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낭독,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인생낭독,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호미 지은이 : 박완서 칠십 년은 끔찍하게 긴 세월이다. 그러나 건져 올릴 수 있는 장면이 고작 반나절 동안에 대여섯 번도 더 연속 상연하고도 시간이 남아도는 분량밖에 안 되다니. 눈물이 날 것 같은 허망감을 시냇물 소리가 다독거려준다. 다행히 집 앞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요새 같은 장마철엔 제법 콸콸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보통 때는 귀 기웃여야 그 졸졸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물소리는 마치 다 지나간다, 모든 것은 지나가게 돼 있다, 라고 속삭기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량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화를 준다. "트렌드의 물결을 타야 돼요. 트렌드를 타고 있으면 반드시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걸 붙잡아야죠." 무덤..


원문링크 : 인생낭독,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