 일레븐> 역시 이런 방식으로 쓰여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고 소설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이렇게 쓰인 소설에는 장점이 있다. 인물과 시간을 넘나드는 전개에 일단 적응을 하면 머릿속에서는 그만큼 극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인 셈이다. 드라마 <스테이션 일레븐>, 이미지 출처: 왓챠 작가의 필력이 좋은 덕분인지 소설의 분위기가 머릿속에 잘 그려져서 영화나 드라마로 나와도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왕좌의 게임>과 <체르노빌>로 유명한 HBO 채널에서 2021년에 드라마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왓챠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스테이션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 후기, 하프마라톤 서브2 달성 [내부링크]

마라톤 대회 전날 대회장 근처의 사우나에서 잤는데 기대감 때문인지 쉽게 잠들지 못했다. 결국 네 시간 남짓 자고 멍한 기운으로 일어났다. 사우나에서 나오면서 오늘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탄수화물 축적을 위해 일어나자마자 빵과 우유를 먹고, 사우나에서 개운하게 씻고 선크림을 꼼꼼히 바르고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으로 향했다. 현장의 수많은 인파를 보니 압도되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곧 시작할 대회가 기대되었다. 한강공원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물품 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개회식을 보고 있으니 어느덧 마라톤 대회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는 아홉시 조금 넘어서 시작됐다. 처음으로 하프 마라톤 대회를 참여하고 페이스 메이커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오버 페이스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앞사람만 부지런히 좇다 보니 나는 어느덧 개인 최고기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내 앞에 뛰는 사람 하나하나는 나의 경쟁자가 아닌 러닝

[엽편 소설] 적당한 미래 [내부링크]

암 선고는 어느 날 내게 아무런 기미 없이 내려졌다. 5년 생존율이 1% 안팎이라는 췌장암 말기였다. 운명은 얄궂게도 말기 암 선고와 동시에 내게 초월자를 내려주었다. 하늘에서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지상으로 미끄러지듯 강림한 초월자는 자신을 ‘시간의 절대자’라고 소개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 단 한 번, 원하는 시간으로 이동할 기회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인간들이 같은 질문을 하도 많이 해대서 미리 말하는데, 너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건 전생의 업보 따위나 쌓아놓은 선량함 때문이 아니야. 나는 그저 행운의 절대자의 주문으로 너에게 기회를 주러 온 거야. 너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행운의 그물망에 걸린 것뿐이지.” 꿈도 희망도 남아있지 않은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였다. 이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수는 없었기에 나는 시간의 절대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말기 암을 완벽하게 치료하기 위해서 적어도 몇 년 후의 미래로 이동해야 되는지 알

[엽편 소설] 피의 신혼여행 [내부링크]

“미쳤어 당신? 이 돈이 어떤 돈인지 알고 쓰려고 해?” 우연히 주운 500만원으로 신혼여행을 가자는 말에 아내는 기겁했다. 동네 건물의 소화전 안에서 피 묻은 돈봉투를 주웠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을 때 아내는 놀라면서도 내심 기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아내가 남의 돈을 덥석 쓰는 것에 꺼림칙한 반응을 보이자 나는 쐐기를 박는 심정으로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보, 우리 결혼하고 돈 버느라 서로 주말에만 겨우 얼굴 보면서 지금까지 아득바득 살았잖아. 나는 이 돈, 하늘에서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이라고 생각해.” “그래도⋯ 당신은 겁도 없어?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CCTV 없는 건물 안에서 나온 돈이라 우리만 조용히 하면 들킬 일 없을 거야. 요즘 마약을 사고파는 사람이 많다던데 그들이 던지기한 돈을 내가 우연히 찾은 것 같아. 당신도 알겠지만 나도 매운맛 쓴맛 다 겪어 본 사람이야. 솔직히 말하면 눈 먼 돈 우연히 얻는 거, 큰 잘못 아니라고 생각해.” 고개를 떨구며 망

음표 사이의 쉼표가 음악을 만든다 [내부링크]

“텅- 텅- 터덜, 터덜.” 도서관 열람실의 문 닫히는 소리가 십 분 간격으로 울린다. 도서관에 있는 문 치고는 제법 기세 좋은 소리다. 손님이 북적이는 식당에 있어야 할 문이 여기 잘못 설치된 것 같기도 하다. 간간이 오고가는 도서관 이용객들은 그렇다 쳐도 열람실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이 소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이 없는 걸까. 딱히 책망하려고 하는 소리는 아니고, 열람실 문이 여닫히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저 원초적인 궁금증이 머릿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을 뿐이다. 텅- 텅- 터덜, 터덜. 텅- 텅- 터덜, 터덜. 책상 칸막이에 파묻혀 두어 시간 책을 읽고 있으니 어느새 열람실 문소리는 백색 소음의 하나가 되어 마치 처마에 앉은 먼지가 눈에 띄지 않듯이 내 의식 속에서 희미하게 사라졌다. 터덜터덜 하는 문소리는 창문 밖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 건너편 책상에서 마우스를 딸깍이는 소리와 하나가 되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서관의 적당한 산만함을 즐기고 있었다. 편안한 무의

여의도 벚꽃 마라톤 D-3, 하프마라톤 대회 준비물과 전략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한 달 전에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달리면서 하프마라톤에 맞는 몸을 길들이다 보니 어느덧 대회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12km 러닝,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 신청 올해 4월 23일 일요일에 열리는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다. 이번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처음... blog.naver.com 이번 기회에 하프마라톤 대회 당일에 필요한 전략과 준비물에 대해 정리해봤다.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마라톤 사이트인 ‘마라톤 온라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전국의 모든 마라톤 대회 일정을 알고 싶거나, 러닝 훈련을 전략적으로 하고 싶다면 이 사이트를 강력 추천한다. 마라톤 온라인(Marathon Online in English) 마라톤의 A부터 Z까지, 대회일정, 훈련법, English Service is Available marathon.pe.kr 마라톤 대회 준비물 아래는 내가 대회 당일에

<아무튼, 잠> 독서 후기, 본격 잠 예찬 에세이 책 추천 [내부링크]

정희재, <아무튼 잠>, 제철소, 2022 정희재 작가의 본격 잠 예찬 에세이, <아무튼, 잠>을 읽었다. 잠덕후가 쓴 에세이는 처음 읽어봐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잠 때문에 갖은 문제를 겪으면서도 스스로 잠을 이토록 좋아한다고 자부하듯 말한다. 잠을 오래 자느라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못 갈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잠을 향한 사랑은 무섭기까지 하다. 잠이 좋으니 누워서 하루 종일 잠에 빠지고 싶다는 내용으로만 이 책이 채워진 건 아니다. 이 책의 핵심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려있는 잠에 대한 인식을 깨부순다는 데 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인 ‘사당오락(四當五落)’이나,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은 미련하다는 표현이 만연할 만큼 우리나라는 잠에 대해 유독 인색한 편이다. <아무튼, 잠>을 읽으면서 언젠가 읽었던 매슈 워커의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가 떠올랐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독서 후기, 수면습관과 쇼트 슬리퍼에 대한 오해 우리

10km 러닝, 역풍을 맞이하는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토요일 오전에 러닝화 끈을 바짝 매고 밖을 나와 10km를 달렸다. 계절이 바뀌려나보다. 요즘 들어 바람이 많이 불고 구름도 바삐 움직인다. 오늘도 역시 바람 때문에 달리기가 힘들었다. 역풍을 맞으면서 5km를 힘겹게 달리고 반환점을 돌아서 달리는데 역풍이 어김없이 내 몸을 덮쳤다. ‘역풍을 맞는 방향의 반대로 달리면 순풍이 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심 짜증이 났다. 바람에 저항하는 몸을 이끌면서 달리기를 마칠 즈음에는 ‘바람이 언제 그치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약간의 오기까지 생겼다. ‘44분의 법칙’이 있다. 자신이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이 44분을 가리킨다고 착각한다는 법칙이다. 심리학 용어로는 ‘선택적 기억’, ‘인지 편향’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시간을 하루에 수십 번 보면서도 특정한 패턴이나 의미가 있는 시간만 뇌리에 남아서 생기는 결과다. 그렇다. 우리 뇌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역풍에 불평하며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일본 소설 추천 [내부링크]

나쓰메 소세키, <마음>,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6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을 읽었다. <마음>은 나쓰메 소세키가 1914년 4월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4개월 간 도쿄아사히신문(東京朝日新聞)과 오사카아사히신문(大阪朝日新聞)에 연재한 소설이다. 일본 최고의 문인으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아사히 신문이 선정한 ‘지난 천 년간 일본 최고의 문인’, 출처: 나무위키 <마음>은 주인공과 친분이 있는 선생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선생님에 대한 동경심과 호기심으로 선생님과의 관계를 이어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생님은 그에게 깊은 마음을 내주지 않는다. 주인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 심지어 자신의 아내한테까지도 언제나 일정 거리를 두는 선생님의 태도는 주인공이 보기에 미스터리하기만 하다. 이후 주인공의 아버지가 죽은 일을 계기로 주인공은 선생님에게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는 선생님과 어릴 적 같은 하숙집에서 지낸 절친 ‘K

12km 러닝,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 신청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올해 4월 23일 일요일에 열리는 여의도 벚꽃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다. 이번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처음으로 오프라인 대회에 나가는 거라서 설레는 마음이다. 열심히 준비해야지. 사실 작년 11월에 열리는 안산 마라톤 대회를 신청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대회가 취소되고 말았다. 같은 날 열리는 서울 JTBC 마라톤 대회는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더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출발 전에 참가자들이 묵념하는 조건으로 대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러닝 후기, 할로윈 참사와 롯데월드 무료개장의 기억 일요일 오전에 산책로에서 10km를 달렸다. 이제 11월인데 아직도 해가 뜨면 날씨가 달아오른다. 일교차가 ... blog.naver.com 이제 4월까지 장거리 달리기에 맞는 몸으로 부지런히 길들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평소보다 먼 거리를 느린 속도로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을 했다.

원페이지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한단설) 수상 후기 [내부링크]

내가 4년째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곁다리 프로젝트로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열어서 한 달 동안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다. 거기서 ‘나는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를 주제로 짧은 소설을 쓴 적이 있다. 글쓰기 모임 멤버들하고만 보는 게 아까워서 블로그에도 올렸었다. [엽편 소설] 빛의 고향 나는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 깨어나 보니 울창하고 고요한 숲이었다. 눈을 뜨니 이름 모를 방이었다던가 하... blog.naver.com 한 달 간의 힘들고도 짜릿한 투고 릴레이를 마치고 다시 흐리멍덩한 일상을 보내던 중에 1pagestory(원페이지스토리)라는 글쓰기 플랫폼에서 짧은 소설을 공모하길래 글쓰기 모임에서 썼던 소설을 조금 손봐서 투고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없어서 금방 잊고 지냈는데, 얼마 전 ‘한페이지 단편 소설 공모전(줄여서 한단설)‘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No.1038 빛의 고향 – 1pagestory No.1038 빛의 고향 나는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 깨어나 보

[엽편 소설] 빛의 고향 [내부링크]

나는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 깨어나 보니 울창하고 고요한 숲이었다. 눈을 뜨니 이름 모를 방이었다던가 하는 얘기는 익숙했지만 숲속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은 이상했다. 움직일 때마다 울리는 기계음, 피부를 긁으면 일어나는 스파크 같은 것들이 내가 누구인지 설명하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로봇이다. 팔다리는 멀쩡한 걸 보니 쓸모없는 상태로 버려진 건 아닌 듯 했다. 치매 환자에게 아주 오랜 기억만 남은 것처럼 내게도 태초의 기억만이 남았다. 내가 태어나던 날 소프트웨어를 설정하기 위해 열렸던 가슴 쪽의 덮개를 기억했다. 나는 주저 없이 그 덮개를 열었다. 그 안에는 나에 대한 설정값을 입력하기 편하도록 마련된 저전력 모니터가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모니터 옆에는 몇 개의 조그마한 버튼이 있었다. 그것들은 유사시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축명령 버튼이었다. 그중 버튼 하나가 혼자 눌려 있었다. ‘수동 대기 상태‘ 버튼. 당분간 움직일 필요가 없거나 전력 소모를

[엽편 소설] 의자는 밤에 무슨 생각을 할까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 어딘가에 거주하고 있는 의자입니다. 평택에서 만들어진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여기 온 지 3년이나 되었네요. 의자로서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참 세월무상입니다. 의자에게도 눈이 달려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의자의 신이 저희에게 영혼을 불어넣을 때 눈도 같이 달아준다는 얘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라 썩 와 닿지는 않고요, 그저 어느 날 깨어났더니 뜰 눈이 있었다, 라는 정도로만 얘기하고 싶네요. 아무튼 그 눈으로 공장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일어난 모든 일을 목격했지요. 공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불량품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버려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잘 만들어져서 지금 이 자리에 있네요. 박스에서 나와 처음으로 주인님의 몸을 받치던 순간에는 어찌나 감개무량하던지요. 저 같이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등받이의 모서리 끝에 눈이 달려 있어서 주인님이 의자에 앉아서 하는 여러 일들을 목격합니다. 세월무상이나 감개무량이라는 말도 주인님의

&lt;쓸 만한 인간&gt;, 배우 박정민의 에세이 [내부링크]

박정민, <쓸 만한 인간>, 상상출판, 2019 배우 박정민의 에세이 <쓸 만한 인간>을 읽었다. <쓸 만한 인간>은 박정민이 배우가 되기 전 자신의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을 엮은 책이다. 그 속에는 고려대 인문학부를 중퇴하고 연기의 꿈을 품고서 한예종 연극원에 입학한 일화, 데뷔작 <파수꾼>을 준비하고 마무리한 뒤의 감상 등이 녹아있다. 박정민(1987~) 박정민의 에세이는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요즘은 특히 가볍고 담백한 에세이가 끌린다. 소설은 작가가 설계한 깊은 세계로 푹 빠지는 것을 좋아하지만, 에세이만큼은 스낵을 먹는 느낌으로 가볍게 즐기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진다. 박정민은 한예종 연기과에서 처음 들었던 가르침을 이 책에서 밝혔다. ‘잘 들어라.’ 박정민은 연기에서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처음 깨달았다. 주변에 귀 기울이지 않은 연기를 ‘혼자 하는 연기’라고들 하고, 배우가 긴장하면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그 ‘혼자 하는 연기’라는 것이다. 박정민은 잘 듣

[엽편 소설] 우산을 쓴 사내 [내부링크]

한 사내가 우산을 쓰고 있었다. 자기 몸에 꼭 맞는 크기의 검은색 우산이었다. 그런 적당함이 오히려 사내의 모습을 더욱 눈에 띄게 만들었다. 그날은 비가 올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청명한 가을 날씨였기 때문이다. 사내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행인 한 명과 마주쳤다. 행인은 우산을 쓰고 있는 사내를 보고 물었다. “이처럼 맑은 날에 무슨 이유로 우산을 쓰고 계십니까?” “항상 우산을 쓰고 다니면 일기예보를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오.” 사내의 대답에 행인은 당황한 내색을 감추고는 다시 물었다. “오늘처럼 맑은 날에 계속 우산을 쓰고 다니는 것보다는 잠깐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가벼운 몸으로 다니는 게 덜 번거롭지 않겠습니까?” “번거로움은 사람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지. 나는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보다 우산을 쓰고 다니는 편이 훨씬 수월하오.” 알 수 없는 사내의 대답에 행인은 혹시나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어 결례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살폈다. 예를 들면 사내의 몸에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

10km 달리기, 바쁜 와중에도 달리는 이유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친구와의 저녁 약속, 카페 주말 근무, 토요일 독서 모임⋯. 연초부터 주말마다 약속이 있어서 달리기에 집중을 못했다. 내 인생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든가 돈이 부족하든가 둘 중 하나의 상태였는데, 요즘은 확실히 돈보다는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지냈다. 둘 다 부족하지 않는 날은 언제 올까⋯⋯. 오긴 올까? 주말에 달리기는 어렵겠다 싶어서 평일에 짬을 내어 오랜만에 러닝 트랙을 밟았다. 10km를 달리는 건 오랜만이라 몸이 따라줄까 걱정했는데 나름 1700km 가까이 달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큰 어려움 없이 달리기를 마칠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내가 시간을 들여서 달리는 이유는 뭘까. 내가 몇 주 전부터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이 있다. 그 모임에서 우산을 주제로 짧은 소설을 쓴 적이 있는데, 소설에는 맑은 날에도 우산을 쓰고 다니는 고집 있는 사내가 등장한다. 지나가는 행인의 집요한 참견에도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맑은 하늘 아래서

주말 10km 러닝, 운동 적정 심박수 찾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일요일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고 밖에서 10km를 달렸다. 요즘 달릴 때마다 심박수가 높게 나오는 것 같아서 심박수를 늦추려고 노력 중이다. 빠르게 달리려는 욕심은 내려놓고 평균 심박수가 180 언저리에 머물 때까지 속도를 조금씩 늦추고 있다. 러너스 하이를 느껴본 지도 1년이 넘었다. 러너스 하이는 러닝을 일정 시간 지속했을 때 밀려오는 고조되는 감각을 의미한다. 러너스 하이의 고조감은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느끼는 감각과 비슷하다고 한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달리기를 하면 러너스 하이를 느낄 확률도 높아지는데, 그걸 느껴본 지가 1년이 넘었다는 건 그만큼 내가 오버 페이스를 오랫동안 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러닝을 포함한 운동의 적정 심박수를 구하는 간단한 공식은 21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는 것이다. 그러면 20대의 운동 적정 심박수는 190대, 30대는 180대, 40대는 170대가 된다. 1년 전

너의 재즈 같은 삶을 응원해 [내부링크]

안녕, 너는 오랫동안 인생은 클래식 같은 거라고 생각했지. 클래식 음악은 악보를 충실하게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 음악이 일단 시작되면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음악에 약간의 뉘앙스를 가미하는 것 말고는 악보에서 벗어나는 변주는 허용되지 않아.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연주자가 어느 구간에 어떤 방식으로 뉘앙스를 가미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그 뉘앙스조차 오묘하지. 철학자 데이비드 소로는 말했어. 구식은 모든 세대가 비웃지만, 클래식은 인류사와 함께 영속한다고. 비록 소로가 말하는 클래식은 음악 분야를 넘어선 포괄적인 개념에서의 클래식을 의미하지만, 너 역시 그가 말하는 것처럼 영속하는 가치를 믿었잖아.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 영원한 가치를. 클래식 음악에서 악보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받들어 연주하는 것처럼 너 역시 무언가를 받들고 그것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만이 길인 줄 알았어. 주어진 악장을 꾸역꾸역 연주하면서도 이걸 연주하는 게 맞는지, 연주가 끝나면 사람들이

8km 러닝 후기, 달리기 도중에 신호(?)가 올 때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에는 잡혀있는 약속 때문에 달리기를 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숙제를 미리 해치우는 느낌으로 목요일 아침에 나와서 집 근처를 천천히 달렸다. 저번에 블로그에 말했다시피 요즘은 느리게 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달리는 속도를 확 낮춰봤는데, 그래서인지 심박수가 많이 안정되었다. 1km에 5‘22“(5분 22초) 페이스였던 것을 5’48”로 확 낮추자 심박수 역시 187에서 150 정도로 떨어지면서 달리는 내내 안정된 자세와 호흡을 유지할 수 있었다. 주말 10km 러닝, 운동 적정 심박수 찾기 일요일에 눈을 뜨자마자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고 밖에서 10km를 달렸다. 요즘 달릴 때마다 심박수가 높게 ... blog.naver.com 그런데 너무 안정을 해서 그런가⋯⋯ 달리는 도중에 아랫배가 꾸르륵, 하고 비둘기 소리를 내더니 “주인님, 얼른 화장실에 가서 큰일을 치러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고 신호를 보냈다. 달리기를 한지 3년

&lt;최선의 삶&gt;,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임솔아 중편소설 [내부링크]

임솔아, <최선의 삶>, 문학동네, 2015 <최선의 삶>은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한 중편소설이다. 중편소설은 200자 원고지 200매 이상 500매 이내 길이의,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의 중간 분량에 해당하는 소설을 말한다. 중편소설은 단편소설의 통일된 인상과 효과를 가지는 동시에 장편소설이 추구하는 역사성과 삶의 전체적인 의미 또한 지니는 특징이 있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얼마 전에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너무 지루하지 않은 적당한 분량 덕분이었는데, <최선의 삶> 역시 <위대한 개츠비>와 비슷한 분량이어서 자기 전에 조금씩 읽으면서 무리하지 않고 며칠 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잘 표현한 소설' <최선의 삶>의 첫인상이다. 소설의 주인공 강이, 소영, 아람 셋은 그들에게는 전부인 친구라는 세상 속에서 그들끼리 편을 가르고, 화해하고, 우정을 다진다. 학생들이 뭉쳐서 가출과 귀가를 반복하는 모습에 이렇다 할 이유가

2022 내가 읽은 올해의 책 BEST 5 [내부링크]

읽은 책을 엑셀에 정리해둔다는 장강명 작가의 글을 읽고(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영감을 받아서 작년부터 독서 기록을 엑셀에 정리하고 있다. 2021 내가 읽은 올해의 책 BEST 5 읽은 책을 엑셀에 정리해둔다는 장강명 작가의 글을 읽었다(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中). 거기에 ... blog.naver.com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 5권을 뽑아봤다. 다만 번호는 마음대로 붙인 거라서 BEST 5의 번호는 추천도나 순위와는 상관이 없다. 1. 장류진, <달까지 가자> 장류진, <달까지 가자>, 창비, 2021 장류진의 데뷔작이자 단편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재밌게 읽었던 나는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반가운 마음으로 책방에 가서 장류진의 신작을 집었다. 그렇게 <달까지 가자>를 만났다. <달까지 가자>의 주인공 정다해와 강은상, 정지송은 같은 회사의 동료이자 회사에서 ‘비공채 출신 3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러닝 후기] 2주 만에 10km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고대하던 안산 마라톤 대회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취소되면서 달리기에 흥미를 잠시 잃었다. 직접 신청한 첫 오프라인 대회였기 때문에 한 달에 80km씩 달리고 발목 강화 운동도 병행하면서 나름 진지한 자세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만큼 대회 취소 소식을 들었을 때 아쉬움이 있었고, 같은 날 열리는 다른 지역의 마라톤 대회는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상대적 아쉬움이 덤으로 몰려왔다. 아쉬움이 내 안의 무력감을 키운 걸까. 대회 일정이 지나고 달려야 하는 날이 올 때면 여러 이유를 갖다 대면서 달리는 걸 자꾸만 미뤘다. 주말에는 약속이 있어서 미루고 평일에는 귀찮아서 미루다가 드디어 오늘, 2주 만에 러닝화를 신고 나와서 10km를 달렸다. 오랜만의 달리기라 몸이 적응을 하려나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몸이 가벼웠다. 햇볕은 조금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서 제법 상쾌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었다. 게으름을 물리치고 나오기를 잘했다

10km 아침 러닝, 운동의 본질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아침에 동네 러닝 트랙에서 10km를 달렸다. 한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달렸다. 무난하고 적막한 러닝이었다. 잡생각이 없는 러닝은 명상을 하는 기분이다. 마치 머릿속을 디스크 조각 모음 하는 기분. 디스크 조각 모음이 이름을 바꿔서 이제는 드라이브 조각 모음으로 부른다고 한다. 말을 아껴야겠다. 얼마 전에 아는 사람에게 동사무소 간다고 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듣는 말이라고 놀림을 받았는데, 그럼 주민센터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주민센터도 옛말이고 ‘행정복지센터’라는 이름을 사용한 지 오래다. 맞아 맞아, 행정복지센터⋯⋯. 입에 왜 이렇게 안 붙는지 모르겠다. 쓰는 말로 나이가 들통난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아무튼 디스크 아니, 드라이브 조각 모음 같은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개운하게 씻었다. 요즘 달리기를 하면 심박수가 높게 나온다. 내가 달릴 때 심박수가 높은 편이라는 것을 이웃 블로거들의 러닝 기록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10km 달리기]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발톱에 피가 차서 한동안 달리기를 쉬었다. 피부과 의사 선생님이 말하기를, 발톱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주면 피가 찰 수 있다고 한다. 발톱 무좀도 있다고 해서 약을 처방받고 다소 심란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왔다. 2주 동안 부지런히 사포줄로 다듬고 약을 바르니 두꺼웠던 발톱이 얇아지고 파랗게 질렸던 부분에 피가 빠지면서 발톱이 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붙어서 오랜만에 러닝화를 신고 밖을 나섰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요즘같이 살을 애는 듯한 날씨에 성급하게 달리다간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다.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몸의 열을 충분히 올리고 나서 10km를 달렸다. 겨울에 달리면 몸 안쪽에서부터 오르는 열을 밖의 찬 공기가 눌러주면서 몸은 꽤 효율적인 공냉(空冷) 모드가 된다. 내가 겨울 러닝을 좋아하는 이유다. 원체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인지라 정신을 아득하게 만드는 더운 날씨보다는 차라리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가 좋다. 그

&lt;작가의 마감&gt; 독서 후기, 나쓰메 소세키의 글쓰기 [내부링크]

나쓰메 소세키 외, <작가의 마감>, 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2021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 분투기, <작가의 마감>을 읽었다.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일본 작가들이 마감을 앞두고 넋두리한 글을 모아 놓은 희한한 책이다. 길게는 100년 전에 활동했던 일본 작가들이 늘어놓은 하소연을 보고 있으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 “원고를 쓰려고 마음먹은 날이 되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위경련이 일었다.” - 사카구치 안고 “쓸 수 없는 날에는 아무리 해도 글이 써지지 않는다. 나는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화장실 안이다. 아니, 볼일도 없는데 여긴 뭐 하러 들어왔지.” - 요코미쓰 리이치 “14일에 원고를 마감하라는 분부가 있었습니다만, 14일까지는 어렵겠습니다. 17일이 일요일이니 17일 또는 18일로 합시다.” - 나쓰메 소세키 오늘날 우리가 읽는 대가들의 글은 수많은 넋두리와 정제 과정을 거쳐서 탄생되었다는 사실,

11km 러닝 후기, 수족냉증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겨울은 수족냉증이 있는 러너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수족냉증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발이 찬 거야 몇 키로 참고 뛰면 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그건 수족냉증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날, 장갑을 깜박하고 러닝을 나선 적이 있다. 달리기를 막 시작해서 재미를 붙이고 있던 참이었기에 나는 장갑정도는 없이 달려도 괜찮겠다고 (섣불리) 판단했다. 10km를 목표로 달리기를 시작한 나는 결국 반도 못 달리고 포기를 선언했다. 이유는 손이 시려서. 다리 근육이 뭉쳐서도 아니고, 숨이 차서도 아니고, 손이 미치도록 시려서 달리기를 그만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당시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달리면서 손에 입김도 불어보고 손이 빨개져라 박수도 쳐봤지만(손이 얼어서 이미 빨개져 있긴 했지만) 모든 노력은 소용없었다. 얼음을 움켜쥔 듯 손이 차더니 나중에는 피가 안 통하는지 찌릿찌릿

2023년 새해맞이 달리기, 10km 러닝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연말이라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날이 춥다는 핑계로, 길에 쌓인 눈이 녹지 않았다는 핑계로 한동안 달리기를 미뤘다. 작년에는 눈길에서 달리고 블로그에 자랑하듯 포스팅까지 했음에도 올해에는 온갖 이유를 끌어다 쓰면서 마치 빚 독촉에 시달리는 채무자의 마음으로 달리기를 미루고 또 미뤘다. [러닝 기록] 눈 오는 날 10km 달리기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어젯밤에 눈이 내려서 오늘 밖에서 달릴 수 있을까 ... blog.naver.com 그렇게 새해가 찾아왔다. 새해가 찾아온다고 게으른 사람이 번쩍, 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바뀌는 건 아니었기에 나는 1월 1일 역시 그동안 거쳐 온 수많은 날과 마찬가지로 집에서 물먹은 미역처럼 널브러졌다. 2023년의 첫날은 마침 일요일이었기에 스스로 안락할 권리를 더욱 합리화할 수 있었다. 나는 아침부터 소파에 누워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속에서 마음껏 헤엄쳤다. 그렇게 집에

&lt;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gt; 박상영 에세이 추천 [내부링크]

박상영,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한겨레출판, 2020 박상영 작가의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읽었다. 자신에 대한 혐오를 고백하는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글이었다. 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글을 솔직하게 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박상영 작가는 회사원이었던 시절에 새벽마다 일어나서 회사 앞 카페에서 출근하기 전까지 소설을 썼다고 한다. 작가를 꿈꾸는 한 사람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의 기회를 가졌다. 이 정도는 해야 작가 하는구나, 라는 반성. 박상영 작가는 직장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다가 본격적인 글쓰기를 위해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퇴사를 결심하는 마음이란 어떤 걸까. 김영하 작가도 글을 쓰기 위해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귀를 뚫었다고 하는데(당시에는 남자가 귀를 뚫으면 취업길이 막혔다고 한다), 이토록 치열하게 글을 쓸 이유가 있을까 싶으면서도 이

10km 러닝 후기, 달리기 권태기를 극복하는 법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달리기 권태기가 왔나 보다. 점심 먹기 전에 달리려던 것을 미루고 미루다가 느지막한 오후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와서 집 근처를 어슬렁 달렸다.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언젠가 내가 7년 동안 쓰고 있는 일기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올해로 8년이 되었다). 2016~2022 나의 일기 변화 과정, 일기를 쓰고 느낀 점 언제부턴가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중간에 일... blog.naver.com 일기를 쓰다 보면 분명 귀찮을 때도 있지만, 일기 쓰는 형식을 정해놓으면 귀찮을 때나 쓸 말이 없을 때도 일기쓰기가 한결 쉬워진다. 나는 일기에 기본적으로 오늘 무얼 했는지와 무얼 먹었는지를 적는다. 쓸 게 아무리 없는 날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날은 없기 때문에 이런 형식을 정해 놓으면 일기에 뭐라도 적을 수 있다. 무얼 했는지, 무얼 먹었는지

책은 기호식품이다 [브런치북 에세이] [내부링크]

기호식품은 독특한 향이나 맛이 있어서 사람들이 즐기는 식품이다. 기호식품의 특징은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지나가는 글에서 우연히 기호식품의 사전적 정의를 보고, 문득 독서는 기호식품 같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고 권하는 사람은 많지만, 딸기맛 젤리를 반드시 챙겨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아마도). 젤리는 그 치명적인 딸기맛 때문에, 특유의 쫀득거리는 식감 때문에 먹는 것이다. 영양가 따위를 생각한다면 젤리의 맛에 푹 빠지기는 힘들 것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독서의 의미라던가 독서의 효과를 따진다면 독서에 맛을 들이기는 힘들다. 머리말에서 말했듯이 독서는 재미로 하는 것이다. 학생 때 수없이 했던 의무적인 독서에서 벗어나 성인이 되고부터는 독서를 더더욱 재미로 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세상에 필독서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반드시 읽어야 할 100대 필독서’ 같은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남

흐리다며⋯ 날씨 흐리다며⋯, 7km 러닝 후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러닝화를 신고 나와서 동네 산책로를 달렸다. 10km 달리기가 목표였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7km를 달리고 러닝을 마쳤다. 3주 전에는 날이 꽤 선선해서 가을이 바짝 다가온 것 같다는 글을 썼는데, 오늘은 방심하고 나왔다가 상상도 못한 땡볕에 제대로 당했다. 10km 러닝 후기, 가을이 온다 낮잠을 세 시간이나 자버렸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스트레칭을 하고 나와서 동네 하천의 산책로를 ... blog.naver.com 오후 내내 흐릴 예정이라는 일기예보까지 확인하고 나온 터라 새삼 배신감까지 들었다. 5km 반환점을 돌기 전부터 등이 바짝바짝 타는 듯한 작열감과 함께 갈증이 느껴졌다. 9월에 찾아온 이 갑작스런 더위는 정체가 뭐란 말인가.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이번 더위는 11년 만에 찾아온 가을폭염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이상 기후의 일종일까. 일기예보관이 날씨를 예측하기 힘든 시대가 점점 다가오

하프 마라톤 대회 신청, 12km 러닝 LSD 훈련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날씨가 구름 없이 청명하고 하늘이 높다. 지난주에 예상치 못한 가을 폭염에 호되게 당하고 10km 완주를 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번 주말은 날이 선선하고 해가 따갑지 않아서 달리기에 좋았다. 이제는 드디어, 진짜로 가을이다. 흐리다며⋯ 날씨 흐리다며⋯, 7km 러닝 후기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러닝화를 신고 나와서 동네 산책로를 달렸다. 10km 달리기가 목표였는데 날씨가 ... blog.naver.com 오랜만에 LSD 훈련을 했다. LSD는 ‘Long Slow Distance’의 약자로, 천천히 먼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말한다. 심박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평소보다 먼 거리를 달리는 게 LSD 훈련의 핵심이다. 날이 선선해서 그런지 달리는 내내 심박수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평소보다 2~3km를 더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러닝을 마치고도 근육이 심하게 당기지 않고 호흡이 편안했다. 내 몸의 컨디션과 달리는 환경이 알맞은 것에

마라톤 대회 준비, 아침 10km 러닝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나와서 10km를 달렸다. 아침 러닝에 적응이 안 돼서 몸이 삐걱거릴까봐 걱정했는데, 날씨도 선선하고 컨디션도 좋아서 꽤 괜찮은 러닝 기록이 나왔다. 러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땀에 젖은 몸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만족스러운 러닝이었다. 11월 6일에 열리는 2022 안산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달리기에 익숙한 몸을 차근차근 만들고 있다. 주말에만 한 번씩 달리던 빈도를 주2회로 늘리고 발목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 좋은 러닝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케이던스(1분당 발을 구르는 횟수)를 높이는 게 중요한데, 높은 케이던스는 튼튼한 발목이 받쳐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프 마라톤 대회 신청, 12km 러닝 LSD 훈련 날씨가 구름 없이 청명하고 하늘이 높다. 지난주에 예상치 못한 가을 폭염에 호되게 당하고 10km 완주를 하... blog.naver.com 달리기도 의

빗속에서 10km 러닝, 첫 우중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이었다. 날이 개고 나서 달리려고 오후까지 창밖을 두리번거리며 기다렸는데, 뒤늦게 일기예보를 보니 주말 내내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다. 비 오는 날 달려본 적은 없는데, 달리기를 거르고 싶진 않고⋯⋯ 해서 처음으로 우중런(雨中Run)을 결심하고 모자를 챙겨서 밖을 나왔다. 안경이 젖는 걸 막기 위해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비 오는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우려했던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비가 얼굴을 때려서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든가, 트랙에 고여 있는 물웅덩이 때문에 달리기 힘들다든가 하는 문제들 말이다. 다만 우려하지 않았던,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는 있었다. 우선 비에 젖은 얼굴이 미끄러워서 안경이 틈만 나면 흘러내렸다. 마지막 2km를 남기고는 안경에 기름칠을 해놓은 것처럼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흘러서 안경을 눈에 박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침 15km 러닝, 마라톤 대회를 향해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잠기운을 물리치고 밖으로 나와서 15km를 달렸다. 원래는 10km를 달릴 계획이었는데 생각을 바꿔서 15km를 달렸다. 컨디션이 생각보다 괜찮았고, 마라톤 대회가 3주 밖에 안 남기도 해서 장거리 달리기에 몸을 길들일 겸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5km를 더 달렸다. 산책로에 달리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저들도 나처럼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일까, 그냥 날씨가 좋아서 달리는 걸까, 목줄을 잡고 달리는 저 아저씨는 개가 달려서 달리는 걸까, 아저씨가 달려서 개가 달리는 걸까⋯⋯ 알 수 없는 질문들을 머릿속에 가득 머금은 채 묵묵히 발을 굴렸다. 마라톤 대회랑 달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요즘은 아침에만 나와서 달리고 있다. 몇 번 달리면 익숙해지겠지 싶었는데 아직 아침에 달리면 몸이 적응을 못해서 삐걱대는 느낌이다. 커피 한 잔만 들이키고 공복에 달려서 그런 걸까. 다음에는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먹고 달려야겠다. 아침

모두가 각자의 삶을 편집한다 [주간 에세이] [내부링크]

epicantus, 출처 Unsplash 모두가 자신의 삶을 편집하느라 바쁜 시대다. 각자의 변변찮은 삶을 자르고 이어 붙여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세상에 내보낸다. 나 역시 다르지 않지만, 그걸 알면서도 가끔은 남들의 그럴싸한 편집본에 주눅들 때가 있다. 한가한 시간이면 무의식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켠다. 스크롤을 내리며 지인들의 근황을 확인한다. 아는 동생이 결혼을 하나 보다. 요즘 유행한다는 브라이덜 샤워도 하고, 준비 과정이 꽤 화려하다. 문득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부럽다는 생각이 웃기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 바로 나 아니었던가. 부러우면 뭐, 결혼을 다시 해야 하나⋯? SNS가 이정도로 무섭다. 이미 가진 것도 질투하게 만드는 위험한 녀석이다. 다른 사람의 잘 짜인 편집본을 보면서 자신의 평범함과 비교한다. 그 사람들 역시 각자의 평범함이 있음에도, 우리는 SNS라는 거대한 바다를 표류하면서 굳이 상대방이 가진 최선과

[러닝 후기] 월요일 아침 10km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 내내 처가댁에 내려가 있느라 이번 주는 주말에 달리질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조금 귀찮지만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기로 했다. ‘마침 오후에 출근하는 날이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에 좀 더 진심이 되면 처가댁에 러닝화와 러닝복을 챙겨가서 달릴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징그러운 상상을 했다. 그래도 역시 평일 아침에 달리기를 실행에 옮기는 건 힘이 들었다. 게으름을 간신히 이겨내고 아홉시에 슬금슬금 나와서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월요일 아침인데 산책로에 나온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개와 산책하는 아주머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달리는 아저씨, 자전거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조용한 산책로 위에서 스스로의 근면함을 만끽하려 했는데, 거리에 나온 많은 사람들을 보자 자만했던 내 마음은 절로 숙연해졌다. 얼마 전에 신청한 하프 마라톤 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말한

러닝 후기, 할로윈 참사와 롯데월드 무료개장의 기억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일요일 오전에 산책로에서 10km를 달렸다. 이제 11월인데 아직도 해가 뜨면 날씨가 달아오른다. 일교차가 심해서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요즘이다. 겨울은 아직 멀었나 싶지만, 이러다가 또 금방 추워지겠지 싶은 생각에 지금의 따스함을 가능한 만끽하려고 한다. 아침부터 집 건물에 경찰이 오고가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알고 보니 옆집에 젊은 여자가 사는데 어젯밤부터 연락이 안 돼서 부모님이 실종신고를 했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뉴스를 보기 전이었던 나는 ‘그래도 다 큰 여자인데 하룻밤 연락이 안 됐다고 실종신고까지 할 거 있나’ 하고 티비를 틀었다. 티비에는 모든 방송사가 같은 뉴스를 연신 보도하고 있었다. 이태원 할로윈 참사였다. 150여명⋯⋯. 서울 한복판의 축제 현장에서 나온 사망자 수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수치였다.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씻는 것도 잊은 채 가만히 서서 뉴스를 연신 쳐다봤다

예술적인 콘텐츠란? [주간 에세이] [내부링크]

좋은 예술은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보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예술가라면 한번쯤 자신의 예술로 세상의 탁한 흐름을 환기하는 것을 꿈꾼다. 예술을 보는 사람 역시 고정관념으로 적체되어 있던 자신의 마음을 환기하기 위해서 예술을 찾는다. 모든 예술이 환기의 역할을 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예술은 하나같이 세상을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좋은 콘텐츠 역시 세상을 환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찍이 회화로 재능을 꽃피운 피카소가 입체파 미술을 발전시킨 과정을 살펴보면 예술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피카소는 소위 ‘예술 천재’였다. 12살 때부터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었다고 스스로 말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그냥 천재도 아니고 건방진 천재였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피카소의 말이 마냥 허세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좌) 11세 피카소의 토르소 소묘, (우) 15세 피카소의 유화 미대를 나온 나로서는 11살에 피카소가 그린 소묘를 보면서 절로

&lt;그 환자&gt; 독서 후기, 레딧 연재 소설 추천 [내부링크]

재스퍼 드윗, <그 환자>, 서은원 옮김, 시월이일, 2020 재스퍼 드윗(Jasper Dewitt)의 장편 소설, <그 환자>를 읽었다. <그 환자>의 주인공 파커는 주립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엘리트 정신과 의사다. 파커는 열악한 환경의 주립 정신병원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꾼, ‘조’라는 별명을 가진 환자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고조된다. 조는 여섯 살 때 정신병원에 보내져 30년이 넘게 수용되어 있는 진단 불명의 남성이다. 병원에 있는 그 누구도 조의 본명과 병명을 알지 못하며, 조에 대해 말해야 할 때면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쾌함과 경계심을 드러냈다. 소문이 워낙 흉흉하고 치료에 협조적이지 않은 환자인데다가, 심지어 조와 대면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병원에서 근무하는 거의 모든 의료진이 조를 기피하고 두려워했다. 병원 내 최소한의 인원만이 최소한의 용무를 위해 조의 병실을 드나들 뿐이었고, 의료진이 개별적으로 그를 만나는

&lt;멋진 신세계&gt;, 올더스 헉슬리의 고전 명작 SF 소설 [내부링크]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이덕형 옮김, 문예출판사, 2018 올더스 헉슬리의 SF 소설 <멋진 신세계>는 조지 오웰의 <1984>,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과 함께 세계 3대 디스토피아로 알려진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의 인간들은 철저한 통제 아래서 태어나고 양육된다. 인간들은 사회에 진출하면 수행할 역할에 따라 알파, 베타, 델타, 엡실론 등의 계급으로 나뉘고, 태아의 세포분열 단계에서부터 약물투여와 정신개조를 통해 자신의 계급에 걸맞은 체급과 지능을 부여받는다. 그렇게 태어난 인간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약, '소마'를 주기적으로 복용하면서 괴로움이 없고 쾌락만이 가득한 세계를 살아간다.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출처: 나무위키 <멋진 신세계>의 주인공 버나드와 레니나가 통제 시설에서 양육되지 않은 인간들이 거주하는 야만구역을 여행하면서 이야기는 고조된다. <멋진 신세계>는 올더스 헉슬리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으로, 기계문명과 과

[10km 러닝] 달리기는 체력보다 정신력?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슬슬 가을이 오는 걸까. 여섯시 조금 넘은 시각, 해질녘에 나와서 산책로를 달리니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선한 날씨가 나를 반겼다. 이번 주말 러닝은 코로나 격리에서 해제되고 두 번째 러닝이었는데, 지난주보다 몸이 가벼워서 페이스를 조금 더 올려봤다. 속도를 제법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돌아왔고, 10km 러닝을 마치고도 체력에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코로나 격리 후 회복 달리기, 11km 러닝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처음으로 나가서 11km를 달렸다. 일주일 동안 집에만 갇혀있었던 것만큼, 밖으로 나... blog.naver.com 날이 좋아서 그런지 산책로에 사람이 많았다. 크고 작은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 나와 비슷한 속도로 달려서 괜히 동지애가 느껴지는 사람들, 늦은 오후의 선선한 날씨를 온전히 느끼며 벤치에 그저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나의 10km 달리기도

&lt;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gt;, 하루키의 베스트셀러 에세이와 미즈마루 일러스트 [내부링크]

무라카미 하루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김난주 옮김, 문학동네, 2012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를 읽었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묘한 유머의 매력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은 아니지만, 하루키의 유머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찰스 강변에서 하버드 여학생들이 유유히 흔들리는 포니테일과 함께 달린다. 나의 인생에도 그런 빛나는 날들이 존재했었을까? 그렇다. 조금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때 내가 긴 포니테일을 갖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그녀들의 포니테일만큼 자랑스럽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p 145. 70살이 넘은 하루키가 포니테일을 흔들며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고는 혼자 킥킥댔다. 책에서 본 글이 재밌어서 남에게 말해주려고 하면 같은 맛이 안 난다. 글로 적힌 유머를 소리 내어 입 밖에 내면 마치 알코올에 불붙은 듯 소리

10km 러닝 후기, 가을이 온다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낮잠을 세 시간이나 자버렸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스트레칭을 하고 나와서 동네 하천의 산책로를 따라 10km를 달렸다.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다. 해가 지기에는 이른 시간에 나와서 달렸는데도 여름 특유의 더위가 내 몸을 조르는 느낌이 사라졌다. 높은 구름과 청명한 하늘 아래서 제법 상쾌한 기분으로 달릴 수 있었다. 여름의 무더위와 코로나 확진의 영향으로 정체되었던 러닝 기록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달리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그저 달리는 게 즐거워서 주말마다 러닝화를 챙겨서 집을 나섰는데, 1년, 2년 달리다보니 자연스레 기록에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날씨와 컨디션이 받쳐줄 때는 10km에 49분~50분 페이스를 항상 유지했는데, 기록이 많이 떨어져서 얼마 전부터 나도 모르게 조바심이 났다. 10km 러닝 후기, 달리기를 잘하는 법 일요일 오후에 느지막이 밖으로 나가서 10km를 달렸다. 원래 너무 늦은 시간에 달리는 건

독서를 왜 하냐고요⋯? [내부링크]

책을 왜 읽을까.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유념하는 격언 중에 ‘의미보다 재미’라는 말이 있다. 제아무리 대단한 의미를 담은 글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사람들은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 책은 재미로 읽는다. 재미가 없으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 어떤 의미를 담은 글이든 재미가 없으면 마치 알코올에 불이 붙은 듯 글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금세 휘발되어버린다. 고상해 보이는 취미일수록 그에 부합하는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독서, 전시회 관람, 클래식 감상 등이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고상함’의 영역 안에 있는 취미들이다. 이런 취미를 오랫동안 향유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서점이나 미술관, 콘서트홀을 찾는 걸까. 삶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인생의 관점을 바꿔줄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그곳에 발을 들이는 걸까? 물론 미술품이나 음악을 감상하면 어떤 영감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그 찰나의 순간을 목적으로 취미생활을 이어나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순간은 매우 드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공모전 응모 후기 [내부링크]

매년 가을에 열리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모전이 올해도 열렸다. 이번 제10회 브런치북 공모전에 투고하기 위해 나는 올해 초부터 약 5개월간 브런치북 에세이를 주간 연재 형식으로 발행한 바 있다. <별거 아닌 별거 가정> 에세이 브런치북 발행 후기 5개월 동안 블로그에 연재한 에세이, <별거 아닌 별거 가정>의 마지막 이야기를 얼마 전에 끝냈다. &... blog.naver.com 작년에 열린 브런치북 출판 공모전의 경쟁률은 약 580대 1. 민음사, 문학동네, 창비 등 열 곳의 출판사가 대상작을 하나씩 선정해서 총 10편의 대상작을 발표하는데, 작년에 열린 제9회 브런치북 공모전에는 3,600명이 넘는 작가가 5,800여 편의 브런치북을 응모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580대 1이라는 경쟁률이 다소 무섭게 보이지만, 권장분량에 못 미치는 응모작을 시험 삼아 내는 사람이 많고(권장분량은 4만 자 정도) 한 사람이 여러 편의 브런치북을 중복 응모가 가능해

[10km 러닝] 오랜만에 아침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아내는 친정에 갔고, 나는 집에서 혼자 아침을 맞았다. (아내와 싸운 건 아니다) 웬일로 주말에 아침 일찍 눈이 떠지기도 했고, 집에서 혼자 아침부터 할 일이 없어서 오랜만에 아침에 동네 산책로에서 10km 달리기를 했다. 몇 주 전만 해도 아침부터 해가 쨍쨍해서 아침 달리기를 할 엄두를 못 냈는데, 이번 주말에 여덟시에 나와서 달려보니 해가 아직 모습을 감추고 있고 날씨도 서늘해서 달리기에 좋았다. 아홉시가 넘어서 10km 러닝을 거의 마칠 때쯤 되자 해가 비스듬히 고개를 내밀면서 내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늦게 나왔으면 눈이 부셔서 달리기가 꽤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심박수가 꽤 높게 나왔다. 5km를 지날 즈음에는 심박수가 200이 넘게 나와서 위기감을 느끼고는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중간에 속도를 줄인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러닝을 마무리해서 만족스러웠다. 얼마 전 폭우로 범

&lt;라마와의 랑데부&gt;, 아서 클라크 SF 소설 추천 [내부링크]

아서 C. 클라크, <라마와의 랑데부>, 박상준 옮김, 아작, 2017 SF 소설의 거장, 아서 C. 클라크가 1973년에 발표한 고전 SF 소설, <라마와의 랑데부>를 읽었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SF 문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펼친 책이다. 세련된 제목이 나의 시선을 이끈 것도 한몫했다. 22세기 어느 날, 태양계에 엄청난 속도로 진입하는 50km 길이의 원통형 비행물체가 화성의 레이더 기지에 포착된다. 이 물체는 인간에 의해 ‘라마’로 명명되고, 곧 우주선 엔데버호가 라마와의 접촉, 즉 ‘랑데부’를 시도한다. <라마와의 랑데부>는 엔데버호 탐사대원들이 라마에 진입해 내부를 조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 1917~2008)는 영국의 SF 소설가이자 미래학자이다.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과 함께 'SF 3대 거장'으로 불린다. 아서 클라크가 SF

오랫동안 무언가를 오해한 기억 [에세이] [내부링크]

오랫동안 무언가를 오해해 본적이 있는가. 나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소설가 서머싯 몸을 여자로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인터뷰집에 나온 서머싯 몸의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웬 중후한 남성이 파이프 담배를 든 채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서머싯 몸. 딱 봐도 여성스러운 이름 같은데⋯. 아니라면 유감. 몰라뵀습니다 서머싯 몸 선생님 오해는 진실이 밝혀져야만 비로소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해가 오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오해는 누군가의 상식이 된다. 내가 오해하고 있던 게 하나 더 있다. 독일 출신의 배우이자 심리 코칭 전문가, 이나 루돌프의 자기계발서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을 읽고 있을 때였다. 저자는 독일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일에서는 약속 시간보다 15분 정도 늦게 나타나는 건 으레 있는 일이지만 이미 그 시간을 넘겼다.”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p. 165. <우아하게 걱정

&lt;아시즈리 수족관&gt;, 판판야 작가 만화 추천 [내부링크]

판판야 글ㆍ그림, <아시즈리 수족관>, 미우(대원), 2020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만화가 판판야(Panpanya)의 대표작, <아시즈리 수족관>을 읽었다. '판판야'라는 기묘하고 매력적인 작가가 있다는 소문이 언젠가부터 가끔씩 내게 흘러들었다. 결국 나는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오랜만에 만화책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판판야(panpanya)의 대표작들. 왼쪽부터 <아시즈리 수족관>, <침어>, <물고기 사회> 그렇다고 처음 보는 작가의 만화책을 세 권이나 주문하다니, 충동구매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펼치고 얼마 안 가서 깨달았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걸 후회할 일은 없을 거라는 사실을. 정체불명의 언어로 적힌 쪽지를 들고 떠나는 심부름, 8년 전에 꾸었던 기묘한 꿈, 인조인간 시대의 동물 이야기 등, 판판야는 몽환적이고 기묘한 만화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아시즈리 수족관>은 총 14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면서 하나같이

[10km 달리기] 습도가 러닝 컨디션에 주는 영향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점심을 일찍 먹고 한 시간 정도 가만히 앉아서 소화를 시키다가 밖으로 나와서 10km를 달렸다. 오후 두 시부터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뜬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구름이 만든 그늘 아래서 달릴 요량으로 점심을 일찍이 먹고 집을 나섰는데, 일기 예보와 달리 해는 열두 시를 조금 넘기자 쨍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림자가 진해졌다. 달리는 도중에 화창해지는 햇빛을 보면서 ‘이번에도 좋은 기록을 내기는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러닝을 마치고 보니 의외로 기록이 나쁘지 않았다. 이번 10km 완주 기록은 57분 45초였다. 러너들의 '기록 무덤'이라고 불리는 여름 치고는 만족스러운 기록이었다. 해가 떠서 기온이 높아졌지만 밖의 습도가 높지 않아서 가능한 기록이었다. 다만 여름은 여름이다 보니 평균 심박수가 제법 높게 나왔다. 겨울에 달릴 때는 심박수가 170에서 180 사이를 오가는 편인데, 여름에는 같은 속도로 달려도 심박수가 기본적으로 190 가까이

[주말 9km 러닝] 달리기에 적합한 심박수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에 해질 때 즈음 나와서 9km를 달렸다. 달리는 도중에 할일이 생각나서 10km를 채우지 못하고 러닝을 마쳤는데, 평소보다 1km를 덜 달린 걸 감안해도 러닝이 힘들지 않고 몸이 유독 가볍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이웃 블로거가 심박수에 대한 질문을 했다. 본인에게 적절한 운동 심박수가 170 정도라고 들었는데, 달리기를 하면 평균 심박수가 180~190이 나와서 이대로 달리기를 이어가도 괜찮겠냐는 질문이었다. 러닝에 적합한 심박수는 나이마다 다른데, 이를 구할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이 있다. 바로 210~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는 것이다. 그러면 20대가 달리기에 적절한 심박수는 190~200, 30대는 180~190, 40대는 170~180이 된다. 그러나 심박수만으로는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 강도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운동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심박수 외에도 젖산 수치, 혈중 산소 농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11km 달리기] 러닝 LSD 훈련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 저녁에 느긋하게 나와서 11km를 달렸다. 러너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면서 달리기에 대한 지식을 야금야금 습득하고 있다. 몇 개월째 기록이 나아지지 않아서 신경이 쓰였는데 커뮤니티의 조언에 따르면,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느린 속도로 달리는 훈련을 병행해야 오히려 기록 향상에 좋다고 한다. 러닝 마이너 갤러리 - 커뮤니티 포털 디시인사이드 시티러닝, 트레일러닝, 비치러닝 어디든 달리는 러닝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공간 - 러닝 갤러리에 다양한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gall.dcinside.com 천천히 오래 달리는 훈련, LSD(Long Slow Distance)라고도 불리는 훈련법은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얼핏 들은 적이 있지만 러닝을 1년 반 동안 이어오면서 간과했던 훈련법이다. LSD 훈련의 핵심은 심박수에 있다. 평소 달릴 때보다 낮은 심박수를 유지한 채로 기존보다 먼 거리를 달려주면 장거

코로나 후발 주자, 오미크론 격리 기록 [내부링크]

너무 많은 사람들이 손을 대버린 탓에 이제는 상당히 진부해져버린 주제지만, 나 역시 뒤늦게나마 코로나에 걸린 관계로 내 나름대로의 코로나 뒷북 체험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코로나 전조증상의 시작은 목요일 오후 헌혈의집에서부터였다.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나는 여느 때처럼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헌혈 의자에 앉아 있었다. 평소 같으면 60분이면 끝났을 헌혈(성분헌혈)이 그날은 80분 가까이 걸렸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날따라 팔이 저릿저릿하고 차가워서 헌혈이 잘 되지 않았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으면 헌혈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헤모글로빈 수치는 피곤하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나는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은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헌혈을 마치고 저녁에는 집 앞에 새로 문을 연 카페(투썸플레이스)에 첫 출근을 했다. 내가 첫 출근한 날은 카페가 처음 오픈하는 날이기도 했다. 오픈일답게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나는 출근하기 전에 미리 교육받은 음료 레시피와

&lt;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gt;, 생물학 에세이 추천 [내부링크]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지인 옮김, 곰출판, 2021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가 쓴 화제의 자연과학 에세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에세이 치고는 특이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바로 반전이 숨어있는 것이다. 에세이에 반전이라니. 간략한 책 소개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읽기 전부터 궁금증이 한껏 달아올랐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전체적인 구성은 미국의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 1851~1931)의 일생을 훑어보는 방식이다. 얼핏 보면 일반적인 평전이나 전기와 다를 바 없는 구성이지만, 책의 중반부를 지나면 글의 성격이 초반과는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 이후 내용 반전 스포 주의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 1851~1931) 조던이 자신의 부인을 독살했

코로나 격리 후 회복 달리기, 11km 러닝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처음으로 나가서 11km를 달렸다. 일주일 동안 집에만 갇혀있었던 것만큼, 밖으로 나와서 실컷 발을 구르니 마음에 적체되어 있던 무언가가 빠르게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폭우가 지나간 지 얼마 안 되었던 터라 날씨가 선선해서 달리기에도 좋았다. 다만 러닝 트랙 곳곳에 물이 고여 있어서 달리기가 조금 불편했다. 내가 뛰는 곳은 동네 하천을 두르고 있는 산책로라서 지대가 낮은 편인데, 폭우로 범람한 물이 빠진 지 얼마 안 돼서 하천의 수위는 산책로와 거의 맞물린 채 내가 달리는 바로 옆에서 찰랑거리고 있었고, 산책로에 설치된 표지판들은 급류에 떠밀려온 무성한 잡초에 목이 졸린 채 쓰러져 있어서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코로나에서 회복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LSD 페이스로 러닝을 했다. LSD는 Long Slow Distance의 약자, 즉 느린 속도로 긴 거리를 달리는 러닝 방법이다. 코로나에 걸리기

&lt;별거 아닌 별거 가정&gt; 에세이 브런치북 발행 후기 [내부링크]

5개월 동안 블로그에 연재한 에세이, <별거 아닌 별거 가정>의 마지막 이야기를 얼마 전에 끝냈다. <별거 아닌 별거 가정>은 내가 별거 가정에서 자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글을 쓰기로 다짐하기까지의 별거 가정 경험기를 솔직하게 담은 글이다. 나의 가정사를 쓴다고 생각했을 때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 아빠의 술버릇과 엄마의 돈 문제를 쓸 때면 ‘이게 책으로 나온다고 해도 가족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앞섰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때면 다른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용기를 냈다. <젊은 ADHD의 슬픔>, 브런치북 공모전 대상 수상작 에세이 추천 카카오에서 만든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Brunch)에 요즘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 blog.naver.com <별거 아닌 별거 가정>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공모하기 위해 쓴 글이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된 글들을 읽을 때면 그들의 개성 있고 완성도 있는 글솜씨에

강릉 경포호 러닝 코스 추천, 10km 달리기 후기 [내부링크]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강릉에 간 김에 경포호 둘레를 따라서 러닝을 했는데, 항상 집앞에서만 러닝을 하다가 처음으로 멀리까지 와서 러닝을 해봤다. 사실 여행까지 와서 달릴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경포호 근처로 숙박을 알아보다가 경포호 둘레길이 러너들 사이에서 달리기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운동복과 러닝화를 챙겼다. 경포호를 달린 날은 안개가 짙은 날이었다. 하루 종일 날이 흐려서 달리다가 비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달리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다가 러닝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자 거짓말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달리기 전에 경포호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까마득한 경치에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달려보니 거리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경호포는 한 바퀴에 4.2km 정도 되는 거리였다. 그래서 10km, 15km씩 중거리 달리기를 하기에 좋은 러닝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이 울퉁불퉁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글을 쓰고 보니

[러닝 기록] 여름 10km 달리기 완주 실패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며칠 동안 비가 왔었는데 날이 개고 다시 더워졌다. 일찍 일어나서 해가 올라오기 전에 달리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버려서 하는 수 없이 늦은 오후에 러닝화를 신고 집을 나왔다. 칭얼거리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덥고 습한 날이었다. 10km를 달리는 게 목표였는데 6km를 넘어가니까 몸에 열이 올라오고 숨이 차서 결국 8km를 조금 안 되게 달리고 러닝을 마쳤다. 그마저도 끝에 2km는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고 걷다시피 하는 속도로 남은 거리를 채웠다. 괜히 7.77km를 맞추고 싶어서 평균 속도를 희생하면서까지 느린 속도로 달려서 원하는 거리를 맞췄다. 목표 거리를 완주하지 못한 건 거의 일 년 만인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7월 초쯤에 처음으로 달리기를 완주하는 데 실패했던 것 같다. 러너들의 '기록 무덤'이라고 불리는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좋은 러닝 기록을 세우기는커녕 달리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

[러닝 기록] 주말 늦은 오후 10km 달리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주말에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쉬다가 늦은 오후에 집을 나와서 10km를 달렸다. 지난 주말에는 뭣도 모르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간에 호기롭게 나와서 달렸다가 계획한 거리를 완주도 못한 채 술 취한 사람처럼 벌게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러닝 기록] 여름 10km 달리기 완주 실패 며칠 동안 비가 왔었는데 날이 개고 다시 더워졌다. 일찍 일어나서 해가 올라오기 전에 달리려고 했는데 늦... blog.naver.com 지난주의 실패를 교훈 삼아서 오늘은 더위가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질 무렵에 슬금슬금 나와서 ‘무리하지 말고 완주만 하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달렸다. 해가 떨어져서 더위는 어느 정도 가셨다고 해도 여름 특유의 눅눅한 날씨는 어쩔 수 없었다. 공기 중의 습기와 몸에서 올라오는 땀이 한데 섞여서 코와 인중에는 물방울이 마를 새가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 사우나에 못 간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러닝을 통해 습식 사우나에 있

&lt;편집자의 일&gt; 독서 후기, 출판 편집과 마케팅의 전망 [내부링크]

고미영 외 5명, <편집자의 일>, 북노마드, 2020 출판사 편집자들의 ‘편집 철학’을 모아놓은 책, <편집자의 일>을 읽었다. <편집자의 일>은 출판 편집에 종사하는 6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글로 엮은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이봄’ 대표 고미영 ‘돌베개’ 편집주간(편집총괄) 김수한 ‘워크룸 프레스‘ 대표 박활성 ‘1984books’ 편집장 신승엽 ‘북노마드’ 대표 윤동희 ‘목수책방’ 대표 전은정 책은 출판사에 따라 편집자의 취향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책에 대한 철학을 편집자에게 직접 듣는 것은 출판사의 색깔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경험이다. <편집자의 일>에서는 아래의 질문을 통해 6명의 출판 편집자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출판 시장에 대한 전망을 엿볼 수 있다. 1. 지금 ‘그곳’에서 책을 만들기 전까지 어떤 일을 하셨나요? 편집자가 되고 싶은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2. 편집자의 (구체적인) 하루가

[러닝 기록] 달리기를 하다가 스마트폰을 떨어트렸다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점심을 먹고 동네에서 11km를 달렸다. 늘 달리던 트랙으로 나가는 길, 달리기 전에 메모할 게 있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손이 미끄러져 폰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폰은 바닥에서 ‘딱!’ 하고 딱지 치는 소리를 냈다. 등을 보이며 바닥에 누워있는 폰을 설마 하는 마음으로 들어서 확인해보니 액정에 거미줄 같은 무수한 실금이 가 있었다. 하아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아아⋯⋯ 동생에게 2년 전에 공기계로 받은 아이폰 X였다. 깨진 액정을 보면서 멘붕이 왔다가, 그래도 공짜로 받은 건데 2년이면 오래 썼지, 라는 자기 합리화적인 생각이 마음속에서 번갈이 일어났다. 그래도 달리러 나왔으니 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트랙 위에서 부지런히 발을 굴렸다. 메모 따위 안 하고 폰을 주머니에 모셔놨으면 어땠을까, 더 조심스럽게 폰을 잡고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아예 오늘 달리기를 하러 나오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머릿속에서 수많은 ‘만약에’가 공허하게 메

나이키 런 클럽, NRC 그룹 챌린지 10km 러닝 후기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나이키 런 클럽 어플와 함께 10km를 조금 넘게 달렸다. 12km를 달리고 나서 버스 터미널 근처에 묶어놓았던 자전거를 가져오는 게 이번 러닝의 목표였는데, 날씨는 덥고 습하고, 오늘따라 다리는 말을 안 듣고⋯⋯ 탈진 증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힘겨운 러닝을 오랜만에 했다. 마침 목도 마르겠다, 터미널까지 온 김에 이온 음료를 사서 마시고 자전거를 타려고 했는데, 터미널 매점에서는 카드나 현금 결제만 되고 페이 결제는 안 된다고 한다. 지갑 없이 온 나는 별수 없이 자전거로 20분을 더 달려서 집에 와서야 목을 축였다. 매미소리만 안 들리지, 확실히 여름이 온 것 같다. 나이키 런 클럽, 줄여서 NRC(Nike Run Club) 어플에는 '그룹 챌린지'라는 기능이 있다. 그룹 챌린지는 나이키 런 클럽에 등록한 친구와 공동으로 러닝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함께 수행하는 챌린지다. 친구와 개설한 나이키 런 클럽 그룹 챌린지 얼마 전에 달리기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독서 후기, 자기계발서 추천 [내부링크]

이나 루돌프,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남기철 옮김, 흐름출판, 2018 독일에서 건너온 자기계발서,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을 읽었다.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은 심리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나 루돌프가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느낀 ‘걱정 과다 현상’에 대한 문제와 그 해결책을 담은 책이다. 나 역시 걱정이 많아지고 있던 차에 도서관 어플 리브로피아에서 이 책을 우연히 만나서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게 되었다. 자기계발서의 효과에 의문이 있어서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는 편인데, 가끔 이렇게 뚜렷한 목적성을 띠고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이나 루돌프(Ina Rudolph, 1969~)는 독일 출신 배우이자 작가, 심리 코칭 전문가다. 머릿속의 걱정을 효과적으로 덜어내기 위해 저자는 ‘걱정 뒤바꾸기‘라는 방법을 제안한다. 걱정 뒤바꾸기란, 걱정을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걱정 뒤바꾸기를 4단계에 걸쳐서 시도할 것을 제안한다. 먼저 나를 괴

별거 아닌 별거 가정 (完) - 쓰기로 다짐했다 [내부링크]

나는 편의점에서 오랜 기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에서 가장 좋은 향기가 나는 곳은 어디일까. 그곳은 초콜릿 진열대도 아니고, 꽃이 놓여있는 매대도 아니다. 편의점에서 가장 좋은 향기가 나는 곳은 바로 담배가 보관되어있는 창고다. 담배 포장지에 어떤 처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담배 창고와 진열대에는 언제나 마음을 나긋하게 하는 향기가 났다. 담배 창고에서 보루 채 포장된 담배를 꺼낼 때마다 아기 옷 냄새 같기도 하고 봄바람 냄새 같기도 한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아, 참고로 나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인생은 담배 진열대 같은 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타르와 니코틴 같은 어두운 마음을 가슴에 하나씩 품고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겉으로 풍기는 향기까지 타르와 니코틴 냄새일 필요는 없다. 어렸을 적 나는 엄마 곁에서 자라지 못하는 상실감과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가난 등을 겪으면서 감추고 싶은 것이 늘었다. 그럼에도 그런 환경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비겁

제3회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 수상작품집, 글쓰기 공모전 수상 [내부링크]

오송림 외, <제3회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 수상작품집>, 한국소설가협회, 2022 제3회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에서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로 독후감을 쓰고 장려상을 받았다. 공모전 수상작 발표일에 수상 후기를 이미 썼지만, 최근에 공모전 관련 기념품을 소포로 받아서 이번에는 이것들에 대한 후기를 쓰려고 한다. 제3회 소설독서대전 수상 후기, 독후감 공모전 당선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은 한국소설가협회에서 200편의 국내소설을 선정하고, 선정된 도서를 대상으... blog.naver.com 6월 10일 금요일에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는데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연락을 드리니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상장과 수상작품집, 기념품을 택배로 보내주셨다. 친절하셔라⋯! 500만 원이라는 대상 상금을 노리고 호기롭게 지원한 공모전이었는데, 내가 받은 장려상 상금은 10만 원이었다. 500만원과 10만원의 커다란 간극에 잠시 맥이 빠졌다. 그래도 글쓰기 공모전에서 상을 받으면 글쓰기에 큰 동기부여가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7) - 이야기는 끝나고, 삶은 계속된다 [내부링크]

얼마 전에 읽은 소설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장류진의 데뷔작이자 단편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그녀가 선보인 세계에 흠뻑 빠졌었던 나는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길로 책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장편소설 역시 나를 흡입력 있는 세계로 데려가리라 기대하면서 <달까지 가자>의 첫 장을 펼쳤고, 장류진은 이번에도 나를 자신만의 세계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달까지 가자>의 등장인물 정다해와 강은상, 정지송은 같은 회사의 동료이자 회사에서 ‘비공채 출신 3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주인공 다해는 회사의 큰언니 은상의 제안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하고, 이후 지송까지 합류하여 그들은 전 재산을 가상화폐에 붓는 위험한 도전을 이어간다.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투자한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가격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2017년 당시 실제 이더리움의 가격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2017년⋯⋯. 그 해는 내가 가상화폐에 투자한 해이기도 하다. 나 역시

제3회 소설독서대전 수상 후기, 독후감 공모전 당선 [내부링크]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은 한국소설가협회에서 200편의 국내소설을 선정하고, 선정된 도서를 대상으로 독후감을 제출하는 방식의 공모전이다. 올해 3월에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소설독서대전>에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를 주제로 독후감을 냈다. <달까지 가자>는 예전에 재밌게 읽고 블로그에 독후감을 써놨던 소설이다. 때문에 글감이 넉넉한 상태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공모전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달까지 가자> 독서 후기, 장류진의 가상화폐 소설 추천 장류진의 데뷔작이자 단편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에 작가가 ... blog.naver.com 원래 같으면 나는 달력에 공모전 당선작 발표일을 적어놓고 발표일까지 노심초사 기다리는 타입인데, 공모전 게시판에는 명확한 날짜 없이 5월 말에 당선작을 발표한다는 공지만이 있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5월이 가기 전에는 발표가 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다시 일상을 이어갔다. 공모전에 독후감을 냈다는

<편의점 인간> 독서 후기, 무라타 사야카 일본 소설 추천 [내부링크]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인간>, 김석희 옮김, 살림출판사, 2016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2016년에 수상한 화제의 소설, <편의점 인간>을 읽었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는 자신이 남들과 어딘가 다르다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깨닫는다. 그러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사회의 부품 중 하나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낀다. 그런 감정을 ‘편의점으로 인해 다시 태어났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무라타 사야카(1979~)는 일본의 작가다. <편의점 인간>, <소멸세계>, <무성 교실> 등을 집필하였다. 이 소설의 힘은 문장이 주는 몰입감에 있다. 사실 ‘편의점’이라는 주제는 소설에서 이미 닳고 닳은 소재 중 하나다. 그만큼 편의점을 주제로 독자들을 사로잡기는 힘들어졌다. 나 역시 편의점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쓰다가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눈물을 머금고 글쓰기를 중단한 적이 있다. 그러나 <편의점 인간

10km 러닝 후기, 달리기를 잘하는 법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일요일 오후에 느지막이 밖으로 나가서 10km를 달렸다. 원래 너무 늦은 시간에 달리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슬슬 날이 더워지고 있어서 이번에는 더위가 가실 때까지 집에서 기다렸다가 해지기 직전에 밖으로 나섰다. 나는 달리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고, 대신 발전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검색해서 달리기를 잘하는 법에 대해 야금야금 배워왔다. 검색―깨달음―실천을 반복하며 어느덧 1500km 남짓을 달렸다. 내가 지금껏 달리면서 몸으로 터득한 달리기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시선은 10m 앞의 바닥에 고정한다. 우선 자신이 자동차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향등이 바닥을 비추는 부분을 바라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달리면서 시선을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의 중요성은 달리면서 한눈팔지 않게 된다는 데 있다. 언젠가 달리는 도중에 작은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적이 있는데, 달리는 동안 시선을 내가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추천 [내부링크]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 웅진지식하우스, 2020 허지웅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을 읽었다. 허지웅을 처음 알게 된 건 JTBC 토크쇼 <마녀사냥>에서였다.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입담을 뽐내던 그를 보며 참 당돌한 사람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시간이 꽤 지나고, 허지웅의 에세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방송물 좀 먹은 사람들이 이름값 믿고 많이들 내는 그런 부류의 에세이가 또 나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내가 단단히 잘못 생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지웅(1979~)은 작가, 평론가, 방송인이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살고 싶다는 농담> 등을 집필하였다. 그가 가벼운 자세로 글쓰기에 임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책을 읽으면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살고 싶다는 농담>은 유명인들이 흔히들 내는 그저 그런 에세이가 아닌, 좋은 비유와 적절한 인용으로 가득한 완성도 높은 에세이였다. 허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6) - 인생이라는 연주에 필요 없는 한 가지 [내부링크]

인생은 클래식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클래식 음악은 악보를 충실하게 따르는 게 최우선으로 요구된다. 음악이 일단 시작되면,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음악에 약간의 뉘앙스를 가미하는 정도 말고는 악보에서 벗어나는 변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라면 연주자가 어느 구간에 어떤 방식으로 뉘앙스를 가미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그 뉘앙스조차 오묘하다. 철학자 데이비드 소로는 말했다. 구식은 모든 세대가 비웃지만, 클래식은 인류사와 함께 영속한다고. 비록 소로가 말하는 클래식은 음악 분야를 넘어선 포괄적인 개념을 의미하지만, 나 역시 그가 말하는 것처럼 영속하는 가치를 믿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은 영원한 가치를. 클래식 음악에서 악보의 영속성을 받들어 연주하는 것처럼, 인생 역시 무언가를 받들고 그것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만이 길인 줄 알았다. 인생이 클래식이라고 한다면 나는 ‘악보부터 잘못된 음악’이었다. 분열된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가정의 분열을 일으킨 가난까지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 독서 후기 [내부링크]

무라카미 하루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김난주 옮김, 문학동네, 2012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걸작선,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을 읽었다. 하루키의 에세이에는 묘한 유머의 매력이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찰스 강변에서 하버드 여학생들이 유유히 흔들리는 포니테일과 함께 달린다. 나의 인생에도 그런 빛나는 날들이 존재했었을까? 그렇다. 조금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때 내가 긴 포니테일을 갖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그녀들의 포니테일만큼 자랑스럽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이가 지긋한 하루키가 포니테일을 흔들며 달리는 모습이 갑자기 생각나서 혼자 큭큭대며 웃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 책에서 본 글이 재밌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로 전하면 애매하게 그 맛이 안 산다. 글로 적힌 유머를 소리 내어 입 밖에 내면 마치 알코올에 불이 붙은 듯 소리와 함께 재미가 증발해버린다. 글 유머와 말 유머는 구사하는 환경이 달라서 그

[러닝 기록] 10km 달리기, 포어풋 주법 연습 [내부링크]

Previous image Next image 점심을 먹고 가만히 앉아서 세 시간 정도 소화를 시키다가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슬슬 여름이 다가오려고 한다. 날이 조금씩 더워지면서 달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도 힘내서 달려보자. 요즘은 러닝 기록을 올릴 겸 포어풋 주법을 연습하고 있다. 포어풋 주법이란, 발의 앞쪽에 무게를 실어서 몸의 탄력을 극대화해 속도를 높이는 주법을 말한다. [러닝 기록] 미드풋과 포어풋, 힐풋 주법의 장단점 오늘도 어제와 같이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서 달리기에 괜찮았다. 점심을 먹... blog.naver.com 포어풋 주법은 발목이나 아킬레스건에 무리가 많이 가는 주법이기 때문에 부상이 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빨라지는 대신 부상 위험이 커진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안 그래도 달리기 주법을 포어풋으로 바꾸고 나서는 달릴 때마다 아킬레스건부터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근육들이 비명을 지른다. 달리는 내내 발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독서 후기, 폴 에어디쉬 전기 [내부링크]

폴 호프만,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신현용 옮김, 승산, 1999 세상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쓴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전기,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를 읽었다. 폴 에어디쉬는 헝가리 출신 수학자로, 각성제(암페타민)를 복용하며 하루에 19시간씩 수학만을 생각한, 수학에 평생을 바친 수학 괴짜다. 수학만을 생각하느라 다른 상식들은 무능력에 가까워서 구두 끈 묶는 법이나 잠겨 있는 창문을 여는 법을 몰랐다고 하는데, 그의 생활방식이 괴상하기보다는 어떻게 평생에 걸쳐서 한 분야에만 그렇게 철저하게 몰입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했다. 폴 에어디쉬(Erdős Pál, 1913~1996) 폴 에어디쉬는 생전에도 이미 유명한 수학자였지만 대학을 포함한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자신과 수학 연구를 함께 할 수학자를 찾아서 평생 세계 곳곳을 떠돌면서 ‘유랑 수학자’로 활동했다. 폴 에어디쉬가 동료 수학자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방법은 이런 식이었다. 동료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5) - 20년 만에 작성하는 이혼서류 [내부링크]

동생과 내가 차례로 결혼하면서 주민등록등본에서 이름이 하나씩 떨어지고 등본에는 엄마 아빠 둘의 이름만이 남았다. 아들딸이 모두 서류상으로 독립을 이루자, 엄마와 아빠는 더 이상 미뤄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서로 비슷한 시기에 이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굳이 아들에게 내비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이혼에는 내 역할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는 ‘서류 작업 알레르기’라도 있는 것처럼 서류 작업이라면 하나같이 싫은 소리를 냈다. 때문에 코로나 생활지원금이나 연말정산 등을 신청할 때면 언제나 아들딸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엄마는 아빠와 둘이 있으면 어색하다는 이유로 나보고 지방법원을 같이 가자고 했다. 나 역시 어색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엄마 아빠와 셋이 지방법원에서 보자는 약속을 잡았다. 엄마와 아빠는 내 결혼식 때 이후로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 지방법원 입구에서 엄마는 마치

<젊은 ADHD의 슬픔>, 브런치북 공모전 대상 수상작 에세이 추천 [내부링크]

카카오에서 만든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Brunch)에 요즘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임시 발행한 글과 함께 앞으로의 집필 계획을 브런치팀에 제출해서 자격심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무슨 유난인가 싶었지만, 이러한 ‘작가 검증과정’ 덕분에 브런치 독자들은 지뢰글(?)을 피하고 검증된 글만 읽을 수 있다. 브런치는 어느 정도 수준 있는 글을 언제 어디서든 읽고 싶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좋은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와 달리 브런치는 광고 수익이나 협찬 등의 혜택이 없지만, 대신 브런치 작가는 브런치에서 주관하는 각종 출판 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브런치에서 열리는 공모전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공모전은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다. 창비, 민음사, 알에이치코리아 등 10곳의 출판사에서 브런치북을 하나씩 선정해서 총 10개의 대상작을 발표한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은 선정된 출판사에서 종이책과 전자책

나이키 줌 플라이 4 러닝화 솔직 후기, 13km 러닝 기록 [내부링크]

그동안 끈 없는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달렸는데, 러닝화가 수명을 다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새 러닝화를 구...

&lt;쥐 MOUS&gt;, 퓰리처상을 받은 아우슈비츠 만화 [내부링크]

유대계 미국인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이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그린 만화책, &lt;쥐 MAUS&gt;를 읽었다. ...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4) - 내가 첫사랑과 결혼한 이유 [내부링크]

“어떻게 첫사랑과 결혼할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다.” 언젠가 친구가 내게 말했다. 사업을 하는 그 친구가...

[80번째 헌혈] 조혈모세포 기증, 골수 기증에 대해 [내부링크]

주말 오전에 80번째 헌혈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헌혈카페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음료와 다과를 오랜만에 다...

&lt;유혹하는 글쓰기&gt; 독서 후기, 스릴러의 왕 스티븐 킹의 소설 쓰는 법 [내부링크]

&lt;쇼생크 탈출&gt;, &lt;샤이닝&gt;, &lt;미저리&gt;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스릴러의 왕 스티븐 킹의 소...

[러닝 기록] 이동하는 길에 대중교통 대신 10km 달리기 [내부링크]

옆 동네에 살던 아빠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돼서 오늘은 하루 종일 아빠가 이사하는 것을 도왔다. 아빠 집부터 우리 집까지 오고 가는 길이 정확히 10km였다. 이것은 운명. 오늘 러닝은 이 코스로 하면 딱이겠다, 싶었다. 내가 생각하면서도 이 정도면 달리기 중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하는 러닝은 블로그에 러닝 기록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빼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주말만큼은 시간을 내서라도 달리려고 하는 편이다. 안 그래도 이사 도우러 가는 길에 달리질 않았으면 오늘 달릴 시간이 없을 뻔했다. 요즘은 주말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없어서 달릴 때마다 화창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달리고 있다. .......

&lt;올리버 트위스트&gt; 독서 후기, 찰스 디킨스의 성장 소설 추천 [내부링크]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찰스 디킨스의 필력을 거듭 예찬했다. 나는 디킨스의 글을 드문드문 짧게 접한 것 말고는 읽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디킨스의 글이 그렇게 대단한가’ 싶는 생각으로 얼마 전에 디킨스의 소설 &#60;올리버 트위스트&#62;를 읽었다. &#60;올리버 트위스트&#62;는 전형적인 성장 소설이다.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이기도 한 올리버 트위스트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가난한 사람들을 수용하는 시설인 구빈원(救貧院)에서 자라면서, 각종 허드렛일과 도둑질 등 잡다한 기술을 익히면서 분투하는 나날을 보낸다. 주인공이 어린 소년이라는 점, 선과 악이 분명하고 모험적인 이.......

&lt;취미는 전시회 관람&gt; 독서 후기, 미술관 전시회에 부담 없이 가는 법 [내부링크]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의 전시 공간에서 작품을 볼 때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작품을 봤는데 감흥이 없으면 왠지 나만 작품 안에서 의미를 못 찾은 것 같은 찝찝함을 느끼기도 한다. 만약 당신도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면 지금 소개할 책을 읽어보자. &#60;취미는 전시회 관람&#62; 저자인 대림미술관 수석 에듀케이터 한정희는 이 책을 통해 미술관 전시회에 부담 없이 가는 법에 대해 밝혔다. 영화를 볼 때랑 비슷한 마음으로 전시를 본다면 부담 없이 미술관을 관람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시와 영화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만약 영화를 봤는데 재미가 없다면 우리는 표값이 아깝다면.......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2) - 심심해서 예언자가 되었다 [내부링크]

나는 어렸을 때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친구와 놀 때도 있었지만 친구와 항상 붙어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혼자서 심심함을 해결해야 할 때가 많았다. 집에서 그림 그리는 것도 지겹고 티비 보는 것도 재미없을 때면 나는 재밋거리를 찾아서 밖을 혼자 정처 없이 움직였다. 나는 세상의 규칙을 찾는 놀이를 좋아했다. 그 놀이는 짝이 필요 없고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세ㆍ규ㆍ찾 놀이에 성공했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초등학교 3학년 어느 가을날이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나는 도로 위의 차들을 보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어떻게 차들이 서로 한 번도 부딪히지 않고 착착 움직이는 거지?’ 차들.......

장거리 달리기 러닝 장비 추천 - 암밴드, 러닝화, 스마트 워치 [내부링크]

장거리 달리기를 하기 좋은 요즘이다. 달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동작이지만 사실 ‘올바르게’ 달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올바른 달리기를 위해서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여러 요소(호흡과 자세)를 부단한 연습을 통해 길들여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나는 ‘달리기야 그냥 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맨몸으로 냅다 달렸는데, 러닝 기록을 효과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심박수, 보폭, 평균 속도 등의 수치를 체크하면서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달리기는 가벼운 차림으로 하는 게 최고라지만, 앞서 말한 수치들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달리기에도 어쩔 수 없이 장비가 필요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러닝을 하.......

&lt;이완용 평전&gt; 독서 후기, 과연 이완용만 매국노인가 [내부링크]

코로나 때문에 활동을 멈췄던 모임들이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슬슬 활기를 띠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다녀왔다. 합정에서 네 명의 멤버와 함께 &#60;이완용 평전&#62;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본 이완용은 마냥 악한 사람으로만 보였는데, &#60;이완용 평전&#62;을 읽을수록 이완용이 악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로 보였다. ‘좋은 책’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있다.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거나, 미처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면 그건 내게 좋은 책이다. &#60;이완용 평전&#62;은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읽을 가.......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3) - 나는 아내를 7년 동안 속였다 [내부링크]

나는 첫사랑과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별거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언제나 가정다운 가정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단란하고 사이좋은, 건강한 웃음이 있는 가정. 감사하게도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무엇보다 유머코드가 맞는 것 같아서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혼이 평생을 함께할 단짝을 구하는 일이라면, 유머코드는 내게 매우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34;평생을 함께할지 어떻게 장담하는데?&#34; 라고 받아칠 만큼 대담한 유머를 구사할 줄 알았고, 나는 그게 꼭 마음에 들었다. 지금의 아내와 막 사귀어 서로를 알아가던 시절, 우리는 카페에서 연애경험에 대.......

&lt;눈먼 자들의 도시&gt;, 노벨 문학상 컬렉션 주제 사라마구 소설 추천 [내부링크]

노벨문학상 컬렉션, &#60;눈먼 자들의 도시&#62;를 10년 만에 다시 읽었다. 이 책을 처음 만난 10년 전에는 작가가 설계한 디스토피아 속에 빠져들어 마치 영화를 보듯이 읽었다면, 이번에는 소설과 조금 거리를 두고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60;눈먼 자들의 도시&#62;의 저자, 주제 사라마구는 이 소설에서 다른 철학적 문제가 아닌 가장 원초적인 문제를 다룬다. &#x27;모두가 같은 장애를 가진 세상에서 인간은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x27; &#60;눈먼 자들의 도시&#62;에서는 어느 날 세상 사람들 눈이 전부 멀어버린다. 단 한 명, 주인공만 빼고 말이다. 모두에게 동시에 닥친 재앙 속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주.......

[러닝 기록] 10km 달리기, 매번 같은 코스를 달리면 좋은 점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집 근처에서 10km를 조금 넘게 달렸다. 이번에도 지난주처럼 화창한 날씨라 달리기에 좋았지만 이제 슬슬 날이 더워질 조짐이 보인다. 작년 여름에 달리기를 하면서 마스크 때문에 호흡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는데 다음주부터는 드디어 마스크를 벗고 달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만나서 즐겁지 못했고 다시는 보지 말자 코로나야― 나는 러닝을 할 때마다 웬만하면 같은 코스를 달린다. 매번 같은 코스를 달리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러닝 페이스 조절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달리면서 시야에 잡히는 풍경이나 코스의 상태에 익숙해지면 거리에 따른 페이스 조절 방법을 자연스레 몸이 기억하게 된다. 내가 매번 달리는 10km 코스로 예.......

[10km 달리기] 심장부정맥 진단 10개월 이후 40분대 러닝 기록 [내부링크]

달리기에 날씨가 너무 좋은 요즘이다. 날씨가 좋을수록 개와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과 봄옷을 챙겨 입고 달리기에 나선 사람들이 한데 섞여 산책로와 트랙이 붐빈다는 불편함이 조금 있지만, 길이 아무리 뻥 뚫려도 우중충한 날씨에 외롭게 달리는 것보다는 좋은 것 같아서 불평은 넣어두고 맑은 하늘 아래서 발을 열심히 굴렸다. 10개월 전에 대학병원 흉부외과에서 심장부정맥 진단을 받고 의사선생님에게 운동을 줄이라는 권고를 받았다. 건강하려고 시작한 러닝인데⋯⋯ 러닝 때문에 부정맥이 생겼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조금 억울했지만, 어쨌든 나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사람이기에―처방받은 약은 빼먹지 않기 위해 알람을 맞춰서.......

&lt;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gt; 독서 후기, 수면습관과 쇼트 슬리퍼에 대한 오해 [내부링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많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잠은 미스터리한 분야 중 하나다. &#60;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62;의 저자 매슈 워커는 오늘날 세계적인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수면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밝히고 처방을 내놓으며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면 전문가이다. 그는 우리가 잠을 자는 게 단지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회복하기 위해 잠을 잔다. 잠을 잘 자면 기억력이 향상되고 감정이 풍부해진다. 즉 이성과 감성이 함께 좋아진다. 이러한 수면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여덟 시간, 많게는 아홉 시간까지 자야 한다. 오늘날 수면부족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lt;1cm 다이빙&gt; 에세이 추천, 소확행과 진짜 행복의 차이는? [내부링크]

20만 부가 넘게 팔린 장태수ㆍ조문정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60;1cm 다이빙&#62;을 읽었다. 이 책을 통해 소확행을 다시 만났다. 요즘은 당장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인스턴트 행복론이 대세다. 현재를 인내하면 미래에 더 큰 보상이 찾아온다는 마시멜로 이야기에 코웃음 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60;1cm 다이빙&#62;의 저자 조문정은 우울증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 조문정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심지어 소확행도 크다면서 &#x27;최소확행&#x27;을 외친다. 작가는 추운 날 전기장판 위에 누워 있는 게 자.......

&lt;부의 확장&gt; 독서 후기, 두물머리 천영록 대표가 말하는 부의 비결 [내부링크]

저성장ㆍ저금리ㆍ저소비의 뉴노멀 시대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재테크족이 떠오르고 있다.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보다는 현재의 나에게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인 욜로(YOLO)족이 있는가 하면, 젊은 나이부터 소비를 최소화하고 이른 나이에 경제적 자유를 꾀하는, &#x27;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x27;의 약자인 파이어(FIRE)족 또한 있다. &#x27;재테크&#x27;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해 이익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욜로족과 파이어족을 포함한 오늘날 수많은 재테.......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0) - 사랑은 사람을 일하게 한다 [내부링크]

나는 경제활동이라고 할 만한 일을 어쩌다 공장 2교대로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 도색 공장에서 아침 여덟 시부터 저녁 여덟 시까지 지게차가 파레트 채로 자동차 부품들을 실어오면 그것들의 포장을 뜯고 나르는 일이었다. 시간이 정말 이렇게 하염없이 느리게 갈 수도 있구나, 싶은 나날이었다. 공장에서 매일 내 눈길을 끄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부품을 도색하고 검수를 하는 아주머니들이었다. 아주머니들은 공장일이 어쩜 그리도 재밌는지, 나와 같이 2교대로 출퇴근을 하는 ‘하드워커’임에도 불구하고 근무 중에도 웃음을 잃는 법이 없었고, 퇴근을 하면 그제야 몸에 기운이 빠진 듯 통근버스 안에서 단체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

&lt;슈 독&gt; 독서 후기,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내부링크]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60;슈 독&#62;을 읽었다. &#60;슈 독&#62;은 읽을수록 나이키 신발이 사고 싶어지는 위험한 책이다. 필 나이트는 나이키를 창업하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과 자신이 나이키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자서전은 반만 믿으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담은 책이 자서전이기 때문에 그 내용은 다소 편향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60;슈 독&#62;에서 필 나이트는 사업을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통화가 끝나고 전화기를 때려 부쉈던 일이나, 사업 때문에 가족에게 소홀했던 순간을 고백하는 등 자서전은 반만 믿으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러닝 기록] 달리는 도중에 마주치는 개를 대처하는 법 [내부링크]

벚꽃이 피더니 날이 슬슬 더워진다. 작년 여름에는 마스크를 쓰고 달리는 게 너무 답답해서 러닝을 하고 싶어도 자주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여름은 마스크를 벗고 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내가 달릴 때마다 이용하는 동네 강변의 트랙이 있는데, 견주들이 개와 함께 산책하는 길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날이 좋은 주말이면 그 길은 개와 함께 산책 나온 사람으로 북적인다. 오늘 역시 산책을 나온 많은 사람들 사이를 뚫고 달리고 있는데, 멀리서 하얀 개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오는 게 보였다. 큰일 만드는 걸 싫어하는 나는 개와 견주에게 위험하지 않은 러너라는 걸 최대한 어필하기 위해 그들이 다가오는 방향과 반.......

&lt;슬픔이여 안녕&gt; 독서 후기,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 소설 추천 [내부링크]

집에서 밍기적거리다가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야겠다 싶어서 전자책으로 &#60;슬픔이여 안녕&#62;을 읽었다. 다 읽고 나서야 프랑스 문학의 빛나는 별, 프랑수아즈 사강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60;슬픔이여 안녕&#62;의 주인공 세실은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여의고 그녀의 아버지 레이몬드와 자유분방한 삶을 만끽하는 평범한 소녀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둥이 기질이 있던 레이몬드가 자유분방한 삶을 정리하고 친구였던 안과 결혼을 발표하면서 세실은 갈등에 빠지고 이야기는 고조된다. 고백하자면, &#60;슬픔이여 안녕&#62;은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었다. 주인공 세실의 감정이 내가 보기에는 너무 변덕스러웠고, 특유의 치기 어린 행동 역.......

&lt;위대한 개츠비&gt; 독서 후기, 스콧 피츠제럴드 소설 추천 [내부링크]

개츠비는 왜 위대할까. 사실 ‘위대한 개츠비’라는 번역된 제목만 봐서는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개츠비 앞에 &#x27;위대한(The Great)&#x27;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미국에서 19세기에 마술사를 소개할 때 주로 쓰인 말인 &#x27;The Great&#x27;에서 왔다는 설이 내가 보기에는 가장 그럴듯해 보인다. 이는 개츠비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잘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 이후 스포가 이어집니다 &#60;위대한 개츠비&#62;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개츠비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는 걷히고 점차 사랑에 눈이 먼, 성공의 화신이 된 개츠비의 민낯이 드러난다. 개츠비는 자신의 첫사랑 데이지가 이미 결혼했음에도.......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1) - 별거 가정에서 자라서 좋은 점 [내부링크]

별거 가정에서 자라서 좋은 점이 있기는 할까, 싶을 것이다. 적어도 내게는 별거 가정에서 자라서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1. 행복 기준선이 올라간다.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 중 하나인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론 강의에서는 ‘행복 기준선’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행복 기준선이란, 자신을 위기의 중심으로 몰아넣고 그 위기를 극복한 뒤에 얻을 수 있는 ‘행복 역량’을 말한다. 예를 들면, 격한 운동이 신체적ㆍ정신적 위기를 가져오는 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나를 때 받는 스트레스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운동은 내가 스트레스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데 결과적으로 도.......

&lt;지대넓얕&gt; 독서 후기, 베스트셀러 인문학 작가 채사장이 말하는 진리란 [내부링크]

진리란 무엇일까? ⋯⋯ 어려운 질문이다. 진리란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것. 진리가 무엇인지 말하기는 쉽지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60;지대넓얕&#62;은 넓고 얕은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나에게 그리 얕지는 않았다. &#60;지대넓얕&#62;에서 말하는 진리에 대한 내용 중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우리는 단 한 번도 진리를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러 방법을 통해 끊임없이 진리를 갈망해왔다는 점이다. 그중 진리에 대해 중세 초기 서양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던 사건이 있다. 바로 플라톤 학파와 아리스토텔레스 학파 사이에서 일어난 &#x27;보편논쟁&#x27;이다. 생각보다 치열한 반응을 일으켰.......

&lt;1Q84&gt; 독서 후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미스터리 소설 추천 [내부링크]

2011년, 이 책이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읽어보고 나서 얼마 전 10년 만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60;1Q84&#62;를 다시 읽었다. &#60;1Q84&#62;는 정체불명의 종교집단 선구, 인간도 무엇도 아닌 불가사의한 존재 리틀 피플, 그리고 두 남녀주인공 사이에 뜬 두 개의 달을 놓고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하루키는 언젠가 작가 인터뷰에서 말했다. 독자를 최대한 소설의 깊숙한 곳까지 이끌고 싶다고. 그래서 가능하면 쓰는 자신도 오랫동안 깊이 빠져들 만한 긴 소설을 쓴다고. 히루키의 이러한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소설이 &#60;1Q84&#62;가 아닌가 싶다. 세 권의 시리즈를 합하면 자그마치 2천 페이지가 넘는 분량.......

&lt;군주론&gt; 독서 후기,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어둠의 인간관계론 [내부링크]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고전 인문학 도서, &#60;군주론&#62;을 읽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15~16세기에 피렌체에서 외교관이자 정치학자로 활동했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지배자였던 메디치 가문에게 &#60;군주론&#62;을 바쳤던 당시 유럽에서는 지배계급 사이에서 속임수와 견제, 배신 등의 권모술수가 난무했다(유럽판 춘추전국시대). &#60;군주론&#62;이 나올 당시 피렌체는 소위 말하는 르네상스 시대로, 회화와 조각ㆍ건축 등의 문화 예술이 한창 꽃피던 시기였다.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와 나이가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눈부신 전성기를 맞은 예술계와는 달리 정치판의 분위기는 사.......

미하엘 엔데 &lt;모모&gt; 독서 후기, 청소년 추천도서 삼대장 중 하나 [내부링크]

내가 어렸을 적 명성을 떨쳤던 ‘청소년 추천도서 삼대장’이 있다. 생텍쥐페리의 &#60;어린왕자&#62;, 바스콘셀로스의 &#60;나의 라임 오렌지나무&#62;, 그리고 오늘 소개할 책, 미하엘 엔데의 &#60;모모&#62;다. 내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의 주제도서로 &#60;모모&#62;가 선정돼서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었다. &#60;모모&#62;의 주인공 모모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이로, 친구들과 해적 놀이를 하거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염없이 들어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모모가 지내는 마을에 정체불명의 집단이 찾아온다. 회색 신사로 불리는 그들은 모모가 지금껏 했던 행동들을 시간 낭비로 보고 마을 사람들에게 철저한 시.......

&lt;작가의 시작&gt; 독서 후기, 베스트셀러 글쓰기책 추천 [내부링크]

나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글쓰기에 조금은 도움이 될까 싶어, 작가들이 사랑하는 글쓰기 멘토로 유명한 바버라 애버크롬비의 베스트셀러 글쓰기책, &#60;작가의 시작&#62;을 구입해서 읽었다. &#60;작가의 시작&#62;을 꼼꼼히 읽은 결과 저자의 가르침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x27;닥치는 대로 써라&#x27; 그렇다. 닥치는 대로 써야 한단다. &#60;작가의 시작&#62; 저자인 바버라는 식탁에서도 글을 쓰고, 젖을 먹이면서도 글을 쓰고, 화장대에 앉아서도 글을 썼다고 말한다. 이렇게 치열하게 글을 쓰는 동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적어도 자신에게는 글을 쓰는 동기 같은 건 없었.......

&lt;루틴의 힘&gt; 독서 후기, 최고의 아웃라이어들이 말하는 좋은 습관 가꾸기 [내부링크]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얻고 싶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굳은 결심과 노력이 아니다. 바로 루틴이다. 글로벌 기업 어도비의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인 &#x27;99U&#x27;는 세스 고딘, 토드 핸리, 댄 애리얼리 등 세계적인 아웃라이어 20인의 성공 습관과 철학을 한데 모아서 좋은 습관 가꾸기를 위한 책, &#60;루틴의 힘&#62;을 만들었다. 1. 자주 실천하라. 아이디어가 신선해진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면 그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일에 촉각을 곤두세울 때 비로소 아이디어가 흘러들어온다. 반대로 일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걸핏하면 슬럼프에 빠지거나 원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2. 자주 실천하라. 부담이 줄어든.......

별거 아닌 별거 가정 (9) - 우리는 모두 어쩌다가 되어버린다 [내부링크]

언제부터였을까. 남의 가족이 부러워보였던 건. 초등학교 다닐 때 반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는 집에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었다. 집에 마땅한 게임기가 없었던 나는 주말마다 친구네 집에 놀러 가서 친구와 함께 컨트롤러를 잡고 온갖 게임을 했다. 게임기의 주인은 친구였기 때문에 게임 실력은 언제나 친구가 우위였지만 그래도 친구와 함께 주말마다 게임을 하는 것은 꽤 즐거운 경험이었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보던 다른 친구에게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었다. 그 친구가 자신의 집에서 티비를 받치고 있는 거실장을 열자 거기에는 엑스박스와 닌텐도까지 있었다. 거실장 안에 놓인 흠집 하나 없는 게임기들을 보자 나는 갑자기 기름진 음식.......

&lt;바디, 우리 몸 안내서&gt; 독서 후기, 인체의 신비함을 알고 싶다면 [내부링크]

&#60;바디: 우리 몸 안내서&#62;는 인간의 몸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정직한 제목에 정직한 내용이다. 서점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발톱부터 콧구멍까지 전부 설명해 줄 기세의 목차를 보고 마음이 끌려서 덥석 구입하게 되었다. 책의 감상부터 말하자면, 정직한 제목과 달리 내용이 뻔하지 않고 신선해서 좋았다. 우리 몸이 생각보다 신비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거듭 느꼈다. 예를 들면 시력이 없는 사람 역시 방 안에서 불이 켜지고 꺼지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빛을 느끼는 신경은 눈 말고도 몸의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60;바디, 우리 몸 안내서&#62;는 읽는 즉시 책의 내용을 우리가 직접 경험해 볼.......

&lt;정의란 무엇인가&gt; 독서 후기,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내부링크]

정의란 무엇일까? 정의란⋯⋯. 시작부터 머리가 아파지려고 한다. &#60;정의란 무엇인가&#62;는 하버드대학교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론’, 예일대학교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론’과 더불어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손꼽히는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론’ 강의를 글로 엮은 책이다. 정의론 강의에 앞서 마이클 샌델은 말한다. &#34;철학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했던 것들을 가지고 와서 그것들을 낯설게 만든다.&#34; 그렇다. 철학은 ‘정의’와 ‘무엇일까’라는 익숙한 두 가지를 섞어서 우리를 낯설게 만들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 철학자들이 정의에 대해 어떤 주장을 했는지 살펴보자. 먼저 영.......

별거 아닌 별거 가정 (6) - 결국, 피는 못 속인다 [내부링크]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게 삼분의 일, 세 살 이전에 부모님 품에서 형성된 게 삼분의 일, 후천적으로 형성된 게 3분의 1이라고 한다. 내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이 말은 꽤 신뢰할 만한 것 같다. 비록 엄마와 오랜 기간을 떨어져 살았지만 지금 나의 성격 중 상당 부분은 어릴 때 엄마에게 받은 영향이 크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엄마는 평소에 나의 장난기를 다정하게 받아주다가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즉시 불호령을 내리는 &#x27;투 페이스&#x27; 육아법을 운용했다. &#x27;아수라 백작&#x27; 육아법, 또는 &#x27;냉정과 열정 사이&#x27; 육아법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엄마의 눈앞에서는 밥알이 그릇에 한 톨이라도 남아 있으.......

&lt;플라멩코 추는 남자&gt; 독서 후기,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소설 추천 [내부링크]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60;플라멩코 추는 남자&#62;를 읽었다. &#60;플라멩코 추는 남자&#62;의 저자 허태연은 수상소감을 통해 젊은 시절 떠나보낸 아버지를 추억하며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60;플라멩코 추는 남자&#62;의 주인공 허남훈은 굴착기 기사 은퇴를 앞둔, 가부장적인 성격을 가진 남자이다. 아내에게 밥을 차리라고 소리치고, 자신의 중고 굴착기를 사러 온 청년에게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꼰대’ 이미지의 전형이다. 그러던 어느 날, 20여 년 전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후에 자신이 적었던 청년일지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허남훈은 칙칙했던 삶을 벗어던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허남훈의 청년일.......

[러닝 기록] 노로바이러스 회복 후 10km 달리기 [내부링크]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난주 일요일에 10km를 신나게 달리고 나서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에 초주검이 되어 입원을 했었다. 2박 3일 입원을 마치고 수요일에 퇴원해서 나흘이 지난 오늘, 얼추 회복이 된 것 같아 컨디션에 집중하면서 집 앞에서 10km를 달렸다. 처방받은 지사제 때문인지 아직 속이 더부룩해서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러닝을 마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10년 전에 군대에서 처음으로 노로바이러스에 걸렸을 때는 생활관 한편에 격리되어 거의 일주일을 끙끙 앓았었는데, 이번에는 입원하자마자 수액+영양제+항생제 주사를 연달아 맞으니 한나절만에 죽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몸.......

&lt;야밤의 공대생 만화&gt;, 서울대학교 공대생이 그린 과학만화의 모습은? [내부링크]

한 커뮤니티에서 범상치 않은 드립으로 독자들을 홀리는 과학만화를 읽었다. 그림 실력은 비록 보잘것없었지만, 공대 대학원생이 틈나는 대로 그렸다는 만화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밈과 유행어가 가득해서 읽는 재미가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과학도 맹기완이 그린 과학만화, &#60;야밤의 공대생 만화&#62;를 만났다. &#60;야밤의 공대생 만화&#62;를 읽으면서 내심 놀랐다. 서울대생이―그것도 공대생이―이렇게 재밌는 만화를 그릴 수 있다니. 자랑할 만한 건 아니지만 나는 명문대생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을 가지고 있다. 명문대생을 향한 편견 중에는 ‘재미없는 공부벌레’라는 이미지도 있었기에, 과학만.......

별거 아닌 별거 가정 (7) - 하얀 바퀴벌레를 본 적 있나요 [내부링크]

분열된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겪는 슬픔은 분열 그 자체도 있지만, 가족의 분열을 불러온 원인이 가족구성원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점도 있다. 우리 가족을 따라다녔던, 어쩌면 지금도 따라다니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가난’이다. 요즘에는 성격이나 가치관이 맞지 않아서 갈등을 겪는 가족이 많다지만, IMF 세대에 한 발짝 걸쳐 있는 내가 어렸을 적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족 갈등은 하나같이 돈 문제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우리 가족 역시 돈이 갈라놓은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무방비한 상태에서 IMF를 정면으로 얻어맞은 우리 집은 이후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십여 년 동안 반지하 월세방을 전전했다.......

별거 아닌 별거 가정 (8) - 엄마가 파산신청을 했다 [내부링크]

부끄럽지만, 우리 엄마는 파산을 한 적이 있다. 가족의 치부를 글로 쓴다는 건 썩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글이 사람들에게 안 읽히면 안 읽히는 대로 몹쓸 넋두리가 되어버리고, 만약 베스트셀러라도 되어버리면(망상이다) 가족 팔아서 돈 번 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왜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려고 하는가. 별거 가정을 주제로 하는 내 이야기에서 돈 문제와 가난은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난은 우리 가족의 치부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엄마가 있었다, 라고까지는 말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돈 문제로 골치가 아플 때면 나는 문득 엄마를 떠올리고는 했다. 엄마와 아빠가 젊었을 때부터 잘 맞았던 분야가 하나 있었다. 바로 재.......

&lt;행복이란 무엇인가&gt; 독서 후기, 하버드대학교의 행복론 강의 [내부링크]

아이비리그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수강 경쟁이 치열한 3대 명강의가 있다.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센델 교수의 &#x27;정의론&#x27;, 예일대학교 셸리 케이건 교수의 &#x27;죽음론&#x27;, 그리고 하버드대학교 탈 벤 샤하르 교수의 &#x27;행복론&#x27;이다. &#60;행복이란 무엇인가&#62;는 탈 벤 샤하르 교수가 행복론에 대해 하버드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글로 엮은 책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탈 벤 샤하르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실하게 행동하고, 행동하는 자신을 믿고, 행동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 감사하면 행복할 수 있다. 너무 뻔한 얘기 같지만, 정작 이 짧은 격.......

&lt;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gt;, 하루키의 달리기 에세이 [내부링크]

나는 에세이를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하루키의 에세이는 매번 재밌게 읽는다. 그 이유는 하루키가 달리기와 맥주, 고양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전부 좋아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하루키가 그것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설명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같이 들뜨게 된다. &#60;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62;를 읽고 하루키가 달리기를 즐긴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루키를 소설로 먼저 만난 나로서는 그가 &#60;해변의 카프카&#62;나 &#60;1Q84&#62; 같은 심오한 소설을 쓰고 나서 밖에 나가 가벼운 차림으로 헥헥거리며 달리는 모습이 매치가 안 돼서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심지어 하루키는 풀코스 마라톤 외에도 정기적으로.......

&lt;호밀밭의 파수꾼&gt; 독서 후기, 고백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의 힘 [내부링크]

오랜만에 강렬한 느낌의 소설을 만났다. 나는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tvN &#60;책 읽어드립니다&#62; 프로그램에서 &#60;호밀밭의 파수꾼&#62;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주문해서 읽었다. 책을 이런 식으로 곧잘 충동구매를 해서 다 읽지 못하고 쌓아 놓은 책이 많은 편이다. &#60;호빌밭의 파수꾼&#62;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왠지 찝찝하고 지저분하다. 그럼에도 눈을 떼지 못하고 읽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60;호밀밭의 파수꾼&#62;의 주인공 홀든은 거짓말을 버릇처럼 하고 어떤 일에 용기를 발휘하는 법이 없다. 그리고 희한할 정도로 다양한 일에 우울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

[러닝 기록] 10km 달리기, 정적 스트레칭과 동적 스트레칭 [내부링크]

달리기 너무 좋은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나니까 몸이 무거워서 움직이기 귀찮았는데, 창밖의 날씨를 보니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와 10km를 달렸다. 다른 어떤 것도 마찬가지지만 운동 역시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러닝을 배우면서 깨달았다. 요즘 느끼는 것은, 스트레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운동은 결국 건강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동을 하느라 부상을 당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다. 하프 마라톤을 처음 달리고 족저근막염으로 일주일을 시달리고 나서, 건강하게 달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트레칭의 중.......

&lt;일간 이슬아 수필집&gt; 독서 후기,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추천합니다 [내부링크]

2018년 겨울, 한 작가가 자신의 에세이를 읽어 줄 구독자를 직접 SNS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주 5일, 매월 20편 연재, 매일 자정 이메일 발송, 구독료는 한 달에 만 원. 넷플릭스 기본 구독료보다 높은 가격에 작가 본인조차 이게 될까 싶은 의문이 들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목표했던 2,500만 원의 학자금을 갚는 데 성공했고, 거기에 더하고 더한 돈을 벌었다는, 문필업계에서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영웅담(?)이 있다. 그리고 그 영웅담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지금까지 성공을 이어오고 있다. 나는 그렇게 이슬아의 에세이 구독 서비스, &#60;일간 이슬아&#62;를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글이길래 한 달 이용료 만 원인(그리.......

별거 아닌 별거 가정 (4) - 별거 가정, 어셈블 [내부링크]

&#34;이혼이 뭐야?&#34; &#34;아직 이혼이 뭔지도 몰라? 이혼은 엄마랑 아빠랑 영영 떨어져 사는 거야, 바보야.&#34; &#34;왜 떨어져서 살아?&#34; &#34;그야 당연히 같이 살기 싫어서지.&#34; &#34;영원히?&#34; &#34;그래, 영원히!&#34; 초등학교 여름방학 어느 날 사촌누나와 나눈 대화였다. 이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나는 그날 처음 알았다. 큰아빠와 큰엄마가 이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들의 두 딸이자 나의 사촌누나들은 이혼이라는 게 무엇인지 동생과 나에게 속성 강의를 해주었다. 그녀들이 말하는 이혼이란, 아빠가 더 이상 아빠가 아닌 게 되고 엄마가 더 이상 엄마가 아닌 게 되는 거였다. 만나면 항상 티.......

[러닝 기록] 미드풋과 포어풋, 힐풋 주법의 장단점 [내부링크]

오늘도 어제와 같이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아서 달리기에 괜찮았다. 점심을 먹고 몸이 잠을 부르게 전에 부지런히 나와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달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동작이지만, 사실 올바른 자세로 달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나는 이 사실을 장거리 러닝을 연습하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올바른 달리기 자세란, 뼈와 인대에 무리가 가지 않아 부상 위험이 적은 자세를 말한다. 올바른 자세로 러닝을 하기 위해서는 러닝 주법을 익혀서 달리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길들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러닝 주법은 크게 힐풋, 미드풋, 포어풋 3종류가 있다. 러닝 훈련을 받지 않은 대부.......

헤밍웨이 &lt;노인과 바다&gt;, 허무주의와 하드보일드 스타일 소설 추천 [내부링크]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60;노인과 바다&#62;를 읽었다. 헤밍웨이는 허무주의와 하드보일드를 대표하는 미국 작가이다. 헤밍웨이는 이 두 가지 개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세계 문학의 역사를 말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1952년에 &#60;노인과 바다&#62;를 발표한 헤밍웨이는 이 작품으로 다음해에 퓰리처상을 받았고, 55세가 되던 해인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따라서 &#60;노인과 바다&#62;는 헤밍웨이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허무주의가 무엇인지는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으면 곧바로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60;노인과 바다&#62;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 어부가 대서양에서 자신의 배보다 큰.......

별거 아닌 별거 가정 (5) - 아빠의 지독한 술버릇 [내부링크]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눈앞의 이익을 좇느라 중요한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아빠가 늘 하던 말이었다. 그리고 아빠 자신도 그렇게 말한 대로 살아왔다. 아빠는 어릴 적부터 이른바 ‘공으로 하는 운동’에는 전부 재능을 보였다. 축구, 탁구, 당구, 볼링 등 구기 종목이면 가리지 않고 아마추어를 가뿐히 뛰어넘는 소질을 보였다. 아빠는 원래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하는 수 없이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빠는 자신의 꿈이었던 축구선수에서 진로를 살짝 틀어 볼링장 엔지니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볼링에 소질이 있었던 아빠는 곧 엔지니어와 볼링 강사 일을 병행했다. .......

&lt;오래 준비해온 대답&gt; 독서 후기, 김영하 작가의 시칠리아 여행 에세이 추천 [내부링크]

한예종에서 학생들에게 문예창작을 가르치던 어느 날, 김영하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예술가가 죽어가는 것을 느꼈다. 명문대 교수직, 평탄한 가족생활, 넉넉한 통장 잔고. 손에 넣은 모든 것에 익숙해지면서 설렘에 무뎌진 순간, 작가는 모든 걸 내려놓고 아내와 함께 시칠리아로 떠났다. &#60;오래 준비해온 대답&#62;은 김영하가 시칠리아를 다녀온 경험을 토대로 쓴 시칠리아 여행기이다.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설렘을 찾아서 세상을 유랑하는 존재이다. 말은 쉽지만, 이 말을 몸소 실천하는 예술가가 과연 얼마나 될까. 나이를 먹을수록, 가진 것이 많을수록 결과가 불확실한 무언가에 도전하기는 어려워진다. 도전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러닝 기록]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달리기를 완주하는 법 [내부링크]

러닝 자세를 교정하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올바른 러닝 자세에 관한 영상을 찾아봤다.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발뒤꿈치보다는 발볼로 착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러닝 유튜버의 가이드를 듣고는 ‘과연!’ 하고 내적 외침을 지르고 그길로 러닝을 하러 집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유튜브를 너무 대충 보고 나왔다보다. ‘발볼로 달리는’ 게 어떤 느낌인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아서 달리는 내내 자세를 못 잡고 허우적댔다. 자세와 호흡에 오롯이 집중하면 러닝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벼운 느낌으로 이어갈 수 있는데, 오늘은 자세와 호흡이 무너져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빨리 피로해졌다. 러닝 횟수를 예전보다 줄인 상황이라서.......

급성 장염 후기, 14년 만의 입원 [내부링크]

이번 주말에 러닝 기록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 러닝을 마쳤다고 했는데, 그것은 단순한 징조가 아니었다. 그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차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더니 손발은 피가 안 통해서 지릿지릿 저렸다. 결국 새벽에는 잠 한숨 자지 못하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구토와 설사를 반복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어스름한 아침에 아내의 부축을 받아 응급실에 갔다. 퀭한 눈으로 힘겹게 진찰을 받은 후 급성 장염 진단을 받았다. 주말에 장모님과 함께 새조개와 주꾸미 샤부샤부를 먹었는데 거기서 탈이 난 것 같다. 고등학생 때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치 3주를 받은 이후로 14년 만에 입.......

2016~2022 나의 일기 변화 과정, 일기를 쓰고 느낀 점 [내부링크]

언제부턴가 일기를 쓰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중간에 일기를 잠시 놓은 순간도 있었지만, 아예 놓지 않고 꾸준히 써오니 어느덧 노트 네 권 분량의 일기장이 눈앞에 놓였다. 2016년부터 2022년 오늘까지 일기를 쓰면서, 나의 일기 쓰기 방식이 변화한 과정과 일기를 쓰고 느낀 점을 말해보겠다. 2016년, 나의 첫 일기 : 인상 깊은 하루를 기록하다 일기다운 일기를 처음 썼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원 입시 준비를 하면서 저녁마다 머리를 식힐 겸 책이나 영화를 봤는데, 인상 깊은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이 휘발될까 아쉬워 노트에 감상을 적기 시작한 게 일.......

별거 아닌 별거 가정 (3) - 부부 사이도 과실비율이 있나요 [내부링크]

별거 가정에서 자라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기억하는 것 중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아빠의 잘잘못을 원치 않게 들어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와 동생은 일찍이 엄마랑 있을 때면 아빠를 포함한 친가를 깎아내리는 말을 들어야 했다. 엄마는 아빠의 고약한 술버릇과 우유부단한 성격을 동생과 내 앞에서 흉보고는 했고, 엄마가 집을 나간 이유 역시 아빠의 술버릇 때문인 듯 보였다. 엄마가 그런 말을 할 때면 우리는 엄마의 말에 동조해야 할지, 한 귀로 흘려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채 그저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서 듣고는 했다. 아빠는 누구를 쉽게 손가락질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자존심은 강한 사람이었.......

[러닝 기록] 1년 만의 하프 마라톤 후기 [내부링크]

처음으로 하프 마라톤을 달리고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처음 달렸을 때는 발바닥 근육이 붓는 족저근막염이 와서 일주일 정도 고생을 했었다. 왼쪽 발바닥 근육이 걷기도 힘들 정도로 찌르듯이 아파서 역시 뭐든 과한 건 좋지 않구나, 하며 한동안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1년이 지나자 하프 마라톤을 다시 한번 달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퐁퐁 샘솟았다. 그래서 달렸고, 목표는 완주였다.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개운한 날씨라 느낌이 좋았다. 내가 1년 전에 하프 마라톤을 달리기로 마음먹은 때가 문득 떠올랐다. 그날도 오늘처럼 겨울이 모습을 감추고 봄이 열.......

&lt;달까지 가자&gt; 독서 후기, 장류진의 가상화폐 소설 추천 [내부링크]

장류진의 데뷔작이자 단편집, &#60;일의 기쁨과 슬픔&#62;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에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는 반가운 마음으로 도서관에 가서 장류진의 신작, &#60;달까지 가자&#62;를 만났다. 장류진이 선보인 세계에 이미 한번 흠뻑 빠졌었던 나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 역시 나를 흡입력 있는 세계로 데려가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장류진은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멋지게 증명했다. * 소설의 줄거리가 이어집니다 주인공 정다해와 강은상, 정지송은 같은 회사의 동료이자 회사에서 ‘비공채 출신 3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주인공 다해는 회사의 큰언니 은상의 제안에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하고, 이.......

[원코인게임] 인생이라는 게임 [내부링크]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은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는 성공과 실패 ...

작가의 자세 [내부링크]

위대한 작품을 남겼던 작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다른 누구도 흉내 내지 않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자기만의 ...

재능의 함정 [내부링크]

새로운 재능이 온다고 해도 그건 오직 번쩍하는 한순간뿐. 시 몇 편, 얇은 책 한 권을 내고 그 남자, 그 여...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학 탐구] [내부링크]

예술이란 무엇인가? 참 어려운 질문이다. 작품을 접할 때 누구는 예술성을 느끼고, 누구는 못 느낀다. 심지...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는? [미학 탐구] [내부링크]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디자인에는 최소조건이 몇 가지 있다. 가독성과 가시성이 좋은지(...

점 하나만 찍어도 작품이 되는 이유는? [미학 탐구] [내부링크]

점 하나만 찍힌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은 흔히 “저것도 예술이냐”라고 한다. 점 하나만 찍어도 인정받는 ...

작품 제목을 ‘무제(untitled)’라고 짓는 이유는? [미학 탐구] [내부링크]

‘무제(untitled)’는 제목이 없다는 뜻이다. 예술가들이 작품에 제목을 붙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작품이 ...

글쓰기의 기본 원칙 [내부링크]

1. 작문의 단위는 단락 - 한 단락에 한 화제만을 다룬다. 2. 주제문으로 단락을 시작하고 그 주제문에 부합...

프로포즈 영상 완성,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나는 노트로 일기를 쓰고 있다. 어느덧 일기를 쓴 지 2년 정도 되었다. 블로그도 시작한 겸 일기를 블로그...

카카오뱅크 X 이마트 26주 적금 챌린지 이벤트(할인쿠폰, 캐시백) [내부링크]

안녕하세요 앵날입니다 :) 카카오뱅크와 이마트가 함께 하는 26주 적금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26주 적금은 ...

인상 깊은 유튜브 강연, 인문학 추천 영상(1) [내부링크]

나는 가끔 유튜브에서 강연을 챙겨본다. 유튜브에는 비생산적인 영상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교훈적인 것들을 ...

미켈란젤로와 스티븐 킹의 창작론 [내부링크]

&quot;나는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

하버드 심리학자가 말하는 좋은 심리 습관 [내부링크]

1. 스스로를 믿어라. &#x27;나&#x27;라는 친구와 잘 지내려면 먼저 나 자신을 아껴라. 2. 자신이 유리멘탈...

독서모임 워크샵,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독서모임 워크샵 갔던 날이라 전날 기억부터 되짚어본다. 2019년 9월 7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독서...

서양과 동양의 성공론과 실패론 [내부링크]

&quot;그저 나의 목표는 최대한 빨리 실패해보는 것이었다.&quot;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

인상 깊은 유튜브 강연, 인문학 추천 영상(2) [내부링크]

나는 유튜브에서 강연을 챙겨본다. 유튜브는 비생산적인 영상들이 쏟아지는 곳이기 때문에 교훈적인 것들을...

밀리의 서재 내돈내산 솔직 후기, 전자책의 장점과 단점 [내부링크]

밀리의 서재는 내가 이용해본 첫 전자책 어플이다. 첫 달은 구독료가 무료라길래 한 번 써봤는데 어느덧 3...

협상의 기술, 민폐와 전략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내부링크]

얼마 전에 유튜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흥미로운 영상을 봤다. 한 남성이 협상 전략을 이용해 항공기...

공부 동기부여, 내가 공부하는 이유 [내부링크]

KBS 다큐멘터리 &lt;공부하는 인간&gt;을 봤다. 여기서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보여준다. 연구진이 여러 ...

나이키 런 클럽(NRC) 어플 솔직 후기, 러닝 어플의 장점과 단점 [내부링크]

달리기에 관한 에세이를 읽다가 자극을 받아서 러닝 어플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부천 만화박물관 면접 후기, 웹툰은 스마트폰으로 보는 거 아닌가요? [내부링크]

나는 코로나 때문에 가장 큰 불황을 겪고 있는 박물관 ⋅ 미술관 취업준비생이다. 이러한 코시국에 오랜만...

코로나 두두등장,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20년 2월 28일 금요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점심을 먹고 빗발이 잠잠해져서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에...

하프마라톤 후기, 생애 첫 장거리 달리기 도전 [내부링크]

어느 날 문득 러닝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집 근처 호수공원을 달리기 시작한 지 4개월째다. 3km부터 시작...

사람들이 떡볶이를 좋아하는 이유 [내부링크]

나는 떡볶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 돈 주고 떡볶이를 사먹은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서른이 서른에게 보내는 글, 30대의 메시지 [내부링크]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의 경제부흥기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x27;자동화된 생산라인&#x27;이라는 표현을 ...

당신의 질문에 대답을 꼭 해야 하나요?, 주간 에세이 [내부링크]

오늘날에는 선 긋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은 것 같다. 나는 오늘은 A로 살고 내일은 B로 살고 싶은데,...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이 있나요?,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오해 [내부링크]

많은 사람들이 성선설과 성악설을 &#x27;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한가, 악한가&#x27;를 논하는 문제로 알고 있...

애플워치 6세대 한 달 사용 솔직후기, 스마트워치의 장점과 단점은? [내부링크]

나는 평소에 애플워치에 대해 그냥 막연하게, 화면이 작아서 쓸모가 있으려나 하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

&lt;프로젝트 헤일메리&gt; 독서 후기, 앤디 위어가 그린 외계인과 인간의 우정은? [내부링크]

&lt;마션&gt; 작가로 유명한 앤디 위어의 신작 &lt;프로젝트 헤일메리&gt;를 읽었다. &lt;프로젝트 헤일메...

편의점 알바 후기, 미성년자 주류판매시 처벌과 대처 [내부링크]

작년 이맘때쯤, 나는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미성년자에게 실수로 술과 담배를 판 적이 있다. 학생들은 같은...

&lt;데미안&gt; 독서 후기,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르만 헤세 소설 추천 [내부링크]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lt;데미안&gt;을 읽었다. &lt;데미안&gt;의 주인공 에밀 싱클레...

단카이 세대가 기억하는 1980년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lt;더 스크랩&gt; [내부링크]

단카이 세대(団塊の世代)는 1947년부터 1949년에 일본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전쟁(제2차 세...

&lt;일의 기쁨과 슬픔&gt; 독서 후기, 베스트셀러 소설가 장류진이 그린 현대사회 [내부링크]

세상에는 내가 전혀 몰랐던 세계를 보여주는 이야기와 내가 너무나도 공감하는 세계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

[러닝 기록] 달리기 시작한 지 1년, 케이던스의 중요성 [내부링크]

러닝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한 번 해보지 뭐,...

&lt;채식주의자&gt; 독서 후기, 불편한 감정으로 독자를 흔드는 소설 [내부링크]

한강 작가의 &lt;채식주의자&gt;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하면서 급히 유명세를 탄 작품이다....

[러닝 기록] 러너스 하이의 뜻과 원리, 장거리 달리기는 어떤 기분인가 [내부링크]

오후에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달리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요즘은 달릴 때마다 기록이 괜찮게 나와...

[러닝 기록] 공복 달리기는 몸에 안 좋은가? 오전 러닝의 장단점 [내부링크]

아내가 출근할 때 따라 나와서 쌀쌀한 가을바람과 아침해를 맞으며 오전 러닝을 했다. 아침에 뛰는 건 오랜...

&lt;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gt;,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로 만난 1980년대 도쿄의 일상 [내부링크]

&lt;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gt;는 하루키가 &lt;일간 아르바이트 뉴스&gt;라는 잡지에 1983년부터 1984년...

[러닝 기록] 즐거운 주말 달리기 :)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집에서 멍하니 쉬다가 늦은 오후 밖으로 슬금슬금 나와 10km를 달렸다. 의식적으로 다리로 몸...

&lt;미술사 방법론&gt;을 읽고, 페미니즘 미술과 페미니스트 뜻 [내부링크]

나는 대학원에서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페미니즘 미술’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미술에서까지 페미니즘...

&lt;칭기즈칸 평전&gt; 독서 후기, 무기력증은 어떻게 극복하는가 [내부링크]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큰 방해가 되는 것 중 하나는 무기력증이다. 목표가 좌절되었...

[73번째 헌혈] 내가 헌혈을 시작한 이유 [내부링크]

운동을 일찍 마치고 오랜만에 헌혈을 했다. 혈소판과 혈장을 추출하는 혈소판혈장헌혈을 했다. 헌혈을 하고...

[러닝 기록] 주말 10km 달리기 [내부링크]

저녁 먹기 전에 집 앞으로 나와서 10km를 달렸다. 어느덧 다섯시 반만 지나도 해가 지는 계절이 되었다. 해...

&lt;나도 작가 글짓기 공모전&gt; 에세이 당선 후기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얼마 전에 낸 글짓기 공모전에 당선되었다는 전화였다. 상금 수령을 위해...

[러닝 기록] 겨울맞이 하프마라톤 훈련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간단하게 하고 어슴푸레한 오후에 러닝을 했다. 언젠가 하프마라톤에 나가...

&lt;세일러복을 입은 연필&gt;, 무라카미 하루키 추천 에세이 [내부링크]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부쩍 찾고 있는 요즘이다. 이유는 딱히 없다. &#x27;뭘 좀 읽어야지&#x27; 싶으면 ...

&lt;소설과 소설가&gt; 독서 후기, 오르한 파묵이 글 쓰는 법 [내부링크]

글 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오랜만에 작문법에 관한 책을 펼쳤다. &lt;소설과 소설가&gt;는 노벨문학상...

[러닝 기록] 나이키 런 클럽 1000km 후기, NRC 블루 레벨 달성 [내부링크]

나이키 런 클럽 어플은 내가 가장 즐겨 쓰는 러닝 어플이다. 줄여서 NRC(Nike Run Club)라고도 한다....

하프 마라톤을 향해ㅡ 장거리 달리기를 완주하는 법 [내부링크]

하프 마라톤을 나가고 싶어서 얼마 전부터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오늘도 역시 주말을 기회 삼...

&lt;지구에서 한아뿐&gt;, 정세랑 월드의 SF 로맨스는? [내부링크]

프랑수아즈 사강의 &lt;슬픔이여 안녕&gt;을 읽은 것을 계기로 요즘 부쩍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다. 로맨스...

충격적인 논픽션 &lt;완벽한 아이&gt;, 1년 만의 독서모임 [내부링크]

작년 여름에 독서모임을 마지막으로 나간 이후 어느덧 16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독서모임...

[러닝 기록] 눈 오는 날 10km 달리기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늦은 오후에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어젯밤에 눈이 내려서 오늘 밖에서 달릴 수 있을까 ...

2021 내가 읽은 올해의 책 BEST 5 [내부링크]

읽은 책을 엑셀에 정리해둔다는 장강명 작가의 글을 읽었다(장강명, &lt;책, 이게 뭐라고&gt; 中). 거기에 ...

새해맞이 10km 러닝, 그리고 운동의 배신(?) [내부링크]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러닝 수트를 입고 나가 10km를 달렸다. 해질녘에 달리니 춥지도 덥지도 ...

6개월에 걸친 부정맥 증상과 진단 후기 [내부링크]

운동을 하다가 부정맥 증상이 와서 흉부외과에서 진료를 받고 왔다는 글을 올렸었다.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

[75번째 헌혈] 헌혈 어플 추천, 레드커넥트의 장점 [내부링크]

75번째 헌혈을 했다. 요즘은 계속 혈소판혈장헌혈을 하고 있다. 아직 헌혈에 대해서 많이 아는 건 없지만 ...

'1만 시간의 법칙'의 함정, 진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내부링크]

1만 시간의 법칙. 어떤 일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

가난한 자에게 광고를 들이부어라. [내부링크]

몇 년 전 유튜브에서 인상 깊은 영상을 봤다. 미국이었나, 어느 스타트업에서 발명한 안경을 소개하는 영상...

3차 백신 접종 후 일주일 만에 10km 러닝 [내부링크]

지난주에 3차 백신(부스터샷) 접종을 마치고 한동안 운동을 쉬었다. 슬슬 몸이 근질거리던 와중에 팔을 만...

40년 동안 글을 쓰는 사람 [내부링크]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20대 중반이었다. 하루키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비...

&lt;미생&gt; 단행본 리뷰, 책으로 만나는 윤태호의 웹툰 [내부링크]

오후에 소파에 앉아서 &lt;미생&gt;을 봤다. 미생 단행본 전집을 얼마 전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보고 반값에...

&lt;스티브 잡스&gt; 독서 후기, 타고난 놈·지독한 놈·즐기는 놈 [내부링크]

타고난 놈은 얄밉다. 타고난 사람들은 대개 스스로가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피커...

키케로 &lt;최고선악론&gt; 독서 후기, 악의 평범성은 선이 될 수 없는 이유 [내부링크]

키케로는 2000년 전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법률가, 문학가, 철학자이다. 그는 &lt;최고선악론&gt;에서 철...

&lt;랩 걸&gt; 독서 후기, 알쓸신잡 유시민 추천 도서 [내부링크]

&lt;랩 걸&gt;은 2017년 tvN 예능 프로 &lt;알쓸신잡 2&gt;에서 유시민이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꽤 유...

&lt;변신,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gt; 독서후기, 현실을 능가하는 소설의 힘 [내부링크]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소설은 결국 허구라는 생각이 들면 소설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

&lt;특이점이 온다&gt; 독서 후기, 커즈와일이 예견하는 로봇의 미래 [내부링크]

&lt;특이점이 온다&gt;에서 말하는 특이점이란, 기계가 스스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로봇을 제작하는 순...

&lt;채널예스&gt; 4월 호 독서 후기, 글쓰는 방법 팁 [내부링크]

예스24에서 책을 살 때 나는 꼭 사은품으로 &lt;채널예스&gt;를 신청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책을 배송받으...

비교하지 않는 삶, 먹고사는 문제,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20년 3월 1일 일요일, 당진에서 수경이가 오는 날이다. 오후에 운동을 하고 조금 쉬다가 다섯시쯤 수경이...

[왓챠 추천] 미드 &lt;체르노빌&gt; 후기,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20년 11월 5일 목요일, 완연한 가을 날씨다. 오늘은 대장내시경을 받은 날이다. 내시경 약 때문에 새벽 ...

NRC와 함께 비 오는 날 달리기,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 유튜브 채널 &lt;시즌비시즌&gt;에서 비가 게스트와 함께 10km 러닝을 하는 걸 ...

신혼집 실측하는 날,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9월 21일 토요일, 신혼집에 가전제품과 가구를 들여놓기 위해서는 실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

하루키의 에세이, 달리기의 매력,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일찍 눈이 떠져서 아침 먹고 운동을 했다. 근력운동은 하기 귀찮을수록 자극이 ...

웨딩촬영하는 날,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12월 18일 수요일, 웨딩촬영을 하는 날이다. 촬영 전 메이크업을 받으러 웨딩홀에 먼저 들렀다. 처...

신혼집 이사 끝,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20년 2월 22일 토요일, 학교에 있는 짐을 다 빼고 청주에서 안산으로 왔다. 안산에 도착해서 짐 정리를 ...

장어와 KTX,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8월 25일 일요일, 점심에 수경이와 수경이 어머니와 함께 장어를 먹었다. 그렇게 커다란 장어는 처...

2019년 9월 6일,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9월 6일 금요일, 새 기숙사 운동실에서 처음으로 운동을 했다. 지난 학기에 살던 기숙사 운동실보다...

가전제품 사즈아,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9월 14일 토요일, 안산에서 수경이를 만났다. 중식을 안 좋아하는 수경이가 웬일로 짬뽕을 먹고 싶...

신혼집 전세 계약,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오늘은 전세로 얻은 신혼집을 계약하는 날이다. 일어나자마자 청주에서 열두시 반...

프로포즈 영상 평가(?),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8월 8일 목요일, 해안가 절벽 위에 지어진 멋진 집에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는 꿈을 꿨다. 꿈에서...

프로포즈 실패,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8월 10일 토요일, 로스쿨 법학연구소 박사님 결혼식에 참석하러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처음 가봤다. ...

독서모임, 한강갱,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8월 17일 토요일, 많이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기분 좋은 날씨다. 독서모임에서 처음으로 사회를 맡...

프로포즈 성공, 찾아오는 가을, 일 년 전 오늘 [내부링크]

2019년 8월 23일 금요일, 이제 저녁이 되면 날이 선선해져서 좋다. 오늘은 기숙사 퇴실하는 날이라 일어나...

박수근, 가장 한국적인 미술가 [내부링크]

우리나라에 서양화가 들어오고부터 미술계의 주류는 쭉 서양화풍이 차지해왔다. 그만큼 오늘날에는 한국적...

도마(Thomas), 예수의 12사도 [내부링크]

개역 성경에서 도마(Thomas)라고 부르는 이 인물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x27;토마&#x27; 혹은 &#x27;토마...

자유기업원 독후감 대회 언택트 수상 후기, 하이에크 &lt;노예의 길&gt; [내부링크]

자유기업원 겨울 독후감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감사한 소식이다. 전공서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회철학서를 읽은 지가 오랜만이라 내용을 이해하기 버거웠는데, 막상 독후감은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책의 내용이 어렵다고 그에 대한 감상까지 어려운 건 아니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아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 이번 자유기업원 독후감 대회 시상식은 &#x27;이프랜드(ifland)&#x27; 어플에서 언택트로 진행되었다.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언택트 어플을 사용해 봤는데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언택트 시상식에 앞서 수상소감을 준비해달라고 해서 간단하게.......

[77번째 헌혈] 헌혈유공장 명예장과 기념품 [내부링크]

77번째 헌혈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혈소판혈장헌혈을 했다. 헌혈유공장 금장을 받으면서 뿌듯해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신을 차려보니 77번째 헌혈 바늘이 내 몸을 향하고 있었다. 헌혈유공장 금장은 적십자사가 50회 이상 헌혈을 마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장이다. 뭐, 상을 받으려고 헌혈을 하는 건 아니지만, 상장과 함께 소정의 기념품을 받으면 기쁜 것은 사실이다. 5년 전 헌혈유공장 금장을 받았을 때는 기념품으로 만년필을 받았다. 시간을 되돌아보니 엊그제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벌써 5년 전이다. 삐걱대는 일상 속에서 오직 시간만이 아쉬울 것 하나 없다는 듯 무심하면서도 예외 없이 흘러간다. 상을 받으려고 헌혈을 하는 건 아.......

[러닝 기록] 10km 달리기, 오랜만의 러너스 하이 [내부링크]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10km를 달렸다. 오랜만에 달리면서 러너스 하이를 느꼈다. 러너스 하이란, 러닝을 일정 시간(20분~1시간) 지속했을 때 밀려오는 고조되는 감정을 의미한다. 러너스 하이의 고조감은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느끼는 감각과 비슷하다고 한다. 바빠진 스케줄 때문에 러닝 빈도를 줄이고 나서는 러너스 하이를 한참 동안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느낌이 올라와서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달리기를 마칠 수 있었다. 집 앞 개천을 따라 달리고 있는데 오늘따라 몸이 가뿐한 것을 느꼈다. 이럴수록 페이스를 유지해야 만족스러운 기분, 만족스러운 기록 모두를 챙길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카카오뷰 개설 후기, 네이버 블로그와의 차이점과 수익 창출 조건 [내부링크]

카카오에서 만든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뷰를 개설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기존의 용도와 다르게 카드 뉴스나 유머 채널 등으로 변질되어 사용되는 느낌이고, 네이버 블로그는 대다수가 검색 알고리즘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카카오뷰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카카오라는 생태계 안에서 본격적으로 큐레이션하라고 내놓은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준다. 카카오뷰에서는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데, 네이버 블로그나 유튜브처럼 조건이 필요하다. 카카오뷰로 수익 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네이버의 포스팅 개념인 &#x27;보드&#x27;라는 게시물을 10개 이상 발행하고, 카카오 채널 친구를.......

아내가 첫사랑이라는 사실을 숨겼다 [브런치 에세이] [내부링크]

나는 첫사랑과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지금의 아내와 막 사귀어 서로를 알아가던 시절, 당돌한 성격이었던 아내는 내가 어림잡아 다섯 번째 남자라고 먼저 밝혔다. 그리고 내가 말할 차례가 되었는데, &#x27;나는 네가 처음이야&#x27;라는 말이 선뜻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연애에 서투른 모습을 보일 때마다 &#x27;경험이 없어서 그렇지&#x27;라고 생각하는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쳤기 때문이다. 이제는 안다. 당시 나는 치기 어린 자격지심이 있던 20대 초반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네가 두 번째’라고 거짓말을 했다. 사실 이 거짓말이 처음은 아니었다. 군 복무 시절, 연애는 해봤냐는.......

[러닝 기록] 달리기를 하면서 생각하는 것들 [내부링크]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10km를 달렸다. 일어나고 막 나와서 그런지 몸이 무거운 게 느껴졌다. 마지막 1, 2km는 다리가 너무 무거워서 달리기를 멈추고 그냥 걸을까 몇 번을 고민했지만, 거리를 못 채우고 멈출 때마다 후회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달리기를 끝까지 마쳤다. 스트레칭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스스로 어깨를 토닥였다. &#x27;잘했어, 1km쯤 더 뛴다고 죽지는 않잖아. 멈추면 후회할 뻔했어&#x27; 한때 멀티태스킹의 힘을 믿은 적이 있다. TV에서 어느 사업가가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식사를 하면서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본 게 발단이었다. 잘나가는 사업가의 일상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x27;그래, 인생은 짧고 시간은 덧.......

1922년생 할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lt;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gt; [내부링크]

&#60;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62;의 저자 라오 핑루는 자신의 아내 메이탕과 사별한 이후, 60여년 동안 아내와 쌓은 추억을 담아 이 책을 냈다. 책의 원제는 &#60;平如美棠: 我倆的故事&#62;, 즉 &#x27;봄꽃(해당화) 같은 우리 둘의 이야기&#x27;이다. 책을 읽으면 &#x27;봄꽃 같은 이야기&#x27;라는 제목의 의미가 전혀 퇴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22년에 중국에서 태어난 할아버지가 쓴 책에 이렇게 몰입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선남선녀인 라오 핑루와 메이탕이 서로를 의지하며 중국의 근현대사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절로 작가의 젊은 시절이 애틋하면서 그리웠다. 라오 핑루의 할아버지 라오 요지상은 진.......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 - 별거 가정이 뭔가요? [내부링크]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을 때부터 우리 부모님은 20여년을 별거했다. 내 기억 속 엄마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판촉 일을 했는데, 엄마가 가끔 회사에서 가전제품이나 게임기를 얻어 오면 동생과 함께 방방 뛰며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홍역이 걸렸었는데, 덕분에 학교도 안 나가고 엄마가 회사에서 가져온 게임기를 집에서 하루 종일 붙잡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갈 무렵부터 엄마를 집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자 나는 그저 엄마가 많이 바쁜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아빠와 나, 그리고 두 살 터울인 동생까지 셋만 집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 이 사.......

[러닝 기록] 부정맥 증상을 딛고 10km 달리기 [내부링크]

요즘 점심만 먹으면 잠이 쏟아진다. 불면증이 있는 나는 낮잠이 불면증에 안 좋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낮에는 되도록이면 선잠도 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주말에는 하고 싶은 걸 해도 괜찮다는 신념(?)으로, 일요일인 오늘은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늦은 오후에 집 근처에서 10km를 달렸다. 러닝을 하면 겪는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근육이 굳거나(주로 허벅지 근육), 아니면 호흡이 달리거나. 나는 부정맥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달릴 때마다 호흡이 달려서 고생이다. 근육은 멀쩡한데 매번 숨이 먼저 가빠져서 마지막 1, 2km를 남기고는 호흡이 달려서 정신이 아찔해지는 순간도 있다. 그러면 힘들지 않은 만.......

종교인처럼 초월한 인생관을 가지려면 [내부링크]

이웃 블로거 참새(가칭)님이 인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참새님은 블로그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답글을 쓰다 보니 글이 꽤 길어져서 답글로만 남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참새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질문과 답변을 여기에 올린다. 질문 1. 아직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신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어요.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고 모든 걸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고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는 그건 자기 합리화 아니냐고, 나중에 모든 게 신 때문이라고 책임전가할 수 있는 문제 아니냐고 하는데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결과를 신에게 맡기고 현재에 더 집중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될 대로.......

별거 아닌 별거 가정 (2) - 엄마의 빈자리가 내게 남긴 것 [내부링크]

초등학교 시절 나는 좋게 말하면 쾌활한 아이였고, 다르게 말하면 산만한 아이였다. 몸이 가만히 있을 때는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머릿속이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새 뛰거나 춤을 추고 있었다. 엄마는 지금도 내게 개다리 춤을 그렇게 잘 추는 아이였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친구들 입에서 웃음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야한 농담도 불사했고(철이 없었습니다), 조회 시간에 선생님 몰래 허밍을 해서 선생님이 누군가 음악을 틀어놓은 줄로 착각한 적도 있다(참으로 철이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속이거나 웃게 하는 게 당시 나의 의무이자 사명이었다. 초등학생 때 나의 장래희망은 해마다 바뀌었지만 주로 코미디언이나 예술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