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의 <길모퉁이 중국식당>에서


허수경의 <길모퉁이 중국식당>에서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저자 허수경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03.02.10. 바깥에 비가 많이 오는 일요일 오후면 백석 선생님의 시를 읽는다. 옛날엔 통제사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의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 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이 천희의 하나를 어늬 오랜 객줏집의 생선 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 저문 유월의 바닷가에선 조개도 울을 저녁 소라방 등이 불그레한 마당에 김 냄새 나는 비가 내렸다. 옛날이 가지 않는 이름, 천희. 백석 선생은 그 이름을 이렇게 잡아 두었다. 미역 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옛날이 가지 않은 그 이름의 여자들, 천희. 그런 이를 만나는 날 김 냄새 나는 비가 내린다면 오랜 항구도시 통영은 옛날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옛날이 가지 않는 날이 계속될 것 같다 경상남도 통영의 항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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